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하한반] 나는 테러리스트의 아들입니다.

2016.05.26 09:41

1993년 세계 무역 센터 북쪽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680kg의 폭탄을
실은 승합차가 터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6명이 죽고
천 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FBI는 주모자들을 찾아 검거했습니다.
주모자들 중 한 명은 엘사이드 노사이르,
이번 테드 발표자의 아버지였습니다.

 

발표자의 이름은 자크 에브라힘입니다.
나중에 이름을 바꿨다네요.

 

자크 에브라힘은 자라면서
노사이르에게 교육받았습니다.

 

교육받았다고 표현했지만
극단적인 회교도 사회에서
신념을 주입받았다고 봅니다.

 

회교도로서 생각하는 법,
유태인을 미워하는 법,
동성애자들을 미워하는 법 등등요.

 

하지만 에브라힘은 자라면서
사람과 친해지는 법을 배웠습니다.
유연하게 생각하는 법을 배운 거죠.

 

에브라힘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핵심은 ‘다양성’을 배우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그는 유대교 친구와 사귀면서
보이지않는 벽을 뛰어넘었다는
자부심을 느꼈다고 이야기합니다.

 

동성애자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그들이야말로 편견 없이, 사람들을
평가(judge-영어에선 정말 나쁜 뉘앙스의 단어죠)
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걸 알았다고요.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습니다.
“이제 사람을 미워하는 건 진저리가 나는구나”

 

자신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건
너무나 많잖아요.

 

하지만 누군가가 폭력적인 잣대로
자신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재단하고
도마 위에 올려놓는 다는 게
기분 나쁘다는 건 모두가 압니다.

 

에브라힘은 그래서, 종교, 인종, 성별, 나이
등이 그 개인의 성품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가 테러리스트의 아들이었지만
테러리스트가 되지 않고 평화를 찾았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테러리스트의 아들로서 다시
테러리스트가 되는 사례는 참 많죠.
상대적으로 ‘쉽고 편한’ 길일테니까요)

 

*때문에 언제나 통계와 숫자로 모든 걸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강남역 10번 출구 수 노래방 화장실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극단적인 회교도 사회에서만
이런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학점을
짜게 받은 일이 있습니다.

 

교환학생이었고 여기서도 성적을
잘 받아놔야 졸업 때 지장이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저 기분 나쁜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그냥 넘어갔지만,
이런 사고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은 정말 다양하죠.
범죄의 형태로도 발현될 수 있고요.

 

그래서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자신이 아니라
사회가 정한 다른 어떤 레이블링 때문에
차별받고 무시 당하는 건,

 

사회가 낳은 괴물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8)
  • 최준호

    최준호

    2016년 5월 26일 오전 11시 17분

    이런 사람이 정말 '위대한' 사람인 것 같네요;;;;
    • 장혜림

      장혜림

      2016년 5월 26일 오후 12시 35분

      맞아요.. 공감, 생각하는 힘이 너무나 뛰어난 것 같아요. 마지막에 자기가 이런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게 위험할 수도 있는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야할 것 같아서 한다고 합니다.! 대단한 사람이네욥..
  • 명경석

    명경석

    2016년 5월 26일 오후 4시 52분

    #### '저는 사회성이 모자랐고 가감없이 말하면 편견이 아주 심한 가정에서 자라서 현실 세계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인종이나 종교와 같은 제멋대로 만든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도록 키워졌습니다. 제 눈을 뜨게 한 건 무엇이었을까요?'

    10분이 안되는 연설이지만 자서전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청중의 공감을 얻어내는 자크 이브라힘의 연설입니다. 종교나 인종안에 폭력이 내제되어 있지 않음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요.. 예전에 영국 히드로 공항에 내렸을때 백인|흑인|황인|아랍인 순으로 게이트가 나뉘어져 있는 걸 보고 놀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 그런 순으로 되어 있는 것인지는 나중에 알게 되었죠...

    우리는 테러가 테러 일뿐이지만 그 나라사람들은 자신의 이웃이 죽고, 다치고, 또 내 가족이 언제 피해를 입을 지 모르는 현실적인 문제 였던 것 이였습니다. 같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해도 한국과 미국의 온도차가 다른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그러다 보니 인종이나 종교에 따른 차별도 생활(?)화 되어 있었던 거고...

    아무리 자크 이브라힘 같은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단번에 무언가가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자신도 그걸 잘 알고 있을 것이고.. 하지만 그 움직임이 조그마한 물결을 만들고 그 물결이 널리 퍼지기를 소망하고 있겠죠... 자크 이브라힘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장혜림

      장혜림

      2016년 5월 27일 오전 8시 53분

      아브라힘이 10분이 안되는 연설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전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용기도 대단하고요. 아, 히드로 공항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던데...구분이 너무했군요;; // 마지막 단락에 크게 공감합니다.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5월 26일 오후 5시 35분

    조폭이 고해성사하며 목사활동하는 것을 믿지 말아라. 근본적으로 걔네들은 양아치이고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돌변할 수 있다 라고 말하는 검사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사람이 환경을 극복하기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걸 해냈으니 대단하네요. ;;
    • 장혜림

      장혜림

      2016년 5월 27일 오전 8시 55분

      맞습니다.. 음, 선배 댓글 보니 영화 밀양이 생각나네요. 주인공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가 감옥 가서는 회개했다면서 '하나님이 나를 용서하셨다'고 주인공에게 이야기하거든요.. 진심으로 그렇게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참 복잡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브라힘은 강인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 김요한(기묘한)

    김요한(기묘한)

    2016년 5월 26일 오후 7시 58분

    무엇보다 또다른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는데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용기가 참 멋지네요..!
    • 장혜림

      장혜림

      2016년 5월 27일 오전 8시 56분

      오. 또다른 차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요 정말. 그렇네요..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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