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풀워딩 및 현장 분위기(코인 거래소 자율규제 심사 결과 발표)

2018.07.12 10:08

 

11일 명동 은행연합회 건물에서 제 1차 자율규제 심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급작스럽게 연락을 받고 간 자리였는데요. 그간 한국블록체인협회가 회원사인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한 자율규제 심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라 궁금했습니다.

 

 

일단 현장에서 공유된 발표문의 경우 아래와 같습니다.

 


 

[인사말씀] 

안녕하십니까.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회 위원장 전하진입니다. 먼저 이렇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여 주신 기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오늘 이 자리에서 협회와 회원사들이 오랫동안 함께 준비하고 진행한 암호화폐 거래소 자율규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자 합니다.

 

[제1차 자율규제 심사 결과 발표]

협회의 자율규제는“건강하고 안전한 암호화폐 거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용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자율규제암호화폐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규정, 암호화폐 취급업자의 금전 및 암호화폐 보관 및 관리 규정, 자금세탁행위방지에 관한 규정, 시스템 안정성 및 정보보호에 관한 규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협회 자율규제위원회는 자율규제를 바탕으로 일반 부문, 보안성 부문을 구분하여 지난 5월부터 제1차 자율규제심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제1차 자율규제심사는 여러 회원사들 가운데 자체적으로 심사준비가 된 12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 심사는 일반심사와 보안성 심사, 투트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일반심사에서는 재무정보 체계, 거래소 이용자에 대한 기본 정보제공 체계, 거래소 이용자에 대한 투자 정보제공 체계, 민원관리 시스템 체계, 이용자 자산 보호 체계, 거래소 윤리 체계, 자금세탁방지 체계 등의 항목을 다뤘습니다.

세부적으로 자기자본 20억원 이상, 보유자산의 관리방법 및 공지 여부, 코인 상장절차, 민원관리 시스템 체계, 자산보호 체계인 콜드월렛 70%이상 보유, 시세조종금지, 내부자거래 금지, 자금세탁방지 부문 등 총 28개의 심사항목을 엄정한 기준으로 심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심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됐습니다. 먼저 지난 5월 1일에 회원사가 제출한 서면 심사자료를 검토했습니다. 이후 미흡한 부분에 한 보완요청을 거쳐 . 제출된 심사자료를 근거로 5월 30일 자율규제위원들이 각 회원사 실무 책임자 및 임원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 이후 추가 자료보완 작업이 진행됐고 최종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저희는 이번 심사가 특히 이용자 보호 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러 회원사들은 자체적으로 협회 자율규제 기준 이상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다음은 보안성 심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안성 심사는 그 특성상 5월 8일까지 제출된 심사자료를 바탕으로 인터뷰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회원사의 책임있는 보안담당자를 대상으로 6월 2일, 13일, 27일, 7월 7일까지 총 4차례의 인터뷰 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보안성 심사 결과의 경우, 전체 거래소의 보안성은 전반적으로 준수한 편이나, 각 개별 거래소들간의 보안 수준에는 편차가 있었습니다.

또한, 특정 영역(WAS 등 외부 서비스 구간)에 치중된 점검을 수행하거나 단순 스크립트를 이용한 점검 등의 취약점 점검 절차, 범위 설정 및 방법론 상의 미흡한 부분이 발견되었습니다.

회원사들에게는 추후 취약점 점검 시 외부 서비스 구간 뿐만 아니라 내부 주요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보안 솔루션 및 내부 업무용 주요 서버 등으로 점검대상을 확대하여 보다 면밀하고 강도 높은 점검이 필요할 것입니다.

 

본 심사를 통과하였다는 것은 기본적인 보안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을 만족하였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강건한 보안 아키텍쳐를 설계했음을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각 회원사는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보안성 향상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의 사고 경험과 더불어 현재 발전하고 있는 새로운 공격 및 방어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습득하여 거래소 및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심사는 심사자료와 각 거래소 자체 진단 결과 및 인터뷰를 기반으로 평가한 것이므로 실제 현장의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거래소는 암호화폐라는 금전적 가치가 있는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하기 때문에 늘 해커의 공격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다양한 루트로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보다 효과적인 보안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회 회원사 거래소들은 상호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보다 발전된 거래소 보안을 위하여 거래소 설계, 구현, 운영에 대한 베스트 프랙티스, 기존 사고 사례 분석, 취약점 분석의 방향 등 네거티브 규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에 대하여 정보보호위원회에서는 거래소와 정보보호 업체를 대상으로 거래소 보안 컨퍼런스의 개최를 논의중입니다.

