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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OpenAI를 둘러싼 몇 가지 사실들
최근 ChatGPT가 화제를 모으면서 주목받는 회사가 있죠. 바로 ChatGPT를 만든 OpenAI입니다. 그간 OpenAI는 다양한 이유로 세간의 이목을 끌어왔습니다. 테슬라 CEO이자 헤비 트위터리안으로서 늘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일론 머스크가 가담한 프로젝트였고요. GPT 시리즈를 내놓을 때마다 빠르게 진보하는 기술력으로 테크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ChatGPT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한 후엔 35조9540억원(290억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로 투자 유치 협상에 나서며 다시 한번 주목받기도 했죠. 이 시점에서 OpenAI라는 회사를 한 번 짚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OpenAI에 관한 이모저모를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정리해봤습니다. 1. OpenAI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나? OpenAI는 2015년 12월11일 설립된 AI연구소이자 회사입니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OpenAI가 금전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지 않는 비영리집단을 표방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OpenAI가 비영리집단을 표방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OpenAI는 금전적인 의무로부터 자유롭게 인류 전체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AI를 발전시키고자 했습니다. OpenAI의 두 설립자인 와이콤비네이터의 전 CEO 샘 알트만과 일론 머스크는 OpenAI 설립 전부터 AI에 대해 오랜 기간 의견을 나눴습니다. 두 사람은 AI가 향후 인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공감하며 AI를 인류에 유익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요. 논의의 끝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할 의무가 없는 비영리 단체의 형태로 회사를 출범시키기는 것에 의견을 같이 하게된 것입니다.
메타버스, 이제 콩깍지를 벗고 봐야할 때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민동규님의 기고입니다. 세상이 자꾸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요즘 Z세대들은 현실이 아닌 제페토, 로블록스에서 친구를 만난대요" "옆 팀 김대리가 가상세계 부동산을 사서 수천만원을 벌었다던데요" 뉴스에선 앞다투어 메타버스 콘서트 열풍이나 기업들의 가상세계 진출 소식을 보도합니다. (참조 - 아리아나 그란데, 메타버스 '포트나이트'에서 콘서트 연다) (참조 - 16㎡ '디지털 땅'이 1750만원…메타버스서도 부동산 열풍) 듣자 하니 곧 메타버스가 세상을 대체한다길래 사실 저도 주식과 가상부동산을 조금 샀는데요.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주변에서 메타버스에 투자했단 사람은 많지만, 직접 해봤단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기현상의 원인을 파악해보고자 직접 메타버스 서비스에 뛰어들어봤습니다. 첫 행선지는 '더 샌드박스'입니다. 샌드박스는 가상의 땅에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다른 유저들을 초대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입니다. 이곳의 땅과 아이템은 모두 NFT이기 때문에 소유권 증명은 물론 거래도 가능한데요. 자체적인 경제 시스템을 갖췄다는 면에서 미래를 이끌 메타버스로 주목받습니다. (참조 - 더샌드박스가 폭발적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
민동규
카이스트 Information System 박사과정
2022-10-26
'그림 그려주는 AI', 과연 업무적으로도 쓸만할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요훈님의 기고입니다. 이런저런 일이 참 많았지만, 2022년은 제게 '인공지능(AI)이 그림을 그린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아, 물론 AI가 올해 처음 그림을 그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구글 '딥드림'이 그린 그림이 9만7000달러(1억3958만원)에 팔린 때가 2016년이니까요. 다만 이때는 창작이라기보단 다른 화가의 그림체를 따라 그리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진 올리면 그림처럼 바꿔주는 앱 써보셨죠? 예, 그겁니다. 그다음에는 여러 데이터를 조합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드는 시도로 이어졌습니다. 사람 얼굴을 합성한다거나 얼굴을 노인이나 아기로 바꿔줬죠. 저해상도 사진을 고해상도로, 얼굴을 다른 사람으로, 흑백 사진을 컬러사진으로, 흠집이 생긴 사진을 멀쩡하게 복원하는 기술도 모두 포함됩니다. 재미있긴 하지만, 크게 화제가 될 만한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제 SNS 타임라인을 친구들이 그렸다(?)는 AI 그림이 가득 메운 경우는 올해가 처음입니다. 한 사람이 신나서 그리다가(?) 지쳐 쓰러지면 다른 친구가 올리고, 그 친구가 지치면 또 다른 친구가.. 벌써 그러길 몇 달째, 마치 제 친구들이 모두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너희가 언제부터 그림을 그렸다고!"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재미있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2022-10-24
3D 프린팅이 한물갔다고요? 더 성숙했을 뿐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요훈님의 기고입니다. 가끔 쉬워 보였는데 정말 어려운 원고가 있습니다. 이번 글이 그렇습니다. 처음엔 애완동물을 위한 3D 프린팅 기술에 관해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3D 프린팅을 다룬 글 자체가 아웃스탠딩에 적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3D 프린팅에 대해 개략적으로 정리해보는 글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이제 3D 프린팅이 간단히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겁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3D 프린팅도 '4차 산업 혁명'처럼 이제는 한물간 테마 아니냐고요? 그렇게 생각하셔도 틀리지 않습니다. 사실 3D 프린팅 이야기가 한창 회자된 게 벌써 십여 년 전입니다. 그랬는데도 아직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비입니다. 말만 많았지, 실패했다고 생각하셔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아직 펄펄 살아 숨 쉬는 기술입니다. 방향은 조금 바뀌었지만요.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2022-09-23
온라인 지하 세계 '다크웹'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얼마 전 경기도의 한 폐공장에서 대마를 재배하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당국의 감시를 피하고 유통 비용을 아끼기 위해 밀수 대신 직접 재배를 택했다고 하는데요. 온도 조절을 위해 붉은 LED 조명까지 설치해가며 대마를 길렀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기 서울 영등포구의 한 지하상가에서도 대마를 재배하던 다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대마는 17kg 수준이었는데요. 이는 무려 5만6000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이들은 재배한 대마를 판매해 범죄수익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대마 유통-판매 루트로 활용한 것은 다름 아닌 '다크웹'이었습니다. (참조 - 도심 상가·폐공장서 대마 재배…다크웹으로 유통한 업자들 검거) 생각해 보면 마약, 아동포르노, 무기 거래 등 다크웹을 활용한 범죄 소식은 잊을 만하면 들려오곤 했습니다. 오늘은 다크웹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다크웹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다크웹 상에서 벌어지는 범죄는 왜 추적하기 어려운지, 다크웹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없는지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크웹이란 무엇인가 통상 업계에선 웹을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서피스웹(surface web), 딥웹(deep web), 다크웹(dark web)이 바로 그것입니다. 서피스웹은 우리가 평소에 이용하는 일반적인 인터넷을 떠올리면 됩니다.
이 기능이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다면? '사용성 테스트'가 필요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노효정님의 기고입니다.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디자인 단계에서 기능 여정을 구체화하던 중, 고객의 사용 경험을 방해할 듯한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동료에게 개선을 제안해봤지만, 효과적으로 설득할 근거는 없다 보니 의사결정이 계속 지연됩니다. 작업 또한 개발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상황.. 상상하기만 해도 참 속상합니다. 새로운 기능의 필요성 자체에는 모든 작업자가 동의하지만, 고객에게 그 기능 경험을 어떻게 전달할지 아직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을 방해할 것 같은 그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부터 확인하면 됩니다. 누구에게? 고객으로부터! 어떻게? '사용성 테스트'를 활용해서 말이죠. 사용성 테스트란? 사용성은 간단히 말해 '고객이 제품(서비스)을 사용하기 얼마나 쉬운가'를 의미합니다.
