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찬반토론)독과점과 골목상권 침해를 허하라?

2016.05.31 20:44

게시판에 쿠팡 로켓 배송 이야기도 나오고 오늘 인가 카카오 대리운전 런칭 소식도 그렇고 항상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골목상권 침해, 영세 사업자 밥그릇 뺏기, 독과점 논란 인 듯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중소기업 지원기관에서 일했었고, 민간으로 나온 이후에는 상당시간을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을(?)로써 일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적절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십여년을 중국에서 IT 업종 언저리에서 굴러다니면서 중국 업체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다보니 “신사업 분야에서는 독과점과 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수평적, 수직적 통합”을 오히려 장려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아시다시피 알리바바는 물류도 직접하고, 결제를 넘어 대출중계 등 핀테크 전 영역을 그냥 다 직접 하고 스타트업 영역이고 기존 대기업 영역이고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디디다처는 택시앱으로 출발하여 차량공유 서비스로 나간다음 대리운전에 진출하고 이제는 차량 시승, 버스 등등 차량 관련 종합 서비스로 확장해 나가니 글로벌을 제패한 우버인들 손쓸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 되었고,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골목에 담배가게에 까지 QR코드 결재를 뿌리면서 POS 시장에 뛰어 들고 영화예매같은 스타트업들이 키워놓은 시장에 훌쩍 뛰어들어도 아무도 말리는 이가 없으니 O2O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UC브라우저를 인수하고, 스타트업 업종처럼 보이는 앱 트래킹 영역에 직접 진출하였는데, 앱애니의 중국판인 유멍을 키워서 전자상거래, 모바일 브라우저, 앱의 사용자 데이터를 연결하는 무지막지한 데이터를 긁어 모으고 있습니다.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는 이런 저런 서비스들이 대부분 기존 사업자들의 저항이나 갑질, 서비스 훔치기,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다보니 남들은 저만치 빨리 달려가는데 우리만 자꾸 뒤쳐지는게 아닌가 하는 조급증이 생기는걸 막을 수가 없네요.

 

공룡 두세마리 보다, 토끼 사자 여우 너구리 사슴이 어우러진 멋진 생태계가 더 지속적이고 건강한 것임에는 틀림 없는데…토끼 사자 여우 너구리 사슴이 어우러져 살다가 옆 산에서 건너온 공룡한테 먹히지나 않을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8)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5월 31일 오후 9시 17분

    와~ 진짜 흥미로운 주제네요. 생각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ㅎㅎ 그리고 제목에 (찬반토론)이라 붙였는데 괜찮겠죠? +.+
    • Byungduck

      Byungduck

      2016년 5월 31일 오후 11시 37분

      넹 그럼요...마침 또 카카오 숙박앱 분야 진출하나 라는 기사가 떳구만요. 카카오는 검토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는데 혼날까봐 말을 못하는게 아닐까요...
      • 최준호

        최준호

        2016년 6월 1일 오후 2시 41분

        ...그러고보면 이미 은글슬쩍 '네이버 숙박'은 소리 소문없이 현재 베타테스트를 하고 있는데요 ㅋㅋ 이런걸 보면 네이버는 정말 여우인듯 합니다 ㅋ 베테랑 사업가 네이버와 패기의 사업가 카카오랄까요. 암튼 저는 IT벤처 영역에서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나눠서 '대기업'은 안돼! 라고 하는 건 정말 비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토끼, 사자, 여우, 너구리 어우러져 사는 '이상향'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거죠 ㅋㅋ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6월 1일 오후 4시 32분

    플랫폼 확장 및 이종산업과의 융합이 불가피한 IT비즈니스 특성상 스타트업과 같은 사업을 하지말라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며 사회적 편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막대한 시장지배력을 토대로 상품 끼워팔기를 하거나 기존 서비스와 락인(연계 및 잠금)을 하거나 파트너사에게 일방적인 정책을 강요하거나 경쟁사의 서비스 노출을 막는 경우 불공정경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독과점과 연결시킨다 하더라도 IT비즈니스의 경우 시장획정 자체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예를 들면 검색시장이라는 게 존재하나? 모바일메신저시장이라는 게 존재하나? 존재한다면 한국 단위로 잡아야 하나? 글로벌을 포함해야 하나?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 법으로 막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2. 대신 명백한 불공정경쟁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예를 들면 끼워팔기나 락인은 그렇다 쳐도 파트너사에게 일방적인 정책을 강요하거나 경쟁사의 노출을 막는 행위는 문제다. 3. 아울러 대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스타트업과 소통을 하면서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

