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편협하게 써볼까 합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블록체인을 진흥하려는 나라에서

그걸 취재하는 기자로서 말입니다.

 

(사진출처=정성호)

(사진출처=정성호)

 

최근 간담회 자리에 갔습니다.

블록체인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법안을 논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얼마 전 국회에서도

익히 다뤘던 기본법의

초안을 다듬는 자리였습니다.

 

(참조 – 계좌 개설도 안 되는데 이런 법이 뭔 소용이죠?)

 

두 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 자리에 패널로 참석했던

파운데이션X 황성재 대표가

전 세계적으로 굴러가고 있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설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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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중앙화한 어떤 실재(entity)가 아니라

다수가 포함된 커뮤니티 안에서

거버넌스가 나온다는 게 핵심입니다”

 

“헌데 이 법안은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개인정보를 파기한다,

그걸 결정한다는 조항도 마찬가지죠.

중앙화한 관점에서야

파기할 수 있다고 보겠지만..!”

 

“블록체인 생태계에선 그걸

재단이 결정할까요, 아니면

재단을 만든 사람들이 결정할까요?”

 

내부에서 투표가 이뤄지는

블록체인이라는 시스템 관점에서는

 

이 법안에서 말하는 사업자라는 게

운영 주체인 법인(incorporate)인지,

토큰이코노미를 관리하는

재단(foundation)인지 불분명합니다”

 

(파운데이션X 대표 황성재)

 

휴식

흥미로운 관점이거니와

블록체인이라는 기반을

간략히 묘사한 말이라 봅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베이스이자

네트워크, 기반이 되는 시스템인데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굳이

‘커뮤니티’라고 자임하는 배경이죠.

 

단순히 비즈니스로서

기회를 잡는 층위가 아니라

 

비즈니스가 굴러가는 방식,

영향력을 끼치는 범위가

달라지는 문제랄까요.

 

국경을 훌쩍 뛰어넘어서

다양한 성분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이 그 커뮤니티의 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운영방식(?)에 가깝죠.

 

(사진출처=giphy)

 

어떤 이들을 이런 풍경을 빗대어

‘사회적 경제 모델’이라고도 부르고

커뮤니티 위주의 원시 부족사회

경제구조로 회귀할 것’이라 봅니다.

 

전통적인 경제 모델과는

또 다른 결이 등장했다는 주장!

새롭고, 실험적인 게 사실이고요.

더 많은 논의와 지적이 필요합니다.

 

(참조 – 새로운 경제모델, 암호경제의 등장)

 

그렇다면 현장에서

기억에 남은 두 번째는 뭘까요?

 

음..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포지션이 아직도

어정쩡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산업계 인사들, 이 기술이 더

퍼지길 원하는 쪽에서는 당연히

열과 성을 다해 꽉 짜인 규제안을

발 벗고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실상

진흥보다는) 규제에 가까운

법안을 만드는 쪽의 입장은 어땠냐면요.

 

좌절

“블록체인 관련 기술은

끊임없이 새로 나오고,

전 세계적으로 돌아가는 판국이죠”

 

“법안으로 구체화하기는

분명 어려웠을 것 같아요;ㅅ;”

 

한숨

“법이라는 게 아무래도 그렇죠.

조금이라도 논란이 일면

법안이 통과되지 않기에 십상이고

쉽사리 뭔가를 구체화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미 이 진흥법 초안조차

규제 당국에서는 저어하는 분위기죠”

 

짜증

“……….??”

 

“아까 간담회 시작할 때

4차산업혁명이 어쩌고저쩌고,

뭐 그러면서 블록체인 산업이

되게 중요한 것처럼 다뤘잖아요”

 

슬픔

“허허. 쉽지 않네요”

 

슬픔

“막상 요즘 정부지원금은

블록체인에 몰려서 대학마다 난리에요.

‘블록체인’이라는 단어 하나라도

지원서에 넣어야 한다고 말이죠”

 

“오죽하면 당장 내일 제출할 지원서에

블록체인 산업계 인사로

이름만 올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죠”

 

황당

“………..????”

 

“방금 블록체인산업진흥법 초안을 만들어서

발의하는 것조차 못마땅해한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사진출처=tvN)

(뭐야… 뭐야…;; 사진출처=tvN)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는

정부 돈이 엄청 흘러 들어가고 있고,

 

하지만 규제 당국은

촘촘하게 규제하는 진흥법 초안조차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거네요.

 

………………….??????

 

저만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겠죠..?

 

4차산업혁명 시대니까

블록체인에 자금은 들이지만

이 산업을 어떻게 가꿔나갈지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는다’라…

 

현장에서도

‘규제 당국의 입장’이 뭘까,

이런 질문이 맴돌았습니다.

