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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웃스탠딩)

 

여기는 샤로수길의 한 맥주가게.

 

한 여성분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넛츠플래닛’에서

2년째 일하고 있는 이혜지 씨네요.

 

기본

큰 규모의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하다가

스타트업 세계로 발을 들인 사람입니다.

오늘도 야근이 코앞까지 다가왔지만요.

무사히 일을 쳐내고 약속 장소에 왔습니다.

 

가만 보니 누군가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것 같은데요.

때마침 구석 창가 자리에서

어떤 남성이 손을 흔듭니다.

 

슬픔

취업을 앞둔 경제학과 남일헌 씨.

공부도, 동아리 일도 성실히

쭉 열심히 해온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취업 시즌이 다가오니

조바심이 나긴 마찬가지였어요ㅜ

 

그러다 문득 과 동아리에서 만난

같은 과 혜지 선배를 떠올립니다.  

냉큼 불렀고, 모임이 성사됐습니다.

 

이야기들음

“잘 지내? 너무 오랜만이다~

내가 대학 졸업한 게 3년 전이니까

복학생이던 네가 취준생이 됐구나”

 

웃음

“선배도 잘 지내셨어요?

선배가 졸업하시고 나서 멘토로

학교 오셨던 게 엊그제 같은 데

2년이 훌쩍 지나버렸어요”

 

“소식은 SNS로만 봤는데 요즘

그 뭐냐, ‘넛츠플래닛’ 다니시더라고요!

이직하신 거예요? 회사는 다닐 만 해요?

 

행복

“야. 취준생이라서

이것저것 궁금한 건 알겠는데

여기 왔으면 맥주부터 시켜야지ㅋㅋ”

 

“일단 뭐 마실지부터 시키고

얘기는 찬찬히 하자, 찬찬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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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giphy)

 

기본

“그래서 오랜만에 연락한 이유는

왠-지 취준 때문일 것 같긴 한데.

정확히 듣고 싶은 말이 뭐야?”

 

멘탈붕괴_수정

“어.. 그러니까

제가 요즘 취준을 하려니까 생각이 많아져서요.

아직 졸업하진 않았지만.. 졸업예정자로 몇 군데

이력서 넣어봤는데 떨어졌어요. 진짜로 전부다

 

“이젠 제가 뭘 하고 싶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러다 보니 뭘 준비해야 하는지도 까마득하고..”

 

전화

“그래서 요점은?”

 

이해안됨

혹시 스타트업에서 일하면

어떤지.. 그런 게 궁금해서요

 

“저도 선배랑 비슷하게 마케터의 길을

걸을 테니 더더욱 선배의 생활이 어떤지,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ㅠㅠㅜ”

 

게임하는중_수정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검색해봤지만

되게 좋다는 글도 있고,

진짜 별로라는 악플도 있더라고요.

이런 것만 봐서는 전혀 몰라서요”

 

“그렇다고 무턱대고 지원하자니

잘 몰라서 두려워지기도 해요ㅠㅜ”

 

기본

“(꿀꺽꿀꺽) 후- 그래서 네 요지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 뭐가 좋은지,

안 좋은지 궁금하다는 거고”

 

“나는 내가 아는 선에서 솔직하게

얘기해주면 된다는 거네. 그래서

너는 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은데?

 

놀람

“그.. 그런 걸 못 정하겠으니까

선배한테 여쭤보려는 거죠ㅠㅜ”

 

전화

너야말로 솔직해져 봐

 

“당장 취업이 안 된다 하더라도

남들은 대기업 공채, 공무원 시험

그런 곳 준비하는데 너는 왜 굳이

스타트업에 눈을 돌리는 거냐고”

 

“남들이 가는 길 안 가고

굳이 그걸 고민하는 이유가 뭐야?”