노효정
2022-08-02
애플과 윤리학자 시선으로 본 메타버스의 미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지윤님의 기고입니다. 복습부터 해보겠습니다! 2주 전에 메타버스가 다시 흥미로워 보일 5가지 멘트를 묶어서 소개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1) Z세대는 메타버스에서 '경험'을 기대합니다. 2) 메타버스에선 '게이피케이션'이 중요합니다. 3) '쓸모 있는 메타버스'라면 유저들이 모입니다. 4) 메타버스는 시간, 공간, 정체성일 수 있습니다. 5) 메타버스로 인한 사회적 이슈가 지속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참조 - 메타버스가 다시 흥미로워 보일 5가지 멘트) 위 원고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상편 기고에 등장한 메타버스는 주로 '로블록스'나 '호리즌월드' 같은 오픈월드 플랫폼입니다. 그렇다 보니 일반 유저의 경험이나 디지털 정체성, 거버넌스 등 사회적 측면에 관한 코멘트가 담겼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메타버스가 반드시 '오픈월드'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 오픈월드 경험이 메타버스 경험의 전부가 아닙니다. 혹시 '가상 모델링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일반 유저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메타버스 범주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김지윤
스텔러스(Stellers) 창업자
2022-08-01
과연 대한민국이 세계 우주산업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한세희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올랐습니다. 우리 손으로 만든 로켓이 불을 뿜으며 성공적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TV로 보셨을 겁니다. 누리호 발사 장면을 보기 위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인근 전망대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인근 바다에 배를 띄우고 지켜본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관심이 컸고, 모처럼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기뻐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순간의 기쁨과 별개로 우리나라 우주 개발, 그리고 우주 산업은 가야 할 길이 매우 멀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길을 가기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었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0과 1은 단지 하나 차이일 뿐이기도 하지만, 무와 유라는 엄청난 차이이기도 합니다. 누리호 성공은 '우리도 독자적으로 우주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낼 수 있는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추게 됐다'라는 의미입니다. 인공위성 발사나 우주 탐사, 나아가 우주 산업 개척까지 이어지는 길의 첫 단계에 섰습니다. 누리호 프로젝트 누리호 프로젝트의 목표는 1.5톤 크기의 인공위성을 싣고 600-800km의 지구저궤도에 올라갈 수 있는 로켓을 만들고, 이 인공위성을 궤도에 무사히 투입하는 것입니다. 통상 우주 임무는 인공위성이나 탐사선, 우주정거장 보급품 등 '페이로드(payload)'를 로켓에 싣고 이를 목표한 궤도, 목표한 지점에 운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누리호는 이 전체 과정에 도전해 성공한 것입니다. 누리호는 성능검증위성을 싣고 추력을 잃지 않고 날아올라 목표한 고도 700km 궤도에 성공적으로 내려놓았습니다. 이로써 일단 발사체로서 성능은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한세희
2022-07-14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친 나머지 모기예보 챗봇을 만들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민동규님의 기고입니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푸른 바다와 신나는 바캉스, 그리고.. 모기의 계절이죠. 불 끄기 전엔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눕자마자 어김없이 귀를 간질이는 위이이잉 소리.. 안 그래도 더워서 잠 못 드는 여름밤, 하루의 마무리를 온통 망치는 이놈들이 여간 얄미운 게 아닙니다. 피크닉이나 캠핑 같은 야외활동을 앞둔 날에는 더욱 두렵습니다. 온도나 비가 올지는 확인할 수 있어도 모기가 올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 누군가 대신 물려주기를 바랄 수밖에요. 혹시 여러분은 서울시에서 '모기 예보제'를 실시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서울시는 하루에 발생하는 모기 수에 따라 '모기 활동지수'를 0부터 100까지 산정하고, '쾌적, 관심, 주의, 불쾌' 4단계로 모기 발생 예보를 제공합니다. 가장 심한 '불쾌' 단계일 때는 하루에 모기 5~10마리가 집 안으로 침입한다고 합니다. 하루 최대 10마리라니 올여름 전쟁이 벌써 두려워집니다.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이 모기 예보제를 살펴봤는데요.. 접근성이 조금 아쉽습니다.
민동규
카이스트 Information System 박사과정
2022-07-12
비밀번호 없는 세상, 가능할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5월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FIDO와 손을 잡고 웹 사이트에서 비밀번호를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FIDO는 이를 통해서 많은 웹사이트와 앱이 모든 기기에서 똑같이 암호 없이 로그인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 FIDO 얼라이언스 : 온라인 환경에서 비밀번호를 대체하는 안정성이 있는 인증방식인 FIDO(Fast IDentity Online) 기술표준을 정하기 위해 2012년 7월 설립된 협의회. 어떻게 암호를 입력하지 않고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연 암호가 없어도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아마 이 두 가지 의문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겁니다. 이 회사들과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이 발표한 주요 내용을 먼저 살펴봅시다. 1. 사용자가 모든 계정을 다시 등록할 필요 없이 다수의 기기 및 새롭게 등록된 기기에서 ('패스키'로도 지칭되는) FIDO 로그인 계정 자격 증명에 자동으로 접근할 수 있다. 2. 사용자가 실행 중인 OS 플랫폼 또는 웹 브라우저에 관계 없이, FIDO 인증을 보유한 모바일 기기에 활용하여 주변 기기에 로그인할 수 있다. (참조 - 애플·구글·MS, '비밀번호 없는 로그인' 지원 확대하기로) 핵심 기술은 암호를 전송하는 대신에 FIDO 표준으로 인정받은 지문인식, 페이스ID 등의 생체 정보와 핀번호를 이용해 웹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입니다. 생체 정보는 웹 사이트에 보관하거나 전송하지 않고 각자의 기기에서 본인이라고 확인이 되면 계정에 기록하고 있던 패스키를 통해 비밀번호 입력 화면을 건너뛰고 웹사이트에 로그인하는 것입니다. FIDO는 온라인에서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대체할 수 있는 인증 기술 표준입니다. 지문 인식이나 얼굴 인식 등 기기에서 본인을 인증하는 방법과, 인증이 성공했다는 정보를 전송하는 기술을 구분해서 다루기 때문에 로그인 과정에서 인증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전송되는 것은 '인증되었다'는 정보가 전부이기 때문이지요. 주로 생체 정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인터넷 뱅킹 등 금융 서비스에도 두루 쓰일 만큼 안정성이 높습니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2022-07-11
중세 유럽에선 어떻게 150m 넘는 건물을 지을 수 있었나.. 압축력만의 기술 고딕건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양동신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글에서 유럽의 석조건축물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간혹 석조건축으로만 어떻게 150m가 넘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물론 현대건축의 영역에서 150m가 넘는 건물, 거기다 빽빽하게 수백 채의 주거공간을 넣는 일은 문제도 아니지만,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지 않았던 1000년 전에 그런 건물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고딕건축의 기술을 바탕으로, 어떻게 그렇게 높은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조 - 아파트 재건축 얘기를 하면.. 유럽의 오래된 건축물을 떠올리는 분들께)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마주치는 건축양식 중 하나가 고딕건축입니다. 고딕건축 하면 뾰족한 첨탑이 먼저 떠오르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사실 고딕건축의 매력은 인간이 압축력이라는 힘을 가지고 얼마나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지 그 극한을 보여줬다는 것에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역사적 혹은 미학적 관점은 배제한 채, 오로지 구조공학의 관점에서 어떻게 고딕건축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구조공학은 어떤 것일까요? 구조(Structure)는 의식주 중 주(住)를 가능케 하는 방법으로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도구입니다. 인간이 만들어 낸 구조물은 자연으로부터 비바람을 막고 쾌적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게 안전한 보호막(Shelter) 역할을 합니다. 이때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하중(Load)이 존재하는데, 구조물을 만들 때는 이러한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정량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하중에는 중력에 의한 고정하중, 지진하중, 풍하중과 같이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부터 적설하중, 토압 및 유체압, 진동, 충격, 크리프, 온도변화 및 탄성수축, 부등침하 등 정말 다양한 것들이 존재합니다.
