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아이템 구상은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모든 이들의 고민일 것입니다.

 

“오늘은 무엇을 쓰는 게 좋을까” 걱정하고

“혹시 좋은 주제는 없을까” 찾아보죠.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저도 그랬습니다. 초보기자 시절,

아이템 때문에 참 머리가 아팠는데요.

 

어느날 문득 글쓰고 취재하는 것도 힘든데

괜히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마음으로

나름의 방법론을 만들었습니다.

 

웃음

“물론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고요. ㅎㅎ”

 

“그저 글쓰고 기획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관련 내용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사실 아이템 구상, 그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상상하고

끊임없이 메모하면 되기 때문이죠. 

 

문제는 “어디서 영감을 받고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느냐”에 대한 것이죠. 

 

개인적인 경로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 번째, 일상 속에서 사색을 하며

문득 떠올리는 것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하철을 타면서, 길을 걸으면서,

잠자리에 들면서, 샤워를 하면서 말이죠.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머리가 피로감을 갖지 않은 상태,

 

딱히 할 게 없고

뭔가에 집중할 필요가 없는 상태,

 

가만히 있어도 이런저런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는 상태입니다.

 

대신 해당 분야에 늘 몰입돼 있어야

‘잡념’이 아닌 ‘아이디어’가 떠오르겠죠?

 

이와 관련해 유명 만화가 허영만씨는

다음과 같은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그는 차기작품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잠이 들었습니다.

 

이때 자각몽 상태에서

좋은 소재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자각몽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상태.

 

그는 꿈에서 깨지 않기 위해 

부인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불을 켜지 말고 어둑어둑한 상태에서

쓸 수 있게 펜과 종이를 달라고.

 

그리고 나서 꿈에 나오는 내용을

하나하나 적었다고 합니다.

 

흠.. 어마어마한 몰입이라 할 수 있네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말도 안되는 것,

허황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확실히 이중 일부는 창의적입니다.

 

두 번째, 현장에서 얻는 것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주변 지인과의 모임에서,

동료와의 대화에서, 이용자와의 대화에서,

거래처 담당자와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정답은 현장에 있는 법이라고.

 

굉장히 중요하고 꼭 필요한 작업이지만

모든 대화가 진귀한 것은 아닙니다.

 

통상 보석 하나를 건지기 위해

돌맹이 아홉개를 치워야 하죠.

 

그림6

 

그리고 이 방법은 필연적으로

네트워크(인맥)에 좌우되는 측면이 있는데요.

 

가능한 좋은 정보와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과 만나야 하고요.

 

이들이 했던 이야기 중에서

좋은 이야기만을 골라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중요합니다.

 

자연스럽게 상대방으로부터

좋은 소재거리를 이끌어내야 하죠.

 

세 번째, 콘텐츠 소비를 하면서 얻는 것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일종의 벤치마킹일까요.

다른 사람이 쓴 포스팅을 읽으면서

놓친 포인트를 캐치하거나 주제를 뒤집습니다.

 

독자가 더 재미있게 느낄 만한 주제, 혹은

자기가 더 잘 쓸 수 있는 주제로 말이죠.

 

예를 들면 “유아인, SNS를 통해 심경 밝혀”라는

포스팅을 읽었다고 가정하죠.

 

(사진=하이컷)

(사진=하이컷)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얼마든지 다른 각도로 쓸 수 있습니다.

 

유아인은 왜 자꾸 SNS로 분란을 일으킬까

-> 좀 더 사건 전반에 대해 깊이 파보는 것.

 

지난 5년간 유아인의 문제발언을 모아보자면..

-> 과거 기록을 추적해 사건 배경을 파악하는 것.

 

“역시 SNS는 인생의 낭비?”..스타들의 구설수

-> 아예 다루는 범위를 크게 확장하는 것.

 

유아인은 지드래곤에게 SNS를 배워야 한다

-> 모범사례를 통해 조언과 생각거리를 던지는 것.

 

유아인도 때로는 엄홍식으로 돌아가고 싶나보다

-> 연예인의 외로움을 부각시킴으로써 눈길을 끄는 것.

 

이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아이템 구상방법이고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마따나

해당 분야에 대해

전문성과 지식을 보유해야 합니다.

 

네 번째, 나만의 메트릭스를 짜는 것입니다.

 

평소 다루는 영역을 쪼갠 다음

기사 모티브에 맞춰 하나하나 조합합니다.

 

(사진=아웃스탠딩)

(사진=아웃스탠딩)

 

한번 해볼까요?

 

저는 IT/스타트업을 취재하는 기자고

이와 관련해 여러 세부 카테고리가 존재합니다.