 

슬픔

“아.. 진짜 팩트폭행ㅠ;;

대기업에 떡하니 합격한다면

당연히 저도 다니고 싶겠죠

 

“근데 취업이 녹록지도 않고ㅠㅜ

대기업에서 온갖 꼰대들을 만나서

어떤 고생 할지 진저리나기도 해요”

 

“회식도 가야 하고 복장도 단속받고,

야근 안 하면 눈치 주는 그런 거요..

게다가 위에서 뭐 시킬 때 군말 없이

해야 한다면 이해하기 힘들 것 같아요;;”

 

아빠힘내세요

“그에 비교하면 스타트업은

그나마 수평적인 문화고, 다들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라니까..“

 

“좀 더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겠지 싶었어요..!”

 

이야기들음

“그래도 스타트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적힌 말들에 무게를 실어주는 모양이구나.

하긴. 나도 큰 데 다니다가 1년 만에 여기로

이직할 때도 비슷한 걸 기대했던 것 같아”

 

좀 더 개방적이고, 남이 억지로 시키는

서류작업과 회식의 연속에서 조금은

해방된 삶일 것 같더라고”

 

“그런데 말이야”

 

놀람

“그런데…!”

 

놀람

“사회생활 3년 해봤다고

꼰대 짓하긴 미안하지만

학생 때 기대했던 ‘수평적인 문화’랑

실제로 겪는 ‘수평적 문화’는 좀 다르더라고

 

“어찌 보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기 전에

내가 떠올린 건 학교 동아리에 가까웠어.

말 그대로 영-한 느낌? 허물없이 지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뛰어드는, 그런 거”

 

슬픔

“근데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회사 일이라는 게 그럴 순 없잖아.

다 돈 벌어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이해안됨

“저도 알죠, 그 정도는ㅠㅜ

그래도 스타트업이 좀 더

유연한 분위기 아니냐는 의미였어요”

 

전화

너는 그게 좋은 분위기라고 보니?

 

놀람

“예?”

 

슬픔

유연한 분위기는 어쩌면

부담스러운 걸지도 몰라.

예컨대 이런 거. 마케터로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쳐”

 

“근데 마케팅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잖아.

네가 학교에서 배운 건 별로 없고, 그나마

너 스스로 이것저것 건드려봤겠지만

실전에 써먹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거야”

 

“그러니 일단 하나를 제대로 하자고

느낄 수도 있는데, 아니. 설령 네가

콘텐츠 마케터로 지원해서 들어간다 해도

퇴직할 때는 모든 마케팅 툴을 핥게 될걸

 

고개숙임

“아니면 팔자에 없던 보도자료를 쓰거나.

당장 우리 회사 개발자님도 처음부터

디자인을 할 줄 알아서 해당 업무를 하고,

기획 회의에 들어오게 된 건 아니야;;”

 

“스타트업에선 손이 부족하고 일은 다급하니

전방위 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어. 그걸 견디면

전천후가 되는 거고, 아니면 어중이떠중이인 채로

스트레스만 받는 거고. 그게 스타트업인 것 같아”

 

웃음

“서… 설마 저 같은 초짜한테 시키겠어요”

 

화남

“그래서 공고를 자세히 뒤져보면

경력직을 뽑으려는 스타트업이 허다해”

 

“차라리 스타트업에서 경력직 뽑는 건

이해라도 가지. 자원이 부족한 곳인데

생초보 뽑아서 처음부터 가르치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잖아…

 

“그리고 스타트업에선

‘초짜’라는 마인드가 문제지,

초짜인 거 자체가 문제는 아니야.

스타트업이 괜히 ‘스타트업’이겠니”

 

멘탈붕괴_수정

“흐에ㅠㅜ”

 

슬픔

사수가 없는 곳도 많아서

내가 가는 길 내가 개척해야 하고.

내가 선택해서 하는 일에 딸려오는

잡무도 거의 다 스스로 처리해야 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게 하기 싫은 일을

안 해도 되는 곳이란 의미는 아니잖아

 

“차라리 규모가 크면 고통 분담이라도 되지.

