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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화
레이 달리오가 '원칙'을 만들고 실천할 수 있었던 비결 '유형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선표님의 기고입니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투자의 전설 중 한 명입니다. 1975년,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방 두 개짜리 자기 아파트에서 시작한 회사를 40여 년 만에 운용 자산 1600억달러(약 193조원‧2019년 기준)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로 키워냈으니까요. 자산 운용사란 쉽게 설명드리면 기업, 기관, 은행, 연기금, 정부 등 여러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뒤 돈을 대신 굴려주고 대가로 수수료를 받거나 투자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는 회사입니다. 주식, 채권, 파생금융상품, 상품 선물 등 전 세계 시장의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최대한의 투자 수익을 거두는 게 목적인 회사죠. 자산 운용사 대신 헤지펀드 운용사로라는 말로 불리기도 합니다. 레이 달리오는 스스로에 대해 “빈털터리에서 부자가 되었고, 평범한 사람에서 유명인이 되었다”라고 말하는데요. 이 말처럼 그는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부를 일궜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18년 조사에서 그는 177억달러(약 20조7000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는 세계 67위 부자로 뽑혔습니다. 그와 브리지워터의 명성이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난 이후부터였습니다. 금융위기 1년 전인 2007년에 그가 ‘앞으로 곧 큰 위기가 닥친다’고 경고하며 투자 전략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바꿨던 사실이 조명받았기 때문이죠. 위기를 미리 알아차리고 철저히 대비한 것은 막대한 보상으로 돌아왔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쓰나미가 전 세계를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리지워터는 2008년에 14%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거둡니다. 당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대형 투자자들 대부분이 30% 이상의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이 같은 수익률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죠.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있던 2010년에는 회사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거뒀고요. 브리지워터가 이런 성과를 거두자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던 그의 비결에 대해 사람들의 궁금증이 쏠릴 수밖에 없었죠. '투자업계의 스티브 잡스' 레이 달리오는 ‘투자업계의 스티브 잡스’라고도 불리는데요. 잡스가 자기 집 차고에서 애플을 시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집을 사무실 삼아 비즈니스를 시작했고요. 잡스가 매킨토시, 아이팟, 아이폰 같은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자체를 만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퓨어 알파 펀드’, ‘올웨더 펀드’ 같은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시장을 휩쓸었습니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지만 그는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이전인 197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를 활용해 시장의 흐름을 분석, 예측하고 투자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 이전까지 사람의 직관과 감에 크게 의존하던 투자업계에 데이터 분석과 수학적 추론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갖고 뛰어든 것이었죠.
홍선표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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