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고

'진짜 비즈니스만 취급한다'...유니콘을 불태운 사람들?

2017.12.29 16:37

-유니콘.jpg

 

불타는 유니콘입니다 ㅎㄷㄷ

음… 이미지로만 보면 잘 와닿지 않으려나요?

 

그렇다면 영상도 보시죠!

 

 

말그대로 유니콘이 활활 불타고 있네요!

상당히 도전적인 이미지를 전하는데요.

 

미국의 인디VC(indie.VC)가

자기들 사이트에 내건 이미지라고합니다.

 

사이트 전면에는 아예

이런 문구까지 박았더라고요.

 

cats.jpg

 

“우리는 진짜 비즈니스만 취급합니다”

 

얼마 전 건네들은 이야기기도 해서

이 도발적인 문구가 흥미로웠고요.

조금 더 찾아보게 됐습니다(딴짓딴짓)

 

(참조 – 진짜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번역)

 

인디VC의 운영자이기도 한 투자가

브라이스 로버츠는 미디엄을 통해

흥미로운 관점의 글을 썼죠.

 

스타트업은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311b10.jpg

 

1.라이프스타일 사업

 

이건 개인의 생활양식을 중시하는

사업형태라고 합니다. 사업의 주 목적이

회사 밖에서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는(?) 창업이라고 하네요.

 

물론 어느 누구도 이렇게 말하지 않기에

VC들이 첫번째 유형의 스타트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2.반면 VC 투자 없이는 당장

살아남기 힘든 사업들도 있습니다ㅠㅠ

 

브라이스는 두 가지 유형을 꼽았는데요.

 

로봇 산업과 로케트 산업입니다(?!)

두 가지 모두 기술적 문제를 풀려면

초기 자본이 엄청나게 필요합니다.

 

이런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해당 산업에 깊게 뿌리내려

먼저 좋은 위치를 유지해 성공하는 식입니다.

 

유니콘을 불태워야 한다는 브라이스는

위와 같이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사업’,

그래서 경쟁자보다 커다란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스타트업이야말로

 

‘유니콘’이라는 개념을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서술합니다.

 

(참조 – 2017년 상반기 태어난 28개 유니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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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그렇다면 세번째 유형이 앞서 언급된

진짜 비즈니스‘에 해당되겠죠?=)

 

브라이스에게 진짜 사업이란

제품을 만들어 이윤을 남기고 판다,

투자자가 아니라 고객에게 집중한다,

재정이 아니라 실제(?!) 사업 모델이 있다,

 

이런 조건들을 걸었습니다.

진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자금을 직접 창출하고

 

그래서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네요.

 

(참조 – 외부투자 없이 자립하기, 부트 스트래핑!)

 

크흠.. VC가 기존 VC 모델에 대해

비판적으로 주장했다는 게 인상 깊습니다.

 

실제로 인디VC는 주식을 받는 게 아니라

초과 현금 흐름이 생길 경우에 자신들에게

페이백을 하는 형식을 취한다고 하네요.

 

-인생.jpg

 

이 회사의 도발적인 문구를 두고

 

“굳이 VC라는 칭호를 쓸 필요가 있느냐”

“기존 VC 모델에 혼란을 주고 있다”

“VC들도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유니콘 모델이 꼭 필요하다”

 

등등 반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투자부터 실제 사업, 수익창출까지

모든 과정을 건드리는 화두입니다.

 

기존의 스타트업 담론에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불어넣었다는 점에선

주장했다는 자체에 의의가 있지만 말이죠:(

 

(참조 – 인디VC는 기존 VC 모델을 교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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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에 대한 반기’는 

인디VC만의 움직임도 아닙니다.

 

2017년 실리콘밸리에서는 작게나마

유니콘이 아닌 다른 것‘에 대한 여론이

형성됐는데요.

 

들어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얼룩말, 조랑말, 당나귀까지(!)

유니콘이 아닌 다른 모양의 사업에 대해

올해도 꾸준히 거론된 걸 알 수 있습니다.

 

빌리지캐피탈 CEO인 로스 베어드는

이런 얘기도 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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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의 대부분의 공동체들이

두 가지를 늘 견주면서 생각하는 반면에

사업과 자선에서는 교차점도 없습니다”

 

우리는 창업에 투자하고 지원하는 방식부터

직원들이 회사를 소유하고 부를 쌓는 방법,

 

환경이나 유아 교육 같은 전통적인 자선 분야를

개편하는 데 금융이 어떻게 이용되는지까지

앞서 고려하고자 합니다”

 

(참조 – 임팩트 투자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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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브라이스 로버츠가

‘실제로 돈을 버는 리얼 비즈니스’를

힘주어 강조했다면

 

로스 베어드는 거기에 덧붙여

경제적 + 사회적 비즈니스‘를 돕는

방식에 대해 거론하고 있습니다.

 

흠. 어찌보면 고루하고

피-씨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요.

 

우리는 돈만 벌기 위해서

스타트업에 뛰어든 게 아니니까

이런 고민은 꾸준히 나누고

해결해야 할 부분 같습니다.

 

(참조 – 함께 사회에 임팩트를 주는 ‘동물들’)

 

(참조 – 스타트업은 유니콘이 아니라 얼룩말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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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덧붙여 조직 문화에서도

스타트업은 조금 달라져보자는 이야기

‘유니콘 불태우기’ 담론에 합류했습니다.