여긴 잡무에, 어쩔 수 없이 쳐내는 일에

내 본래 업무까지 자발적으로 빡빡하게

밀고 나아갈 줄 알아야 한다고 봐”

 

기본

“나한테 권한과 함께 의무까지 주어져서

내가 내 일에 대해 최대한 책임지고,

알아서 끌어가는 ‘사서고생파’가 아니고선

 

도리어 그런 분위기에 있는 자체가

너무 피곤하고 곤욕일지도 몰라ㅎㅎ”

 

공부_수정

“그래도 제가 ‘한 성실’ 하잖아요…!”

 

전화

“요즘 워라밸이라는 말도 유행인데

여기 업계 몇몇 대표들은 워라밸

정의부터 달리하는 걸로 유명해”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해서

일과 삶이 융화되면 그게

밸런스라고 보는 사람도 많아”

 

놀람

“근데 얼마 전에 과 친구들 만나서

이렇게 얘기했다가 겁나 욕먹었어.

퇴근 시간은 지켜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한국 회사들은 다 이상하다고 말이야”

 

“자기 발로 이곳에 들어와서 주말에도

일에 대해 고민하면서 열심히 달린다는 게

모두에게 통용될 만한 정서는 아니긴 하지”

 

드레스

“그러니까 잘 생각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너는 뭔가 시도해보고픈 일이 있어서 그걸

네 결정에 따라 하는 게 맞는 사람인지,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이야.

‘너 자신’에 대한 고민이 먼저야!”

 

그걸 알고 나서야 스타트업이 너에게

어떤 곳인지 정해지는 거라고.

네가 ‘사서고생파’가 아니면

스타트업은 이상한 곳일 수도 있어”

 

(사진출처=giphy)

(사진출처=giphy)

 

놀람

“사…살벌하게 말씀하시네요ㅠㅜ

솔직히 취준생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고민해서

거기에 맞춰 뭘 고를 입장은 아니잖아요. 모든 걸

다 준비할 순 없고;; 그런 철학적인(?) 고민 말고

 

스타트업에서 일하면 좋은 점, 좋은 점은 뭐 없어요?”

 

이야기들음

“ㅎㅎ미안미안해. 이번 주가

빡세서 내가 너무 험하게 말했네”

 

“굳이 스타트업에서 일해서 좋은

다른 점들을 꼽자면.. 어쨌든 나한테

권한이 많으니까 회사 업무를

내 중심으로 굴릴 순 있어

 

“그래 봤자 내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고.

아까 말한 것처럼 내가 바라보는 방향과

내 일이 향하는 방향이 일치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좀 더 의욕을 내기만 하면

내 손에 걸친 다양한 업무를

고삐 삼아 이랴이랴 달릴 수도 있고”

 

행복

“약간 일중독같아요ㅎㅎㅎ”

 

행복

“같이 속력을 맞춰 달리는 동료가 있으니까

그나마 버틸만해. 무엇보다 이 판에 와서

실력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그러면서

내가 성장한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좋아”

 

“당장 여기 이직해왔을 때 내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만 봐도 전혀 다른 걸.

지금은 최소한 사업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지켜보는 입장에서 마케팅을 고민하는 편이야”

 

좋은 동료들과 일하며 내 실력이 쌓이고,

내가 성장하는 만큼 회사도 성장하는 걸

그때그때 느낄 수 있다는 건 아무래도

큰 규모 회사에선 얻기 힘든 경험이잖아”

 

음악

“처음 취업 준비할 때만 해도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도 몰랐는데 도리어 대기업에 들어가 보니

뒤늦게 내가 어떤 놈인지에 대해 깨달은 거지”

 

“때론 번아웃이 몰아닥쳐도 컨디션 다시 추스르고

‘내 일’에 몰입하는 게 나쁘지 않아. 2년 전과 다른

지금의 내 모습이 나름 맘에 든다는 의미야ㅎㅎㅎ”

 

게임하는중_수정

“하아… 냉탕과 온탕을 오가네요.

