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과거기사로

2016년 3월 23일에 작성됐습니다. 

 

국내 통신사들의 숙원은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의 성과입니다.

 

현대 통신사업은 망을 관리하는 사업(ISP)과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사업(ICP)으로 나뉘는데요.

 

전자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고

후자가 네이버, 카카오, 지마켓, 옥션 등이죠.

 

전자의 경우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이미 시장이 3대 과점사업자로 정리가 됐고

해외진출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더 큰 성장이 어려울 전망입니다.

 

(사진=아웃스탠딩)

(사진=아웃스탠딩)

 

반면 후자의 경우 경쟁시장으로서

매해 기술혁신과 진보가 이뤄지고 있으며

기존 비즈니스 인프라와의 결합이 가능한 한편

해외진출 또한 용이합니다.

 

그래서 통신사들은 자연스럽게

오래 전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눈여겨봤는데요.

 

3사 중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던 곳이

바로 SK텔레콤, 아니 SK그룹이었죠.

 

(사진=아웃스탠딩)

(사진=아웃스탠딩)

 

SK는 사업을 직접 벌이기보다는 

그룹 특유의 스킬이라 할 수 있는

M&A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먼저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과

PC통신 넷츠고를 합침으로써 SK컴즈를 출범시켰고

여기에 2002년 446억원을 주고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합병했습니다.

 

이듬해에는 싸이월드를 70~80억원 규모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했고

2006년 이글루스를 15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바로 엠파스를 820억원에 인수합병했습니다.

 

그 다음해인 2007년 말이 되자

SK컴즈는 시가총액 1조원에 도달했는데요.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5년 만에 유의미한 숫자를 만든 것이죠.

 

그 숫자는 거품이 아니었으며

충분히 증명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먼저 싸이월드는 국내 넘버원 커뮤니티로서

도토리로 대표되는 유료 아이템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뽑아냈습니다.

 

(설명이 필요없죠. 비트코인의 원조!, 사진=SK컴즈)

(설명이 필요없죠. 비트코인의 원조!, 사진=SK컴즈)

 

메신저 네이트온은

무료문자 서비스와 싸이월드의 연계에 힘업어

기존 강자였던 MSN을 몰아낸 뒤

당당히 선도서비스로 올라섰고

개인용을 넘어 업무용으로도 널리 쓰였죠.

 

(사진=SK컴즈)

(사진=SK컴즈)

 

검색사업부의 경우 국내 최고라 자부하는

엠파스 개발진이 주축이 돼

차별화되는 검색 서비스를 운영했으며

한때는 시장점유율 10%를 넘기도 했습니다.

 

(사진=SK컴즈)

(사진=SK컴즈)

 

마지막으로 네이트는

대규모 트래픽을 일으키진 못했으나

트렌디하고 1020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나름의 영역을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비즈니스 인프라가 만들어지기까지

M&A의 역할이 큰 것은 사실이나

 

싸이월드가 처음 인수됐을 때

이용자 300만명을 갓 넘은 수준이었고

네이트온의 경우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서

결코 돈빨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다 2009~2010년이 되면서

모바일이 전세계 IT산업을 강타했고

모든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SK컴즈의 역시 생존에 실험대에 본격 섰습니다.

 

결과야 다들 아실 겁니다.

 

폭망(폭삭망함)이라는 말보다

더 적합한 단어을 찾기 힘들 정도로

참혹한 결과를 맞았죠.

 

불과 3~4년 만에

대부분의 서비스가 망가졌으니까요. 

 

그 책임은 지금까지 SK컴즈를 불리고 키웠던

SK에 있다고 봐야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죠. 

 

먼저 싸이월드는 SK에게

최고의 사업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참 각별하고 독특한 존재였습니다.

 

유망한 기업 사서 잘 키운 케이스이죠.

 

(사진=SK컴즈)

(사진=SK컴즈)

 

하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공세에

이용자가 하나둘씩 떠나자

경영진은 어떻게 대처할지 몰랐습니다.

 

고민 끝에 최신 트렌드를 받아들이자는 목적으로

타임라인 적용 등 일부 기능을 바꿨는데요.

 

충성 이용자마저 이탈하는 계기가 됐죠.

 

그런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국은 너무 작으니 해외진출을 통해

원조 SNS 위상을 알리자는 황당무계한 발상을!

 

과연 높으신 분께서 트래픽 추이를 보고받고

내린 결정일까 싶습니다.

