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청년창업은 권해야 할까, 말려야 할까

2016.09.25 20:27

얼마 전 페이스북으로
‘청년창업을 막아야 하는 이유’라는
포스팅이 바이럴되고 있길래
호기심에 한번 읽어봤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연대보증’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크니
가급적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데요.

 

연대보증은 투자, 대출, 외주용역 등
회사 큰 거래가 일어날 때
현재 신용만으로는 계약을 맺기 어려우니
대주주 혹은 대표이사가 보증을 서라는 관행입니다.

 

만약 잘 안됐을 때 니가 책임지라는 것!!

 

분명 그러한 사례가 꽤 있긴 하지만
메이저한 이슈는 아니라고 봅니다.

 

연대보증이 걸릴 정도면
나름 회사가 사업을 하고 있다는 뜻인데

청년창업은 대부분 비즈니스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망하는 게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제품출시는 커녕
팀빌딩 과정에서 깨지는 걸
아주 숱하게 봤습니다.

 

 

왜 그럴까.

 

기본적으로 사업을 하려면
유무형 자산이 있어야 하는데
젊은 사람들이 여기에 취약하기 마련입니다.

 

얼마 전 김형석 북팔 대표님이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니어 창업자와 비교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을 수 밖에”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유무형 자산을
외부에서 조달할 수 밖에 없는데

 

성공 레퍼런스가 없으니 투자를 받지 못하고
세대간 차이 때문에 전문가 참여도 어렵습니다.

 

첩첩산중이죠.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창업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겁니다.

 

회사를 운영하려면
기업가 정신과 경영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대학에선
거의 배울 수가 없습니다.

 

1, 2학년 때는 막 입시지옥을 탈출한 터라
좀 놀면서 지내자는 풍조가 있고
3, 4학년 때는 토익, 학점, 공모전 등
이른바 ‘스펙쌓기’에 올인해야 합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실리콘밸리에선 대학생 창업이 성공하는데
희한하게도 우리나라에선 모두 실패한다”

 

라고 탄식을 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년창업은 지양돼야 할까.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리 실패율이 높아도 커리어와 직능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며
글로벌 트렌드와 사회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이가 젊어
아무리 실패해도 언제든지 재기가 가능합니다.

 

연대보증만 서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래서 저는 야망과 욕심이 있다면
젊을 때 한번쯤
도전해보라 말하고 싶습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실패율을 줄이는 게 관건일 텐데요.

 

결코 정답은 아니겠지만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공유해봅니다.

 

일단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사업체에서
적어도 1~2년, 많으면 4~5년의
조직경험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본적인 업무태도, 예의범절,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익혀야 합니다.

 

만약 2000~3000만원의 종잣돈을 모았다면
더욱 좋고요.

 

나중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면
더더욱 좋고요.

 

무엇이든 하나의 직능을 익히게 됐다면
더더더욱 좋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창업에 대해
뭘 좀 알아야 할 텐데요.

 

현장으로 직행한다는 점에서
바로 하는 것도 좋지만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선
더 많은 경험을 하길 권유해봅니다.

 

잘 나가는 스타트업에 들어가거나
이제 막 결성된 팀에 초기멤버로 합류하는 거죠.

 

여기서 포인트는 24시간 일주일 일하며
일을 막 벌려봐야 한다는 겁니다.

 

마치 내 회사라는 느낌으로,
가능한 크게 말이죠.

 

물론 그럴 기회를 갖긴 힘들겠지만
하나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터뜨리면
정말 대박이고요.

 

그 서비스를 통해 수익화까지 진행하면
예비 창업자로서는 최고수가 된 겁니다.

 

나중에 회사를 차릴 때
투자유치, 채용에 있어서 매우 유리하죠.

 

이를 두고 김정호 NHN 공동창업자는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한다” 표현합니다.

 

 

결론적으로 청년창업을 한다면
대학생창업이 아닌
직장인창업을 하라는 이야기인데요.

 

이 모든 것을 다 거쳐도
성공 가능성이 많진 않을 겁니다.

