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프로세서 '3번의 대전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애플의 자체 프로세서, M1을 쓴 맥들이 미국, 일본 등 1차 출시국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애플은 이 제품들이 기존 인텔 프로세서를 쓰던 제품들에 비해 CPU나 그래픽 성능이 2배에서 6배까지 높다고 밝혔고, 실제 테스트 결과들을 봐도 성능이 꽤 높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기를 사용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고, 특정 상황에서는 확실히 애플이 생각하는 새로운 프로세서 사용 방법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전히 애플이 왜 맥에 쓸 칩을 새로 만들었을까에 관심이 쏠립니다. 인텔과 애플의 관계가 멀어졌다는 이야기부터, 부트캠프를 막아서 윈도우 점유율을 낮추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뭐 여러 가지 호기심도, 불안도, 의심도 들 수밖에 없는 프로세서지만 애플이 밝히는 새 프로세서의 목적은 성능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직접 하게 된 것도 그동안의 애플이 프로세서를 바라보는 시선과 관련이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니까요. 모토로라에서 IBM으로 '첫 번째 대전환' 애플에, 또 맥에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애플이 이전에 썼던 파워PC를 기억하실 겁니다. 이 파워PC는 애플의 상징과도 같았고, 또 전문가용 고성능 컴퓨터의 대명사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이 칩을 선택하게 된 이유 역시 성능입니다. 애플은 90년대 초반 맥OS의 그래픽 중심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그래픽, 디지털 음악 등의 용도로 매킨토시가 성장하면서 고성능에 목이 말랐습니다. 이때까지 애플은 모토로라의 68000 계열 프로세서를 주로 써 왔는데, 매킨토시 쿼드라 시리즈에 쓰인 68040 이후로 한계가 찾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