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수잔 워치츠키 유튜브 CEO의 입장

2017.08.11 13:49

 

구글 유튜브의 대표 수잔 워치츠키가 포춘에 기고한 글입니다. ‘제임스 다모어 사건’에 대해 썼습니다. 


http://fortune.com/2017/08/09/google-diversity-memo-wojcicki/

어제 딸이 뉴스를 읽고 물어보더군요.엄마, IT 업계, 리더 자리에 여자가 별로 없는 게 정말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이야?”

 

노골적이든, 뒤에서 소곤소곤 나오는 이야기든, 누군가의 마음 깊숙이 있던 생각이든, 테크 쪽에서 일하는 저의 경력 내내 따라붙은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일한 곳에선 다행히도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 조나단 로젠베르그, 빌 캠벨 등 멘토들이 서포트를 해줬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조차 이런 경험을 했다면 이 생각이 업계 전체에 얼마나 일반적으로 퍼져있는지를 알 수 있죠.

 

저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따라오는 모욕감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의문을 받는 직업에 소질이 있었고, 잘하고 싶었습니다. 헌신했고요. 그런데 이 산업에서의 주요 행사와 소셜 모임에서 제외됐고요. 외부 리더들을 만나려고 할 때 그들이 일부러 주니어 남자 동료를 내보내는 일을 여러번 겪어야 했습니다. 사내에서 제 의견은 무시당했지만, 그 의견을 남자들이 주장했을 땐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이 있었고요.

 

몇 번을 당해도 상처받는 건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지난주 이 메모가 사내에 도는 것을 보고 또 고통받아야 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같이 고통받을 거라고 공감했고요. 그 다음엔 구글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생각했습니다. 이 메모가 돈 뒤로 이제 반드시, 공적인 공간에서 그들의 능력을 검증해야만 하는 그들을요. 더 잔인한 건 그들의 동료가 저지른 짓 때문이란 점입니다. 그리고 전체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생각했습니다. 안그래도 일하면서 이 산업 영역에서 내재적으로 있었던 편향을 이제는 외재적으로도 마주해야 하니까요. 계속 당하면서 생각했습니다. 다른 STEM 영역에선 젠더의 갭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T에선 왜 지속되는가, 이 흐름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가, 컴퓨터과학을 공부하는 젊은 여성들이 포기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죠. 그리고 제 아이가 그걸 물었을때, 그러니까 제 생애에서 극복해야할 것에 대해 질문했을 때 비참했습니다. 잠재적인 편향성이 대물림되는 것만 같아서요.

 

어떤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메모를 감싸더군요. 구글은 표현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지켜야만 할 가치로 공표해왔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신념을 공공에 표현할 권리는 있을지 몰라도, 여성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지속시키는 발언에 대해 회사가 액션을 취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회사는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거나 동료에게 적대적인 말을 하면서 회사 분위기를 흐리는 행위에 매일같이 대응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이라는 단어를 흑인, 히스패닉, LGBTQ 직원들로 대체해서 “너는 생물학적인 차이 때문에 테크 산업에서 뒤쳐질수밖에 없고 리더 역할을 맡을 수 없다”고 하면 어떨까요? 그룹들을 비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의 언어가 무수한 형태로 생산될 수 있고 이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다 생각하고 나서 딸에게 대답했습니다.

 

“아니, 사실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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