향후에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안정성과 투명성 제고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한 1) 거래소 내 이상매매거래 탐지시스템, 2) 의심거래자 입출금 차단 시스템, 3) 해킹 발생 시 상호비상연락망을 통한 공동대응 체계, 4) 암호화폐 거래소 단체보험 가입 등을 검토하여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사전예방 및 사후대책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일반심사와 보안성 심사에 걸친 자율규제 심사 통과는 이용자 보호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국내 수 십개의 거래소 중에 최소한 외부의 심사를 받아 협회가 제시한 자율적인 요건을 갖춘 거래소가 12개가 된 것입니다. 나머지 거래소들도 어떤 식으로든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거래소 운영에 대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맺음말]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거래소 역할의 중요성과 그 사회적 책임에 대해 깊이 공감합니다. 협회와 회원사 공동으로 추진하는 자율규제는 국내외 첫 사례이기에 지속적인 개선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암호화폐 거래소와 한국 블록체인산업이 더욱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언론과 전문가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전문은 이렇습니다. 물론 현장에서는 여러 질문이 나왔고요. “12개 거래소를 심사했다면 최소한 등급이라도 나눠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편차가 크다고 했으면서 전반적으로 보안 상태가 좋았다고 퉁칠 수 있느냐”, “원래 14개 팀이 심사받는 것으로 알았는데 왜 12개 팀으로 줄었느냐”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심사 결과 자체가 상세하진 않아서 이런 질문들이 나온 듯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래와 같이 오갔습니다.

 

 

“12개가 적격이다, 어떤 결함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고.

저희 기준으로는 회원사 역량을 갖췄다고 보는 겁니다.

개별적으로 누가 취약하다고 얘기했다가는 해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어서.. 전반의 수준을 얘기했습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회 위원장 전하진)
 
 
“개인적으로는 체크리스트 위주의 보안성 심사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각각 정성적 평가를 하긴 힘들죠.

침입탐지시스템을 썼냐고 물어봤을 때 그렇다고 하면
성능이 떨어지는 걸 쓰더라도 안썼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1차 심사의 경우는

 

준비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예산도 많이 들어서
일단 체크리스트 기준의 포지티브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예상대로 12개 거래소가 체크리스트에 대해서
자료 및 내용을 제출했고요. 인터뷰도 모두 했습니다”
 
“12개 중 9개 거래소는 저희가 생각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었어요. 4-5차에 거쳐 인터뷰를 했던 이유도
결국 제대로 답을 못 해온 분들 혹은 기본적인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시간을 드렸던 겁니다
 
“보시다시피 거래소마다 보안 편차가 컸습니다. 예컨대
많은 맨파워를 들여서 제대로 취약점 분석한 곳이 있는가 하면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체크한 곳도 있죠. 하지만 스크립트 위주의
취약점 체크로 문제점을 찾기 힘듭니다. 근데 이것만 했던거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김용대)
 
 
 
“아직 자율규제 심사도 초기이기 때문에

 

거래소가 어느 수준까지 여건을 갖추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지 연구하고
그 결과를 함께 공유하는 과정에 가까웠어요”
 
“심사위원도, 거래소들도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많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거래소는 24시간 멈춤 없이 돌아가는지라

 

보안점검이 굉장히 어렵다는 점도 있겠고요.
상한 하한도 없어서.. 보완할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법화 입출금을 제한하는 유럽 거래소들도 있는데요.
고객 편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 확인하는,
불편을 감수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모든 공격에 안전한 거래소는 있을 수 없고,

 

공격 벡터를 줄이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겠죠.
그게 보안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아예 보안 USB 제조회사를 해킹해서
인프라 장비로 악성코드를 퍼트릴 때도 존재하는 걸요”
신경쓰는 거래소는 연중계약을 맺어서 매년
새로운 인프라, 새로운 소스코드 출자를 받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금전적 부담이 크긴 하고요)
 
“(빗썸 사고 관련해서) 네거티브 규제를 한다 해도
거래소에서 먼저 내부 구멍을 얘기해주지 않는 이상
밖에서 문제를 먼저 짚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사자가) 끊임없이
보안을 강화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술과 태도 모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아웃스탠딩에서 기획해서 쓸 만한 콘텐츠는 없다고 판단해서(!) 다른 매체의 기사를 참고하는 선에서 취재를 마치려 했는데요. 기사들이 ‘심사의 부실 논란’에 초점을 맞추면서 발표 전문과 현장 분위기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컨설팅에 가까운 심사를 했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떽떽- 이러면 혼나요- 이런 느낌의 ‘심사’를 했다기보다는.. 말그대로 암호화폐 거래소 전반의 보안 평균을 높이려는 시도로써의 심사 같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맥락에서 ‘자율규제 심사는 실효성이 없지 않냐’고 지적하는 게 무용하더라고요. 합격, 불합격을 말하는 심사가 아니라 최대한 낙오자 없이 가자는 방식이니까요.
 
일단 현장에서 나온 발표문과 분위기, 일문일답은 위와 같았습니다. 아웃스탠딩 독자님들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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