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전략가들이 2500년 전 책에 열광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선표님의 기고입니다. 빌 게이츠 손정의 마크 저커버그 도널드 트럼프 마오쩌둥 더글러스 맥아더 헨리 키신저 보응우옌잡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조조. 이들은 모두 한때 세상을 주름잡았거나 지금도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너무나 유명해서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인물들인데요. 그래도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이 있을 거 같아 말씀드리면 보응우옌잡은 ‘20세기 최고의 명장’으로 불리기도 하는 베트남의 독립 영웅입니다. 1954년 당시 베트남을 지배하고 있던 프랑스군과 벌인 디엔비엔푸 전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베트남의 독립을 이뤄냈고요. 이후 미국과 벌인 베트남전에서도 ‘다윗의 승리’를 만들어낸 장군입니다. 헨리 키신저는 1970년대 미국의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 자리를 동시에 맡아 미국의 외교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입니다. 소련과의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를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외교 전략가입니다.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게 했던 인물들이라는 점 외에도 이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요. 바로 이들 모두가 ‘손자병법’을 읽고 거기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서 원하는 것을 얻어냈다는 점이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자서전을 통해 “오늘날의 나를 만든 것은 손자병법”이라고 말했고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자신의 책 ‘챔피언처럼 생각하라’를 통해 “손자병법은 시간을 투자해서 꼭 읽을 만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책”이라며 ‘손자병법’을 읽어볼 것을 추천했습니다. ‘손자병법’을 읽는 걸 넘어 이를 재해석해 자신만의 병법(兵法)을 만들어낸 인물도 있는데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손자병법’에 자신의 전략과 철학, 관점을 더해 ‘손의 제곱법칙’이란 이름의 경영 철학을 만들어냈습니다. (참조 - 창업자 손정의가 사업을 급성장시킨 3가지 전략) 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 역시 ‘손자병법’의 핵심 내용을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낸 ‘16자 전법’을 만들었고요. 이 전략을 바탕으로 일본군과 국민당 정부군이라는 강대한 적을 꺾고 중국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의 영웅 중 한 명인 위나라 무제 조조 역시 ‘손자병법’이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손자병법’의 여러 판본들 중에서 오늘날까지 가장 널리 읽히는 버전은 조조가 직접 주석을 남겨놓은 판본입니다. 수많은 전쟁을 지휘하며 얻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손자병법’의 내용을 보다 알기 쉽게 정리했던 것이죠. ‘손자병법’은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인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장군이자 전략가였던 손무(孫武)가 쓴 책입니다. 손(孫)이라는 성씨에 뛰어난 사상가들에게 붙이는 자(子)라는 존칭을 붙여 손자(孫子)라고 부르고 있죠.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인물입니다. ‘손자병법’은 흔히 ‘동서고금을 통틀어 최고의 전략서’라고 불리는데요. 분량 자체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손자병법’은 6000여자의 한자로 쓰여 있는데요. 띄어쓰기 없이 워드에 옮긴다면 A4용지 3장에 들어갈 분량입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 분량이 상당히 짧은 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손자병법’이 2500여 년의 시간을 거치는 동안 살아남아 오늘날에도 ‘최고의 전략서’로 불리는 이유, 그리고 이 책이 군사·외교 전략뿐 아니라 기업인들이 경영 전략을 세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제가 ‘손자병법’을 읽으면서 느꼈던 이 책의 핵심 주제를 설명한 뒤 ‘손자병법’의 핵심 전략으로 꼽히는 허실전략이 적용된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말아라 “손자가 말한 수천 마디의 말은 ‘적을 능동적으로 이끌어야지, 수동적으로 끌려가면 안 된다’라는 이 한 마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말은 중국 당나라의 장군이었던 이정이 ‘손자병법’의 핵심을 짚어낸 말인데요. 저 역시 ‘손자병법’의 핵심 내용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적에게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