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으로 이세돌 9단을 이긴

인공지능(AI) ‘알파고’를 기억하시죠.

 

그후 AI는 IT 업계에서 어딜 가도

언급될만큼 대세 중 대세가 됐죠.

그만큼 기술이 무르익었다는

신호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경기 중계 사진, 사진=딥마인드)

(사진=딥마인드)

 

돌풍의 핵이었던 알파고도

여전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인수한 영국 AI 스타트업

딥마인드가 알파고의 개발사죠.

 

세 명이 시작했던 이 회사의

CEO이자 컴퓨터 프로그램 설계자,

 

(사진=트위터)

(데미스 허사비스 CEO, 사진=트위터)

 

데미스 허사비스가 알파고의

진화 방향을 설정하는데요.

 

역사에 길이 남을 이벤트를 벌인

허사비스 CEO가 파이낸셜타임즈에

장문의 에세이를 기고했습니다.

 

AI 개발과 발전을 가능하게 했던

패러다임의 변화부터 시작해서,

창시자가 생각하는 ‘알파고’의

좀 무서운(?) 의의를 풀었습니다.

 

진지하고 깊지만, 어렵진 않고요.

그만의 시각이 담겨서 재미있네요.

 

1.변화의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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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문명은 참 놀랍습니다”

 

“출장 가려고 비행기를 탈

때마다 괜히 놀라곤 하는데요.

매일 구름 위로 동체를

띄운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죠”

 

“인간의 유전자 지도도 완성했고요.

슈퍼컴퓨터와 인터넷을 발명했고!

날아가는 혜성에 착륙하기도 했습니다”

 

(사진=GIPHY)

(사진=GIPHY)

 

“입자가속기를 이용해서 분자들을

빛의 속도로 충돌시킬 수도 있구요.

아, 사람을 달에 착륙시키기도 했네요”

 

“이 모든 걸 가능케한 단 하나의 이유,”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3.3파운드(약 1.5kg)짜리 뇌입니다”

 

“이제까지 이 뇌가 꺼내놓은

가장 파워풀한 아이디어는 아마

‘과학적 방법론’일 것입니다.

덕분에 그간 굵직한 발전들을 거뒀죠”

 

“하지만 지금은 변화의 시점입니다.

기후변화, 거시경제, 알츠하이머 병까지

정복해야할 문제들은 극도로 복잡합니다”

 

“수십억명의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잡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결정할 문제들이죠”

 

“탑클래스의 과학자와 의사,

엔지니어들은 기존의 방법을 버리면서도

이 복잡한 이슈들을 정면으로

마주해야하는 과제를 떠안았습니다”

 

hassabis

 

“어려움의 정체를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면요”

 

“첫째, 하나의 필드를 완전히

씹어먹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사진=GIPHY)

(사진=GIPHY)

 

“아마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전 영역의 지식을 이해하고

학습한 마지막 사람일 겁니다.

이후론 ‘전문 영역’이 생겼죠”

 

“그만큼 세대와 기술이

빠르게 변했고 발전했습니다”

 

“요즘 시대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일생을 다 바쳐야

천체물리학이나 양자역학 중

하나라도 다 공부할까 말까죠^^;”

 

“둘째, 수식으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사진=GIPHY)

(사진=GIPHY)

 

“케플러는 지구 밖 행성의

이동을 수식으로 정리했고요.

뉴턴은 지구의 물체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지금의 문제들은 결이 다릅니다.

깔끔하고 단순한 형태의 수식엔

눌러담을 수 없는 것들이 많죠”

 

“동적이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2. ‘지능’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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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앨런 튜링, 존 폰 노이만 등

컴퓨터와 그 이론을 만든 학자들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었습니다”

 

“‘정보이론’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란 걸 알고 있었죠.

거의 모든 것을 이 패러다임으로

읽어낼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다고요”

 

“즉 정보가 에너지나 물질만큼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삶의 요소가 될 거란 거죠.

연구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정보는 ‘정제된 데이터’인데요.

그러니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지능’이 무엇인가 하는 겁니다”

 

지능은 구조화되지 않은 정보를

유용하고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으로 바꾸는 과정 전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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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AI가 나올 차례입니다”

 

AI는 지능을 만들어가는 도구죠.

과정들을 합성하고 자동화하며,

최적화해서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요”

 

“평생을 바쳐서 이 도구를

최대한 발전시키고 싶은데요.

요즘은 이 연구가 유행을 좀 타네요”

 

“사실 AI는 맥락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것을 의미할 수 있죠”

 

3. 허사비스 CEO의 접근법

 

(딥마인드 사무실, 사진=딥마인드)

(딥마인드 사무실, 사진=딥마인드)

 

“딥마인드의 접근법은

딱 두 가지입니다”

 

‘학습’‘범용성’이죠”

 

“앞선 연구자들과는 매우 다른,

좀 급진적인 출발점입니다”

 

“과학 발전에 필요한 AI를

개발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고요.