양동신
2022-07-06
아파트 재건축 얘기를 하면.. 유럽의 오래된 건축물을 떠올리는 분들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양동신님의 기고입니다. 필자는 1년 전 '로마시대 건물도 멀쩡한데 한국 아파트는 왜 30년만 되면 다시 짓느냐고 하면..'이라는 포스팅을 통해, 구조물의 사용성(Serviceability)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참조 - '로마시대 건물도 멀쩡한데 한국 아파트는 왜 30년만 되면 다시 짓느냐고 하면..) 전 세계 어느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설계수명(Design life)은 존재하는 것이며, 공학적 측면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건축이나 리노베이션은 필수적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글을 쓰면 응당 따라오는 질문이 유럽의 오래된 건축물들에 대한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수백 년이 너끈하게 넘어 보이는 이 건축물들은 왜 때문에 오래, 그리고 잘 사용되고 있느냐 하는 의문이지요. 현대적인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과 오래된 석조 건축물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석조 건축물의 시대 유럽여행을 하면 보게 되는 유수한 랜드마크 구조물들은 대부분 과거 건축기술로 축조한 석조 건축물들입니다. 로마네스크 양식, 고딕 양식, 심지어 가우디의 건축물들까지 모두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어진 석조 건축물들이지요. 이러한 건축물들의 특징은 정말 한 땀 한 땀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지반에서부터 돌을 중력을 거스르며 어렵게 어렵게 쌓아 올린 것들입니다. 물론 고딕건축에 사용된 첨두아치(pointed arch), 늑골궁륭(rib-vault), 공중부벽(Flying buttress)과 같은 공법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첨두아치(pointed arch) 꼭대기가 뾰족한 형태의 아치. 고딕 건축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 *늑골궁륭(rib-vault) 천장의 무게를 분산하기 위해 교차하는 형태로 설치한 갈비뼈 모양의 부재(部材).
양동신
2022-06-13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스마트 컨트랙트'와 '디앱',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민동규님의 기고입니다. 요즘 기업들이 유행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블록체인 접목 검토 중'입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후, 모든 기업이 입을 모아 '우리도 인공지능!'을 외쳤던 2016년이 떠오르는군요. 그때는 바둑 잘 두는 인공지능을 봤으니 기업이 적용하면 뭐라도 잘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에 대해 들어본 거라고는 '기영이 매매법' 밖에 모르는 제게 이건 뭘 적용하겠다는 말인지 감조차 안 왔다는 겁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에만 쓰이던 블록체인에 이렇듯 많은 기업이 달려드는 이유는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기술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기술의 정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바로 최초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블록체인인 '이더리움'과 이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서비스인 '디앱'의 장단점을 중심으로 말이죠. 스마트 컨트랙트의 아버지, '이더리움'의 탄생부터 보시죠.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어릴 때부터 비범했습니다. 무려 유치원생 시절에 엑셀을 마스터했다죠. 동급생들 사이에서 '천재' 소리를 듣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게 목표였다고 합니다. 언어 능력도 뛰어납니다.
민동규
카이스트 Information System 박사과정
2022-05-25
메타버스? '기술'보단 '경험'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류영훈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크립토 프로젝트들을 보며 가장 자주 접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크립토 생태계만이 아닙니다. 기존 게임 업계에서도 메타버스를 앞단에 내세운 프로젝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죠. 그런데 저는 이 단어를 접할 때마다 궁금했습니다. 메타버스가 도대체 뭘까요? 메타버스를 소개할 때, NFT로 시작해서 5G, VR, AR, 홀로그램 등 여러 가지 기술이 함께 언급됩니다. 특히 요즘 크립토 생태계에는 그동안 'P2E'라고 소개했던 프로젝트부터 일반적인 웹게임까지 대부분 메타버스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엑시인피니티가 크립토 생태계 내에서 유명한 메타버스 테마 프로젝트입니다. 게임 업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RPG 혹은 VR 게임조차 메타버스로 브랜딩하고 나섰죠. '인기 있는 비디오 게임'에서 '메타버스의 선두 주자'로 탈바꿈해 시장을 이끄는 게임도 많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그리고 호라이즌 등이 이런 케이스입니다. 공통적으로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특별한 스토리 없이 생태계 안에서 다른 유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게임이죠.