 

먼저 업종별로 무엇이 있는지 나열해볼까요?

인터넷, 콘텐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방송통신..

 

그 다음 지역별로 무엇이 있는지 나열합니다.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인도, 유럽..

 

주제별로 무엇이 있는지 나열합니다.

사업, 재무, 투자, 시장, 트렌드, 인물, 서비스..

 

시기별로 무엇이 있는지 나열합니다.

연초,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연말..

 

마지막으로 콘텐츠 포멧별로 무엇이 있는지 나열합니다.

스토리텔링, 비교분석, 순위매기기, 리스티클, 인터뷰..

 

그러면 이제 이들을 조합하면 됩니다.

 

귀에연필

“얼마 전 사드사태가 잘 봉합됐는데

여기에 맞춰 기사 하나 쓸까?”

 

스마트폰검색

“주제는 중국 모바일시장 트렌드로 잡자. 

올해 어떤 앱개발사가 투자를 받았는지 조사하는 거야” 

 

“투자 규모대로 순위매기기를 하면 보기 쉽겠지?”

 

그렇게 파괴력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자신의 담당 분야를 넓게 조망할 수 있고 

나름 짜임새 있는 주제를 생각해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아이템을 구상하는 방식인데요.

이제는 이를 토대로 노트를 만듭니다.

 

저는 크게 세 가지 항목으로

아이템을 분류하는데요.

 

첫 번째는 제목 및 내용요약,

 

그림11

 

1. 절벽 앞에서 스톱이라 외칠 수 있는 용기

-> 최근 들어 폐업을 결정한 스타트업,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모바일 보급 이후

시장 전반적으로 모멘텀이 없기 때문인데요.

 

리스크를 안고 도전하는 모습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이제 그만이라 말할 수 있는 모습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마무리, 재도전을 잘할 수 있을까요.

 

2. 국감에 참석한 이해진, 벼르고 별렀던 의원들

-> 이해진 창업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국정감사 참석을 결정했습니다.

 

최근 여론조작 논란사태가 심화되면서

직접 노이즈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분석되는데요.

 

국회의원은 여론조작 논란사태와 더불어

뉴스정책, 골목상권 침해, 검색 중립성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면 한 눈에 어떤 기사를 쓸 것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예상 제작소요 시간.

 

그림12

 

어떤 아이템은 오늘 바로 쓸 수 있고,

 

또 어떤 아이템은 바로 쓸 수 있으나

특정 부분에 대해 사실확인을 해야 하고,

 

또 어떤 아이템은 최소 3일 이상이 걸릴 수 있고,

 

또 어떤 아이템은 거의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고

효과적으로 시간을 분배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기타 고려사항으로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적습니다.

 

그림13

 

시의성, 뉴스가치, 예상 바이럴 파워,

자료수집 난이도 및 방식, 개인 선호도,

관련 전문성, 동료평가 등을 생각할 수 있겠죠.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마도 사람마다 다 다를 텐데요. 

 

여기에 맞춰 항목을 설정하면 됩니다. 

 

그러면 나만의 보물창고,

나만의 아이템노트가 완성됩니다. 

 

그 다음은 이를 잘 활용하는 것!

 

일단 아이템은 다다익선입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고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적어줍니다.

 

최소 10~20개,

가능하면 30~40개 정도를

쌓아두길 추천합니다.

 

그러면 아이디어끼리 경쟁시킬 수 있고

별로다 싶은 아이디어는 과감히 폐기할 수 있습니다.

 

대신 버리더라도

대안을 남겨두고 버리는 게 좋습니다.

 

지금 쓰는 게 적절하지 않다면

주제나 시기를 변경해서 쓴다는 식으로 말이죠.

 

그 다음으로는

언제든지 꺼내서 쓸 수 있도록

중요도, 준비수준에 따라 나열을 합니다.

 

후보 1위.. 후보 2위.. 후보 3위..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더 나아가 여유가 있다면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기사를 쓰다가도 이런저런 이유로

잠시 정체구간에 놓이면

아이템 노트에 적힌 후보군을

고치거나 보완하는 것이죠.

 

그러면 나중에 자료수집을 하거나

글쓰기를 할 때 훨씬 공수가 줄어듭니다.

 

0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되죠.

 

서두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아이템 구상이라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자주자주 상상하고

자주자주 메모하면 최소 절반은 끝낸 셈이고요.

 

즉흥적으로 생각하기보단

나름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적용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이템 걱정은 하지 맙시다! 

 

*뉴미디어 글쓰기, 시리즈! 

작문도 새로운 디지털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참조 – 뉴미디어는 올드미디어와 어떤 점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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