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창업 또한 언젠가는 끝을 맞습니다.

 

(사진=영화 히말라야)

(사진=영화 히말라야)

 

그 형태와 의미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정의내릴 수 있겠으나

법적으로는 폐업과 엑싯(EXIT),

크게 두 가지의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아마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엑싯일 겁니다.

 

일종의 로망과 같죠.

 

1. 자신의 신념과 이상에 따라

매력적인 사업체를 만들고

 

2.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하면 지분매각을 통해

수십, 수백억원의 현금을 소유하는 것.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도 오랜 기간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실행하겠죠.

 

푹 쉬면서 건강검진을 받거나,

해외여행을 가거나, 취미생활을 갖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말이죠.

 

그래, 돈도 생겼겠다

멋진 차와 좋은 집을 마련하고

매력적인 자산과 사치품에 투자할 수 있고요.

 

(사진=메이웨더 SNS)

(사진=메이웨더 SNS)

 

힘들었을 때 도와준 사람들을 찾아가

그간 고마웠다며 보답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백수신세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으며

뭔가 다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엑싯(EXIT) 이후 창업자들의 삶,

어떤 모습일까요?

 

1. 다시 벤처창업에 뛰어드는 경우

 

(사진=기록화)

(사진=기록화)

 

흔히 연쇄창업이라 이야기하죠.

 

유망 아이템을 가지고

또 다시 벤처사업을 하는 것!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노정석 리얼리티리플렉션 CSO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보안회사 인젠과 젠터스, 

블로그 솔루션회사 태터앤미디어,

모바일 마케팅회사 파이브락스에 이어

바로 얼마 전 다섯 번째 창업을 했는데요.

 

인젠은 상장하고 태터앤미디어는 구글에 팔리고

파이브락스 또한 탭조이에 팔렸으니

‘미다스의 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그가 사석에서

반농담으로 한 말이 기억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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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 아는 게 사업 밖에 없어요”

 

정말 부러운 직능입니다. ㅎㅎ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한게임을 만든 뒤

2008년 회사를 나와 여러 차례 사업실패 끝에

간신히 카카오톡을 터뜨렸고요.

 

김범석 쿠팡 대표도 미국에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두 차례 오프라인 잡지사업을 했습니다.

 

사실 잘 나가는 3040 창업자를 보면

상당히 많은 이들이 회사를 만들어봤거나

만드는 데 참여한 경험을 가졌는데요.

 

경험, 노하우, 인맥, 자본 등 모든 면에서

남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으니

결과가 좋은 듯 합니다. 

 

그리고 과거 레퍼런스는

초기투자를 유치하는 데 있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죠.

 

2.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경우

 

(사진=한화)

(사진=한화)

 

다시 사업을 하긴 하는데

IT벤처와 거리가 있는 분야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김정률 그라비티 전 회장을 들 수 있습니다.

 

그는 ‘라그나로크’의 흥행에 힘입어

그라비티를 소프트뱅크 계열사 겅호에

4000억원으로 매각, 거부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후 김 회장은 일종의 외도를 했죠.

 

부동산회사 싸이칸을 세우고

송도유원지, 강남 오피스텔에 투자를 했는데요.

 

회사는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고요.

 

게임사업과 연을 이어나가며

‘페이퍼맨’, ‘라임오딧세이’ 등을 선보였지만

모두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김건일 게임하이 전 대표도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그는 넥슨에 회사를 매각한 뒤

제주도 테마파크에 투자하고

일본 종합격투기단체 K-1을 인수했는데요.

 

(사진=K1)

(사진=K1)

 

테마파크는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고

K-1 또한 부활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에는

신한금융투자로부터 자문료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이 걸렸다는 기사가 떴으니

분위기가 썩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역시 사업은 해당 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줍니다.

 

3. 투자자로 활동하는 경우

 

(사진=위키피디아, 거스 히딩크)

(사진=위키피디아, 거스 히딩크)

 

마치 선수가 현역에서 물러나

코치 및 감독으로 활동하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유망 벤처기업 초기투자에 참여하고

젊은 창업자에게 경험 및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죠.

 

2010년 모바일 보급이 이뤄지면서

다시금 벤처창업 열풍이 강하게 불었습니다.

 

이때 많은 벤처 1세대들이 투자자로 변신했는데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이니시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다음),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 (비키),

장병규 본엔젤스 전 대표 (네오위즈),

박지영 본엔젤스 파트너 (컴투스)

김창하 본엔젤스 파트너 (틱톡)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올라웍스)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비노드 코슬라 코슬라벤처스 대표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창업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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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 90%는

피투자사에 대해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어요”

 

“왜냐면 이들은 창업을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죠”

 

“반면 창업을 해본 사람들은

이미 전장을 체험했기에

매순간 후배들이 어떤 상황이고

어떤 심정인지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창업자들에게

조언 줄 수 있는 자격증을 따낸 셈이랄까요”

 

실제 앞서 언급한 창업자들은

과거 경험과 노하우, 인맥을 잘 살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다만 대형 벤처펀드를 운영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개인돈으로 엔젤 및 초기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초기 투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대형 벤처투자사로 넘어가면

펀드레이징, 회수압박 등 

머리 아픈 일들이 산적할 테니까요.

 

개인적으로 만나본 창업자 출신 한 투자자는

왜 다시 창업을 하지 않냐는 질문에

 

슬픔

“나이 먹고 또 하기엔 너무 힘들고 어려우며

일선에서 물러나 후배를 돕고 싶다”고 답했고요. 