류영훈
2022-04-25
애플이 '맥 스튜디오'를 두껍게 만든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3월, 애플은 엄청난 성능의 'M1 울트라' 프로세서를 발표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미 M1을 비롯해 M1 프로와 맥스가 강력한 성능을 내고 있는데, 이를 반도체 기술로 다시 묶어서 이 칩의 잠재력을 한계까지 이끌어낸 것이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애플의 발표는 반도체 측면에서도 흥미롭지만 폼팩터, 그러니까 이 반도체가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디자인 측면에서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바로 M1 울트라가 입을 옷인 워크스테이션 '맥 스튜디오'입니다. 이 컴퓨터는 기존 맥 미니보다 거의 세 배가 커졌습니다. 정확히는 두꺼워졌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칩셋이나 메인보드의 크기는 크게 다를 바 없고, 맥 미니의 디자인은 오랫동안 여러 가지 프로세서에 맞춰서 써 왔던 나름 안정적인 폼팩터이기도 하죠. 그런데 맥 스튜디오는 이를 바탕으로 크기를 늘렸지요. 왜일까요? 단순히 '높은 성능을 내니까 더 크게 보여야겠다'라거나, 고급 컴퓨터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디자인도 아닙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설계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표현됐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컴퓨터 크기의 문제 컴퓨터의 크기가 성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애플II와 MSX를 비롯해 초기에 우리 집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던 컴퓨터는 오히려 크기가 작았습니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2022-04-20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보여주는 AI의 미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양동신님의 기고입니다. CEO의 프리젠테이션을 생각하면 먼저 스티브 잡스가 떠오릅니다. CEO임에도 불구하고 기술 및 전략의 세부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으니 가능한 유려한 프리젠테이션이었습니다. 그가 떠나간 지 십 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프리젠테이션은 우리 기억 속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어느 기업의 프리젠테이션을 보며, 오래전 스티브 잡스가 떠올랐는데요. 현존하는 반도체 기업 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엔비디아의 창업자이자 CEO, 젠슨 황이 그 인물이었습니다. 1963년 대만에서 출생한 미국인인 젠슨 황은 환갑에 가까운 나이인데요. 한 시간 반이 넘는 프리젠테이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끄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분명 중간중간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고차원 기술에 대한 소개도 있었는데, 그는 일상의 언어로 아주 자연스럽게 설명을 이어 나갔습니다. 회사를 맨손으로 만들고 스스로 GPU를 발명한 사람이니 가능한 일입니다. 그 옛날 아인슈타인은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는데요. "If you can't explain it simply, you don't understand it well enough. (타인에게 말로 쉽게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한 것이다)" 그는 분명히 엔비디아의 거의 모든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GTC(GPU technology conference)를 통해 현존하는 최고의 반도체 팹리스 기업, 엔비디아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는지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양동신
2022-04-10
스마트폰이 꺼져도 왜 삼성페이 교통카드는 되는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추운 날이었는데요. 4년이 다 되어가는 제 스마트폰은 너무 추운 날에 배터리가 광속으로 달아나는 문제가 일어나고는 합니다. 배터리 잔량이 15%임을 확인하고 외출을 했는데 배터리가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초단위로 배터리 잔량이 줄어들더니 결국 스마트폰이 꺼지고 말았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귀가였습니다. 집에 가야 하는데 가진 것이라고는 스마트폰뿐이었으니까요. 평소 지갑이나 카드 한 장도 없이 스마트폰과 삼성페이로 사는 사람이 바로 저예요. 현대인이니까요! 일단 눈앞에 보이는 교보문고로 부랴부랴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현대인답게 멀티 디바이스로 갤럭시탭을 가지고 있었고, 교보문고의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카카오톡으로 남편에게 보이스톡을 걸었죠. 그런데 남편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정보를 듣고는 안전하게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했죠. "삼성페이 교통카드는 스마트폰이 꺼져도 작동한대. 그냥 찍고 와" 저만 몰랐던 내용일 수 있지만 공기처럼 사용해서 너무 익숙해지면 그 구조에 대해서는 잊게 되기 마련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교통카드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미준
프로덕트 오너
2022-04-06
코로나가 아니면 나오지 않았을 기술 '마스크 페이스ID'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iOS15.4가 공개되면서 여러 가지 기능들이 더해졌는데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맥을 다른 맥이나 아이패드의 키보드, 마우스처럼 쓰게 해주는 '유니버셜 컨트롤'이고, 다른 하나는 마스크를 쓴 채 페이스ID를 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유니버셜 컨트롤을 잠깐 짚어 볼까요. 유니버셜 컨트롤은 애플이 강조하는 기기 간, OS 간 연속성의 한 갈래입니다. 여러 대의 애플 기기를 쓰고 있어도 아이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모든 기기가 '온전히 내 것'으로 통합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서 에어팟이 한 번의 페어링으로 모든 기기에 동시에 연결되기도 하고, 클립보드에 붙여넣은 내용을 다른 기기에 붙여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애플은 아이패드를 맥의 보조 디스플레이로 쓸 수 있는 '사이드카'를 2019년부터 넣어 왔습니다. 기기끼리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연결성의 개념을 확장시켜 준 것이지요. 이번에 더해진 유니버셜 컨트롤은 특히 맥과 아이패드 등을 여러 대 쓰고 있어도 기기 간의 제어가 통합되면서 마치 하나의 기기를 쓰는 것 같은 경험을 줍니다. 지난 6월 WWDC에서 발표된 이후 조금 오래 기다리긴 했지만 연결도, 활용도 이질감 없이 잘 작동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마스크 쓰고 페이스ID 잠금 해제입니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2022-04-04
반도체 상식 한방에 해결.. 용어 30개로 산업 훑어보기
반도체 기사엔 전문 용어가 참 많이 쓰입니다. 해당 용어에 익숙한 분들도 물론 계실 텐데요. 공학적 배경지식이 부족한 (저 같은^.ㅠ)사람들은 모든 용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몇 개 용어의 뜻은 알지만, 다른 몇 개는 어렴풋이 알고, 또 다른 몇 개는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번쯤 반도체 관련 용어들을 짚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도체 이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 30개를 정리했습니다.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친근한 비유도 활용했고요. 관련 비즈니스 트렌드가 있다면 함께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본 기사가 반도체 이슈를 접할 때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 반도체 개념과 정의를 잘 잡고 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에 1번으로 넣었습니다. 우선 (제품으로서의)반도체는 디지털-전자기기를 제어하거나 정보를 기억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떨 때는 전기가 통하고 어떨 때는 전기가 안 통하는 반도체라는 물질의 특성을 활용한 것입니다. 디지털-전자기기를 제어하는 핵심 부품인 만큼, 반도체는 거의 모든 디지털-전자 기기에 탑재됩니다. 반도체가 없으면 그 흔한 자동차 열선시트 하나를 못 넣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세탁기, 냉장고, 자동문 등.. 반도체가 들어 있지 않은 물건을 찾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우주 스타트업 컨텍은 왜 제주도를 선택했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양경준님의 기고입니다. 우주지상국 사업의 잠재력 2019년 컨텍(CONTEC) 이성희 대표는 제주도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놀러다니느라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 대표는 제주에 우주지상국을 세울 만한 장소를 찾고 있었습니다. 우주지상국 (Space Ground Station)이란 하늘에 떠있는 인공위성이 생성한 데이터를 내려받는 시설을 말합니다. 인공위성이 지구를 촬영한 영상 데이터는 계속 쌓이고 무한정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보관하고 삭제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전에 생성된 영상 데이터는 지구로 보내 별도로 저장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인공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내려받는 역할을 우주지상국이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주산업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주지상국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우주산업은 과거 국가가 주도하던 '올드스페이스' 시대에서 일론 머스크가 만든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선언한 것이 기폭제가 되어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빠르게 등장하며 경쟁하고 있고 투자 수익의 기회를 포착한 벤처캐피탈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늘에 떠다니는 인공위성이 많아질수록 위성이 지나는 경로에 위성 데이터를 내려받는 우주지상국의 수요는 자동으로 많아집니다. 우주지상국 사업자라면 자리 깔고 앉아서 돈을 쓸어담을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양경준
크립톤 대표
2022-01-26
온라인 임장의 차원을 바꾸는 기업 'Matterport'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양동신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메타버스(Metaverse)가 정말 핫합니다. Meta와 Universe의 합성어인 이 단어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까닭은 90년대 인터넷의 등장과 같이 무언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싸이월드와 비교되며 조소 섞인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가상현실에서 아바타 같은 캐릭터를 활용하고 도토리를 주고받으며 사회문화적 활동을 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을 보면 조소 섞인 평가를 섣부르게 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인 것이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ICT)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의 혁신인데요. 테슬라가 보여준 자율주행차량의 혁신은 인공지능(AI)의 존재로 가능했던 것이고, 멀게만 느껴졌던 사물인터넷(IoT)도 테슬라가 AI 데이에서 선보인 '테슬라봇'으로 더 큰 진전을 예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싸이월드 시절에는 휴대폰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으며, 현재 M1 max 맥북과 당시 구닥다리 맥북의 성능 차이는 현재 테슬라 모델 3와 당시 기아 옵티마 정도의 성능 차이와 비견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사이 아이폰과 갤럭시는 수십 번의 발전을 거듭했으며, 현재 우리는 아주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기술의 발전 중 눈여겨봐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매터포트(Matterport)라는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현실 세계의 디지털화 기술입니다.