 

(자료=코리안클릭, 기간=2010~2012, 국내 월간 순방문자수)

(자료=코리안클릭, 기간=2010~2012, 국내 월간 순방문자수)

 

결국 서비스는 망가지고

종업원인수방식(EBO)으로 분사.

 

(참조 – 트위터는 왜 페이스북만큼 커지지 못했을까)

 

(참조 – 어떻게 페이스북은 한국시장에 무혈입성할 수 있었나)

 

네이트온도 그렇습니다.

 

당시 싸이월드의 경쟁자가 페이스북이라면

네이트온의 경쟁자는 카카오톡이었는데요.

 

스마트폰 보급에 맞춰 모바일 버전을

빠르게 내놓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버그 참 많았죠, 사진=SK컴즈)

(버그 참 많았죠, 사진=SK컴즈)

 

하지만 언론보도와 내부직원 증언에 따르면

문자메시지 매출하락을 염려해

굉장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더 나아가 무선웹 사업의 총괄권은

SK컴즈가 아닌 SK텔레콤에 있었습니다.

 

결국 유명무실한 서비스로 전락.

 

(참조 – (취재수첩)SK컴즈가 부활하려면)

 

검색사업도 마찬가지.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의 이용률이

급격히 빠지고 재무적 위기가 오자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택했고

그 일환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들어갔던 검색사업을 접었습니다.

 

아마도 집중과 선택을 고민했고

투자비용이 매몰비용이 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는 생각이었겠지만

검색사업은 인터넷기업이 가진

모든 수익모델 중 가장 알짜였습니다.

 

특히 SK컴즈가 인수한 엠파스의 개발진은

자부심과 실력 모두 대단하기로

유명했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참 아쉬운 일이죠.

 

2010년 4분기와 2015년 4분기

사업별 매출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매출 : 660억원 -> 189억원

디스플레이광고 부문 : 301억원 -> 71억원

검색광고 부문 : 101억원 -> 99억원

콘텐츠(도토리) 부문 : 260억원 -> 18억원

영업손익 : 31억원 -> -14억원 

 

(사진=SK컴즈 IR자료)

(사진=SK컴즈 IR자료)

 

*현재 검색광고 매출이 예상보다 빠지지 않은 것은 

지난 5년간 단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추정. 

 

지금은 네이트판이 먹여살리는 분위기입니다.

 

아, 그나마 네이트가 지난 몇 년간

신성장동력으로 울궈먹고 있는 게 있는데요.

 

글로벌 다운로드 2억 건의 싸이메라죠.

 

(사진=SK컴즈)

(사진=SK컴즈)

 

최근 뉴스를 보니까

본격적인 수익화 활동에 나선다고 하는데

이것은 정말 2년 넘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이미지 SNS와 사진 보정기능 모두

시장 포지션이 애매해 돈 벌긴 힘들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던가 그게 아니라면

정말 뭔가 보여줬으면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SK컴즈는 4년 넘게 적자를 내고

코스닥 관리종목으로 편입됐는데요.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SK컴즈를 망가뜨린 SK로서는

SK컴즈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대한

이슈가 남았기 때문이죠.

 

SK와 SK컴즈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정거래법과 엮이게 됐는데요.

 

현행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증손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으며

굳이 보유하겠다면 손자회사로 하여금

증손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토록 해야 합니다.

 

재벌기업이 마치 문어발처럼

다수 회사를 거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죠.

 

현재 최태원 회장은

SK -> SK텔레콤 -> SK플래닛 -> SK컴즈,

이런 식으로 지배권을 갖고 있는데요.

 

SK컴즈가 여기에 딱 걸리죠.

 

(사진=아웃스탠딩)

(사진=아웃스탠딩)

 

SK그룹으로선 크게 네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살린다

 

1.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시킨 뒤 대안을 모색한다. 

2. SK플래닛과 합병시켜 손자회사로 편입시킨다.

 

*버린다

 

3. 외부에 매각한다.

4. 대충 시간 끈 뒤 상장폐지시킨다.

 

SK의 생각은 3번인 듯 합니다. 

 

어차피 비즈니스 인프라가 망가진 상황에서

다시 살리기엔 어렵다고 봤고

굳이 버리기로 한다면 아무래도 상장폐지는 부담이겠죠.

 

왜냐면 다수 투자자로부터 엄청나게 욕을 먹는 동시에

SK그룹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테니까요.

 

그래서 연예기획사 iHQ(구 싸이더스)에 팔려고 했습니다.

