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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피처폰의 시대는 끝났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요훈님의 기고입니다. 한때는 고급이었던 '피처폰'을 기억하시나요? 예전 휴대폰은 지금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통화와 문자 메시지가 핵심 기능이고, 여기에 간단한 게임이나 휴대폰 전용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죠. 컬러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기능도 있었지만, 지금 다시 보면 '저질'이었습니다. 그땐 그 기능만으로도 행복했지만요. 이런 폰을 요즘엔 '피처폰(feature phone)'이라고 부릅니다. 구식 폰의 외형이나 기능이 있는 휴대폰 또는 스마트폰입니다. 원래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에 3G 네트워크와 함께 선보인 '고급형 휴대폰'을 가리켰습니다. 아직 기억하는 분이 계실 모토로라의 '레이저폰'이나 LG '블랙 라벨' 시리즈 같은 폰 말이죠. 그전까진 휴대전화를 '셀 폰(Cell Phone)', 우리나라에선 '휴대폰'이라고 불렀습니다. 피처폰은 통화와 문자만 하는 단순 휴대폰이 아니라 다른 기능(피처)도 들어갔다는, 나름 자부심이 담긴 이름입니다. 2022년 대한민국에선 피처폰을 거의 보기 힘듭니다.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2022-08-16
성공하는 제품 뒤에 숨겨진 비밀 '가두리'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요훈님의 기고입니다. 블랙베리 스마트폰이 완전히 삶을 마감했습니다. 블랙베리 볼드나 스톰, 패스포트 같은 구형 블랙베리 스마트폰 이야기입니다. 아직 쓰는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2022년 1월 4일부로 운영체제 지원이 종료되고 통화/문자/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제까지 숱하게 많은 스마트폰이 사라지는 모습을 봤지만, 이렇게 아예 기능 자체가 강제로 막혀서 종말을 맞이하는 경우는 처음 봤네요. 온라인 게임도 아니고.. 블랙베리가 망한 이유에 대해선 참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전에 한 번 정리했으니 그걸 봐주세요. (참조 - 블랙베리 흥망성쇠와 '바보의 벽') 읽기 귀찮은 분을 위해 요약하자면, ㅇ 블랙베리는 소비자가 원하는 기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괜찮은 기기를 내놔서 B2B 시장에서 성공하고(2003~) ㅇ 그 기세를 모아 B2C 시장에서도 안착하는 데 성공했지만(2006~2010) ㅇ 아이폰이 성공하리란 걸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서 망했습니다(2011~). 제품과 회사만 보고 생각하면, 그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그게 끝일까요? 오늘은 그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지난번 블랙베리 얘기에서 미진했던, 어떤 사업 모델에 관한 이야기 말이죠. 좋은 기술이라고 해도 성공하려면 '가두리'가 필요합니다.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2022-02-10
LG 스마트폰이 놓친 두 번의 기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요훈님의 기고입니다. "이 제품은 리뷰 못 하겠습니다" 가끔 제품 리뷰를 합니다. 제 성격이 나빠서, 글 내용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조 받았을 때만 응하는데요. 리뷰를 올리지도 못하고 돌려준 제품이 있습니다. 2015년에 나온 LG 스마트폰 '지플렉스 2'입니다. 너무 심한 발열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거든요. 도저히 못쓰겠다고, 이 제품은 리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폰은 나오면 안 된다고 덧붙였는데, 결국 출시하더군요. 그리곤 망했습니다. 시원하게요. 전작 G3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그 제품만 망하면 괜찮은데, 그 후로 쭉 내리막이었습니다. 2014년까진 가트너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위였는데, 이듬해 '기타'로 분류되며 사라졌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2021-04-27
노키아의 후계자 혹은 그림자, 핀란드 VR스타트업 '바르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배동훈님의 기고입니다. 삼성전자 사세가 갑자기 기울어서 해외기업에 핵심사업을 매각하고, 결국 전 직원을 해고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핀란드 대표기업 '노키아'에서 실제 발생했던 상황입니다. 애플과 삼성에게 고전하던 노키아는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모바일 사업부를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MS는 그 모바일 사업부를 정리했습니다. 노키아에서 일하던 많은 인재들이 실업자가 됐죠. 휴대폰시장의 40%이상을 점유하며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던 노키아입니다. 핀란드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 노키아 출신 직원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재배치해서 핀란드 경제를 재활성시킬지가 당면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노키아 직원들은 각양각색의 산업계에 잘 흡수됐습니다. 특히 핀란드 스타트업 생태계의 고급 인적자원이 됐죠. 오늘 소개해드릴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 전문기업 ‘바르요(Varjo)’도 그중 한 곳입니다. (참조 - Varjo, The world’s most advanced VR/XR for professional use) 노키아의 그림자, 바르요
