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역사는 1999년 5월 28일 금요일 시작됐습니다. 1999년 5월 28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칼라일 그룹 서울 사무소 창립 리셉션의 주빈은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시니어 부시가 참석한 까닭은 칼라일 그룹의 고문이었기 때문이었죠. 칼라일 그룹 고문이라고 쓰고 전 미국 대통령이자 유력한 차기 미국 대통령의 아버지라고 읽어야 하는 시니어 부시가 등장하자 한국 정부에서도 총출동했습니다. 김종필 국무총리와 박태준 자민련 총재, 이헌재 금융위원장이 참석했죠. 그리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칼라일 코리아 사장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당시 36세였죠. 1999년 5월 한국 정부의 당면 과제는 부실기업 정리였습니다. 1997년 12월 시작된 외환 위기는 1998년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진화된 상태였습니다. 이제부턴 타고 남은 잿더미 속에서 살릴 기업과 죽일 기업을 구분해야 했죠. 그런데 칼라일 그룹과 같은 사모펀드의 등장은 제3의 선택지였습니다. 자본 시장에서 바이아웃 사모펀드는 순기능은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해서 경영 개선을 통해 우량 기업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입니다. 자본 시장의 효율성이 기업 경영의 비효율성을 치료하는 것이죠. 게다가 이름 그대로인 금융 치료는 외환위기의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었던 1999년 당시 한국 경제엔 시의적절한 처방이었습니다. 한국의 외환위기는 결국 재벌의 비효율적인 문어발 경영과 정부와 재벌의 정경유착이 유발한 국난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