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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게임 웹툰
넷플릭스는 쿠팡플레이처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넷플릭스도 뛰어든 비즈니스 "앞으로도 스포츠 중계 같은 건 하지 않을 겁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2019년 발언)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2019년 스포츠 중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습니다. 이후 4년이 지났는데요. 넷플릭스는 2023년 가을, 골프 대회를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참조 - 넷플릭스, 골프대회 열어 스포츠 생중계 시도)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골프 대회를 기획하면서 자체 스포츠 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하는 건데요. 현재 기획 중인 이 행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로 골퍼들과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러원(F1) 레이서들이 함께 참가하는 골프 대회입니다. 계약이 수순대로 진행될 경우 넷플릭스의 첫 번째 스포츠 생중계가 될 전망인데요. 넷플릭스는 2019년까지만 해도 스포츠에 관심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OTT업계 1위인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OTT 전쟁이 스포츠 판으로 옮겨갔다는 걸 의미합니다. 영화와 드라마에 집중하던 시기에서 스포츠로 전쟁터가 바뀌는 셈인데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서 더 안되는 이유(feat. 무빙)
디즈니플러스가 1년 넘게 성장이 멈췄습니다. 쿠팡플레이 기사를 쓰면서 모바일인덱스 데이터를 살펴봤는데요. (참조 - 데이터로 보는 '쿠팡플레이' 급성장 히스토리) 국내 론칭한 이후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0만명 전후로 성장이 멈춘 상황입니다. 10~20만명의 등락은 있었지만, 대세를 바꾸는 수준은 아니었고요. 2021년 12월, 200만명에서 2023년 7월 192만명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200만명대에서 500만명대로 약진하는 동안 디즈니플러스는 제자리걸음을 한 겁니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상륙한다는 소식에 OTT업계가 들썩이던 게 벌써 약 2년이 흘렀습니다. 2년 전인 2021년 9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상륙하면 어떤 성과를 낼 지 예상해본 바 있는데요. (참조 -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서 잘 안될 이유) 당시 찬반이 크게 갈렸습니다. 디즈니플러스가 잘될 이유로 강력한 IP, 한국 콘텐츠 제작, 성장세가 주춤하는 넷플릭스 등이 꼽혔고요. 안될 이유로 콘텐츠 다양성 부족, 마블 코믹스의 부진, 국내OTT의 성장, 넷플릭스 구독자들의 강한 네트워크 등이 있었죠. 결과적으로 보면, 디즈니플러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경쟁했지만, 국내에선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참조 - 디즈니 스트리밍 회원수, 넷플릭스 넘어섰다) 이후 시장 위기가 찾아오면서 글로벌 구독자가 줄어든다는 소식이 나오는데요. 국내에서는 2023년 7월부터 '한국 철수설' 등 부정적인 소식이 퍼지는 상황입니다. (참조 - '韓 철수설' 디즈니플러스, K-콘텐츠 제작 멈추나)
데이터로 보는 '쿠팡플레이' 급성장 히스토리
"'지구상 최고의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와우 멤버십 혜택을 계속 확대할 겁니다" (김범석 쿠팡 의장, 2023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이 잘하는 최저가, 무료 배송 전략이 OTT에서도 통하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 쿠팡플레이가 OTT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흔드는 걸 넘어서 시장 파괴적인 행보로 압도적인 성장을 만들고 있는데요. 2023년 7월 시장 2위인 티빙을 따라잡았습니다. 그동안 국내 OTT 시장에서는 1위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5개의 OTT가 경쟁했습니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왓챠, 그리고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는데요. 쿠팡플레이가 무서운 속도로 경쟁사들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500만명을 넘겼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7월 쿠팡플레이의 MAU는 519만8554명입니다.
네이버웹툰이 미국 상장을 위해 겪은 변화 5가지
네이버웹툰의 변화를 언급한 네이버 "네이버웹툰의 북미 상장 계획은 계획대로 진행 중입니다" "내년도 중에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는 완료할 계획입니다" (김남선, 네이버 CFO, 2023년 2분기 실적 발표 때 발언) 네이버웹툰이 상장 준비에 한창입니다. 2022년까지 말을 아끼던 네이버는 2023년 들어서 '네이버웹툰은 2024년 미국에 상장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2분기 성과를 공개하면서 웹툰 부문 실적도 발표했는데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전기 대비 5.0% 성장한 4448억원을 기록했고요. 일본의 유료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 네이버웹툰의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걸 강조했는데요. "네이버웹툰이 2분기에 에비타(EBITDA) 흑자로 재진입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에비따(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s,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약자.
잊히나 싶던 게임 프랜차이즈 '재기드 얼라이언스'가 3편에서 부활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국가가 보유한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총력전'은 이제 드물어졌습니다. 대신 소규모의 전략적 이점을 두고 벌어지는 '국지전'이 늘었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주체, '용병 집단'을 자주 보게 됐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목받은 '바그너 그룹' 같은 용병 집단이 비단 현대전에 들어와서야 등장하진 않았지만요. PMC(민간군사기업)라는 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현대 용병 집단들이 과거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현대적인 용병 집단의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는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 많습니다만, 이 용병 집단의 작동 방식을 체감하기에 가장 좋은 매체는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침 얼마 전, 용병 집단이 주인공인 대형 프랜차이즈가 성공리에 후속작을 출시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재기드 얼라이언스 3'입니다. 현대전 턴제 전술을 확립한 유서 깊은 프랜차이즈 '재기드 얼라이언스'는 현대전을 배경으로 한 턴제 전술 게임의 기초를 확립한 프랜차이즈로 유명합니다. 그전까지 현대전은 주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이나 1/3인칭 액션 형태로 다뤄지는데요. 1995년에 나온 '재기드 얼라이언스'는 분대원 한 명 한 명의 동작 하나하나를 끊어 AP(Action Point)를 분배해 컨트롤한다는 개념을 선보였습니다.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3-08-11
‘디아블로4’와 ‘왕눈’이 다른 이유, 수익모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대작 게임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2023년입니다. 차세대 콘솔과 새로운 그래픽카드 시리즈가 나온 지 대략 1~2년 정도가 흘렀으니, 새 플랫폼에 걸맞은 게임이 기지개를 켜고 뛰쳐나올 법한 시기가 되긴 했습니다. 저처럼 게임을 다루는 입장에선 좀 버거울 정도입니다. 즐거운 비명이랄까요? 게임이 밀릴 정도로 고통스러우면서도 즐거운 상황입니다. 그중에서도 역대 최강의 게임 프랜차이즈로 꼽힐만한 '디아블로 4' 출시는 빅뉴스였습니다. 전작인 3편이 2편의 아성을 쉽사리 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4편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습니다. (참조 - '갓겜'을 넘어 오늘날 게임 시스템에 큰 영향을 끼친 '디아블로2') 실제로 4편은 2편의 느낌을 되살리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2편의 향수를 100% 재현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3편보단 즐겁게 플레이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듯합니다. 닌텐도를 대표하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최신작,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이하 왕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작 '야생의 숨결(야숨)'은 새로운 닌텐도 플랫폼인 스위치의 기능을 최대한 끌어낸 오픈월드로 새 세계를 쌓아 올렸죠.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3-07-07
게임은 ‘예술’이 되고 싶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2012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비디오 게임 14종을 영구 소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비디오)게임도 예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결정에 많은 사람이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뉴욕 매거진'은 "대담하고 용감한 시도다"라고 다소 애매모호한 평을 남겼고요. '가디언'지는 "비디오게임은 예술이 아니다"라는 칼럼까지 발행하면서 MoMA의 결정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참조 - Sorry MoMA, video games are not art) 여러분은 게임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결정을 주도한 인물은 MoMA의 파올라 안토넬리(Paola Antonelli) 건축 및 디자인 분과 수석 큐레이터입니다. 디자인의 상호작용 기능과 가치를 강조한 그는 비디오 게임이 이를 설명하는데 가장 탁월한 형태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MoMA가 영구 소장하기로 결정한 게임은 팩맨, 테트리스, 심시티, 플로우 등 게이머뿐만 아니라 비게이머에게도 꽤 잘 알려진 작품들입니다. 1년 뒤에 마인크래프트, 템페스트 등 6개가 추가되면서 21종으로 늘었습니다.
