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얼굴을 흔들어 거꾸로 가는 물고기

2016.10.10 21:29

 

 

오랜만의 테드네요. 공유합니다. 매일 빠르고 어두운 소식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이너피스’도 필요할 것 같아요.ㅎㅎ 도로시라는 소녀가 있습니다. 물고기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아버지는 도로시에게 “물고기는 꼬리를 힘차게 흔들어서 앞으로 나아간단다”라고 이야기해줬죠. 도로시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맞아요. 그리고 물고기는 얼굴을 흔들면서 후진해요!”라고요. 그녀는 이를 굳게 믿었습니다. 우리 인생도 도로시가 생각하는 ‘거꾸로 수영하는 물고기’로 가득찼습니다. 우리는 가정하고, 우리만의 로직으로 이를 증명하죠.

 

이 모든 건 사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입니다. 스스로가 맞다고 확신하고 다른 사람들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장 두려워하고요. 그리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다, 없다고 미리 재단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맘속에 있는 물고기가 얼굴을 흔들면서 후진하는 거죠. 저에 대한 다섯 가지 팩트를 말씀드릴게요. 이 중 하나는 거짓입니다. 1. 1990년 하버드 졸업, 수학과 전공 2. 올랜도에서 건축회사를 운영한 적 있다. 3. TV 시트콤에 출연한 적 있다. 4. 희귀한 유전병으로 시각을 잃었다. 5. 두 명의 미국 대법원 판사와 서기로 일했었다. 사실은, 모두 진실입니다. 아마 네 번째 사실이 혼란스러우셨을텐데요. 아마 장애인에 대한 불명확한 가정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시각장애인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오늘 이야기하려는 건 제 시력이 아니라 ‘시각’, ‘비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본다’는 건 무슨 행위인가요. 보는 건 즉각적이고 수동적인 행위입니다. 눈을 뜨고 거기 있는 세계를 봅니다. 보는 게 믿는 거죠. 맞죠? 시력을 잃기 전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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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는 걸 가장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 역시도 주관적입니다. 개인적이고, 아주 독특한 가상의 세계죠. 우리의 뇌가 예술적으로 그려내는 어떤 상입니다. 잠깐, 아주 기본적인 신경과학을 설명해볼게요. 시각피질은 뇌의 30%를 감싸고 있습니다. 참고로 뇌의 8%가 촉각, 2/3가 청각입니다. 우리 눈은 매초마다 약 20억 조각의 정보를 시각피질로 보냅니다. 사실상 이게 메인이고요. 다른 몸의 감각은 추가적인 정보를 보냅니다. 그래서 시각 정보는 전체 정보의 1/3 정도, 뇌가 처리하는 자원의 2/3를 차지합니다. 그래도, 시각은 일종의 환상입니다.

 

뇌는 세계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시각적인 경험을 받아들입니다. 이미 있는 지식, 기억, 의견, 감정 등도 바탕으로 하죠. 모든 건 뇌에 이미 저장된 것입니다. 이 정보들을 시각적인 경험과 결부하죠. 그래서 당신이 보는 것은 당신이 느끼는 것 그대롭니다. 그러니 무엇을 느끼는지는 당신이 보는 방식을 바꿉니다. 무의식적으로요. 이미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디오에서 어떤 사람이 걷고 있는데요, 두 사람이 속도를 측정한다고 합시다. 그리고 한 사람에겐 치타가 달리는 속도를, 다른 한 사람에게는 거북이가 기는 속도를 들려줍니다.

 

두 사람은 영상 속의 사람이 걷는 속도를 서로 다르게 측정할 것입니다. 또, 언덕을 볼 때, 만약 당신이 운동한 직후나 무거운 짐을 들고 있다면 가팔라보일 것입니다. 근본적인 모순에 부딪히죠. 당신이 보는 건 복잡하게 구성된, 정신적인 구조물이지만, 눈앞에 있는 걸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죠.

 

당신은 당신만의 ‘현실’을 창조하고 그대로 믿습니다. 그리고 그 세상이 무너질 때까지 믿게되죠. 제가 시각을 잃을 때 그랬습니다. 시각은 우리가 현실을 만들어가는 하나의 방식일 뿐입니다. 사실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만의 현실을 창조하죠. 시각적인 ‘두려움’을 예로 들어볼게요. 당신의 현실을 왜곡하는 감정입니다. 두려움이라는 로직으로는 불확실한 상태를 절대로 만들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걸 가지고서라도, 아는 모든 걸 동원해서라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변명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니까 미지의 것을 무서움, 두려움으로 치환하는 것이죠. 이제 두려움이란 걸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됐습니다. 이를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이죠.

 

시각을 잃었을 때 저는 인생을 망쳤다고 확신했습니다. 혼자 뭔가를 할 수 없단 말이었고 성취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죠. 그저 초라하고 슬프고 외로운 인생을 살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것조차도 다 만들어낸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만든 현실이었죠. 도로시가 만들어낸, 거꾸로 가는 물고기처럼요.

 

하지만 전 살아나가면서 이게 아니란 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눈을 크게 뜰 수 있었죠. 짧게 마무리하겠습니다. 매 분, 매 초 당신의 가정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그 너머의 것을 보시길 바랍니다. 행운, 성공, 이런 것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으세요.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보고, 다르단 걸 인정하세요. 마음 속의 두려움, 비판, 영웅, 악당 모든 것은 그저 변명이 되고, 포기하러 가는 지름길이 되며, 정당화가 됩니다. 무릎꿇게 되죠. 그러지 말고 현실을 만드는 사람이 되세요. 그리고 그 현실에 책임을 지세요.

 

댓글 (1)
  • 명경석

    명경석

    2016년 10월 12일 오후 7시 39분


    #### 눈 앞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서 얘기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지금의 현실을 바탕으로 미래를 만들어가라는 이야기 같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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