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븐일레븐의 ‘24시간 운영 변경’이 의미하는 것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20191010일 일본 최대 편의점 사업자인

세븐일레븐이 반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회계상 당해 연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1년으로

이번 발표는 20193~8월에 해당

 

사업 실적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 국내 편의점 사업 데이터만 기입)

 

구분

2019.08

(백만엔)

전년비

(%)

매출

그룹 전체

5,997,499

100.8

편의점(전매장)

2,532,679

101.9

편의점(가맹점)

2,489,416

102.3

영업수익

그룹 전체

3,313,224

99.1

편의점

488,063

100.4

영업이익

그룹 전체

205,127

102.8

편의점

133,397

104.4

일평균판매량

편의점(전매장)

659천엔

-7천엔

매장수

개점

416

141

폐점

275

(출처=세븐일레븐 결산자료)

 

발표된 실적을 통해 

일본 편의점 사업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영업수익 4880억엔(4.9조원)

영업이익 1333억엔(1.34조원) 수준에서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편의점은 일본 내 프렌차이즈 가맹사업 중

최대 규모이자 다른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죠.

 

그런데 세븐일레븐의 실적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결코 장밋빛으로만 볼 수는 없어 보입니다.

 

앞서 살펴본 반기 실적 데이터 중,

일본 국내 전체 세븐일레븐 매장의 일평균 판매량이

전년 대비 7천엔(7.1만원) 낮아진 상황이고,

 

일본 프렌차이즈 협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전체 편의점 내점객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점객 수

2019.08

(천명)

2018.08

(천명)

전년비

(%)

전매장

1,538,113

1,559,196

-1.4

기존매장

1,455,538

1,492,487

-2.5

(출처=일본 프렌차이즈 협회)

 

각 편의점 사업자들이

내점객 수를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지만

편의점 출점 가능지역 대비 경쟁자들이 다양해지면서

세븐일레븐을 포함하여 모든 사업자들이

감소 추세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이 외에도 일손 부족에 따른 편의점 운영 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편의점 시장 포화로 인한 사업자 간 경쟁도

편의점 사업자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편의점 사업자들은 24시간 운영이라고 하는

44년 전에 도입한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데요.

 

2018년 말 기준 시장 점유율 44.4%

압도적 1등 사업자인 세븐일레븐을 중심으로,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급성장의 원동력 ‘24시간

 

19745월 세븐일레븐 1호점이 등장한 이후

1975624시간 영업점이 처음 등장했는데

이를 세 곳으로 늘리며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세븐일레븐 1호점 동경 도요스점, 출처=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1호점 개점 이후 2년 만인 19765

100호점을 개점했고 이 중 24시간 운영 매장의

점진적인 확대와 매출 증대를 입증해 보이면서

지금의 편의점 모델이 확실히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참고로 세븐일레븐의 첫 번째 24시간 영업점은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의 토라마루점입니다.

 

20183 5일 세븐일레븐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대중들을 위한 퀴즈로 나와

흥미를 유발하기도 했었죠.

 

(세븐일레븐 24시간 1호점 퀴즈, 출처=트위터)

 

하지만 토라마루점을 왜 124시간 운영점으로

선정하게 된 것인지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게

다소 아쉽기는 합니다.

 

세븐일레븐의 최초 TV CM 1976 111,

세븐일레븐, 좋은 기분, 열어서 다행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방영되었는데요.

 

 

아내로부터 퇴근길에 장보기를 요청받은 남편이

회식으로 깜빡 잊고 있다가 늦은 시간에

세븐일레븐을 기억하고 장을 본 후 기분 좋게

귀가하는 스토리로 지금까지도 종종 화제가 되죠.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되는 일반 매장 외에

24시간 운영되는 매장도 있음을 함께 어필했는데요.

 

세븐일레븐은 첫 번째 TV CM 방영 후

시간(24시간)’, ‘거리(매장 수)’, ‘종류(상품)’라는

세 가지 편의성을 전략 키워드로 설정하게 됩니다.

 

이후 경쟁사들 또한 1970년대 말부터 24시간 운영

매장 도입을 통해 연중무휴 언제 어디서나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화하며

편의점 업계는 전체적으로 급성장하게 됩니다.

 

현재 2019 6월 기준 일본 전국 편의점 매장 수는

56485개로 소매업 중 드럭스토어(16058)

슈퍼마켓(5000)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은 상황이죠.

 

(주요 업종별 매출 추이, 출처=경제산업성)

 

상품 또한 편의점에서는 식료품, 일용품, 문구류에

신문·잡지 및 OA ATM 기기 활용까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데요.

 

수년 전부터 드럭스토어에서도 식료품을 판매하는 등

취급 상품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편의점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무엇보다 잦은 자연재해 속에서 전국적으로 촘촘하게

뻗어있는 편의점은 생활필수품을 쉽게 구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남다르게 인식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재해 시 각종 물자 공급이나 귀가가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와 제휴를 맺는 등

사회적 인프라로서 여러 기능을 담당해 왔고요.

 

성공 요인이 문제 원인으로

 

지금까지 24시간 영업은 매출증대 효과는 물론,

상품 납품이나 진열 등 매장 운영효율도 높여주며

편의점 사업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 되어 왔으나,

 

사회 구조와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인해 

이제는 편의점이 24시간 매장을 운영하는

대표 사업장으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와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확대,

과중한 업무기피 현상 등이 심야 시간대 종업원의

생산성 저하와 업무과로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일본은행이 발표한 고용인원 과부족지수 추이를 보면

해가 거듭될수록 편의점을 포함한 소매업 및

숙박·음식업 인력부족이 심각함을 알 수 있죠.