허유림
2023-06-26
정부가 2대 주주.. 넥슨이 쏘아올린 상속세 논란
지난 2022년 넥슨 김정주 창업자가 세상을 떠나자 회사의 미래를 예측하는 온갖 추측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넥슨은 안정적인 성적표를 내놓았습니다.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9%, 13% 증가했죠.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와 이정현 넥슨코리아 대표라는 두 축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참조 - 스타트업DB_넥슨코리아) 사업 성과 외 또 다른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상속 문제'였습니다. 김정주 창업주가 가지고 있던 넥슨 그룹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이 아내인 유정현 씨와 두 자녀에게 상속이 될 상황이었죠. 문제는 엄청난 규모의 상속세.. 수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만큼 넥슨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NXC의 지분 29.3%를 물납하는 것으로 상황이 일단락됐습니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가 NXC의 2대 주주로 등극했습니다. (참조 - 기재부 넥슨 지주사 2대 주주 됐다…김정주 유족, 상속세 물납) 이것으로 넥슨의 상속에 이슈는 잠잠해지는가 했는데 관련해 잡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행법이 정한 상속세 규모가 과도하단 지적과 함께 물납 제도가 가진 단점이 치명적이란 지적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선 넥슨의 상속세 문제 해결 과정을 정리하고 여기서 드러난 현재 상속세 제도의 한계를 살펴볼까 합니다. 유가족이 상속세 해결한 과정 넥슨의 지배구조는 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로 이뤄져 있습니다. NXC는 김정주 회장(67.49%)과 부인 유정현 이사(29.43%), 그리고 두 자녀가 소유하고 있었죠.
엇갈린 실적에서 드러난 3N의 비즈니스 전략과 장단점
국내 게임업계에는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상위 3개 회사가 존재합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그 주인공이죠. 이들 회사의 실적을 확인하면 국내 게임 업계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회사의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추이가 엇갈렸습니다. 누군가는 '성장'했고 누군가는 '휘청'했거든요. 3개 회사는 국내 게임 시장이 빠르게 확대하면서 함께 엄청난 규모의 성장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모두 같은 전략을 가지고 성장세를 유지한 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시장이 크면서 각 전략의 장단점이 부각되기보다는 함께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각 비즈니스 전략의 장단점이 부각되는 모양샙니다. 최근 게임업계 분위기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2020년에는 전체적으로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유저들의 게임 이용률이 높아진 경향을 보였죠. 하지만 2021년은 3N 모두 저조한 실적을 냈습니다. 전년 호실적의 기저효과라는 분석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함께 나왔습니다. 그러면!? 2022년에 3N은 어떤 성적표를 내놓았을까. 이번 포스팅에선 3N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고 해당 실적에서 나타난 각 회사 전략의 장단점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적보다 무서운 아군? 관계맺기의 어려움이 담긴 게임 '다키스트 던전 2'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2023년은 이른바 '대작 게임'이 쏟아지는 해입니다. 상반기만 해도 '호그와트 레거시',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등 방대한 팬덤에 기반한 트리플 A급 게임이 줄줄이 공개됐습니다. 특히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은 출시하자마자 흥행 가도를 달리며 순항 중입니다. '디아블로 4', '파이널 판타지 16' 등 역대급 게임 또한 우리를 기다리고 있죠. '다키스트 던전 2'도 그 사이에서 함께 출시됐습니다. (참조 - Darkest Dungeon 2) 앞서 언급한 대작에 비하면, 그리 대단한 게임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화려한 3D 그래픽이라든지 길을 잃을 정도로 방대한 세계 같은 요소를 보여주진 못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 게임도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전작 '다키스트 던전'은 3만원 안쪽의 작은 게임이었지만, 특유의 분위기와 유니크한 게임 스타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흥행한 작품인데요. 지난 5월 정식 출시한 '다키스트 던전 2'는 전작을 계승하면서도 완전히 달라진 메카닉으로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코스믹 호러를 완성시킨 다키스트 던전 1의 '스트레스'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3-06-13
넷플릭스가 계정공유 제한을 낙관하는 2가지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힘찬님의 기고입니다. 지난해 4월, 넷플릭스(Netflix)는 1개 계정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계정 공유를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분기 동안 넷플릭스 이용 가구 수가 20만 가구 이상 감소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것이 원인이었죠. "많은 가구가 계정을 공유하고 있고,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성장세가 타격을 받고 있다" (리드 해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우리가 성장기였을 때는 계정 공유 단속이 우선순위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엄격하게 제한할 것이다" 많은 분석가가 계정 공유 제한이 넷플릭스 이용자 상승에 도움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는 미국 넷플릭스 이용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약 30%가 계정 공유 제한으로 접근 권한을 잃겠지만, 이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에서 900만명의 순 신규 가입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참조 - Netflix password crackdown boost its stock) 글로벌로 확대할 경우 더 많은 가입자를 기대할 수 있겠죠. 넷플릭스의 낙관 하지만 기대만큼 순탄한 그림은 아닙니다. 지난 2월, 넷플릭스는 스페인에서 계정 공유 제한을 시범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다른 가정과 로그인 정보를 공유할 경우 사용자에게 약 8500원(5.99유로)을 월 구독료에 추가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시장 조사업체 칸타(Kantar)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조치로 3개월 동안 스페인에서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잃었으며, 1분기 구독 취소 건수가 이전 기간보다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힘찬
테크 칼럼니스트
2023-06-08