 

(사진=iHQ)

(사진=iHQ)

 

물론 iHQ가 총 맞은 것은 아니기에

그냥 사려고 하진 않고, 주식교환 방식을 택했습니다. 

 

iHQ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현금을 들이지 않고 SK컴즈를 가져간 뒤

적당히 ‘연예기획사와 포털의 만남’ 이런 식으로 포장,

누군가에게 되팔려고 했나 봅니다.

 

재계 3위 기업이자 M&A시장 큰 손인

SK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고요.

 

(참조 – SK그룹-MBK파트너스, 협력 관계 금가나)

 

하지만 “우리가 왜 SK컴즈를 사니”라는

채권단의 반응으로 실패! 

 

이때 공정위가 빨리 정리하는 지시를 내리자

결국 SK텔레콤으로 하여금 인수,

시간벌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중앙일보 그룹 디지털사업 책임자였던

박상순씨를 구원투수로 영입했는데요.

 

(사진=SK컴즈)

(사진=SK컴즈)

 

현재 상황은 다시 원점이라 할 수 있죠.

 

과연 SK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일단 두 가지는 확실해졌죠.

 

시장의 평가가 땅바닥에 떨어졌다는 것과 

SK그룹 또한 SK컴즈의 회생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 

 

고로 1번, 3번은 무진장 어렵습니다.

 

결국 답은 2번, 4번인데

SK플래닛은 스스로 챙기기도 힘든 상황에서

혹 하나 더 붙는 것을 극력 반대할 거고요.

 

(사진=SK플래닛)

(사진=SK플래닛)

 

준비되지 않은, 공개시장 입성도 싫겠죠.

 

그렇다고 상장폐지가 되는 것을

바라볼 수 만은 없으니 SK로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음.. 진퇴양난? 자업자득이 더 맞겠죠?

 

현실은 4번!!

 

바로 얼마 전 SK텔레콤은 SK컴즈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

코스닥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복사하는중

“그럼 좀 더 발전적이고 건설적으로

SK컴즈가 회생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돼?”

 

스마트폰검색

“SK가 SK컴즈를 망가뜨린 과정을 살펴보면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될 때

대기업 단점이 모두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

 

*비전문가 경영진

 

주요 사업조직이 망가지는 과정을 보면

업종이해가 부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졸속대응만을 반복.

 

*낙후된 의사결정구조와 책임

 

대표이사는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해

성공경험이 없는 SK텔레콤 출신이 도맡음.

 

자연스럽게 내부 사업조직 중 하나로 인식됐고

판단을 내릴 때마다 그룹의 눈치를 볼 수 밖에.

 

*매출잠식에 대한 우려감

 

그러면 뭔가 챙겨주기라도 해야 하는데

무선사업 매출이 잠식된다는 이유로

사사건건 모바일사업에 트집잡기.

 

*조직 전반에 깔린 나태함

 

서비스 및 업데이트 수준 또한 그렇게 높지 않고

버그가 많아서 끊이지 않는 이용자 원성. 

 

코믹스럽게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앞서 언급한

네 가지를 반복하지 않는 데 있다고 볼 수 있지”

 

“먼저 유능한 경영자를 영입한 뒤

큰 틀에서의 사업전략만 합의한 다음

세부적으로 무엇을 하든지

그룹에서 터치하면 안되겠지”

 

“즉 전문경영인이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의사결정권과 자율성을 부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가

나올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바꿔야겠지”

 

“물론 이미 사내벤처제도를 도입하는 등

몇 번 시도했는데 다 실패하긴 했지만”

 

화남

“이어 최대한 기존 매출을 방어하고

몇 개 신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성과를 내는 게 답”

 

“가능하면 네이트 이용자가

젊은 10~30세대라는 것을 이용해

트렌디한 서비스를 내놓는 게 맞겠지?”

 

웃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현금이 500억원 가량 있고

비즈니스 인프라가 모두 붕괴돼 레거시(유산)에 따른

조직 내부저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즉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해선

기존 터를 부숴야 하는데 지금이 딱 그런 상태!” 

 

놀람

“다행인 게 맞아?”

 

“그런데 새로 온 박상순 대표가

처음으로 非SK텔레콤 인사인 데다가

삼성전자, 이베이코리아, 네이버를 거치는 등

나름 경력이 화려하던데 잘할 수 있으리라 봐?”

 

웃음

“일단 지켜봐야겠지.

부디 SK컴즈의 구세주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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