양동신
2021-11-25
바퀴 안에 들어간 모터가 바꿀 자동차의 미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전기차의 동력장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배터리라고 하죠. 전체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싼 부품일 뿐 아니라, 배터리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가에 따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결정되니까요. 그런데 배터리와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모터입니다. 전기차가 발전하면 할수록 점점 더 중요해질 분야이기 때문에, 전기·자율주행차의 미래를 알아보거나 혹은 이 분야에 투자하실 때 함께 공부해두면 좋을 겁니다. 모터의 미래에 대해선 다양한 방향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인휠 모터(In-Wheel Motor)입니다. '인휠'이란, 바퀴 4개 안쪽에 각각의 모터가 들어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럼 이게 왜 중요할까요? 인휠 모터가 어떤 것이며, 왜 자동차산업을 바꿀 수 있는지, 현재 기술개발 정도는 어떤지와 그 한계와 가능성을 알아보겠습니다.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 우선 인휠 모터를 설명드리기에 앞서,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의 차이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내연기관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파워트레인(Power Train)이라 부릅니다. 엔진에서 발생한 힘(Power)을 바퀴로 전달하기까지의 장치들이 마치 열차(Train)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 것처럼 길게 연결돼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죠. 이 용어가 쓰이게 된 건 자동차 역사만큼 오래됐는데요. 옛날에는 자동차가 전부 후륜구동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FR(Front engine Rear drive· 엔진은 앞에 있고 뒷바퀴가 구동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 용어가 딱 들어맞았습니다.
최원석
2021-11-23
알고 보면 여전히 강력한 정보 입수 방법, 'RSS' 활용하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요훈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2018년, 일본 '콤니코'사에서 '10대에서 30대 여성의 SNS 이용 스타일'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요. 모두 예상하셨을지도 모르지만, 그 결과가 꽤 흥미로웠습니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 정보 검색에 해시태그, 그러니까 SNS 게시물을 볼 때 따라붙는 '#' 마크를 가진 꼬리표를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1) 검색창에 검색어를 넣고 2) 결과가 표시되는 화면을 보고 3) 필요한 링크를 골라 클릭 하는 형태가 아니라 1) 어떤 내용을 알고 싶으면 2) 그에 맞는 #태그를 확인해서 3) 클릭한다는 겁니다. 검색 내용은 SNS마다 다릅니다. 트위터에서는 지진이나 열차 지연 같은 정보를 확인하고요. 인스타그램에선 현재진행중인 트렌드, 다시 말해 내가 '미래에 경험하고 싶은 것'을 미리 찜해두고 관찰한다고 합니다. 필요한 정보는 '좋아요'를 눌러 북마크하고요.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다니는 '검색형', 알고리즘이나 포털 편집자에게 맡긴 소극적인 '푸시형'을 지나 원하는 정보를 추적하고 필요한 내용만 뽑는 '축적형' 정보 소비자가 확 늘어난 겁니다. 이미 이렇게 하고 계실 듯해서 소개하기도 좀 민망하긴 한데요. 그렇다면 왜 다들 이렇게 하고 있을까요? 사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막 도입되던 시기, '정부가 너무 많아졌으니, 정보 소비 방식을 바꿔야 한다'라는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왔습니다.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2021-11-22
스마트폰 다음은 정말 메타버스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요훈님의 기고입니다. IT기업들은 요즘 '애프터 스마트폰' 시대 준비로 분주합니다.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2021년 하반기 하드웨어 발표 시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7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3/플립3' 발표를 시작으로 (참조 - '갤럭시 Z 플립3'는 스마트폰 시장을 구원할 수 있을까요?) 9월 9일에는 페이스북이 스마트 안경 '레이벤 스토리'를 선보였고, 9월 14일에는 애플이 '아이폰 13'을 소개했습니다. (참조 - 아이폰13 마케팅, 뭐가 그리 다를까요?) 9월 22일에는 MS에서 '서피스 프로8'과 '서피스 랩톱 스튜디오'를 공개했고요. 9월 25일에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팬 이벤트 '투둠(TUDUM)'이 열렸습니다. 9월 28일에는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 등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스파이가 하나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만.. 뭐,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니(?) 넘어가기로 하겠습니다. 비슷한 하드웨어 발표 이벤트지만, 각자 주장은 모두 다릅니다.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2021-10-19
탄소중립 시대에 꼭 알아야 할 에너지 이야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양동신님의 기고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필자도 반감이 먼저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참 사람들 단어 만들어내기 좋아하네'가 처음 들었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정말 그러한 변화가 산업과 정책의 흐름으로 적용되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적어도 우리는 현재 산업혁명 이후 가장 큰 폭의 변화의 순간에 살아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영국 에너지 위기의 원인 최근 영국을 중심으로 전력 도매가격 상승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이 때문에 많은 국내 주요 언론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현실적이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영국에서는 이 같은 에너지 위기의 원인을 재생에너지에서 찾고 있지 않습니다. 아래 가디언 기사를 보면 현재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1) 중국의 COVID 이후 경기회복 2) 러시아의 가스 게임 3) 에너지 변환을 꼽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조 - What caused the UK's energy crisis?) 여기서 3번 에너지 변환이 국내 주요 언론에서 다루는 것이지만, 이 또한 영국에서는 에너지 변환 과정의 일부로 보고 있지, 일시적인 전력 도매가격 상승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중단해야 한다는 논의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의 도입이 거스를 수 없었던 흐름이었던 것과 같이, 향후 수십 년간 화석연료의 2선 후퇴 역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제가 미래 화석연료를 '퇴장'이 아닌 '2선 후퇴'로 표현한 것을 의아하게 여기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가 우리 곁에서 사라지기 위해서는 수십년이 아닌 수백년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양동신
2021-09-30
마블의 멀티버스 부럽잖은 'API 유니버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온라인 업계에서는 굉장히 익숙해진 용어인데요. 아웃스탠딩 정지혜 기자님이 인터뷰했던 가수 중에 API에서 이름을 따온 걸그룹이 있을 정도로, 너무나 자주 접하는 단어입니다. (참조 - 노션도 주목한 세계 최초의 걸그룹 스타트업, 'API' 이야기) 실제로 온라인 서비스를 만들거나 사용할 때 API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전 기고에서 API를 쓰지 않고 넷플릭스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API에 대해서 설명한 적이 있는데요. (참조 - API 없이도 넷플릭스의 어깨에 올라탄 서비스들) API를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실전화에 비유해서 설명했습니다. API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시스템이 데이터를 확인하거나 UI까지 제공해주는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의 방식입니다. 무려 1970년대에 등장한 이후 웹서비스가 생겨나면서부터 Web-API는 계속해서 그 쓰임새가 진화해 왔는데요. 모바일 서비스 환경으로 넘어가면서 이제는 API-Driven Development라는 개념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업계에서 일한 10년 사이에도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API의 비중은 계속 커졌습니다. 개발환경뿐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도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API를 온라인 서비스에서 사용해온 방식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API가 보여주는 '느슨하면서도 탄탄한 유대'가 마치 현대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웹 2.0 시대와 API 본격적으로 웹에서 API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웹 2.0'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했을 때부터였는데요.
