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

 

“모바일, 클라우드, 의료 기술은 무르익었고,

의학적인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는

휴대용 초음파 기기 ‘소논’을

만든 이유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ryu3

 

“음, 지금 이 순간에도

산모가 1분30초마다 한 명씩 사망합니다.

지병이 없어도 그렇습니다. 세계적으로요”

 

“교통사고, 테러, 재해 등

사건사고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매일 일어나고 있고요”

 

류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초음파 기기가 있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산모의 경우 초음파로

아기가 주 수에 맞춰 잘 자라고 있는지,

출산 임박해선 머리가 내려와 있는지,

양수의 양은 충분한지만 볼 수 있어도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하고요.

 

(휴대용 초음파 기기 '소논', 사진=힐세리온)

(휴대용 초음파 기기 ‘소논’, 사진=힐세리온)

 

사고 현장의 경우 복부 출혈 등

장기 손상이 있는지, 수술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서라고 하죠.

 

조금은 거창하게 들리는데요.^^;

 

결국 의사와 환자는 치료할 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고요.

환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겁니다.

 

이런 꿈을 갖기 전에,

사실 그가 힐세리온을 창업한

직접적인 계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소논을 만들어야만 했던 이유

 

류 대표는 뒤늦게 의학전문대학교에

진학한 케이스였습니다.

 

(사진=힐세리온)

(사진=힐세리온)

 

학업을 마친 뒤 2010년,

은평구 한 병원의

응급실 의사가 됐는데요.

 

여기서 충격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이것이 창업의 계기가 되었구요.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어느 날 정신지체 장애를 앓던 산모가

그가 있던 응급실로 실려왔습니다.

산부인과가 없는 2차병원이었는데

온 건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란 거였죠.

 

심장은 이미 멈춰있었고요.

남편 역시 정신지체 장애를 앓아서

전후 사정을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류 대표는 심폐소생술로

맥을 잡아준 뒤 15분 거리의

대학병원으로 산모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산모와 아이는 결국

둘 다 목숨을 건지지 못했다고요.

 

류 대표와 그의 아내도 당시

둘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ryu3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는

늘 죽음과 가까이 있습니다.

그러니 일희일비할 순 없고

주어진 일들을 하는데요”

 

“그래도 속은 상하니까요.

그때도, 산모가 실려왔을 때 구비된 건

모니터와 청진기뿐이었어요. 다만…”

 

“만약 초음파 기기를 쓸 수 있었다면,

산모와 아이 중 누구에게 처치를 우선할지

의학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게 계속 마음에 걸렸고 아쉬웠습니다”

 

응급실에 자체적인 초음파 기계를

설치하면 긴급한 환자를 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인데요.

 

류 대표에 따르면 초음파 기계는

일반적으로 대당 3천8백만원 정도입니다.

병원들은 응급실에 크게 투자하지 않고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때문에 모니터나 청진기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들을 진단하기 위해선

초음파 기계를 매번

끌고와야한다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체되기도 하죠.

 

의료 현장에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민을 거듭하던 류 대표는 2년 뒤인

2012년 힐세리온을 창업했습니다.

 

휴대용 초음파 기기를 직접

나서서 만들기로 한 거죠.

 

일반 병원에 있는

덩치 큰 기계 말고,

언제 어디서든 쉽게

쓸 수 있는 기기로요.

 

(사진=아웃스탠딩)

(최근 출시된 소논300으로 데모 시연한 류정원 대표, 사진=아웃스탠딩)

 

이런 휴대용 초음파 기기가 

이미 있기는 하지만 소논엔

와이파이 서버를 탑재해서

스마트폰과 바로 연결되도록 만들었고요.

 

곧 클라우드와 연결되어서 

1차병원, 2차병원이 데이터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서

가치를 더하고 싶다고 하네요. 

 

본인이 아니면 이걸 할 사람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기본_수정

“그래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던 의사직을

내려놓긴 어려웠을 것 같아요”

 

“늦게 시작하셔서

아쉬움도 남았을 것 같고요.

가정이 있으시기도 하니까요.

결심하셨을 때 어떠셨나요?”

 

ryu2

 

“제가 약간 도전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평생 같은 일을 반복하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물리학과 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요.

이후 소프트웨어 회사서 펌웨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가 되었는데요”

 

“2000년~2001년 벤처 붐이

일었을 때 창업했습니다.

이게 잘 안돼서 다시 IT 회사에 취직했죠.

여기서 기술총괄이사로 일했습니다”

 

“그러다 또 뇌과학 분야를 공부하고픈데,

의사가 되는 게 제일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의학전문대학교에 진학했죠”

 

“그러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에

초점을 맞추면서 일을 찾은 겁니다”

 

웃음_수정

“헉…사기캐의 향기가 솔솔…”

 

류 대표는 우선 팀을 꾸렸습니다.

 

업계에서 만난 정유찬 상무와 

공동 창업하기로 했고요. 

과거 창업했을 때 같이 일했던 후배를

지금의 연구소장으로 들였습니다.

 

놀람

전세금을 빼서(!)

초기 자본금을 만들었고요.

 

창업하고도 한동안은 류 대표가

응급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운영비를 댔다고 하네요.

 

사무실은 물론 없었고요.

지인의 사무실 한 켠에서

자리만 놓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힐세리온은 이제

막내 5년차, 중급 엔지니어 10년차,

더 잘하는 엔지니어는 13년차인

전체 25명의 팀이 되었습니다.

 

소논의 성적은…?!