    이상입니다. ^^
  • Junghyun

    Junghyun

    2016년 6월 1일 오후 6시 14분

    이게 "온라인"서비스 산업이라서 그럴지는 몰라도요.
    손으로 만져지는 제품은 일정기간 써봐야 차이점을 좀 밝힐 텐데,
    온라인 서비스는 그 차이점을 몇 분이면 확인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벤치마킹도 쉽고 베끼기도 쉽고요. 아무리 말로 차별성 설명해도
    직접 로그인해서 몇 번 클릭하다보면 되냐 안되냐 금방 압니다.
    이런 차이에 자본과 인력으로 밀어붙이면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형태가 얼마나 될까 싶고, 자연적으로 누군가의 독과점 처럼 되버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법으로 막는다 해도 자연스럽게 "독과점"처럼 흘러가지 않을까 싶네요.
    그저 "Don`t be evil" 을 믿어야 하나.. 흠...
  • Byungduck

    Byungduck

    2016년 6월 2일 오전 12시 17분

    오늘 디디다처에 새 서비스가 나왔어요...일주일 한달 단위로 예약하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구간을 운행해주는 서비스인데, 쉽게 말해 출퇴근이나 등하교에 맞추어 차를 보내주는 것이죠...요새 애가 중국학교로 전학하면서 거리가 멀어져 등하교를 어찌하나 고민하던차에 그 서비스가 딱...
    이제 차량관련 서비스는 디디가 독과점 하는게 오히려 효율적인 상황이 되었네요. 독과점의 파워를 이렇게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고 붙여나가는데 쓰면 독과점이 오히려 긍정적이 되다는걸 이들이 증명하고 있네요. 밑에 분 말씀처럼 Don't be evil 하지 않으리라 믿고 네이버와 카카오를 밀어줘야 하는게 아닌지....싶다가도 왠지 그러하지 않아 보여서 우려가 되기도 하는군요. 그나저나 진짜 이제는 중국업체를 대놓고 벤치마킹 해야하는 시대가 온듯 합니다
  • 명경석

    명경석

    2016년 6월 2일 오후 12시 25분

    #### 시장을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서 시각이 갈릴 듯 합니다. 요새 카카오나 쿠팡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제 경우는 진취적인 생각이나 미래를 위한 포석 면에서는 점수를 주는 편입니다만.. 그 정도 자금규모와 우수한 인력들이 모인 회사가 세계시장으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업치락 뒷치락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중국이야 땅덩이도 크고 세계의 시장이다 보니 말이 자국내 서비스지.. 거진 세계진출로 봐도 다름이 없는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초기 스타트업이 외국으로 나가기를 그렇게 원(Global, G, K ...)하면서 전국을 삼분지계하고 있는 기업들의 세계시장 공략소식은 잘 모르겠다는 게 현실입니다..

    간혹 심사를 하시는 분들 중에도.. 할말이 없으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카카오가 진출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신 듯 해서.. 참.. 질문도 좀그렇죠...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과 대기업규제 어쩌고 하고 있는 회사를..)

    대륙을 호령하던 광개토태왕이 있었던 우리 민족입니다. 큰(?) 기업들이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들도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그 선봉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서는, 그리고 스타트 업들도 그 기업들과 힘을 합쳐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모습을 그려보는 게...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였으면 합니다.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 김요한(기묘한)

    김요한(기묘한)

    2016년 6월 2일 오후 1시 53분

    독과점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고, 장려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반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여러 분들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국내 내수시장은 규모가 작은데, 여기서 나눠먹기에만 몰두하면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으니까요.

    제조업 말고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성공한 기업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도 문제긴 하네요. 대기업들이 국내에서 여러 부문들을 독과점 하려고 하는 것 만큼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도 활발히 시도하는 액션을 취한다면 어떤 비판들도 자연스레 줄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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