이미준
프로덕트 오너
2021-09-23
찌르레기 떼, 자율주행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8월 19일 테슬라의 신기술 이벤트 'AI 데이(AI Day)'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 성과가 공개됐습니다. 천재 과학자 안드레이 카파시 등이 나와 테슬라가 차량에 탑재한 8개 카메라의 수집 영상만으로 어떻게 자율주행AI를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흥미진진한 정보를 전해 주었고요. 자사 슈퍼컴퓨터의 AI 학습용으로 쓸 독자개발 프로세서(D1)를 공개한 것도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행사 전체를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복잡해지더군요.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따라서 실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최대 강점이라면, 다른 회사들보다 일반 운전자들이 타는 차량에서 자율주행에 근접한 운행 정보를 손쉽게 대량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일 텐데요. 이런 대량의 실전 데이터를 슈퍼컴퓨터에 넣어 AI를 학습시킴으로써, 완전한 자율주행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AI데이의 설명을 통해 테슬라에도 아직 미해결의 많은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수작업,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론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말입니다. 업계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고 여겨지는 테슬라의 방식, 즉 외부에서 제공하는 정밀지도, 차량 간 혹은 차량·인프라 간 통신을 사용하지 않고 차량 자체의 컴퓨터비전과 AI 알고리즘만으로 완전 자율주행에 도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찌르레기 떼의 비행 여기에 대해 하나의 의문점 또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기사가 있는데요. 최근 미국 전자산업 전문지 'EE타임스(Electronic Engineering Times)'에 실린 내용입니다. (참조 - 'Self-driving is hard'?! No Duh, Elon)
최원석
2021-09-14
1970년대, 컴퓨터 탄생의 비화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정지훈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글에서 미국과 한국의 벤처기업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PC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다룬 바 있습니다. (참조 - 실리콘밸리 벤처 1호와 한국 벤처 1호, 얼마나 닮았을까요) 실리콘 밸리 벤처의 원조인 HP가 1968년에 제작한 HP 9100A 이야기를 다뤘죠. 사람에 따라 이 HP 9100A를 최초의 PC로 보기도 하지만.. 1974년에 소개된 알테어 8800을 최초의 PC로 보는 시각이 더 많긴 합니다. 그런데 이 알테어 8800 탄생의 비화가 무척이나 재미있습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사가 여기에서 같이 시작합니다. 한편, 우리나라 최초의 벤처기업인 삼보컴퓨터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삼보컴퓨터가 1981년에 만든 SE8100과 뒤를 이어 상용화한 트라이젬 20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했다는 역사를 전해드렸는데요. 우리나라 컴퓨터의 역사에서는 이들 제품 이전에 제작되었던 최초의 컴퓨터의 탄생에 얽힌 비화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 한국 최초의 컴퓨터는 1973년에 만들어졌으니 알테어 8800이 소개된 시기와 비슷하네요. 오늘은 세계 최초의 PC와 한국 최초의 컴퓨터 탄생의 역사를 나란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비록 한 쪽은 PC 개발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한 쪽은 최초의 디지털 컴퓨터 개발에 대한 이야기지만..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미국, 각각에서 컴퓨터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각각의 사건이 만들어낸 궤적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알테어, 미지의 신세계를 향해 세계 최초의 PC로 일컬어지는 알테어 8800을 탄생시킨 사람들은 미국 공군에서 연구를 담당하던 에드 로버츠와 포레스트 밈스 3세입니다. 1969년, 이들은 로켓을 제작하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제작 키트를 만들어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MITS라는 회사를 창업합니다.
정지훈
2021-08-27
정말 동메달이 은메달보다 행복할까요? 인공지능으로 알아봤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민동규님의 기고입니다. 약 17일간 전 국민의 마음을 들썩였던 도쿄 올림픽이 8월 8일을 마지막으로 폐막했습니다. 사실 처음 올림픽이 개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어휴.. 코로나인데 굳이 해야 하나..?' '남들 운동하는 거 봐서 뭐해'라며 회의적이었는데요.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제덕쿵야를 따라 화이탱!!!!!!!을 외치는 절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메달의 색과 상관없이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제 마음도 다시금 화르륵 타올랐습니다. 아! 물론 이번에 타오른 열정도 '쓸모없는 인공지능 만들기'라는 이상한 방향이었지만 말이죠! 호기심의 발단은 바로 영국의 한 복서였습니다. 영국의 복서 벤자민 휘태커는 도쿄 올림픽 복싱 결승전에서 패하면서 은메달을 수상했는데요. 이 선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시상대에서 고개를 떨구고 은메달을 주머니 속에 감춰 화제가 되었습니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두 동메달 수상자와 대조되는 휘태커의 모습은 참 아이러니했죠. 저 사진을 보고 있자니, 문득 어디선가 들어본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동메달을 딴 선수는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행복하다" 흐음.. 그럴듯하긴 한데요. 칭찬 양파, 혈액형 성격, 선풍기 사망설 등 각종 유사과학에 배신당하며 자란 저로서는.. 이러한 올림픽 속설, 직접 증명해보지 않고는 못 믿겠더라고요..!
민동규
카이스트 Information System 박사과정
2021-08-17
'도요타 하이브리드' 독보적인 기술의 함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시장에서 이기려면 남보다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어야겠죠. 그리고 그 기술을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만 확실하다면, 성공이라는 문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1997년 등장한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카 도요타 프리우스가 그랬습니다. 지금도 도요타 하면 프리우스이고요. 하이브리드카 하면 도요타를 떠올리죠.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너무 복잡하고 정교해서, 경쟁사가 쉽게 따라 할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도요타의 이미지를 격상시킨 기술, 도요타의 상징과도 같은 기술이지만, 성공한 하이브리드 기술이 역설적으로 도요타의 혁신을 막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 엔진과 모터를 함께 구동해 연비는 2배로 개선하고 배출가스는 크게 줄이는 이상적인 기술이었죠. 하지만 엔진과 모터를 함께 움직인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구동계통을 한 차량에 동시에 넣는다는 것. 2개의 구동계통을 넣는다는 것은 그만큼 비싸고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카는 기본적으로 비싼 시스템입니다. 도요타도 처음엔 엄청난 적자를 내면서 개발한 것이고요. 2003년에 2세대 프리우스가 나오면서 겨우 손익을 맞출 수 있었고, 이후 2009년 3세대에 와서야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2015년의 현행 4세대부터 수익 안정권에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지구상의 어떤 다른 자동차회사도 도요타와 같은 수준의 하이브리드카를 같은 원가로 내놓기가 어렵다는 얘기죠. 전 세계에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에 맞설 만한 수준의 제품을 비슷한 가격대로 내놓는 회사는 딱 두 군데 있습니다. 혼다와 현대기아차죠. 혼다는 기술적으로는 도요타에 맞설 수 있지만, 원가 면에서 열세입니다.
