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화관이 생존하려면 명분이 필요합니다
"지금 영화계는 과거의 추억만 곱씹고 있습니다" (영화 업계 관계자) 영화 산업이 어려워졌다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팬데믹으로 많은 영화가 OTT로 향하면서 영화관은 힘든 시기를 버텨왔습니다. 실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대 멀티플렉스의 총 19개 지점이 팬데믹 이후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참조 -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19개 지점 문닫아...2022년은 회복될까?) 2022년 봄이 지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되고,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상황인데요. 영화관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 같은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영화 '범죄도시2'가 1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면서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본 분들도 있었는데요. 2022년 8월 24일 기준, 영화 '탑건'은 770만명, '한산:용의 출현'은 63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분위기를 이어갔죠.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나란히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받은 영화 '브로커', '헤어질 결심'이 연달아 개봉돼 업계 분위기를 더 살려줄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졌습니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 183만명, '브로커' 126만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이는 관객들이 과거보다 영화를 더 냉정하게 선별해서 영화관을 찾는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화관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시기에 한산했던 건 당연한 일이었는데요. 거리두기가 사라진 2022년 여름, 영화관은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바로 영화관에 갈 '명분'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만 좋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Best Picture) 후보 10편 중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는 단 세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