 

상당 규모의 회사를 일군 창업자 상당수 또한

엑싯 후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웃음

“벤처투자”라 답했습니다.

 

흠.. 정리를 하자면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고

개인적으로도 잘 할 수 있고

체력적으로도 크게 부담되지 않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4.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경우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사업을 하며 얻은 부와 명예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대표적으로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소셜벤처 인큐베이터 소풍을 운영하며

 

오르그닷, 꼬마농부, 쏘카, 제주바람,

텀블벅, 위스돔, 스킬쉐어, 쿠킷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스타트업에 대해

투자 및 업무지원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재웅 창업자는 다음 시절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포털업계 최초 비영리재단인

다음세대재단이 설립됐으며

저소득국가에 초등학교를 세우는

지구촌 희망학교 프로젝트가 나왔습니다.

 

아울러 김정호 NHN 공동창업자 또한

취업이 어려운 발달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진=베어베터)

(사진=베어베터)

 

베어베터는 제과/제빵, 커피, 꽃배달, 인쇄 등

다양한 용역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김정호 대표의 인맥과 경영 노하우에 힘입어

대기업 납품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바로 얼마 전 직원수 200명을 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돋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백일승 조이시티 공동창업자는

출판업을 시작했는데요.

 

“10만명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해야

나라가 산다”는 신념 아래

이공계 전문서적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백 대표 또한 여러 관련 책을 썼고요.

 

그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돈 보고 뛰어든 사업이 아니며

출판업은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라 밝혔습니다.

 

5. 은퇴하거나 소식이 끊긴 경우

 

(사진=리젠시호텔)

(사진=리젠시호텔)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엑싯하고 뭘 할까 얼핏 생각했을 때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띵가띵가 여생을 보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의외로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첫 번째로 DNA에 박힌 열정과 창의력이

어디로 가지 않는다는 점이 있고요.

 

두 번째로 유명세와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활동을 하게 된다면

언론에 노출이 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정말 은퇴하거나

소식이 끊긴 사람들도 있는데요.

 

전찬웅 조이맥스 사장은 상장 후

위메이드에 지분을 매각했으나

현재 소식이 끊긴 상태입니다.

 

(사진=조이맥스)

(사진=조이맥스)

 

이종현 액토즈소프트 사장도 마찬가지,

샨다에 지분을 매각한 뒤 모습을 감췄습니다.

 

부디 좋은 일 많이 하시고 행복하시길..

 

6. 다시 돌아오는 경우

 

(사진=넷마블)

(사진=넷마블)

 

지분매각 후 회사를 떠났으나

다시 돌아와 경영자로 활동하는 것인데요.

 

정~~~~~~~~~~~~말 찾기 힘든 케이스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기존 회사 입장에선

조직문화와 위계질서가 흔들리는 걸

허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창업자 입장에서도 다시 사업을 하면 했지,

굳이 돌아갈 이유가 없고요.

 

하지만 예외는 있는 법,

미국에선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한국에선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이 여기에 속합니다.

 

방준혁 의장은 CJ에 회사를 매각하고

전문경영인으로 있다가 곧 나왔는데요.

 

몇 년이 지나자 넷마블은

시장경쟁에 밀려 크게 세가 위축됐죠.

 

CJ는 구원투수로서 회사를 회생시킬 사람은

방준혁 의장 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다시 돌아와달라 요청을 했습니다.

 

여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으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옵션도 있었고요.

 

다시 복귀한 방준혁 의장, 과연 결과는?

 

(사진=넷마블)

(사진=넷마블)

 

다들 아시는 것처럼

모바일게임을 잇달아 흥행시키며

회사를 회생시켰고

대주주 위치 또한 회복할 수 있었죠.

 

제가 알기론 업계에서 전무후무한 사례입니다.

 

7.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경우

 

(사진=tvN,  미생)

(사진=tvN, 미생)

 

통상 M&A가 이뤄지되면

피인수사 창업자에 대해 

일정 기간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하라는

이른바 락업 조항이 붙는데요.

 

이에 따라 직장인으로서 삶을 살아갑니다.

 

예를 들면 이비호 이투스 창업자는

SK컴즈에 회사를 매각한 뒤

이러닝사업본부 혁신그룹장으로 활동했고

 

박수만 미투데이 창업자는

네이버에 회사를 매각한 뒤

전략실 부장, 센터장으로 활동했고

 

노정석 태터앤미디어 창업자는

구글에 회사를 매각한 뒤

프로덕트 매니저로 활동했으며

 

전종하 더반찬 창업자는

동원그룹에 회사를 매각한 뒤

온라인비즈니스 담당 상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비호, 노정석, 박수만 창업자는

스마트맥스, 파이브락스, 비트패킹컴퍼니를 창업하며

호랑이는 풀을 먹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는데요.

 

잠시 거쳐가는 곳이라 생각하는 듯 싶습니다.

 

반면 직장인 생활을

쭉 이어나가는 사례도 없진 않습니다.

 

위의석 SK텔레콤 상품기획부문장과

신중호 라인 최고글로벌경영자는

과거 창업을 했거나 창업에 참여했지만

경력상 두각은 직장인일 때 나타냈습니다.

 

(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이와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장병규 대표가

한 대학특강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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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시절

같이 창업했던 친구 중 하나는

대기업 계열사에 취직했어요”

 

“100억원대 자산가인데

왜 취직했냐 물었더니..”

 

“그냥 직장이 좋다고 하네요”   

 

*해당 포스팅은 과거기사로서

2016년 11월24일 발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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