 

(힐세리온 사무실에 전시된 소논 기기들, 사진=아웃스탠딩)

(힐세리온 사무실에 전시된 소논 기기들, 사진=아웃스탠딩)

 

힐세리온은 기존의 초음파 기계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소논 시리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ryu

 

“큰 건 진단용 장비로 실에 있고요.

저희 기기는 실을 벗어나서도

어디서든지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간 손상이나 복부에 피가 차 있는지

진단해야할 때 큰 기계를 끌고오기보다,

휴대용으로 바로 확인하게 하겠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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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논 시리즈는

주요 용도에 사용되는

초음파 기기로만 구성됐습니다.

 

총 세 개의 제품인데요.

 

-컨벡스 : 배(산부인과), 목 위주.

미션에 특화된,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

(770만원)

 

-리니어 : 근골격, 혈관, 근육 표면.

진료, 수술에 도움이 되는 커머셜 기기

(990만원)

 

-마이크로컨벡스 : 애완동물

(아직 총판 없음)

 

(동그라미 친 부분이 프루브, 사진=힐세리온)

(동그라미 친 부분이 프루브, 사진=힐세리온)

 

류 대표는 카메라 렌즈에 비교했습니다.

기기의 앞부분에 렌즈 기능을 하는

‘프루브’가 붙는데요. 이에 따라 이름이 정해지죠.

제조비용의 50%를 차지하는 부분입니다.

 

컨벡스론 예를 들면 망원렌즈로,

깊고 큰 영역을 볼 수 있고요.

리니어론 접사처럼, 5cm 미만의

얕은 부분을 섬세하게 봅니다.

 

(사진=힐세리온)

(사진=힐세리온)

 

류 대표는 처음엔 국내 시장만 보다가,

갈수록 제한적이라고 느껴서

계속해서 해외 시장을 두드렸습니다.

 

각 국에서 인증을 받은 이유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미국 식품의약국 (FDA) 인증,

유럽의 CE 마크를 받았네요.

 

기본_수정

“류 대표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휴대용 초음파 기기로 

FDA 인증을 받은 건 소논이 처음이라고”

 

이를 바탕으로 40개국에서

20개 총판 회사와 일하고 있습니다.

3개의 국제 보건 프로젝트도 맡았고요.

 

(사진=힐세리온)

(사진=힐세리온)

 

인프라가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

의료시설에 소논을 보급하고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용도도, 시각을 조금 더 넓혀서,

비행기, 배, 기차 등 교통수단의

응급실 어디나 비치되길 바란다고요.

자동제세동기(AED)처럼 말이죠.

 

매출은 조금씩이나마 늘었습니다.

2015년 8억원, 2016년 11억원으로요.

대표는 리니어가 효자였다고 하네요.

 

2020년이면 7조원 규모로 성장할

초음파 기기 시장에서 힐세리온의

작은 기기들이 활약할 수 있을까요?

 

비용 낮추고 유즈케이스 늘려라!

 

공장을 갖춘 하드웨어 업체다보니

제조비용을 줄이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성능을 향상시키면서 가격을 줄이려면

뒷부분을 집적화할 수밖에 없는데요.

프루브 가격은 아무리 해도 대량주문하지

않는 이상 축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류 대표도 다음 시리즈인 소논500에서 

제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사업적인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유즈케이스를 늘리고 스토리를

만드는 것 역시 해야할 일입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디데이'에서 소논이 사용됐다고. 제작진이 먼저 요청했다고 하네요, 사진=힐세리온)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디데이’에서 소논이 사용됐다고. 제작진이 먼저 요청했다고 하네요, 사진=힐세리온)

 

안심하고 사용해도 좋다면서

인식의 장벽을 허무는 일환이죠.

시장에 초기 안착할 때 중요합니다.

 

(사진=힐세리온)

(사진=힐세리온)

 

의료기기의 특성상 구매자와

엔드유저에겐 안전 문제와

레거시의 힘이 크게 작용해섭니다.

 

마지막으로 힐세리온이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나라마다 진성파트너를 구축하는 것

역시 아직 먼 길을 가야할 것 같고요.

 

‘교육’이 다음 BM?!

 

(사진=힐세리온)

(사진=힐세리온)

 

류 대표는 본인이 의료사업을 하지만,

커머셜로 지속하긴 어렵다고 이야기하죠.

공공재의 성격이 강해섭니다.

 

그래서 VR, AR 기술을 이용해

원격 의료 교육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네요.

소논300 시리즈로 수술하는 장면을

가상으로 보여주는 등의 교육 플랫폼이죠.

 

앞서 이야기한 과제에 더해,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까지,

힐세리온이 마주할 기회이자 리스크겠군요.

 

(참조 – 플랫폼 비즈니스 5가지 포인트)

 

기술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영향을 끼치고 변화를 불러오고 있지만요.

생명이 직결된 의료 분야는 보수적입니다.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만

아직도 낙후됐을 수밖에 없는 이유죠.

 

(참조- 의료용 VR 스타트업 마인드메이즈)

 

자동차 제조업계도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그런 분야 중 하나였는데요.

 

 

기술은 쭉 무르익어 왔지만,

정말 최근 십 몇 년 사이에서야

적극적으로 기술을 받아들였습니다.

 

자율주행차가 곧 도로를 달릴 것처럼요.

 

(사진=힐세리온)

(사진=힐세리온)

 

류 대표도 의료계가 얼리어답터처럼

막 기술을 받아들여서는 안되겠지만

변화할 때가 왔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힐세리온의 작은 초음파 기기들이

세계 무대에서 그 바람을 이끌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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