 

(사진출처=SBS)

(왜 말을 못 하니?! 사진출처=SBS)

 

기자의 편협한(?!) 시각으로 봤을 때

 

코리아 스타일의 규제 방식 자체가

블록체인이라는 탈중앙화 플랫폼,

국경을 넘나드는 크립토 커뮤니티에

참 안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나하나 다 컨트롤해야 성에 차는

그런 스타일 말입니다.

 

하나하나 다 컨트롤하다가

도통 말을 안 듣는다,

핸들링하기 어렵다 싶으면

아예 봉쇄해버리기도 하죠;ㅅ;

 

이런 중앙화한 규제 당국에게

블록체인은 얼마나 골치겠어요.

 

(왠지... 익숙한 느낌이랄까. 사진출처=YTN)

(왠지… 익숙한 느낌이랄까. 사진출처=YTN)

 

근데 무작정 틀어막고 있자니

딴 나라에서 참 열심히 뛰어든단 말이죠.

4차;;산업혁명 시대인데 한국이 뒤질쏘냐(!?)

 

어쨌든 부랴부랴 쫓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산업을 진흥하겠다고 말합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가 자꾸 외국에 나간다며

국-부유출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합니다.

 

이게 한국에서 블록체인으로

뭘 하기 힘든 이유겠구나! 짐작했습니다.

 

규제가 있고 없고,

규제가 너무 빡빡하고

이런 부류의 문제 이전에

 

규제에 맥락이 없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쪽에서

상황파악조차 어려워하고 있는 게

진짜 현실인지도 모르겠다고 느꼈죠.

 

최소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라도

뭔가 규제 방향을 마련해야 할 텐데..

벌써 2018년 5월이 훌쩍 지나가네요^^

 

(참조 – 맥락이 살아있는 규제는 사업에 중요합니다.)

 

황당

솔직히 ‘혁명’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면

그만큼 과감한 변화라고 예상할 수밖에 없어요.

 

더 많은 실험과 토의를 통해서

독특한 경제 모델을 시도하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최소한

어느 정도 ‘파괴적’이라는 걸

 

인정하고 감내해야 하는데요.

 

말과 실상에 괴리가 있는 것 같아서

기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선

단어들만 둥둥 떠다니고 있는 셈이죠.

 

(사진출처=giphy)

 

이미 커뮤니티는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팝체인 논란’이 일었을 때도

문제가 될 소지를 찾아낸 건

다름 아니라

블록체인 커뮤니티 구성원이었습니다.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물의를 일으키는 부분을 찾아내고,

커뮤니티에 지적하고, 서로 피드백하면서

문제를 지적하는 토론장이 펼쳐졌습니다.

 

여론이 형성되자

빗썸은 팝체인의 거래소 상장을

일단 미루겠다고 발표했고요.

 

여전히 묻지마 투자, 스캠이 횡행한다지만

(그나마)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사람들은,

커뮤니티 일원들은 진일보하려 애씁니다.

 

(참조 – 빗썸, ‘팝체인’ 상장 공지에 폰지 사기 논란)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이

EOS를 만드는 댄 라리머에게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자기 의견을 피력해서

 

설전을 벌여서라도

자기가 놓치고 있던 문제점을 도출하는,

이 생태계의 분위기는 이런 모양새입니다.

어떤 한 집단만 잘 되자는 식은 곤란하죠;;

 

(참조 – 댄 라리머와 부테린이 또 다시 설전을 벌였다)

 

능글

한국의 규제 당국에는

이 기술이 시험대이자

새로운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원래 하던 스타일대로

이 산업을 다스리려(?) 해봐도

 

어차피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한국에만 머무는 녀석이 아닙니다.

한국에서만 엄하게 단속한다 해서

모래알을 손에 다 잡을 수 없을 테죠.

 

그렇다고 언제까지 뭉개고 있기엔

소-위 4차산업혁명 시대라서..

뭐라도 손을 써둬야 할 것 같고

 

주도권은 애초에 놓쳤더라도

인력, 국부가 유출되지 않으려면

지금처럼 손 놓고 있기도 힘들 겁니다.

 

지금 규제 당국의 어정쩡한 입장이

이런 복잡한 상황을 방증하네요;))

 

(사진출처=YTN)

(사진출처=YTN)

 

이참에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계기로

규제 스타일을 바꾸든지, 더 참신하게

시행착오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가든지

 

아니면 그냥 원래 하던 대로 

안전하고 보수적으로 현상을 유지하든

어느 길이든 강제로(?) 선택하게 되는 거죠.

(뒷걸음만 치지 않아도 다행이지 않을까요?)

 

이번 기회가 한국에는

중요한 가르침이 될 것 같아요.

 

자고 일어나면 기술이 발전하고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가운데

과연 한국을 위한 자리도 있을까요??

 

여행 가는 배가 침몰하면

수학여행을 없애려는 나라에서

블록체인은 다른 의미로

흥미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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