 

그러나 적어도
생각없이 저지르는 것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8)
  • 정세현

    정세현

    2016년 9월 26일 오전 11시 19분

    전체적인 글의 요지에는 매우 공감합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도 스타트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경영학과를 졸업한 사람으로서 이 글을 볼 때 두가지 큰 장벽이 있습니다. '일단 어느정도 규모를 가진 사업체' 에 들어가는 것 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국가가 나서서 창업전선으로 학생들을 밀어 넣을까요.. 일 할 곳은 많은데 퀄리티 있는 일자리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단 이 첫번째 장벽을 어찌어찌 넘었다고 해도, '잘 나가는 스타트업' 에 들어가는 건 더욱이 쉽지 않습니다. 운좋게 인맥이 있지 않는 이상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라고 아무나 뽑아주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고 혹여 내가 그만큼의 인재가 된다고 해도 어쨋든 입사 성공은 또 다른 문제이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두가지 장벽을 다 넘을 수 있는 인재라면 이미 대기업에도 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봅니다.(스펙이든 그 사람의 실력이든 어쨋든요^^) 결론적으로 마지막에 말씀하신 '대학생 창업보다는 직장인 창업'이 조금 더 성공가능성이 높고 위험부담이 적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것을 이루는 것 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에 끝을 맺자면 개인적으로 저는 학생창업은 정말정말 신중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연대보증이 아니더라도 창업 시도하다가 인간관계는 물론 여러가지 면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주변인들을 몇몇 봤습니다ㅠ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9월 26일 오후 2시 11분

      의견 감사합니다. 다만 부연설명을 좀 더 드리자면.. ^^;;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사업체'가 굳이 수백명, 수천명짜리 회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30명에 캐시플로우만 있다면 기본기를 익히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왕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라면 좋겠지만 '못 나가는 스타트업'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고난과 역경을 지켜보며 나름 배우는 게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생각없이 뛰어드는 것이겠죠. 청년창업은 이것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의견 감사합니다. ^^
      • 정세현

        정세현

        2016년 9월 26일 오후 2시 48분

        확실히 모호한 단어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지면 의견에 대한 의견도 달라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정의해주신 정도의 규모라면 앞서 제가 이해한 규모보다는 조금 더 수월하게 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못 나가는 스타트업에 대한 의견 또한 배우는게 있다는 말씀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퀄리티 있는 일자리는 되지 못할 확률히 다분하다는 것도 일부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ㅠ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생각없이 뛰어드는 행위만 피한다면 저 또한 청년창업 자체를 지양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ㅎ 좋은 의견과 댓글 감사합니다.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9월 26일 오후 3시 14분

        제가 표현에 미숙했습니다. 다시 한번 의견 감사합니다! ^^
  • Junghyun

    Junghyun

    2016년 9월 26일 오후 2시 09분

    글에서 "청년"이나 "재학생" 이란 조건을 빼면
    사업을 책임지기 위한 조건, 규제등은 비슷할 것 같은데요.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창업에 대한 특별한 조건을 주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의도가 숨어져 있다고 봅니다. 또한 대학생 창업, 직장인창업 둘다
    어느쪽이 부담 더하고 덜하지 않다고 봅니다.

    창업은 연령 급간에 무관하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일괄적인 법제, 규정적용이 아닌 규모에 따라 최소한의 준수요건만
    하도록 하고 일을 하게 해줘야죠.

    그리고 대학생창업-아마도 보다 혁신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단기간동안의
    레드불+박카스 농축액의 열정과 파워를 원하는 것 같은데
    고작 몇 천만원 지원으로 창업갯수 늘리는 정책을 하느니
    기업들 직원 뽑을 때 학벌, 나이 제한을 법적으로 못하게 하고 언제든지
    적절한 직무에 신입, 경력 무관하에 뽑는 환경이라면, 그나마
    젊을 때 창업 활동 못한게 spec못 가졌다는 의미로 변질되지는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취업이외 다른 대안, 창업이외 다른 대안들을 못 만들도록 하는
    구직환경과 기존 낡은 규제들이 만들어낸 자화상이겠죠.

    결론은, 대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연령급간과 시점이 중요한 팩트로 인식되는게 좋지는 않아보입니다.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9월 26일 오후 2시 13분

      윽.. 역시 날카롭고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ㅎㅎ 말씀대로 그냥 아이디어 공유차원일 뿐 창업에 왕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 명경석

    명경석

    2016년 9월 28일 오전 2시 36분

    #### 창업을 하고 있는 동안은 실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나라 정부에서 독려하고 있는 게 창업,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게 청년 창업이라.. 여러가지 지원도 쏟아지다 시피하고.. 그 중에 성공하는 스타기업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흔한 케이스는 아니죠...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 까지만 내몰리지 않는다면.. 종자돈, 창업교육, 인맥등을 활용해서 해봐도 괜찮을 듯 합니다...

    저는 권하되..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전달해 놓고 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9월 28일 오후 2시 07분

      완전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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