최원석
2021-07-19
인공지능으로 가상의 'SM상 아이돌'을 만들어봤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민동규님의 기고입니다. 여러분 혹시 이 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바로 음악 유튜버 루이인데요. 루이커버리라는 음악 유튜브를 운영하는 루이는 최근 본인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 인물임을 밝혔습니다. "진짜 얼굴이면서 연기하는 거 아님?" "와 얼굴 360도 돌리면 100만 구독자 갈 듯" 충격과 공포에 빠진 네티즌들은 기대와 의심을 한껏 품은 댓글을 남겼죠. 음.. 루이커버리의 성장을 응원하긴 하지만.. 아쉽게도 루이가 저 방법으로 구독자가 100만명이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얼굴이 가상인 거지 몸은 실제 배우라서 목이 360도 돌아가면.. 음.. 안되거든요.. 루이는 인공지능을 통해 생성된 얼굴을 실제로 촬영한 배우의 몸에 입히는 방식으로 탄생합니다. 이런 가상 인물 기반 콘텐츠는 얼굴의 특징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브랜드에 특화된 얼굴을 가진 모델을 만들거나, 배역에 딱 맞는 등장인물의 외모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 가수 혹은 배우와는 달리 모델 변경을 통해 체형을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또 작품의 시간 흐름에 맞춰 외모의 연령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민동규
카이스트 Information System 박사과정
2021-07-07
테슬라는 어떻게 '제로백 2초'짜리 차를 만들 수 있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테슬라는 자사의 플래그십(旗艦) '모델 S'의 신모델인 '모델S 플래드(Plaid)'를 9년 만에 내놓고, 지난 6월10일 고객 인도식을 열었습니다. CEO 일론 머스크가 무대에 나와 여러 가지를 설명했는데요.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그중 '가속 성능'에 관한 것입니다. 머스크는 이날 "모델S 플래드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99초로, 양산차 최초로 2초의 벽을 깼다"고 밝혔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가속 성능의 지표 관련 얘기.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에선 '제로백' 즉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 미국에선 정지 상태에서 60마일까지 걸리는 시간을 사용합니다. 이 글에선 한국에서 익숙한 제로백으로 바꿔 얘기해 보겠습니다. 제로백으로 따지면 모델S플래드는 2초 약간 넘는 정도겠네요. 차에 관심이 많은 분이 아니라면, 제로백 2초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해 볼게요. 대개의 승용차는 제로백이 10초 내외입니다. 엔진 성능이 뛰어나지 않다면 10초 중반까지 올라갈 수도 있고요. 성능이 좋다면 9초, 8초까지 내려갈 수도 있겠지요. 그럼 차가 튀어나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제로백이 어느 정도일 때부터일까요?
최원석
2021-07-05
한국 인터넷은 어떻게 처음으로 연결됐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정지훈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월드와이드웹(WWW) 원본 소스 코드가 NFT로 만들어져 경매에 부쳐졌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세계적인 경매업체 소더비(Sotheby's)에서 6월 23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약 60억원(540만달러)에 낙찰됐다고 합니다. (참조 - WWW 최초 설계도 NFT 경매 60억원에 낙찰) 이번에 경매에 부쳐진 건 월드와이드웹 소스 코드와 포스터로 프린트할 수 있는 벡터 파일, 코드를 타이핑하는 모습이 담긴 30분짜리 무성 동영상, 그리고 개발자인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가 직접 쓴 편지입니다. 월드와이드웹은 팀 버너스리가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1989년 최초로 고안한 것입니다. 그가 이 기술을 특허로 등록하지 않고 전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개방했기에 오늘날 우리가 그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고 있지요?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제가 쓴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직접 사용하고 있는 한국의 인터넷 역사에 대해서는 많이들 모르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대한민국 인터넷이 처음 연결되던 시기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을 연결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라는 이야기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연결한 순서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을 선도한 국가 중 하나였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계십니다. 그 때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습니다. 1982년 5월 15일, 서울대학교와 구미 전자기술연구소(KIET) 사이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실험이 성공했습니다.
정지훈
2021-07-01
입는 로봇이 개발되면 휠체어는 필요 없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윤희님의 기고입니다. 제 아이는 10년 동안 휠체어를 탔습니다. 사람들은 장애를 극복하는 신기술 뉴스가 나오면 제게 보내주곤 합니다. '이런 기술이 있으니 미래에는 걱정할 게 없다' 라고 하면서요. 몇 개 기억나는 게 있습니다. TED 콘퍼런스에도 소개됐던 '입는 로봇'인 '외골격 로봇(exoskeleton)'입니다. 입으면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어서 산업 혹은 군사 용도로 많이 쓰입니다. 척수마비 장애인도 이 로봇을 착용하면 걸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개발되고 있죠. 단 비쌉니다. 한 유럽 기업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생산 단가만 4만5000달러, 즉 4500만원 가량입니다. 그리고 선천적으로 걸을 수 없는 경우엔 근육량 때문에 이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참조 - Exoskeleton developers must keep improving capabilities, cost, says maxon manager) 몇 년 전 계단을 오를 수 있는 휠체어 영상도 주변에서 많이 보내줬습니다. 스케보 브로(Scewo Bro)라는 스위스 회사에서 만든 휠체어입니다. 정말 획기적이더군요. 동시에 '이건 또 얼마나 비쌀까?' '돈을 많이 벌어야 하나'란 생각도 들었는데요. 실제로 이 휠체어의 가격은 4000만원(약 4만달러) 이상입니다. 제가 봤던 한국에서 보았던 가장 비싼 수입 활동형 휠체어가 1000만원대이니 그보다도 4배가 비싸네요. 결정적으로 국가에서 주는 휠체어 보조금이 200만원 남짓인 걸 생각하면, 정말 돈을 많이 벌어야겠죠. 저는 다른 게 걱정되더군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의 발전이 자칫 세상의 장애물을 개인이 그 기술을 사서 극복해야 한다는 식의 편견을 낳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홍윤희
2021-06-02
2010년대를 수놓은 빅테크기업들의 흑역사 기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요훈님의 기고입니다. GAFA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거대 IT기업 구글(Google), 애플(Apple),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의 앞글자입니다. 스콧 갤러웨이가 자신의 저서 '플랫폼 제국의 미래'에서 말한 '플랫폼 제국(The Four)'이 바로 이들입니다. 우리 말로 하자면 '사대천왕' 정도 될까요? 실은 요한묵시록의 4기사에서 따왔다고 하는군요. (참조 - 플랫폼 제국의 미래) 플랫폼을 주로 다룬 책이라서 GAFA라 불렀지만, 여기에 뺄 수 없는 기업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입니다. 보통 GAFA에 MS를 합쳐서 '빅5 거대 IT기업'으로 칭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GAFA보다 GAFAM이 더 많이 사용됩니다. 가끔 주가 상승률이 높다고 넷플릭스나 테슬라를 넣기도 하지만, 영향력 측면에서 두 기업을 빅 5와 나란히 놓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거대 IT기업에게도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흑역사가 반드시 있는 법입니다. 많은 소동을 일으키기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도 하죠. 거꾸로 생각하면, 빅5가 지닌 약점이 드러난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2021-05-31
어려운 클라우드 용어 20개를 쉽게 설명해봤습니다!