2주 만에 1200만장 팔린 '호그와트 레거시'가 아쉬운 평가를 받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해리 포터 세계관을 다룬 최신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흥행한 작품입니다. 그전까지 나온 오리지널 판타지 소설은 보통 중세 분위기를 자아냈는데요. 해리 포터 시리즈는 대략 20세기 근방 영국 어딘가라는 현대적인 시공간이 배경입니다. 매직 서클처럼 숨어 있는 마법 공간을 주 무대로 삼았죠. 일상 어딘가에서 소년소녀 마법사들이 대활약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지 않을 리 없습니다. 판타지 장르를 다루는 데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매체인 게임이 이 좋은 아이템을 놔둘 리 없겠죠? 그동안 여러 플랫폼에서 해리 포터 각 장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다양한 게임이 출시됐는데요. 2023년, 조금 새로운 방식으로 해리포터 세계관을 따라간 AAA급 게임 한 편이 출시됐습니다. 제목은 '호그와트 레거시'. 간만에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거대한 해리 포터 세계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원작 팬뿐만 아니라 게이머 그룹에서도 크게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실제로 출시 2주 만에 1200만장을 판매하면서 2022년 히트작 '엘든 링'과 동일한 성과를 냈습니다.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3-05-15
한국 영화 산업이 망해가는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민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한국영화관산업협회장의 간절한 호소'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OTT 덕분에 K콘텐츠가 부흥하고 있지만, 영화 산업 전반적인 측면에서 봤을 땐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감소하고 있죠. 이 현상이 앞으로 한국 영화 산업의 존속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참조 - "죽어가는 극장 살려야 한국영화산업 존속 가능"...극장의 간절한 호소) 실제로 코로나 이후에 극장 개봉한 영화, 특히 최근 개봉작들이 흥행 실패를 이어갔는데요. 그 원인을 티켓 가격에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팬데믹 기간 세 차례에 걸쳐 영화 관람료를 인상했으니 충분히 나올 법한 반응입니다. OTT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극장을 찾지 않는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과연 한국 영화 산업은 왜 어려워졌을까요? 가격에서 소비트렌드의 변화까지 다각도로 그 원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후보 1: 티켓 가격 영화관 업계는 지난 팬데믹 기간에 매년 관람료를 인상했습니다. 2020년 1만3000원에서 시작해 2021년 1만4000원, 2022년 1만5000원으로 1000원씩 올렸죠(주말 가격 기준).
이경민
서비스 기획자
2023-04-13
게임 캐릭터와 게임 플레이어가 함께 늙어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2022년 GOTY(올해의 게임)는 지난 원고에서 소개해드린 '엘든 링'이 사실상 휩쓸었던 가운데, 유일하게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가 맞상대로 나선 형국이었습니다. (참조 - 자유로울수록 고독해지는 아이러니가 담긴 게임, '엘든 링') 결과적으로 '엘든 링'이 승리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바람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시리즈가 완전히 새로운 무대에서 펼쳐 보인 모험은 충분히 고평가받을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습니다. 그리스와 북유럽을 넘나들며 그려낸 신화의 재해석, 압도적인 비주얼과 박력 넘치는 액션.. 그런데 이 외에도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상당히 주목할만한 흥미로운 점을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게임 안과 밖을 엮어내는 '갓 오브 워'의 이 독특한 지점에 주목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늙어가는 게이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스를 무너뜨린 분노와 전쟁의 화신 '크레토스' '갓 오브 워'는 산타모니카 스튜디오가 오랫동안 제작한 인기 시리즈입니다. 첫 편이 나온 시점이 2005년이니까 벌써 2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죠.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정식 시리즈 넘버링으로 5편에 해당합니다.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3-04-07
'웹소설 원작 웹툰'의 뒷단에서, 각색 작가는 어떻게 일할까?
"첫 화에 '이 작품은 웹툰화가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댓글이 달린 것을 보면..." "혼자 속으로 '과연 그럴까요?'하고 악당처럼 비열하게 웃습니다ㅎㅎ" (네이다, 각색 작가) 최근 웹소설·웹툰 업계에 새로이 등장한 역할이 있습니다. 바로 '각색 작가'인데요. 웹소설 원작 웹툰, 즉 '노블코믹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웹소설을 웹툰으로 옮길 수 있도록 콘티를 짜는 것이 주 역할입니다. '노블코믹스'의 효시로는 2015년 카카오페이지의 히트작인 '달빛조각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참조 - 360만 독자 거느린 소설 '달빛조각사', 웹툰으로 만난다) 이후로도 카카오페이지에서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나 혼자만 레벨업', '사내맞선' 등 굵직한 노블코믹스 성공 사례를 배출해냈고요. (참조 - IP 성공 신화, 그 시작엔 '노블코믹스'가 있었다) 네이버웹툰 역시 '전지적 독자 시점', '재혼황후', '내가 키운 S급들' 등 굵직한 웹소설 원작 웹툰 히트작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조혜리
2023-03-16
요즘 투자 소식 들리는 웹툰 제작사, 어느 곳이 많이 받았을까? TOP 10
요즘 부쩍 웹툰 제작사들의 투자 유치 소식이 눈에 띕니다.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리디 같은 웹툰 플랫폼에 작품을 제공하는 회사를 웹툰 제작사, 웹툰 스튜디오, 혹은 CP(Contents Provider)사라고 부르는데요. 이들 중에는 웹툰 등장 초반에 작가들의 에이전시 역할로 출발한 곳도 있고요. 전통 만화 사업을 하던 회사가 웹툰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및 변화시킨 경우도 있습니다. 1인 작가가 만든 회사가 규모화에 성공한 경우도 있죠. 이러한 회사들은 최근에는 에이전시보다는 제작사, 스튜디오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웹툰이 점차 1인 창작에서 벗어나 팀 창작으로 제작되는 경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이제는 웹툰 붐 전면에서 주목받았던 웹툰 플랫폼들 못지않게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한 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웹툰 산업이 성장하면서 웹툰 제작사들 역시 자연스레 그 잠재력을 기대받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최근에는 '외모지상주의'로 유명한 박태준 작가의 '더그림엔터테인먼트'가 1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투심이 얼어붙은 최근 기준으로는 상당한 대규모 투자라고 할 수 있죠. 이 외에도 웹툰 제작사들의 크고 작은 투자 소식들이 계속 들려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조 - 웹툰 IP 스튜디오 '소이미디어', 스마트스터디벤처스에서 신규 투자 유치…30억 원 규모로 시리즈 A 클로징) (참조 - 몇컷만 봐도 이 웹툰 뜰지 안뜰지 안다…'오늘의웹툰' 21억 유치) (참조 - NHN, 웹툰 제작사 '유주얼미디어'에 36억원 투자) 그렇다면 과연...!!!!! 지금껏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웹툰 제작사들로는 과연 어떤 회사들이 있을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누적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국내 웹툰 제작사 10곳을 선정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잠시 누적 투자금액을 집계할 때 사용했던 기준을 말씀드리자면요. 우선 원칙적으로 구주 매매, 사채 발행 등을 제외하고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경우에 한해 누적 투자금액을 계산했습니다.
