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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
왜 싸이월드는 2번 죽게 됐을까
싸이월드의 사망신고는 2013년 말에 처음 이뤄졌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이른바 SNS 열풍을 이기지 못하고 모바일 대응에도 실패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SK그룹은 싸이월드가 자립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아예 서비스를 접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긴 너무 아깝다는 여론이 있었고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이 계속 이어진 결과! 김동운 모바일TF장과 30명 직원이 법인분리 후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EBO)으로 SK컴즈에서 독립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바깥은 너무 추웠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거의 붕괴되다시피 했고 자본금은 인건비와 서버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금방 바닥을 보였죠. 어쩔 수 없이 운영진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와디즈에 딜을 올려 자금수혈을 하려고 했는데요. 결과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목표금액이 5억원이었으나 참여금액은 고작 3900만원에 불과했으니.. 마케팅이나 서비스 업데이트는 커녕 사이트 유지마저 버거운 상황! 이때 제안자가 1명 나타났는데요. 바로 전제완 프리챌 창업자였습니다. 대한민국 IT벤처역사에서 굴곡 깊고 사연 있는 사람들이 참 많지만 전제완씨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SK는 어떻게 1조짜리 인터넷 비즈니스를 말아먹었나
국내 통신사들의 숙원은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의 성과입니다. 현대 통신사업은 망을 관리하는 사업(ISP)과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사업(ICP)으로 나뉘는데요. 전자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고 후자가 네이버, 카카오, 지마켓, 옥션 등이죠. 전자의 경우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이미 시장이 3대 과점사업자로 정리가 됐고 해외진출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더 큰 성장이 어려울 전망입니다. 반면 후자의 경우 경쟁시장으로서 매해 기술혁신과 진보가 이뤄지고 있으며 기존 비즈니스 인프라와의 결합이 가능한 한편 해외진출 또한 용이합니다. 그래서 통신사들은 자연스럽게 오래 전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눈여겨봤는데요. 3사 중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던 곳이 바로 SK텔레콤, 아니 SK그룹이었죠. SK는 사업을 직접 벌이기보다는 그룹 특유의 스킬이라 할 수 있는 M&A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먼저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과 PC통신 넷츠고를 합침으로써 SK컴즈를 출범시켰고 여기에 2002년 446억원을 주고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합병했습니다. 이듬해에는 싸이월드를 70~80억원 규모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했고 2006년 이글루스를 15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바로 엠파스를 820억원에 인수합병했습니다. 그 다음해인 2007년 말이 되자 SK컴즈는 시가총액 1조원에 도달했는데요. 5년 만에 유의미한 숫자를 만든 것이죠. 그 숫자는 거품이 아니었으며 충분히 증명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먼저 싸이월드는 국내 넘버원 커뮤니티로서 도토리로 대표되는 유료 아이템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뽑아냈습니다.
싸이월드는 어떻게 페이스북에 압살됐나
정당인 이준석씨는 한 토크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버드대 다닐 때였죠" "우연히 한 동문친구가 인맥관리를 키워드로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저도 한번 써봤죠. 솔직히 별로였어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약올리듯 이메일을 보냈죠" "한국에 싸이월드라는 게 있는데 니가 만든 것보다 훨씬 낫다. 넌 망할 거야" "그런데 10년 정도 시간이 흐르자 세계 최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됐더라고요" 그렇습니다. 그가 언급한 인터넷 서비스는 페이스북, 동문친구는 바로 마크 주커버그였죠.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의 관계는 마치 평행선 아닌 평행선과 같았습니다. 서비스 출시일도 다르고 서비스 제공지역도 달랐지만 둘 중 하나가 성장한다면 언젠가는 만날 운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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