배동훈
2020-11-16
도전과 배움의 연속이었던 '핀란드에서 창업하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배동훈님의 기고입니다. 난생처음 가는 나라에, 그것도 여행이 아니라 일하러 가는 심정은 두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던 2013년 1월, 1년이 안 된 짧은 독일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직장인 노키아에 출근하기 위해 핀란드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핀란드의 짧은 여름처럼 노키아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014년, 노키아 폰사업부가 MS에 매각되면서 앉은 자리에서 소속이 바뀌었습니다. 동료들은 심기일전해 힘내 보려고 했지만, MS는 슬금슬금 프로젝트들을 취소시키더군요. 인수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이듬해 가을, 핀란드 모바일사업부는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고, 남은 팀도 몇 개월 뒤에 거의 사라졌습니다. (참조 - 무엇이 '휴대폰 공룡' 노키아를 망하게 했을까) 지금의 노키아는 네트워크 사업부가 핵심인 전혀 다른 회사나 마찬가지입니다. 고비를 3번 넘긴 저도 결국,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저는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창업에 관대하고 재취업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핀란드 핀란드 사회는 이민자에게 비교적 관대하고 친절합니다.
배동훈
2020-10-14
기존 자동차업계가 테슬라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레거시 코스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글에서 ‘테슬라의 전기차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업계가 마음만 먹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쪽으로 설명을 드렸지요. 그 이유는 자동차 업계의 전장(電裝·전자장비) 전문가들이 모여 테슬라 차량을 뜯어본 결과, 테슬라의 ‘통합 전자 플랫폼’이 얼마나 앞선 기술인지를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2025년을 지향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자 플랫폼을, 테슬라는 이미 2019년에 나온 모델3 차량에서 구현하고 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참조 - 테슬라의 진짜 경쟁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 자동차업계도 테슬라처럼 전기차를 움직이는 고성능 컴퓨터처럼 만드는 것이 자동차의 미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테슬라를 잡기 위해서는 테슬라보다 더 뛰어난 전자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 자동차업체가 테슬라의 장점도 모두 파악했고,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 방향도 다 알고 있지만, 테슬라를 추격하는 게 왜 어려운지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마침 회사의 한 후배님도 제게 묻더군요. “선배, 테슬라가 그렇게 대단한가요? 다른 회사는 그걸 못 하나요? 왜 못 따라가나요? 따라가는 게 그렇게 어렵나요?”라고요. 제 대답은 “기존 업체가 테슬라를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였습니다.
최원석
2020-09-08
노키아 모바일 컴백 2주년 화두는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위로 세계를 지배한 '노키아'. 동명의 회사는 이제 통신장비에 집중합니다만. 핀란드 스타트업 HMD 글로벌이 생산 독점 라이센스를 획득하면서 2년 전 휴대전화 브랜드로 돌아왔죠. 이달 1일은 HMD 글로벌이 설립, 노키아 브랜드로 휴대전화 사업을 본격화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었죠. 이달 초 두바이서 열린 신제품 노키아 8.1 발표회선 지난 2년간 성과와 장기 전략을 밝혀 눈길을 끕니다. 올해 HMD 글로벌은 1억 달러를 투자받고 공격적으로 피처폰, 스마트폰을 내는 등 바쁜 한해를 보냈는데요. 그동안 HMD 글로벌이 이끈 노키아 폰 성과와 한계, 앞으로 휴대전화 사업의 방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샀다 팔렸다 샀다…산전수전 거쳐 컴백홈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의 흥망성쇠는 업계의 '반면교사'로 인용돼왔습니다. 노키아는 1982년 모비라를 시작으로 30여 년 간 휴대전화 사업을 운영했죠. 애플의 아이폰이 나오기 5년 전 자체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고요. 2011년까지 시장점유율 1위였습니다만.