조혜리
2023-03-09
밥 아이거의 '창의성 되살리기', 디즈니 구원투수될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필수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2월 디즈니의 2023년 첫 어닝콜이 있었습니다. 밥 아이거가 CEO로 복귀한 이후 첫 어닝콜이기도 했으며, 디즈니의 새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다양하게 발표됐습니다. (참조 - 디즈니 2023년 4분기 어닝콜 자료) 밥 아이거는 원래 은퇴했었습니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디즈니 팬들의 사랑과 박수를 듬뿍 받으며 멋지게 떠났죠. 그 뒤로 밥 체이팩이라는 인물이 CEO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둘 다 이름이 '밥'이라, 이 글에선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성으로만 작성하겠습니다) (참조 - 체이펙이 임기를 못 채우고 해임된 이유) 체이팩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구독자 수였습니다. 디즈니의 OTT 디즈니+, ESPN+, 훌루(Hulu)의 구독자 수를 합치면 넷플릭스보다 많아, '디즈니 OTT, 세계 1위 달성!'이라는 헤드라인을 만들어 냈습니다. 문제는 수익성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2022년 3분기 실적발표를 보면 OTT부문 손실이 무려 15억달러, 약 1조 9480억원이었습니다. (참조 - 2022년 3분기 실적발표) 놀이공원이나 TV부문의 수익이 성장세를 보인 것과는 반대였죠. 아무리 디즈니+가 디즈니의 미래라고 해도,
신필수
2023-03-08
'피지컬100' 조작 논란이 콘텐츠 업계에 던지는 질문 3가지
"피지컬100은 예능입니다. 예능은 예능, 쇼는 쇼로 볼 수 없을까요?" (지상파 방송사 출신 관계자)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100'이 여러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참조 - BBC가 조명한 'K-예능'‥'피지컬:100' 열풍) 피지컬100은 누가 최고의 '몸'을 가졌는지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데요. 근력, 지구력, 순발력, 밸런스 등 신체 능력과 신장, 체중, 성별, 인종 등 신체 조건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나와 경쟁합니다. 최고의 몸은 상금 3억원을 차지하게 됩니다. MBC 시사교양국 소속 장호기PD가 연출했는데요. 지상파 방송사가 OTT플랫폼에 콘텐츠를 납품했다는 사실에 관심을 모았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예능 가운데 처음으로 넷플릭스 TV 쇼 1위에 올랐고요. 그간 드라마들로는 1위의 성과를 올린 적이 있지만, 예능으로는 '피지컬 100'이 처음이죠. 앞서 가장 높았던 기록은 5위를 기록했던 '솔로지옥'입니다. 큰 관심만큼이나 뒤따라오는 논란도 여러 차례 발생했는데요. 에피소드가 매주 공개될 때마다 과한 욕설, 성희롱 논란, 약물 논란 등이 불거졌습니다. 이러한 잡음에도 화제성은 점점 커졌고요. 전 스노우보더 출신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우승자 발표 후 승부 조작 논란이 이어졌는데요. 최종회가 공개된 후 경기 진행과 관련해 제작진, 출연자들의 말이 뒤엉키면서 조작에 대한 의심이 커졌습니다. (참조 - '피지컬:100' 우승자 우진용, 조작 논란에 입 열어 "부정한 방법 아니다")
구 신사임당은 어쩌다 '악당의 편'이 되었나
악당의 편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악당의 편'에 서기로 했습니다. 제 편이 되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언규PD(구 심사임당)) (참조 - "악당 주언규의 편에 서 달라...유튜브 만들어 올려달라") (참조 - '도둑 유튜버 논란' 구 신사임당 "난 악당, 실시간 손절당해) *주언규PD가 표절 논란을 해명하면서 한 말입니다. 현재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은 삭제됐습니다. '신사임당'이란 유튜브 채널로 이름을 알린 주언규PD가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발단은 140만명이 구독하는 유튜버 '리뷰엉이'가 자신의 콘텐츠를 도둑질 당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리뷰엉이는 '우주고양이 김춘삼'(김춘삼)이란 유튜브 채널이 본인의 영상 속 첫 섬네일과 제목, 그리고 대본까지 짜깁기한 영상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춘삼이 주언규PD와 인터뷰한 영상을 근거로 제시했죠. "실제로 터졌던(조회수가 잘 나왔던) 섬네일을 참고해 내 식대로 조금 바꾸거나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노아AI, 클로바노트, 뤼튼 프로그램 등 솔루션이 있으니까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우주고양이 김춘삼) "기가 막히네요. 완벽한 방법입니다" 김춘삼은 노아AI를 활용했다고 밝혔고요. 노아AI는 주언규PD가 유튜버 '현대표' 현승원씨와 함께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갓겜'을 넘어 오늘날 게임 시스템에 큰 영향을 끼친 '디아블로2'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게임 역사에 이름 한 줄을 또렷이 남길 듯합니다.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액션 롤플레잉 게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사실상 정점의 위치에 '디아블로2'가 있다는 사실도 부정하기 힘듭니다. 최근 4편 제작이 공식적으로 발표됐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2편을 기억합니다. 3편이 매우 아쉬워서 더욱더 그렇기도 하겠죠. 디아블로2의 성공 요인을 다룬 글과 말은 이미 무수히 많습니다. 이번 글에선 그중 몇몇 요소를 오늘날의 콘텐츠 시스템과 맞대어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요즘 콘텐츠 산업에선 '재화의 판매'보다 '서비스 용역' 비중이 점점 더 늘고 있는데요. 디아블로2가 일찌감치 보여준 '콘텐츠 생명력'과 관련된 시도는 우리가 지금도 여러모로 곱씹어 볼 만한 이야기꺼리를 던져줍니다. 롤플레잉인데 롤플레잉 같지 않은 '디아블로'의 등장 롤플레잉은 초창기만 해도 '시작과 끝'이 명확한 장르였습니다. 롤플레잉 자체는 컴퓨터 게임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일종의 역할 놀이를 통칭하던 단어인데요. TRPG에 이르러 마스터의 주관하에 참가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TRPG의 'T'는 'Tabletop'의 약자입니다. 이후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이런 롤플레잉을 컴퓨터로 구현하려는 시도가 나타났습니다.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3-03-03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가 생각하는 '기획자의 태도'
"네이버웹툰 김준구 사장님이 제가 처음 봤을 때, 과장님이었어요" "팀장님 되더니, 부장님 되더니, 대표이사 됐잖아요. 대박이지" "여러분도 이렇게 뭐, 헛된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나도 혹시 이 회사에서 열심히 하면 위인 김준구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놉!(nope)" "김준구님은 집에 안 가요. 가라고 해도 안 가" "회사 사장보다 회사를 더 사랑해야 돼. '네가 사장보다 회사를 더 사랑하는구나? 그래, 너가 사장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을 해야지 사장을 할 수 있어요" (침착맨, (본명 이병건)) (참조 -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 언급하는 침착맨)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국내 웹툰 업계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네이버에서 단일 서비스를 가장 오래 맡은 담당자이자, 말단 사원에서 CEO가 된 유일한 사람이죠. 약 19년 동안 네이버웹툰을 이끌면서 웹툰 생태계를 개척했고요. 콘텐츠 수익 모델을 개발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습니다. 2014년 미국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차세대 리더 12인'에 선정됐고요. 2021년엔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해외진출유공 부문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네이버의 콘텐츠 분야 매출을 1조원대로 만들었습니다. 네이버의 2022년 콘텐츠 매출은 전년 대비 91.3% 늘어난 1조2615억원인데요. 매출 중 88%를 웹툰이 차지했습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압도적입니다.