클라우드는 최근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힙니다.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커지며 SaaS, MSP 등 관련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죠. 문제는 클라우드라는 기술을 설명하거나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클라우드라는 기술 자체도 다소 복잡하고요, 이를 활용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멀티 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분류법 혹은 사용 방식에 따라 '○○클라우드' 같은 용어들이 파생됐죠. 결과적으로 전공자나 현업자가 아닌 이상 클라우드 관련 정보를 접해도,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취재를 하며 새로운 용어를 마주하면 이를 공부하는 데 제법 시간을 들이곤 했죠. 그래서! 전공자 혹은 클라우드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관련 이슈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용어를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본 기사에서는 클라우드 이슈를 접할 때, 주로 마주하게 되는 단어 20개 선정해 정리해봤고요. 오류를 범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쉽게 설명 하려고 했습니다^.ㅠ 자, 그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온프레미스와 전산실 사실 '온프레미스'나 '전산실'은 클라우드와 직접 연관이 있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이후 용어들을 원활하게 설명하기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산실은 쉽게 말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를 모아 둔 공간인데요, 보통 회사 건물 내에 있습니다. 과거 IT 인프라를 활용하는 회사 대부분은 전산실을 가지고 있었죠.
슈퍼카가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방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우리는 꿈을 파는 회사로 남고 싶습니다" 디즈니 같은 회사의 CEO가 했을 법한 이 말의 주인공은 '페라리'를 이끌었던 루카 디 몬테제몰로 회장입니다. 정확히는 "우리는 단순히 차가 아닌, 꿈을 파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차를 좋아하신다면, 마음속에 페라리 한 대쯤은 품어보셨을 겁니다. 페라리가 아니라면 람보르기니나 포르쉐.. 시대를 대표하는 슈퍼 스포츠카를 꿈꾸고 계시겠죠. 저를 비롯해 자동차 저널리스트라고 다르진 않습니다. 언제나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동차를 대하려 노력합니다만, 다들 차를 좋아해서일까요? 이런 아름답고 빠른 차를 취재하다 보면 일반적인 양산차에서 볼 수 없는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끼거든요. 무엇과도 닮지 않은, 그 브랜드만의 정수가 담긴 빼어난 디자인! 시트 바느질 한땀 한땀에도 다 이유가 있는 감성 품질! 심장을 뛰게 만드는 그 우렁찬 엔진음! 생각 그 이상을 넘나드는 퍼포먼스까지! 많은 분들이 고성능 슈퍼 스포츠카에 열광하는 이유도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3-26
"이건 자선사업이 아닙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양동신님의 기고입니다. 빌 게이츠가 오래만에 책으로 돌아왔습니다. 1999년 '생각의 속도' 이후 무려 22년 만의 귀환이지요. '생각의 속도'의 원제목은 'Business @ the Speed of Thought'인데, 이는 사업과 기술을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세계 최고 소프트웨어 기업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충분히 전문성을 가지고 설파할 수 있는 주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의 제목은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인데요, 사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다소 의아하기는 했습니다. (참조 -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물론 빌 게이츠는 그간 계속해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수장을 해왔던 것은 아닙니다. 20세기 말부터 세계 최고의 부자 타이틀을 유지하던 그는 2008년부터 MS에서 전일제 근무를 그만두고, 2020년에 이르러 완전히 이사직에서 떠나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하 게이츠 재단)'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이츠 재단은 본래 세계 보건 및 개발, 교육 등을 중심으로 시작한 자선단체인데, 이와 관련하여 아시아 및 아프리카 등 다양한 개발도상국을 다니며 빌 게이츠는 자연스럽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인더스트리에서 근무하는 필자는 책이 보이자 즉시 서점에서 구입해 퇴근길에 단숨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자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빌 게이츠가 보는 기후변화는 어떤 것일지 궁금했기 때문이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빌 게이츠와 같은 시대를 살아갈 수 있어서 참 다행이란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똑똑하고 부유하기도 하지만 착하기도 하며 유능하기까지 합니다. 그럼 책을 좀 들여다보면서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 보겠습니다.
양동신
2021-03-19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더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닙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류영훈님의 기고입니다. 제가 처음 암호화폐를 접했던 2013년 말만 해도,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실은 저조차 당시 제 영혼을 바쳤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에서 게임 머니를 구하다가 정말 우연히 비트코인을 알게 됐습니다. 만약 그 게임을 하지 않았더라면, 시간이 흐른 뒤 미디어를 통해서야 처음 들어봤을 겁니다. 전 2016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2017년 중순 무렵, 슬슬 미디어에 비트코인이 등장하기 시작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수많은 암호화폐는 '그들만의 리그' 같았습니다. 기존 금융권에서는 인정해주지 않았고, 코인에 투자한다고 하면 대부분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소위 '코인충'이라 부르며 깎아내리는 뉘앙스의 글도 많았죠. 얼마 전, 저희 할머니의 핸드폰에 '업비트'를 깔고 사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비트코인이 1000만원을 갓 넘던 시절에 "그런 위험한 건 얼른 팔고 현금화하라"던 할머니께서 먼저 제게 물어봐 주셨습니다. 비트코인이 100만원쯤 하던 시절에 중학교 친구에게 몇 개만 사 놓아보라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친구는 주식만 하겠다며 흘려 넘겼죠. 평소에도 자주 연락하는 친구이긴 한데, 최근 비트코인이 5000만원을 넘으니 투자할만한 암호화폐를 추천해달라고 따로 연락이 왔습니다.
류영훈
2021-03-12
클럽하우스의 똑똑하고도 뻔뻔한 솔루션, 모더레이터
영단어 'Moderate'는 묘한 단어입니다. '완화하다, 조정하다'라는 의미로, 무엇이든 간에 극단적인 상태를 피하고 적당한 선 안으로 조절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마치 극단적인 상태는 조절하고 통제해야 하며, 중립적이고 온화한 상태를 추구해야 한다는 가치판단을 내재한 단어처럼 느껴집니다. 여기서 파생된 '모더레이터(Moderator)'는 '조정하는 사람, 중재하는 사람'이 될 텐데요, 보통 토론 사회자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행사의 진행자를 모더레이터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인터넷 악성 콘텐츠를 검수하는 직업을 '콘텐츠 모더레이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종종 쓰이긴 했지만 아주 흔한 단어는 아닌데, 요즘 이 모더레이터라는 말이 유독 많이 들립니다. 바로 장안의 화제 클럽하우스 덕분입니다. (저도 귀에서 피가 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덜 흔한 얘기를 해 보려고 하니 '뒤로가기'는 누르지 말아 주세요.) 클럽하우스는 2020년 3월 만들어진 양방향 오디오 기반 SNS입니다. 일론 머스크, 마크 주커버그 등 명사가 사용하는 SNS로 화제가 되었고요, 중고거래 시장에서 초대장이 거래될 정도였습니다. (참조 - 머스크·저커버그도 '주목'... 대화형 SNS '클럽하우스'가 뭐길래) 현재 천만 다운로드를 넘었고, 기업 가치는 1조원이나 됩니다. iOS에서만 서비스하는 데다가 아직 베타 버전인데 말이죠. (참조 - 요즘 핫한 '클럽하우스' 오디오 혁신의 신호탄 될까)
조혜리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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