 

올해 강력한 계기로는 우버가 있고요.

이 외에도 스타트업 판에서 조직문화와

기본적인 권리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은

안타까운 모습들이 많이 보도됐습니다:(

 

(참조 – 우버 CEO 사퇴의 모든 것, 그리고 그 후)

 

(참조 – 온오프믹스 경영진 성범죄 연루 사태)

 

(참조 – 쏘카 퇴사율이 70%가 넘는 이유)

 

(참조 – 봉봉 “버티컬 확장 과정에서 의욕이 과했다”)

 

(참조 – 알면 쓸데없는 지식사전 ‘크런치 모드’ 편)

 

와.. 이렇게 써놓고보니

올해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네요@.@

 

이렇게 우여곡절이 있을 때마다

통렬한 자성이 따른 뒤에야 비로소

같은 실수를 덜 반복하게 된다

그런 옛말이 있는 것처럼

 

‘유니콘을 불태우려는’ 또 다른 사람들은

 

백인 + 남성 위주의 실리콘밸리 문화

수익 창출과 성장을 위해 희생되는 것들

‘진짜 비즈니스’란 문화적으로 무엇인가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분들입니다.

 

쿼츠의 기사를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은 주장이 오간다고 합니다.

 

1.기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여전히

성밖의 누군가 집 없이 떠돌고 있다.

 

2.얼룩말 스타트업은 대개 여성을 포함해

대표받지 못한 이들이 설립하고 있다.

 

3.’진짜 비즈니스’에 대한 선례가 없다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상황일 수는 없다.

 

4.영리냐/비영리냐의 패러다임에 갖혀

유니콘 외의 기업들이 말라가고 있다.

 

5.임팩트 투자 자체가 너무 버티컬하고

좁은 영역에 국한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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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7년의 마지막 금요일을 보내면서…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요.

 

엄마에게 ‘스타트업’이 무엇이라고

설명해야 할까 하는 어려움이었습니다.

 

저희 엄마는 ‘창업’이라면 치를 떨거든요.

저희 아빠가 버블닷컴 당시 친구 창업에

보증을 서줬다가 말아먹고나서(…)

가족에게는 빚만 남았으니까요ㅠㅠ

 

처음에는 ‘스타트업=창업’이라고 설명하니

한 여사님께서 매우 게슴츠레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시더라고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몰라도

창업이라는 단어를 거쳐온 이 사회가

늘 해오던 생각, ‘곧 망한다’는 눈빛이었죠.

 

(참조 – “능동적, 주기적으로 폐업을 고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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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제 말은.. 안 망한다기보다는 망해도 괜찮다고,

스타트업이라는 경험 속에서 분명 중요한

굉장히 소중한 가치를 얻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위의 화두들이

눈에 밟혔던 것 같습니다:)

 

2017년 매우 다사다난했고요.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들

모두모두 칭찬합니다.

 

그리고 우리, 더 나아가서

스타트업이라는 생물 그 자체를

그것을 기르고 가꾸는 방법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연말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헿. 가볍게 쓰고 넘기려 했더니

기사만큼 길어져버렸네…ㅎㅎ

 

(참조 – 사회적 기업가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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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이 코앞인 지금

‘유니콘이 아닌 다른 것’을 꿈꾸는,

조금은 다른 사람들을 담아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 올해 고생한 만큼

내년에도 잘 살아보기로 해요!!

2017년 쎄굳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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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김지영

    김지영

    2017년 12월 29일 오후 5시 20분

    어찌저찌 보내다보니 2017년이 다 갔네요 시간 넘나 빠른 것 ㅠ.ㅠ 기자님의 고민도 남 일 같지 않고요 ! 계속해서 이 고민들을 붙들어매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것,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아닐까 싶습니다 +_+
    •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2017년 12월 29일 오후 5시 23분

      타성과 관성이 있어서 제가 하는 일의 영향과 의미에 대해 까먹을 때가 생기는 것 같아요. 혹은 거기에 너무 매인 나머지 그 과정의 정담함이 무색해지곤 하고요. 분명 불편하고 힘든 길이겠지만 열차 밖의 삶을 욕망하는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뛰어든다고 믿어요.(굳이 모두 그럴 필요도 없다고도 생각하고요:) ) 증맬루 확답이 없는 화두 같습니다 ㅠ
      • 최준호 기자

        최준호 기자

        2017년 12월 29일 오후 5시 49분

        ....이정도 분량이면 좀만 보태서 기사를 쓰셨어도 ㅋㅋㅋㅋㅋㅋㅋ
      •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2017년 12월 29일 오후 7시 19분

        흐엑.. 뭔가 소개만 하는 기사를 쓰기가 애매해서요!ㅎㅎ
  • 이송운 기자

    이송운 기자

    2018년 1월 3일 오후 1시 04분

    이걸 아웃스탠딩의 언어로 바꾸면..
    '오르가닉에 투자하자'가 될 것 같습니다~ㅎㅎ
    저런 회사가 아웃스탠딩에 끌릴수 있다는 생각에(긁적긁적)
    •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2018년 1월 3일 오후 10시 06분

      ㅋㅋㅋ맞아요 오가닉오가닉하게 성장하자는 그런?! 투자가 보수화할 수밖에 없는 맥락도 읽혀서 참... 민감한 화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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