자유로울수록 고독해지는 아이러니가 담긴 게임, ‘엘든 링’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디지털 게임계에는 'GOTY'라는 게 있습니다. Game Of The Year, 말 그대로 한 해 동안 출시된 게임 중 최고작을 꼽아보는 행사입니다. '아카데미상'처럼 GOTY라는 행사가 있지는 않고요. 여러 매체와 행사가 각자 GOTY를 선정해서 발표하고, 그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게임이 진정한 '그 해의 게임'으로 인정받는 방식입니다. 2022년에는 여러 선정처가 일제히 한 게임을 OGTY로 올렸습니다. '엘든 링'입니다. 예년보다 이른바 AAA급 게임의 숫자가 다소 적기도 했다지만, 이견 없이 한 작품에 GOTY가 집중되는 모습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엘든 링' 리뷰는 이미 넘칠 만큼 많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디자인이나 그래픽, 세계관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게임을 잡은 플레이어가 느낄 어떤 감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엘든 링은 '소울라이크'의 후계자입니다. '엘든 링'은 2022년 2월에 출시된 액션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3인칭 시점으로 방대한 세계를 떠돌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게임이 플레이어의 모험을 다루는 과정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지점은 단연 '액션'이겠죠.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3-01-25
넷플릭스가 '더 글로리' 시청자를 천천히 말리는 이유
"난 니가 시들어가는 이 순간이 아주 길었으면 좋겠거든"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 죽어보자. 나 지금 되게 신나" (문동은(송혜교 분),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속 대사)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를 본 시청자들의 목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더 글로리'를 두 파트로 쪼개서 파트1만 공개한 탓입니다. 갈증이 해소되려면 파트2가 공개되는 3월까지 기다려야 하죠. '더 글로리'는 어린시절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 문동은이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는 이야기인데요. 김은숙 작가가 처음 선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작품입니다. 송혜교를 비롯해 임지연 등 악역으로 나온 배우들의 호연으로 뜨거운 인기몰이 중입니다. 공개 이틀 만에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 세계 5위를 기록했고요.(플릭스패트롤 기준) 1월 2주차에는 2주 연속 국내 통합 콘텐츠 랭킹 1위에 올랐죠. (키노라이츠 기준) '더 글로리'의 흥행으로 넷플릭스는 신나게 파트2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참조 - 공개 이틀 만에 전세계 5위인데… '더 글로리' 제발 보지 마세요?) "넷플릭스 '더 글로리' 보지 마세요" (커뮤니티에 퍼진 글 중 일부) 전에 없던 시청자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파트2를 보기 위해 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슬램덩크 송태섭이 조직에서 인정받는 팀원인 이유
"나는 팀에서 꼭 필요한 존재일까? 팀에서 나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반복되는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스스로 존재 가치를 물어보는 일이 생깁니다. 물론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거나, 그 능력을 끊임없이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저런 질문을 할 일은 없을 텐데요.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동료들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고 있다면 많은 고민이 될 겁니다. 게다가 좋은 리더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콘텐츠는 많지만, 좋은 팀원이 되는 방법은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창업부터 시작한 게 아니라면 우리의 시작은 대부분 팀장보다 팀원인데요. 2023년 1월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팀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990년 연재를 시작한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인데요. 원작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대결인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경기를 담고 있고요. 원작 완결편이 나온 지 26년 만의 극장판이면서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감독까지 맡으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참조 - 마지막 경기 125분 통째 담았다…추억의 '슬램덩크' 스크린 부활)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원작에선 강백호가 주인공이었지만 이번 극장판에선 송태섭으로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원작자이자 극장판 연출을 한 다케히코 이노우에 감독은 송태섭에 대한 애정을 지속해서 보였습니다. "송태섭은 만화를 연재할 당시에도 스토리를 더 그리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다케히코 이노우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독) 송태섭, 그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걸까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전략, '로어 올림푸스'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네이버는 웹툰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회사의 성장 동력이 웹툰에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웹툰 자체가 20여년의 짧은 역사를 지닌 신생 장르이고, 포털에서 처음 웹툰을 도입할 때만 해도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한 '미끼'에 가까웠으며,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웹툰 서비스를 맡을 때만 해도 웹툰은 '끝에서 끝'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참 재밌는 변화입니다. (참조 - 한국 웹툰 산업의 10가지 장면들) 돈을 얼마나 붓길래 그러냐고요? 네이버의 2022년 3분기 실적발표를 잠깐 볼까요. 2022년 3분기, 네이버는 콘텐츠 부문에서만 104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특히 웹툰 부문에서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2022년 3분기만 해도 웹툰 부문에 2224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웹툰 부문이 해당 분기에 매출 2685억원, 거래액 4570억원을 달성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하면 매출이 두 배 넘게 오른 것임을 고려해도.. 조금 과한 것 아닌가 싶은데요. 네이버는 의도된 적자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콘텐츠 부문의 적자를 관리하기 위해 성장을 희생하지는 않을 겁니다" (김남선 네이버 CFO) (참조 - 네이버 최신 실적발표 자료) (참조 - 분기매출 2조 돌파한 네이버…"웹툰 수익화 이제 시작") (참조 - 네이버와 카카오의 효자 종목, 웹툰) 네이버웹툰의 성과를 보다 자세히 발표한 2022년 2분기 실적발표를 들여다보면 네이버가 웹툰의 글로벌 진출에 이토록 확신을 갖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조혜리