무엇이 '휴대폰 공룡' 노키아를 망하게 했을까
때는 2007년. 블랙베리(RIM)의 창업자, 마이크 라자리디스는집에서 바이크 페달을 밟으며애플 신제품 발표회를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그를 경악하게 만든 것은 스티브잡스가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각종 데이터를 다운받는 모습이었는데요. 왜냐면 당시 휴대폰은 웹서핑 기능을매우 제한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얼마 후 직접 제품을 뜯어봤고다음과 같이 중얼거렸습니다. "말도 안돼.. 이건 마치 맥 컴퓨터를휴대폰에 구겨넣은 것과 마찬가지잖아" 저는 이 말이 아이폰의진정한 의미를 말해준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지 휴대폰는 존재가치는'전화선이 없는 전화기'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통신망과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게임, 이메일, 음원, 브라우저 등다양한 응용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얹으려는 노력이 있었지만'전화기'라는 핵심가치를 깨뜨리진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휴대폰은 휴대폰이었죠. 그러나 애플은 모바일 운영체제(iOS)를 마련한 데 이어오픈마켓 앱스토어를 운영,다수 응용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담음으로써PC에서나 동작되는 기능을 휴대폰에서도 구현해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IT업계 종사자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입니다. 국내에서도 2010년을 기점으로 SNS와 스마트폰이 메가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는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현장에서 정말 자주 쓰는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비즈니스의 정의에 대해 명확히 다룬 글을 찾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상생의 비즈니스', '협업의 비즈니스', 이 정도로 뭉뚱그려 사용되는데요. 평소 여기에 대해 아쉬움이 컸던 바! 정보통신 분야 경영학자들이 이야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정의와 더불어 최근 시장동향 및 주요 사례에 대해 정리해보는 기회를 가져볼까 합니다. 먼저 플랫폼이란 무엇일까. '평평하다'는 뜻의 '플랫'과 '형태'라는 뜻의 '폼'이 만난 단어로서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이들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말합니다. 따라서 플랫폼 비즈니스란 “다양한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학계에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 및 정립한 사람은 영국 서리대학교의 애너밸리 가우어 교수와 미국 MIT 마이클 쿠수마노 교수입니다. 각각 연구자와 지도교수였던 두 사람은 2002년 공동저서인 <플랫폼리더십>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 요소를 다음과 정의했습니다. *플랫폼
스마트폰 시장의 제왕은 누가?
바야흐로 때는 2008년. 역대 최고의 IT 창업자라 불리는스티브잡스가 아이폰3G를 내놓음에 따라휴대폰 시장은 순식간에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소비자들은 컴퓨터에 상응하는 최고급 기술이이동전화 속에 들어가자 미친 듯 열광했으며시시각각 피처폰을 버리고 스마트폰을 쥐었죠. 이에 애플, 삼성, 노키아, RIM, HTC,소니, 레노버, ZTE, 화웨이, 샤오미 등세계 각지 제조사들은 시장제패를 위해 적극 나섰으니비로소 군웅할거의 시대가 들어섰습니다. 2010년군웅할거시대의 돌입 당시 시장 기득권을 쥐고 있던 업체는노키아와 RIM(블랙베리)였습니다. 노키아는 생산, 마케팅, R&D, 인재관리 등모든 면에서 훌륭한 경영체제를 확립,2009년부터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죠. RIM은 독특한 디자인과휴대단말기(PDA)를 연상케 하는뛰어난 내장 서비스에 힘입어북미시장 절반을 점유하는 강자로 존재했습니다. 2010년 1분기 이들의 전세계 시장점유율은각각 38.8%, 19.1%! 하지만 영광은 영원하지 않았습니다.후발업체들의 거센 추격이 이어졌기 때문이죠. 애플의 아이폰은 범용 플랫폼이 아니라는 단점에 불구,뛰어난 성능에 힘입어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었고삼성와 HTC는 구글과 함께이른바 안드로이드 진영을 형성하며조금씩 시장점유율을 잠식해나갔습니다. 2011년 노키아-RIM의 몰락, 삼성의 약진 시간이 지나자 둘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방향전환에 실패했다는 점을 꼽는데요. 당시 휴대폰 이용패턴의 중심축은하드웨어 스펙에서 소프트웨어 환경으로급격히 바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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