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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인공지능을 믿는 종교가 한국에 생긴다면
실제 소재와 아이디어를 접목해서SF 웹소설 형태로 풀어드립니다! 아웃스탠딩 속 과학기술 이야기기획기사 ‘만약에’ 시리즈입니다. 처음부터 아들 방을 뒤질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저 알고 싶었어요. 아들이 친절해진 이유, 방문을 잠그는 이유, 친구들을 만나지 않는 그런 이유 말이죠. 수능이 끝나고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녀석이 당연히 외박도 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요. 한 번도 새로 사귄 친구 얘기는 안 했단 말입니다. 물론 그것도 그럴 수 있습니다. 이제 다 큰 자식이 친하지도 않은 아비한테 무슨 말을 하겠어요. 근데 하필 아들네 학교에서, 정확히는 과 대표라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용호가 영 학교에 안 보인다고요. 수업에도 안 나오고 연락도 안 되고, 분명 입학 전 엠티 때 왔는데 그 후로 본 일이 없다고 말입니다. 매일 학교에 가던 아들이었어요.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느라 집에 없던 그런 녀석이 학교에 안 보인다니. 또 뭘 놓치고 있었던 건지, 내가 무엇을 더 해줄 수 있는지,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알았다고 전화를 끊은 후 아들 방문 앞에 섰어요. 몇 번 그렇게 열어보려던 중 딱 오늘, 다행히도 문이 안 잠겨 있었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용호는 태연하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밤 12시. 늦었다면 늦은 시간이었고, 평소처럼 늘 친구들과 술 먹거나 노느라고 늦는다고 말해왔어요. 어제도 그렇게 말하고선 방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는지 중얼중얼 무언가 외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김지윤
스텔러스(Stellers) 창업자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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