2022-12-29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이스포츠에 매달리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필수님의 기고입니다. 소니가 이스포츠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 최대 격투 게임 토너먼트인 'EVO(Evolution Championship Series)'를 인수한 것에 이어, 올해 7월에는 이스포츠 토너먼트 플랫폼인 리피트.gg(Repeat.gg)를 품에 안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유저들이 각종 온라인 토너먼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을 플레이스테이션에 추가하면서, '최근 들어 이스포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참조 - Welcoming Evo into the PlayStation Family) (참조 - Repeat has been acquired by Sony) (참조 - PlayStation Tournaments on PS5)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약 30년 가까이 게임 시장의 선두에 있는 비디오 게임 브랜드입니다. 그들의 제품이 늘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가 발매된 2006년 즈음에는 압도적 1위였던 플레이스테이션 브랜드의 위상이 약간 흔들렸었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4로 혁신을 일구어내 시장을 점령했고, 2020년에는 플레이스테이션5를 발매하면서 '지금까지 나온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 중 가장 빠르게 1000만대가 판매된 모델'이란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발매된 지 2년이 넘은 모델입니다만, 아직도 '물량 부족'이라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신필수
2022-12-28
잘 만든 사업계획서를 보면서 시뮬레이션게임이 떠오른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디지털 게임이 다루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게임은 정말 다양한 주제를 놀이의 영역으로 끌어왔습니다. 그 기발한 소재만으로 화제가 된 게임도 적지 않죠. '염소 시뮬레이터'는 약간 정신이 나간 듯한 염소를 조종하여 난장판을 벌이는 게 게임 소재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드러그 딜러 시뮬레이터'는 마약 중개 거래 딜러를 현실적으로 다뤄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두 게임처럼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행위나 체계를 컴퓨터 안으로 불러들여 묘하게 뒤틀거나 재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끌어냅니다. 현실을 그럴듯하게 모사해낼수록 아무래도 '좋은 게임'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의문도 듭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다고 해서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까요? 현실의 행위와 체계가 그처럼 재미있다면, 굳이 게임으로 따로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오늘은 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실 병원 시스템을 재현한 병원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투 포인트 병원(Two point Hospital)'은 2018년에 출시한 병원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1997년에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테마병원' 제작진이 다시 모여서 만든 작품입니다. 병원과 의료는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에 구현됐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의무병이나 여러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의 힐러 직군은 '치료'라는 행위를 아주 간략하게 게임으로 그려냈다고 볼 수 있고요.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2-12-16
엔씨의 높은 '리니지 의존도'가 위기 속에서 강점이 됐네요
엔씨의 분위기가 좋습니다. 최근 공개된 2022년 3분기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는데요.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넥슨과 엔씨가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엔씨의 3분기 실적은 이렇습니다. 매출 6042억원(전분기 대비 4% 감소) 영업이익 1444억원(전분기 대비 17% 증가) 당기순이익 1821억원(전분기 대비 53% 증가)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21%, 영업이익 50%, 당기순이익 83% 성장했죠. 최근에는 게임 상장사 시가총액 1위 자리에 다시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엔씨가 게임 업종 대장주에 복귀한 건 약 16개월 만입니다. 크래프톤이 상장하면서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이후 엔씨는 주춤했었는데요. 최근 엔씨가 실적을 개선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참조 - 엔씨 게임 대장주 탈환) 이면에는 역시..'리니지'가 있습니다. 리니지 IP 게임들의 매출 총합은 4781억원에 이릅니다. 이건 전체 매출 가운데 3분의2를 넘어서는 수치죠. "리니지W는 업데이트와 글로벌 IP 제휴 마케팅 성과로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가며, 3분기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했습니다" "리니지M은 전분기 대비 4% 증가하며 3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
콘돔 뜯는 소리부터 직접 녹음해서 만든 오디오 콘텐츠.. '플링' 이야기
"비공개 테스트로 지인들부터 불러서 카페에서 들려주니까 다들 굉장히 민망해했어요" "그런데 되게 좋은 피드백들을 줬어요" "남자친구 몰래 들을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고요" "심지어 남자인데도 자극이 온다면서 오디오 파일을 받을 수 없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남성률 플링 콘텐츠 이사) 처음 이 스타트업에 대해 알았을 때 생각했습니다. 올 것이 왔구나. 바로 센슈얼 오디오 플랫폼 '플링'인데요. 센슈얼이라 함은 섹슈얼과 센서티브의 합성어로, '관능적인' 정도의 의미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고요. 좀더 감각적이고 섬세한 섹슈얼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해서... 수위가 높은 여성향 오디오 콘텐츠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서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물론 19금 콘텐츠만 있는 건 아니고 15금 정도의 콘텐츠도 있는데요. 어차피 '플링차트'에 올라와 있는 콘텐츠는 모두 최고 수위 콘텐츠들입니다.(...) 수위가 높은 콘텐츠라고 하면 왠지 돈만 많이 벌기 위한 조잡한 퀄리티의 콘텐츠를 떠올리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웬걸요.
조혜리
2022-12-06
김정주 이후 넥슨이 여전히 잘나가는 이유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조직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습니다. 동시에 지분, 경영권 등의 키워드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넥슨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죠. 그런데 지금의 넥슨을 살펴보면 빠르게 안정화한 모습입니다. 시각에 따라선 안정화를 넘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도 엿보이는데요. 불안해 보였던 넥슨이 빠르게 안정화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넥슨을 향한 우려들 김 창업주의 사망 이후 가장 우려를 낳은 지점은 역시 지배구조 개편 문제였습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넥슨 지배구조는 김정주 이사→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NXC는 김 창업자 가족이 지분 100%를 소유하는 모습이죠. 때문에 NXC 지분 향방과 넥슨 경영권 조정을 둘러싼 여러 가능성이 쏟아졌어요. (참조 - 경영권 승계 안 한다던 김정주···'넥슨 매각설' 재부상 관심) 당시 김 창업자의 자산은 약 13조원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를 유가족이 상속받기 위해선 약 6조원 이상의 상속 비용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었기에 지배구조 변동이 불가피하단 전망이 나왔습니다. 상속세 부담으로 유족이 지분을 팔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넥슨의 지배구조는 상당한 변화를 몰고 일 수 있었던 만큼 게임업계의 관심은 컸습니다. 김 창업주의 아내인 유정현 NXC 당시 감사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해 현행체제를 유지하는 방법이 거론됐고요.
