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이 20살 됐을 때입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는 고교 시절부터 나이트클럽을 누비며

이태원 손꼽히는 춤꾼으로 이름을 날렸는데요. 

 

성인이 된 이후에는

‘현실’이라는 거친 파도에 몸을 맡겨야 했습니다.

 

부모님과 형의 설득으로 

자격증 따고 들어간 지도 제작회사.

 

일을 하면 할수록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고교 시절 친구들이 나와

백댄서로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요. 

 

엄청난 쇼크로 다가왔죠. 나는 죽지 못해 사는데

친구들은 당당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다니.. 

 

양현석은 그날 바로 사표를 썼고

얼마 후 유명 브레이크 댄스팀 ‘스파크’에 들어갔습니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프로댄서 생활은 너무도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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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과 실력, 업계 인맥이 나날이 올라갔죠.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시나위’라는 록그룹에서

베이스를 쳤다는 한 젊은이가 찾아왔습니다.

 

그가 바로 서태지!

 

양현석이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다 출 때까지 기다리더니

넌지시 다가와 말을 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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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는 가수지망생인데

당신의 소문을 듣고 왔다며

혹시 괜찮으면 딱 한달 정도만

춤을 개인교습해달라는 제안을 합니다.

 

일단 제안 자체가 어이없었고

무엇보다도 긴 머리에 여성스러운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양현석.

 

귀찮은 녀석 떼어놓자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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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좋습니다. 하지만 나는 프로에요.

공짜로 춤을 가르쳐줄 수는 없으니

한달 150만원을 준다면 생각해볼게요”

 

“참고로 내 계좌번호는 이러이러합니다”

라고 대답을 합니다.

 

헉!! 다음날, 정말 말도 안되게

통장에 150만원이 입금됐습니다. 

 

음.. 그때가 1991년이니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자면 338만2500원,

잘 나가는 대기업 사원 월봉인 셈이죠.

 

하지만 이때 양현석에게

날벼락과 같은 일이 터졌으니 바로 군대영장!

 

얼마 후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죠.

 

(사진=TVN 푸른거탑)

(사진=TVN 푸른거탑)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약 1년간의 복무 끝에

심장병으로 의병 제대를 했는데요.

 

집에 돌아와 이런저런 연락처를 찾아보니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차, 까맣게 잊어버린 춤 개인교습 약속!

 

그는 바로 서태지에게 전화를 걸었고

얼마 후 재회를 했죠.

 

당시 서태지는 음반녹음을 끝내고

데뷔작업을 마무리 중이었던 상황이었는데요. 

 

한번 들어보라는 이야기에 음악을 틀어보니

오..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서태지의 앳된 외모, 밝은 이미지와는

도저히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안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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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브라운, MC해머, 바닐라아이스 등

미국의 사례를 보면 흑인음악이라는 것은

패션과 댄스가 함께 있어야 파괴력을 발휘합니다”

 

 

“즉 음악만으로는 안됩니다.

서태지씨의 음악성을 서포트(지원)해줄

래퍼 및 댄서멤버를 뽑는 게 어떨까요?”

 

서태지는 듣고 보니 그게 괜찮다고 판단,

자기와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한명만 더 추천을 해달라고 했죠.

 

이에 양현석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주노에게 연락을 했고 비로소 팀이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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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서태지와 아이들! 신화의 시작이었죠.

 

이것은 양현석이 SBS <힐링캠프>에 나와

털어놓은 팀 탄생 비화인데요.

 

여기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전환점이라 이야기합니다.

 

만약 서태지를 만나지 못했다면

가수의 길을 걷지 못했을 테고

음반제작자의 길도 걷지 못했을 테니

현재 모습 또한 없었을 것이라고.

 

그리고 수많은 댄서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무명댄서 혹은 소시민으로 살아갔을 것이라고.

 

(사진=나눔로또)

(사진=나눔로또)

 

그렇다면 어떻게 딱 양현석만

어마어마한 기회를 잡을 수 있던 걸까. 

 

양현석은 크게 세 가지를 강조했는데요.

 

비즈니스 협상과 팀빌딩, 조직관리에 있어서

굉장히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는 말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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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정직과 신뢰입니다”

 

“그와 일을 할 수 있게 계기는

춤 개인교습 제안을 받았던 때가 아니라

의병 제대 이후 전화를 걸었을 때에요”

 

“어차피 저와 그는 생면부지의 사이이고

어쩌면 다시 볼 일이 없기 때문에

굳이 연락하지 않고 돈을 먹튀해도 됐어요”

 

“하지만 저는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께 거짓말은 하지 말아라,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말을 듣고 자랐어요”

 

(사진=디즈니랜드)

(사진=디즈니랜드)

 

“싸움을 하거나 사고를 쳐본 적이 없고요”

 

“심지어 춤에 빠지고 살았을 때도

늦게까지 일하며 가족에 헌신하는 부모님께

너무 미안해서 외박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돈을 돌려주던가, 적어도

한달 동안 춤을 가르쳐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전화한 거에요. 그게 계기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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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남이 먼저

제안을 하게끔 만들었다는 거에요”

 

“서태지씨의 음악을 듣자마자

이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는 가수의 길을 걸을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이 사람과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먼저 제안하는 것은

썩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댄스와 패션이 필요하다고

돌려서 말한 거죠”

 

(사진=서태지닷컴)

(사진=서태지닷컴)

 

“물론 그때도 내가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가 좋은 사람을 추천할 수 있다고 했어요”

 

“당연히 서태지씨는 관련 인맥이 없으니

가장 먼저 저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요”

 

“돌이켜보면 비즈니스맨으로서,  음반제작자로서

재능이 처음 발현됐던 사건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도 저는 뭔가를 제안할 때

막무가내로 들이대기보단 상대방이 뭔가 아쉬운 상황,

따라서 내 제안을 승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듭니다”

 

“물론 적어도 상대가 눈길을 줄 만큼

뭔가 매력적인 걸 갖고 있어야겠죠”

 

“반면 제일 무서운 사람은

딱히 필요한 게 없는 사람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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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어떤 면이든 나보다 뛰어나고

배울 점이 있는 사람과 사귀었다는 거에요”

 

“서태지는 천재적 아티스트였어요”

 

“좀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성공은 99%가

서태지씨의 공헌과 재능이었습니다” 

 

“그저 저는 얹혀갔을 뿐이죠.

따지고 보면 제 춤실력과 아이디어도

그가 있었기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했던 거고요”

 

(사진=서태지닷컴)

(사진=서태지닷컴)

 

흠..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이런저런 기회에 직면하곤 합니다.

 

어떤 것은 나락과 몰락으로 이끄는 한편

또 어떤 것은 어마어마한 행운을 부여하죠.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엔

어차피 한번 밖에 살지 않는 인생,

너무도 허무하고 아쉽지 않나요?

 

분명 뭔가가 있을 텐데 말이죠.

 

아, 물론 양현석의 이야기가

그닥 색다른 게 없다는 걸 잘 압니다. 

 

그러나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똑같이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는

이주노의 상황이 오버랩되기 때문일 겁니다. 

 

(참조 – 스티브잡스의 협상법..”아쉬운 게 없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

 

(참조 – 양현석 대표의 흥행불패 7가지 비결)

 

(참조 – 힐링캠프)

 

해당 포스팅은 과거기사로서

2016년 11월11일 발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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