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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편의점 창업하기 전에 알바라도 해보면 도움이 될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을 창업하기 전에 알바라도 해봐야 할까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좋지요. 알바라도 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그 ‘자세’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알바를 해보는 일은 창업의 필요조건 가운데 하나는 될 수 있어도, 창업을 위해 반드시 알바까지 해볼 필요 또한 없다고 봅니다. ‘알바의 영역’과 ‘점주의 영역’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실은 알바를 해보는 것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점포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출이 좋은 점포에서 일했던 경우, 다른 편의점도 다 그렇게 잘 되는 줄 알고 창업했다가 ‘어? 이게 아니네?’하면서 후회하는 분도 여럿 봤습니다. 알바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알바의 눈에는 매출의 모든 것이 이익처럼 보이고, ‘우리 사장은 편하게(!) 돈 벌어 좋겠다’ 하면서 부러워합니다. 투입되는 노력과 지출되는 비용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사회 경험이 부족한 분들일수록 이런 실수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월급날만 다가오면 가슴이 바싹 타들어가는 긴장감, 월급 줄 돈이 없어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심정, 임대료를 내지 못해 건물주에게 통사정했던 기억, (물론 프랜차이즈 편의점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만) 물류 대금을 결재하지 못해 거래처에 사정했다가 버티기도 했다가 싸우기도 했던 경험, 직원들이 말썽 부려 그것을 수습해 나갈 때의 분통… 이런 것들은 알바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말로 해줘도 깊이 실감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실제로 ‘경영자’가 되어보아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렇다고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찾아가 “제가 석 달만 운영해볼까요?”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접 체험의 방법으로 ‘인터넷 카페’를 이용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편의점 점주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들이 여럿 있습니다. 전국 단위 카페는 회원이 수만 명에 이릅니다. 현직 점주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는 카페도 있습니다만, ‘게스트’로 입장하여도 웬만한 정보는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카페에도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 카페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점주는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매출이 아주 좋은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이거나, 최악의 상태에 있는 점주이거나. 물론 바쁜 시간을 쪼개 카페 활동에 참여하는 점주들이 대부분이지만, 거기에 글을 쓰고 있을 정도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는 분이거나, 그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직성이 풀리겠다 생각하고 씩씩거리며 찾아온 분이거나. 그런 가능성을 감안하고 게시글을 읽어야 합니다. 지나친 정보가 독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 창업을 하지도 않았는데 온갖 잡다한 지식과 정보가 가득 차서 ‘이건 이렇다던데요’, ‘저건 저렇다던데요’ 하면서 걱정만 한가득인 분들도 뵙곤 합니다. 예전 제 모습 같아 빙그레 웃음이 나옵니다만, 일단 부딪혀보면 다 답이 나옵니다. 전국에 편의점이 5만 개 정도 됩니다. 현재 5만 명 가까운 사람이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고, 기존에 했던 사람까지 합치면 수십만 명은 됩니다. 누구든 일단 부딪히면 ‘해낼 수는’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편의점 창업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라는 겁니까?” 이렇게 묻는 분들이 계시겠군요. 고루고루,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해보라는 말입니다. 알바를 해보면 좋고, 안 해봐도 크게 문제는 없고 (저도 창업 전에 편의점 알바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편의점 점주들의 카페에도 참여해보고, 편의점 관련 책도 읽어보고, 동영상도 찾아보고, 이런저런 유형의 편의점을 두루 둘러보면서 진열이나 마케팅 방법도 연구해보고, 여러 프랜차이즈의 장단점도 비교해보고, 상권에 따른 입지 조건도 연구해보고…….
봉달호
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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