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아이콘 재단, 스테이블코인 발행 돕는다

2018.09.04 11:58

최근 테라에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로 큰 규모 펀딩을 받아 주목받았습니다.

 

(참조 기사 – https://outstanding.kr/discussion/?action=readpost&post_id=417051&bbspaged=1)

 

스테이블코인이란 특정 자산을 담보로 안정적인 가격을 제공하려는 암호화폐의 한 유형인데요. 아무래도 1분 1초마다 달라지는 코인 시세를 생각해본다면 안정적으로 가치를 저장하고 교환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형태가 ‘화폐’로서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9월 ICO를 마친 한국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이콘에서도 스테이블코인에 뛰어든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아이콘은 기본적으로 스팀잇, 이오스와 마찬가지로 DPoS 형태로 플랫폼이 관리,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여타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몇몇 정해진 주체들이 노드(node) 역할을 도맡는 운영방식이죠. 아이콘도 마찬가지로 기존에 네트워크를 지탱하던 노드가 관리 주체기도 하고요. 노드의 절반 가량은 아이콘 블록체인과 연결된 프라이빗 블록체인, 커뮤니티 대표자들입니다.

 

‘연결됐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아이콘은 여러 블록체인을 연결하려는 인터체인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보험업계, 대학, 대학병원 등과 함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각각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광장으로 ‘아이콘 블록체인’을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이콘 플랫폼 상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이콘은 블록체인 씬을 취재하며 자주 접했던 한국 프로젝트인데요. 스테이블코인으로 영역을 확장하신다니 그 이유가 사뭇 궁금해집니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대해 질문할 때 ‘이렇게 변동성이 큰 걸 어떻게 마켓에서 쓰느냐?’고 했습니다. 저도 암호화폐라는 개념 안에 자산과 화폐(currency)라는 개념이 섞여있어서 오해가 생긴다고 느꼈고요. 그래서 점차 글로벌에서도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며 여러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요”

 

(아이콘 재단 CFO 김근재 이사)

 


“그렇군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도 분명 몇 가지 전해 들었었는데.. 혹시 현재로선 어떤 형태의 스코가 있나요?”

 

 

“리저브를 어떤 것으로 두느냐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일단 법정화폐(fiat)을 기반으로 가격을 안정하게 조정하는 암호화폐가 있죠. 테더(USDT)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다른 자산을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도 있습니다. 예컨대 암호화폐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죠. 그리고 세번째는 다른 담보 없이 화폐통화량을 조절해서 가격을 안정시키는 겁니다. 시장 가격을 1달러에 맞추기 위해 추가 발행, 회수하는 방식이죠”

 

 

“흠. 이들이 모두 아직 거대한 실험 한가운데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아이콘 재단에서는 어떤 식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보고 있나요?”

 

 

“예컨대 국내 시장 이야길 드리자면 현재 지역화폐가 여럿 거론됩니다. 서울시 S코인도 있고, 소상공인을 위한 페이먼트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에요. 제주도에선 제주코인 발행하자는 말이 나오고요”

 

“헌데 이렇게 각자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식이면 난립하는 상태가 됩니다. 원화가 대구 따로, 제주 따로일 순 없잖아요. 특정 주체가 자기 브랜드로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게 아니라 좀 더 중립적인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는 게 저희 생각입니다. 난무하는 것들이 합해져야 한다고 봐요”

 

“특정 회사에 귀속된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이걸 만들고자 하는 주체들을 모아 합의를 거쳐 블록체인상에 발행하는, 합의와 거버넌스를 갖춘 형태여야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이콘이 하는 프로젝트’라고 보긴 힘든 것 같아요. 저희는 판을 제공하는 거고 , 마켓을 가진 회사들끼리 모여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컨소시엄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이들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집중합니다. 물론 아이콘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생각도 있고요.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건 혼자 하는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여러 파티가 모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합의를 하는 이야기 장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플랫폼 비즈니스처럼 사업자가 독식하는 식은 특히 퍼블릭에선 전혀 다른 의미인 듯해요”

 


“흠. 특히 테더 모델의 경우 테더를 발행하는 쪽에서 그 담보물인 미국 달러를 충분히 가지고 있느냐, 중앙화 이슈가 계속 생겼었죠. 하지만 여러 주체가 모여서 합의를 통해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쓴다는 게 현실적으로 구현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요?”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 기반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발행해 시장에 유통하기 시작하면 기존 금융권이 타인의 자산으로 부를 쌓던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 부의 재분배가 훨씬 자유롭게 이뤄질 것 같아요”

 

“예컨대 카드결제요. 카드로 결제를 하면 중간에 낀 여러 카드사 등등이 수수료를 가져가요. 이들은 이렇게 자본을 축적합니다. 허나 블록체인 형태로 이 과정이 이뤄진다면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블록체인 위에서 결제가 이뤄진다, 이걸로 과정이 끝나거든요. 암호화폐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편리함, 이익을 나눠주는 거죠”

 

“저희 메인넷은 이미 나온 상태라 (예를 들어) 아이콘 플랫폼에 법정화폐 100억 원을 홀딩한다면 그만큼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저가 선택할 만한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하니까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한 주체들끼리 모여 아이콘 블록체인 위에서 합의를 이루면 어떨까 합니다:) 춘추전국시대가 일어났다가 결국 이게 불편하니까 하나의 코인으로 통일되리라 내다보고요”

 

“지난 2년간 증권사 컨소시엄을 관리하며 회의를 거쳤습니다. 작은 것 하나도 합의하기는 쉽지 않아요. 도리어 이 과정을 겪으며 어떻게 여러 주체들의 합의를 이끌지 경험이 쌓였고요. 컨소시엄이 어떻게 안 깨지면서 진도가 나가는지 노하우는 조금 생겼습니다. 힘들긴 힘들어도요 ㅎㅎㅠ”

 


“그러면 아이콘 블록체인상에서는 현금만 받는 건가요?”

 

 

“아니요! 대개 스테이블코인 관련 백서를 보면 특정 한 가지 자산으로만 리저브를 거는 데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있나 생각합니다. 법정화폐, 크립토, 실물 자산이든 모두 활용할 수 있어요. 기반 없이 화폐통화량만으로 가격을 조절하는 데는 살짝 물음표가 있고요. 기본 비즈니스에서 아무 담보 없이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 리저브는 필요하다고 봐요”

 

“아, 물론 암호화폐를 담보로 할 경우 담보인정비율을 만들어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크립토를 100만원 어치 받으면 50%에 해당하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식이죠. 이건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들이 거버넌스를 통해 비율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여러 주체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합의하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겠네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가 실제 생활에 쓰이기 위해 꽤 중요한 컨셉이 될 텐데요. 기라성 같은 블록체인 정글에서 아이콘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댓글 (1)
  • 기용

    기용

    2018년 12월 4일 오후 5시 02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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