'슈퍼펌프드'로 보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착각 5가지
"창업자는 전부 사이비 교주야" ('슈퍼펌프드: 우버 전쟁' 속 대사) 스타트업 창업자는 가끔 착각에 빠집니다 사업이 성장 가도를 달릴수록 더 큰 착각에 빠지죠. 매출만 키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자신을 막는 규제와 전통 산업은 모두 나쁘고, 외부 이미지는 기자와 홍보 담당자 탓이고, 보상만 준다면 직원들이 성추행도 이해할 것이라는 착각. 이 착각들은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했던 것입니다. (참조 - 성차별·막말 논란 등…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 사퇴) 이번 기사에서 다룰 작품은 파라마운트플러스가 제작한 시리즈 '슈퍼 펌프드: 우버 전쟁'인데요. 이 시리즈는 실리콘밸리를 뒤흔든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트래비스 캘러닉을 통해 스타트업 창업자가 빠질 수 있는 착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데요. 우버 창업자가 우버에서 물러나는 과정은 이미 많이 알려졌으니,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참조 - 우버 CEO 사퇴의 모든 것, 그리고 그 후) 이 이야기는 단순히 우버 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드라마 속 장면과 대사는 창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드라마를 토대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착각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드라마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슈퍼펌프드: 우버 전쟁'는 사실에 기반해 각색된 드라마입니다. *기사 내 인물들의 말은 드라마 속 대사입니다. 1. 돈만 벌면 다 된다. "배불리 먹이기만 하면 돼"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은 돈 냄새를 잘 맡았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가 35년 동안 새로움을 유지한 비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필수님의 기고입니다. 참 오래됐지만 아직도 현역!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은 물론, 큰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스트리트파이터'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게임 캐릭터끼리 1대 1로 싸우는 대전 격투 장르를 대중적으로 만든 게임이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류작을 탄생시켰습니다. 90년대에 오락실을 들락날락하셨다면 모를 수가 없는 게임입니다. 스트리트파이터2는 2016년을 기준으로 총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플레이션 적용 금액). 전 세계에 그야말로 사회 현상을 일으켰고, 저 또한 어린 시절 스트리트파이터2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참조 - World of Warcraft Leads Industry)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으로 게임 문화가 오락실이 아닌 가정용 PC 및 게임기 시대로 접어들면서 대전 격투 게임의 인기도 시들해졌습니다. 많은 게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이제 대전 격투 장르는 메이저하다고는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스트리트파이터는 아직도 현역입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도 않았고, 추억을 팔아먹고 사는 것도 아닌, 기운 팔팔한 장수 브랜드입니다. 35년이나 된 브랜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 시리즈마다 새로움이 가득해 팬들의 충성도가 높습니다. 최근에는 6년 만의 신작인 '스트리트파이터6'가 공개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다시 한 번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신필수
2022-11-10
게임 속 좀비는 왜 항상 공격할 대상으로 등장할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좀비는 드라마 '킹덤', 영화 '부산행' 등을 필두로 이제 한국에서도 보기 드물지 않은 소재가 되었습니다. 고어함의 정도가 강했던 탓인지 좀비는 서구의 전유물 혹은 서브컬쳐 영역에 머물 것 같았지만, 어느덧 대중문화 장르로 서서히 자리 잡는 분위기입니다. 그만큼 소설과 영화를 넘어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매체에 등장하고 있죠. 좀비는 디지털 게임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아니, 다른 매체보다 더 쉽게 만나볼 수 있어서 되려 흔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인데요. 이처럼 게임에 좀비가 자주 등장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좀비의 등장: 설화에서 대중문화 캐릭터로 좀비라는 단어는 아프리카 콩고어 '은잠비(Nzambi)'에서 유래했다고 추정됩니다. 부두교에서 가사 상태에 빠져 의식은 없으나 여전히 활동 가능한, 그래서 마치 시체가 살아 걸어 다니는 듯한 존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좀비의 실존 여부를 둘러싸고 다양한 전설과 미신이 존재하는데요. 이번 글에서 살펴볼 이야기는 이런 좀비를 캐릭터화해 대중문화로 가져온 사례입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시체가 살아 움직이는 장면을 공포의 핵심 소재로 다룬 작품으로, 오늘날 좀비물의 시조로 자주 거론됩니다. 시체가 다시 일어나 느릿느릿 움직이면서도 사람을 공격하고 물어뜯는 데서 오는 공포는 이후 좀비 특유의 캐릭터 성으로 정립되어가며 다양한 영화에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2-11-04
구독서비스가 한계에 처할 때 쓸 수 있는 카드 3가지.. 넷플릭스의 교훈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지금 몇 가지의 구독 서비스를 쓰고 계신가요? 저는 10가지가 넘는 구독 서비스에 매달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해 포털과 쇼핑, 그리고 영상, 음악, 게임 서비스에 최근 다시 가입한 전자책 서비스까지 적지 않은 구독 요금제에 갇혀 있습니다. 처음 구독 서비스에 젖어 들 때만 해도 개수가 조금 늘어나도 그리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달에 영화 두 편만 봐도 손해는 아니고, DVD나 음반을 사던 것에 비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수집으로 인한 즐거움도 있지만 보관과 관리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기도 했습니다. 구독은 많은 부분을 해소해주었습니다. 진입장벽을 낮춰주었고, 수없이 쏟아지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이건 꼭 갖고 있어야겠다는 판단을 확실히 할 수 있었지요. 구독 서비스는 단순히 빌려 쓴다는 것 이상의 편리함을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콘텐츠 하나하나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고, 애정을 갖기보다는 흘려보내는 것이 많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구독 서비스에 대한 이점과 아쉬움은 아마 많은 분들이 저마다의 생각을 갖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느새 훌쩍 늘어나 버린 구독 서비스에 '이제는 조금 다이어트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매달 반복되지만 또 쉽게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이 이 구독 서비스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그 고민을 자꾸 부추기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구독 서비스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유통에서 점차 자체 제작 콘텐츠의 질이 높아지면서 HBO나 디즈니 못지않게 강력한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2022-11-02
스타트업은 처음인 경력직.. 잘 적응하기 위한 3가지 포인트
*이 글은 외부필자인 길진세님의 기고입니다. 저는 소싯적 일본영화 '비밀'을 본 후 히로스에 료코 팬이 되었습니다. 요즘 말로 입덕인데요. 이후 료코가 나오는 드라마는 다 챙겨보는 덕심을 발휘했습니다. 오래된 드라마지만 립스틱(1999, 후지TV)이나 섬머스노우(2000, TBS)는 지금 봐도 명작이니 추천합니다. (추천 드라마를 더 썼다가 지움…) 한 2005년까지는 열심히 영화며 드라마를 챙겨봤지만 덕심은 덕심이고 결국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토익이다 취업준비다 하면서 저도 점차 현실세계의 아재가 되어 갔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왓챠에서 '유니콘을 타고' 라는 일본 드라마를 봤는데 거기서 료코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드 볼 시간도 없는데 무슨 일드냐 싶었지만, 그래도 과거 최애가 나온다 하니 어쩔 수 없이 정주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뭐 남주 두명, 여주 두 명이 나와서 열심히 연애를 하다 보니 사업도 잘되어 있는 그런 K 드라마 패턴을 따라가지 않을까 하고 봤거든요. (거기에 료코는 주연도 아니고 조연이라) 그런데.. 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에 신입으로 들어온 남자 주인공이… 74년생, 48세 아재였거든요. 요즘 핫한 메타버스 기반의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말이죠. 료코 보려고 시작한 드라마였는데, 이것 때문에 흥미를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자체는 막 재미있어서 너무 추천할 그런 드라마는 아닙니다. 아웃스탠딩 독자들에게는 평범하게 느껴질 스타트업 이야기이거든요.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만든 여주인공(30세, CEO)이 신규 채용을 하는데 이때 40대 아재가 지원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길진세