그래서 전 어떡해야 할까요ㅠㅜ”

 

기본

“뭐.. 스타트업에서 일할까 고민해볼 정도면

어느 정도 ‘사서고생파’에 속할 수도 있으니까.

네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스타트업 채용 공고를 지켜봐야지 싶네”

 

이해안됨

“선배의 기준은 뭔데요?”

 

이야기들음

“내 기준? 각자의 기준이야 다르다지만..

해결하려는 문제가 명확하고, 그걸 좀 더

흥미로운 사업모델로 풀어보려는 곳이 좋아.

쟁쟁한 사람들 모인 곳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아 맞다. 그리고 지원하기 전에 뒷조사하거나

면접 때 미리 떠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하더라”

 

놀람

“예컨대 어떤 거요?”

 

슬픔

“예컨대 그 회사의 재무상황이 괜찮은지.

혹시 거기 평판 중에 재무관리를 엉망이라는

평가가 왕왕 보이면 ‘피해요’ 확률이 높아져.

그나마 받던 네 월급을 못 받을 수도 있잖니;;”

 

슬픔

“아;; 스타트업은 그런 변수도 있네요”

 

전화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들어가서 회사 좋은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보존’이 되는지, 내 개인의 커리어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일구는 과정이라 봐야 해”

 

웃음

“새삼스럽게… 당연한 걸 왜요?”

 

고개숙임

“회사가 언제 망할지도 모를 뿐더러

스타트업에도 이상한 사람(?)은 분명 있거든”

 

“만약에 다 좋은데 대표가 너랑 안 맞고, 기이하다고 생각해봐.

동료들과 함께 목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대표의 목표를 이루는,

폐쇄적인 작은 공화국이라면…(?!) 네가 눈엣가시라면 어쩔래?

내가 잘리더라도 살아남을 채비는 어느 정도 해두자는 거지

 

멘탈붕괴_수정

“…????????????”

 

슬픔

“스타트업 다니는 직원들 사이에는 그런 말이 있어.

다들 스타트업이라는 로켓에 올라타라고 하는데..

로켓은 삼단분리된다는 걸 잊지 말라고

 

“때론 일과 삶을 밀착시킨 나머지

회사와 한 몸(?)이 되는 직원도 있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게 있다는 말이야”

 

“이렇게 의욕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것도

결국 ‘나’를 중심으로 뒀기 때문이라는 거

 

“그러니까 스타트업이라서 얻을 수 있는

좋은 경험, 네트워크를 최대한 얻으면서도

자기 계발, 자기 보존(특히 건강 쪽으로ㅠ),

더불어 자기 PR도 게을리하면 안된다고 봐”

 

화남_수정

“… 취준생에게 들려주는 조언치곤

너무 꿈도 희망도 없는 거 아닌가요

그냥 토익 준비나 계속해야 하나..

자괴감 들고 괴롭네요 허허허”

 

놀람

“그… 그러게. 내가 줄곧 내 하소연만 했네;;ㅎㅎ”

 

기본

“그래도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지. 핵심은..

네가 얼마나 ‘나 중심’으로 일하는 스타일인지,

그에 따라 네가 버티는 풍경이 달라진다는 거야”

 

“어차피 공채 시즌도 끝났는데 찬찬히 생각해봐.

일단 돈을 많이 받는 게 중요한지, 퇴근과 주말이

보장되는 게 중요한지, 네 커리어를 만들고 싶은지”

 

행복

“일헌아. 어차피 알잖아~ 인생은 고통이야.

어느 길을 가도 자갈밭이야. 그러니까 이왕이면

네가 좀 더 즐거울 수 있는 고통(?)을 찾아보자

 

“이렇게 말하니까 순 꼰대 같네~~

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 일단 짠하자!

술 많이 마시는 이유가 별거 있겠니@,@”

 

*여기 나오는 내용은 모두 가상의 것입니다.

 

(사진출처=giphy)

(사진출처=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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