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A대기업 스타트업 투자팀과 만난 썰

2018.08.07 15:02

얼마 전. 모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 조직? 엑셀러레이터라는 사람들을 만났다.
스타트업 업계에도 도움이 되는 일을 의논하고 싶다고 불러낸 자리였다.

 

 

 

 

너무도 당당하게 그들 사무실로 찾아오라는 이야기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해서 찾아가 봤다.

 

그들과의 대화가 하도 어이가 없어 내가 기억하는 버전으로 기록해 둔다

 

그들 : 안녕하세요. 최기자님.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나 : 네 안녕하세요.

 

그들 : 근데 아웃스탠딩이 뭐하는 곳이에요? 기자님이라고 하시던데.
회사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솔직히 좀 거만한 자세였다….)

 

나 : …아 저희는 스타트업, IT벤처업계를 취재하는 매체에요.
(뭐야 이거, 나 면접 보는거야? 내가 왜 이런 설명을 하고 있지 ㅡㅡ)

 

(이런 저런 잡다한 인사가 지난 후)

 

그들 : 다른게 아니라 저희가 스타트업 접촉하기가 참 어려워요.
그런데 기자님은 여러 스타트업 아시잖아요?

 

나 : 저도 정말 많은 스타트업 중에 일부를 알 뿐입니다 ㅎㅎ

 

그들 : 우리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최 기자님이 투자처를 찾아 주셨으면 합니다.

 

나 : …….제가 왜 그래야 하죠????

 

그들 : 기자님은 산업 발전을 위해 뛰시고, 저희는 투자를 할 수 있으니
서로 윈윈아닌가요? 그리고 저희를 취재하실 수 있는 권리도 드리겠습니다.

 

저희 유명 매체에서 취재 제의 오는 것도 다 거절하고 있어요 ㅎㅎ

 

나 : (와 진짜 날로 먹으려 드네….). 아니 그러니까 왜 스스로 하셔야 하는 일을
제가 대신(?)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 : 이를 계기로 아웃스탠딩과 저희가 사업적 관계도 맺을 수 있습니다.
오신 김에 몇군데 연락처 좀 주세요 저희가 만나 보겠습니다.

 

나 : ………………..(내가 니네들 시다바리가 -__-?)
아예. 그런데 제가 그쪽 회사도 잘 모르고, 지금은 당장 추천할 만한 곳이 없네요.

 

그들 : 아 그러면 저희 한 달에 두어번씩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시죠.
한달에 3~4 곳씩 추천해 주시면 저희들이 검토해보겠습니다.

 

나 : 저기 죄송한데, 그럼 추천해드리면 제가 얻는 보상은 뭔가요?

 

그들 : 기자분들은 어차피 네트워크가 자산 아닙니까. 저희 회사의 방대한 협력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가지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의 반복, 자신들의 지원 프로그램이 얼마나 뛰어난지에 대한 설명)

 

나 : (그러니까 당신들이 쥐어짜고 있는 협력사들을 제가 알아서 무슨 도움이 된다고)
아. 예……그 그러면 다음에 뵐게요.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물어봤다.

 

나 : “뭐지? 이 호구 취급 당한 기분은? 내가 왜 투자처를 찾아줘야 하는가?
…..물론 내가 추천해준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면 기분이 좋긴 하겠지만….
아…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이렇게 일하는구나”

 

“협력사 불러서 계약 내용에도 없는 일 시킨다는 게 이런거구나….”

 

 

댓글 (4)
  • 아웃스탠딩

    아웃스탠딩

    2018년 8월 7일 오후 3시 16분

    이분들이 회를 좋아하네요. 날로 먹는 걸 좋아해요.
    • 최준호

      최준호

      2018년 8월 7일 오후 3시 20분

      아재 개그 클라스 보소......인정!
  • 윤영빈

    윤영빈

    2018년 8월 7일 오후 8시 50분

    어이가 없네요. 발로 좀 뛰라고 하세요. -_-;
    • 최준호

      최준호

      2018년 8월 8일 오후 2시 23분

      사실 "저보다는 훨씬 잘해오고 계시네요~ 제가 뭐 거들건 없어 보입니다~~"라고 매우 우회적으로 말씀을 쿨럭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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