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다이어리

택시 업계에 필요한 건 '상생'이 아니라 '경쟁'이다

2019.07.29 11:42

[택시 업계에게 필요한건 상생이 아니라 경쟁이다]

 

1. 최근 작성한 택시-플랫폼 상생안에 기사에 대한 여러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중에서도 벤처 미디어니까 너무 ‘벤처’회사편을 든 기사를 쓴 것 아니냐?는 말씀이 많으셨는데요. 이에 대해 제 생각을 말해보려고 합니다.

 

2. 기사는 크게 ‘(사실)보도기사’와 ‘비평기사’로 나뉨니다. 사실 보도 기사는 당일 정말 많이 출고됐고, 저는 비평에 무게를 실어서 작성했죠. 제 관점은 이 개편안으로 우리가 최소한 ‘불편하지 않은 개인 운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였습니다.

 

3. 현재 우리나라에서 타다는 하나의 상징이 됐습니다. 택시가 아니더라도 개인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상징.
한 기업이 단기적으로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고, 사회에서 필요하고 미래 큰 수익이 될 수 있는 ‘과감한 실험’을 한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타다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서비스에 대체적으로 만족했습니다. 택시가 못줬던 ‘소비자 편익’을 선사해준거죠.

 

한편 최근 불거지는 타다 기사들의 불미스런 카톡 공유방, 서비스 질 하락 등에 대한 문제 제기만 봐도 타타를 망하게 하는 건,
국가의 힘이 아니라 회사의 서비스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것이죠. 그게 정상적인 시장 경제라고 전 생각합니다.

 

4. 대형마트의 예를 들어보죠. 대형 마트가 골목 상권을 파괴한다는 엄청난 비판이 일었지만, 상인들의 노력이 함께한
좋은 시장들은 지금 어려운 시기를 많이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산물과 먹거리를 개발하고 주차 시설을 개선했습니다.
현금 영수증을 잘 발급해 주고 있고, 원산지도 잘 표시해 줍니다.

 

이 과정에서 도움이 된 건 ‘출점 제한’이나 ‘일요일 영업 금지’와 같은 규제였을까요? 상인들의 힘만으로 하기 힘든 환경 조성 사업이었을까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총각네 야채가게 같은 좋은 오프라인 상점이 시장에 들어가 호평도 받고 있습니다.

 

5. 그런데 상거래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였던 대형마트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의 영향으로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으며, 소비자들은 자신들에게 맞는 소비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빌리티는 어떤가요?

 

6. 수십년간 정부는 택시 가격을 통제해왔으며, 요금 인상 때마다 서비스 개편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 서비스업은 결코 정부의 바람대로 서비스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증명돼 왔습니다.

 

7.택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타는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이 아닙니다. 택시 회사와 개인 택시만이 ‘운행 대수 제한’이라는 국가 통제에 의해 일정 부분 특혜를 받아 왔고, 그 결과가 지금과 같이 친절할 필요가 없는 운수 서비스로 귀결됐죠.

 

8. 더불어 이번에도 요금제, 운행 수량 등은모두 국가의 통제 내에 두었으며, 또 택시 감차 비용을 일부 플랫폼 기업이 부담한다는 내용에서도 정책 실패의 책임을 새로운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게 상당부분 전가시킬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이동 복지 차원인 ‘대중 교통’도 아닌데 끝까지 국가가 이 부분을 통제하려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사회 전체의 편익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9. 그럼 처음으로 돌아가 이번 상생안이 ‘서비스 경쟁’이 가능한 수준일까요? ‘상생안’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안은 기존 택시 회사들 / 개인 택시에게 플랫폼 기업들이 줄 수 있는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는 수준에서 ‘안’이 만들어졌습니다.

 

10. 제가 생각하는 택시는 ‘개인이 원하는 목적지로 빨리 가기 위해 ‘합당한 요금’을 지불하는 서비스입니다. 서비스가 좋으면 비싸야 하고, 구리면 싸야 합니다. 그리고 정말 구리면 시장에서 퇴출되야 하죠.

 

11. ‘시장’의 영역입니다. 왜 국가는 계속 간섭할까요? 타다도 불미스러운 일이 계속되면 당연히 어떤 소비자도 타다를 안탈겁니다.

 

11. 다시 한번 강조하고픈 말씀은 택시는 ‘대중 교통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지금 개인 운송 서비스 시장에 필요한 건 ‘경쟁’이지 ‘상생’이 아닙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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