그것만 충족시킨다면 어디든지

사용할 수 있는 AI를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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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학습’

 

“컴퓨터가 지식을 ‘발견’하길 원하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줘야죠”

 

“딥마인드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컴퓨터가 날 것의 경험에서 직접 배우고

-특정 작업을 마스터하도록 만드는

이 방법을 알고리즘으로 개발하고 있죠”

 

“이게 무슨 의미냐면,

컴퓨터가 지식을 추상적으로 학습하지 않고,

감각적인 현실을 기반으로 얻는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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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범용’

 

“컴퓨터가 하나의 프로그램만 배워도

다른 일을 ‘혼자서도 잘하는’ 거죠”

 

“2015년 이미 증명되긴 했습니다”

 

(아타리 게임)

(아타리 게임)

 

“컴퓨터가 하나의 프로그램을 학습했는데요.

기본적인 아타리 게임 몇 개를 해내더군요.

픽셀과 득실점상황만 입력했는데도요!”

 

“알파고가 지축을 흔들기 전,

딥마인드가 거둔 일련의 성공은

저희의 접근법-‘학습’, ‘범용성’-

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4. IBM의 딥블루와 알파고

 

“알파고가 이전과 얼마나 달랐고

혁신적이었는지를 비교하려고요”

 

(사진=IBM)

(사진=IBM)

 

“1997년 IBM이 만든 AI

딥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꺾었죠.

그때도 알파고 때만큼 이슈였는데요”

 

“컴퓨터 훈련법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프로그래머와 체스 마스터들이

한 자리에 둘러 앉았습니다.

프로그래머들은 마스터들의 노하우와

계산법을 뽑아내서 코딩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즉 슈퍼컴퓨터는 장인정신으로

촘촘하게 짜여진 규칙을

아주 잘 배운 모범생이었습니다.

실전에선 변수의 조합을 무차별 대입했죠”

 

“딥블루의 승리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요”

 

“컴퓨터의 지능보다는 프로그래머와

마스터들의 역할이 컸다고 봅니다.

또 컴퓨팅 파워가 훨씬 중요했고요”

 

“알파고는 확실히 지능이었죠”

 

“우주의 원자개수보다 많은 수의

조합이 가능한 게임이 바둑입니다.

그래서 무차별 대입 방식이나

주먹구구식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사진=딥마인드)

(사진=딥마인드)

 

“그러니 필승전략도 공식화할 수 없죠.

단 한번의 수로 판이 달라지니까요.

치밀한 계산이 필요했던 체스게임관 달랐죠”

 

“이세돌을 포함한 바둑 챔피언들은

직관과 본능으로 이 복잡성을 풀었습니다.

‘이게 맞겠다’ 싶으면 거기 수를 뒀죠”

 

“바둑에 직관의 영역이 있음을 알고,

사람의 전문성은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범용성’과 ‘학습’을 위한

알고리즘만을 알파고에 입력했어요”

 

“그리곤 아마추어들의 경기를

수천번 돌려서 보여줬어요.

‘합리적인 인간들은 어떻게 경기하나’

이걸 학습시키고 싶었거든요”

 

“또 알파고가 서로 다른 버전의

게임을 수천번 플레이하도록 했습니다.

실수하고 지면서 배우도록 했어요.

그렇게 이세돌을 이겼던 겁니다”

 

(사진=딥마인드)

(사진=딥마인드)

 

“3천년의 규칙이 녹은 바둑에서

알파고는 창의적인 수를 둬서

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라운드의 37번째 수였죠”

 

hassabis

 

“‘기계가 과학적인 발견을 성취해서

다른 사람과 세대에 전수할 수 있다’

알파고의 의미는 이것이었다고 봐요”

 

5. AI가 그려갈 미래

 

hassabis

 

“알파고를 범용으로 풀면

다양한 도메인에 사용될 수 있어요.

목적을 하나로 정확하게 정해주고,

프로그램을 완전히 최적화해주면요”

 

“작동하는 환경은 아주 세심하고

예민하게 시뮬레이션해봐야겠죠”

 

“앞으로 몇십년 동안 과학자,

AI 연구자는 알파고와 비슷한

접근법을 사용해서 인사이트를

창출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소재 디자인부터 신약개발,

데이터센터 비용을 줄이는 일까지요”

 

(허블 우주 망원경, 사진=위키피디아)

(허블 우주 망원경, 사진=위키피디아)

 

“저는 AI가 허블망원경 같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더 멀리,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니까요”

 

“AI 알고리즘의 용도와

한계는 꾸준히 보완해야겠죠”

 

“하지만 사람의 눈이 놓친

패턴을 끄집어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선 전문가 수준으로

사람을 서포팅할 수 있을 겁니다”

 

“다른 파워풀한 기술들처럼

AI도 윤리적으로 책임감 있게

다뤄야한다고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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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인즉슨 AI가 발전하는만큼

사람도 배워나가야한다는 이야기죠”

 

“저는 언제나 물리학, 신경과학이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학문 주제라고 생각했어요”

 

“물리학은 우리의 바깥 세계를,

신경과학은 우리 몸(내부)를

고민하는 학문이기 때문이죠”

 

“AI는 이 두 학문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나아가서 꿈, 창의력, 의식의 미스테리를

AI로 풀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봐요.

인류가 독특한 생명체인 이유를

그때가 되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GIPHY)

(사진=GIPHY)

 

“AI로 인간의 학습체계를 구조화하는

바로 지금이 그 시작점이라고 봅니다”

 

* 포스팅은 과거 기사로
2017
 4 26일에 발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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