 

(고용인원 과부족지수 추이, 출처=일본은행)

 

인력 문제에 따른 심야영업 폐지나 재검토 움직임 외에

전력소비량과 온실효과 배출요소증대, 청소년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손 부족에 따른 매출 하락 등으로 수년 전부터

일부 가맹점주들과 24시간 매장 운영을 놓고

계약위반 및 위약금 관련 갈등을 겪은 세븐일레븐은,

 

2019321일부터 직영 매장 10곳을 대상으로

1)7~23, 2)6~24, 3)5~익일 1시 등

3가지 시간대로 운영해보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어쩌면 내점객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어

24시간 매장 운영 필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자사 내부 분석 내용도 기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점객 연령분포 추이, 출처=세븐일레븐)

 

1989년에는 방문객의 약 62%30세 미만이었으나

2017년에는 20%로 크게 줄어든 반면,

50세 이상은 약 9%에서 37% 4배가량 증가했는데요.

 

고연령층은 편의점 심야 이용이 적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선택

 

일본에서는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고 정규직이라도

임금 수준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젊은 세대일수록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미래 사회보장도 불안한 측면이 있죠.

 

이에 반해 기술 고도화에 따라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 및 서비스가 넘쳐나다 보니

이런 시대에 나고 자란 일본의 젊은이들은 

가성비에 민감한데요.

 

(세븐일레븐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 출처=세븐일레븐)

 

정가 또는 조금 더 비싸게 판매되는 편의점보다는

할인매장이나 인터넷몰 등에서 충분히 비교해 본 후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결혼을 포기한 사람들과 핵가족화에 따른

고령 단신세대의 증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죠.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현재 일본 가구 전체의

30% 이상이 독신 세대이고, 이 독신 세대 중

1/365세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고령 독신 세대들이 찾는 곳이 편의점이고

이는 앞서 살펴본 세븐일레븐의 내점객 연령대가

높아지는 경향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규 점포에 줄지어 들어가는 고령자, 출처=vpoint.jp)

 

이러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븐일레븐은

실적 발표 당일 그룹사 사업구조개혁에 대한 내용도

함께 발표했는데요.

 

그 내용 중 편의점 사업과 관련된 일부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l  수수료 정책 : 기존 24시간 운영 및 고정 수수료 제도를

 운영시간과 매장별 이익에 따른

 수수료 차등 부과로 변경 (2020 3월부터)

 

l  매장 정책 : 적자매장 폐점가속 

(2019년 하반기 이후 약 1000개 매장 폐쇄/입지 이전 실시)

 

l  인력 정책 : 본부 인원 효율화

(회계개혁실시/매장개발 및 비영업 부문 인력 감축)

 

l  운영 정책 : 매장 신규 레이아웃 대응 

(2019년 내 7000곳 적용)

 

(출처=셔터스톡)

 

이번 편의점 개혁 방안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편의점 사업주들의 수익을 높여주어 이탈을 막으면서

매장 및 운영인력을 줄이겠다는 의미인데요.

 

세븐일레븐 측 발표에 따르면 수수료 정책 변경으로

가맹점당 이익은 연평균 약 50만엔(510만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 등 일본의 주요 편의점 사업자들이

편의점 운영사업주들과의 진정성 있는 상생 마인드를

갖추지 않는다면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변화

 

일본에서 편의점이 과하게 보급될 수 있었던 배경엔

정부 규제도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 이전까지 일본의 소비시장은 제조사가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유통하여

소비자는 비싸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경직된 구조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대량 공급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상품을 제공한다는 컨셉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대형 슈퍼마켓 개념입니다.

 

(일본의 대표 슈퍼마켓 AEON, 출처=위키피디아)

 

하지만 대규모 소매점포법이라는 법으로 인해

대형 점포의 출점 자체가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시 대형 슈퍼마켓의 이러한 시도는 유통혁명이라

불리면서도 성공적이진 못했습니다.

 

* 대규모 소매점포법 : 

주변 중소소매업자 보호를 목적으로

 출점규모, 영업시간 및 일수 등을

 조정하기 위해 1973년 시행된 법률

 

이런 가운데 작은 매장을 다수 출점해 가까운 곳에서

소비자와 만나겠다는 것이 세븐일레븐의 선택지였고,

비록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지는 못했지만

편의성과 시스템으로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죠.

 

편의점은 매장 면적이 좁아 대형 슈퍼마켓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장 운영효율이 나쁠 수밖에 없고,

이런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 오히려 상품 가격이

높아져야 했는데요.

 

매장당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적절한 조건으로

본사 이익을 최대한 유지하는 가맹사업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는 모델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 사업이 급성장할 때는 양호한 경제 상황 속에

깔끔한 매장과 우수한 접근성으로 내점객 트래픽이

높았기에 가맹사업으로서 주목받을 수 있었죠.

 

(전국 지역별 세븐일레븐 매장 수, 출처=세븐일레븐)

 

이제는 사회적으로 성숙되고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도 다양해지면서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어 가맹사업주나

일반인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현재로서는 경제활동 인구 감소 등의 변화로

가맹사업의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이런 점에서 이미 세븐일레븐이 발표한

편의점 운영시간 실험과 사업구조개혁안은,

 

경쟁사는 물론 가맹사업주와 일반 소비자 모두에게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바로미터를 제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큰 흐름 속에서 과연

그들은 어떤 경영전략으로 응답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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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우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한화 드림플러스에서 동경센터와 드림플러스63 핀테크센터 구축 및 운영을 통해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발굴/투자/육성을 지원해왔고, 이를 통해 한화금융계열사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