작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2022-10-27
카카오TV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2년 전 카카오TV는 화려하게(?) 출발했습니다. '톡에서 보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무기삼아 시장에 등장했죠. 특히 방송계 거장인 김성수 대표가 키를 잡았고 오윤환 피디, 김민종 피디, 박진경 피디 등 스타 피디 여럿을 영입하면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웹툰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와 음원 플랫폼 멜론에 이어서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tv를 론칭하자 업계에선 '카카오 콘텐츠 벨류체인이 완성됐다' 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참조 - 카카오TV 콘텐츠 등장에 술렁이는 미디어업계) 그리고 1년이 지나 카카오TV는 주요 실적을 공개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밝힌 숫자들을 살펴보면, 초기 1년간 드라마, 예능, 라이브 쇼 등 총 53개 타이틀 오리지널을 통해 총 733편의 에피소드를 제작했고요. 이를 통해 1년 만에 누적 조회 수는 11억 뷰를 넘어섰고 누적 시청자 수는 4100만 명을 기록했어요. 그런데 이후 1년이 지난 지금은 다소 영향력이 미미한 모습입니다. 실제로 주변에서 카카오TV의 존재감을 느끼기 어렵단 이야길 많이 들을 수 있었고요. 심지어 '카카오TV는 어디서 봐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듣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간 카카오TV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카카오TV의 성격 우선 카카오TV가 출범 당시 목표했던 바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극장과 TV를 매체로 이용하던 동영상 소비자가 점차 모바일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패턴이었습니다" "이 패턴을 보고 모바일을 제1매체로 활용하는 플랫폼과 작품을 만들고 개척해나간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카카오TV는 유튜브, 넷플릭스가 구축한 영역에서 '맞짱'을 뜨려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과 시장의 니즈를 보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입니다"
게임도 '비평'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8월, 제가 운영하는 게임웹진 '게임제너레이션'에서 제1회 '게임비평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NHN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이후 거의 20여년 만에 열린 공식 게임비평 공모 행사입니다. (참조 - 게임제너레이션) '무슨 오락에 비평이 가능하냐'라고 묻는 분이 계실 듯하군요. 이미 1970년대에 비평가 롤랑 바르트는 텔레비전 광고부터 일일 드라마, 프로레슬링, 심지어 아이들의 장난감까지 비평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 가능성과 의미를 다들 잘 알기에 이번 공모전도 응모작이 90건을 넘기는 등 나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게임은 대중매체의 일원으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 문예진흥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공식적으로 '예술'의 범주에 들어왔습니다. 게임비평 또한 예전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겁니다. 물론 게임비평이 아직 우리에겐 그리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게임비평의 의미와 어떻게 게임비평을 잘 쓸 수 있을지, 게임비평공모전 주최 측 입장에서 정리해봤습니다. '비평'이란 무엇일까요? 비평이라.. 언뜻 있어 보이면서 어려운 무언가를 가리키는 듯한데요. 생각보다 폭넓게 쓰이는 용어입니다.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2-10-07
우마무스메 추락이 의미하는 것.. 게임 비즈니스의 변화
지난 17일이었죠. 카카오게임즈 측 관계자 5인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유저 7인이 장장 8시간에 걸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uKmrPPqObo&t=6832s 유저 측이 우마무스메의 퍼블리셔(게임 유통사)인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미흡 등을 이유로 판교역 마차시위를 벌인 지 19일 만이었습니다. 이번 우마무스메 사태는 최근 게임 업계에 벌어진 이슈 중 가장 파장이 컸는데요. 도대체 무엇이 유저들을 이토록 화나게 했는지, 이번 사태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돌풍 일으킨 우마무스메의 추락 우마무스메는 과거 일본 경마에 출전했던 실제 경주마를 미소녀 캐릭터로 의인화한 육성 게임입니다. 아웃스탠딩에서도 한 번 다룬 적이 있었죠. (참조 - 덕후가 산업을 부흥시킨다.. 우마무스메(말딸)와 온센무스메(온천딸) 이야기)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출시된 게임은 충실한 고증과 탄탄한 스토리, 깔끔한 작화 등으로 호평을 받았는데요. 같은 해 12월, 그러니까 출시 후 약 10개월 만에 1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일본 모바일 게임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그해 우마무스메가 낸 매출은 우리 돈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1008억엔) 일본 모바일 게임 중 단연 1위였죠. 우마무스메는 올해 6월 20일 국내에도 정식 출시됐습니다. 국내 퍼블리싱, 즉 게임 유통을 맡은 곳은 카카오게임즈였습니다. 우마무스메는 출시 후 구글플레이 스토어 2위까지 오르며 국내 유저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는데요.
게임으로 배우는 ‘자원’의 속성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혁님의 기고입니다. 게임 속 세계는 플레이어에 의해 계속 변화합니다.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거나 플레이어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면 게임이라 부르기 어렵겠죠. 어쩌면 이 '변화'야말로 게임에서 가장 핵심적인 속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변화는 '변하기 전 상태'와 '변화한 후 상태'라는 두 가지 값이 필요한 개념입니다. 그리고 '전과 달라진 무엇'이니까 변화하는 어떤 대상을 상정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주먹을 뻗는 캐릭터나 한 줄을 다 채우면 가로줄이 사라지는 '테트리스'처럼 말이죠. 게임은 정말 다양한 변화를 다루는데요. 생산, 제조 관련 게임이 보여주는 '자원'에 대한 생각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많은 게임이 자연의 존재를 가공해 가치 있는 무언가로 만드는 과정, 그리고 그런 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을 흥미로운 도전과 극복의 소재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게이머는 역으로 현실에서 자원이란 무엇이며 오늘날 어떤 의미인지 추론해보곤 합니다. '게임과 자원'이라는 주제는 그래서 현실적으로 와 닿기도 합니다. 자원이란 무엇일까요? 민속 게임 '스타크래프트'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
2022-08-22
왓챠가 놓친 3가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민님의 기고입니다. 요즘만큼 주목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왓챠'를 다룬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시작은 2019년입니다. 왓챠 측은 다양한 인터뷰 자리에서 상장을 생각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참조 - 왓챠 박태훈 대표가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이유) 그리고 올해 초 미디어데이에서 '왓챠 2.0' 비전 발표와 함께 사업 확장에 수반하는 자금을 조달하고자 IPO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참조 - 영상⋅음악⋅웹툰 통합 플랫폼 '왓챠2.0'은 성공할 수 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 IPO' 형태로 투자 유치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장 유동성에도 영향을 미친 여파입니다.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여의찮아지자 차선책을 찾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지난 7월에는 사업구조 개편 명목으로 프리 IPO마저 미루고 희망퇴직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동안 왓챠가 놓쳤던 3가지를 돌아보고, 왓챠의 미래를 고민해보겠습니다. 1. '데이터 만능주의'란 함정에 빠졌습니다. 왓챠의 가장 처음, 사업의 태초로 돌아가 볼까요?
이경민
서비스 기획자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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