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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채
개인투자자로 4년, 한국투자밸류자산에서 펀드매니저로 8년 반,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로 3년 정도를 보내고 있습니다. 건전한 원칙과 성실함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면 누구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NFT가 뭐기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하는 걸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NFT가 크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들만의 게임'인 느낌이 강합니다. NFT를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열광하는 한편, 암호화폐를 비롯하여 코인 생태계에 전반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저 암호화폐를 이용한 새로운 투기판 정도로 치부하는 듯합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토큰이기는 하지만, 암호화폐와는 다르고, 이해하기도 훨씬 쉽습니다. 오늘은 NFT의 구조와 세상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가장 기초적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NFT는 대체불가능토큰 (Non Fungible Token) 이라는 뜻입니다. 토큰은 토큰인데 각각의 토큰이 고유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내가 가진 만원짜리 지폐와 남이 가진 만원짜리 지폐는 동일한 가치를 가집니다. 서로 그 지폐를 바꿔서 소유하더라도 아무 차이가 없지요. 그러나 만약 그 지폐가 누군가와의 추억이 담긴 지폐라면, 그 지폐와 다른 지폐는 같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NFT는 ERC-721이라는 표준을 사용합니다. 이 표준코드에는 토큰별로 토큰의 소유자를 명시하게 되어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ERC-20 표준은 토큰 안에 주소와 발행량이 기록되어서 모든 토큰이 동일한 가치를 지녔습니다. ERC-721 표준은 토큰 안에 토큰ID와 소유자를 기재하여, 모든 토큰이 개별적으로 취급되고, 각 토큰마다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를 직접 기재하여 추적을 용이하게 하고 중복소유가 불가능하게 합니다.
홍진채
2021-11-10
변동성 때문에 힘들다면, 세상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변동성이 심해서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사실 변동성은 심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의 VIX지수입니다.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지요. * VIX (Volatility Index) 시카고 선물옵션거래소(CBOE)가 발표하는 S&P500에 대한 변동성 지수. 향후 30일간 S&P500 지수가 얼마나 움직일지에 대한 시장 전망치를 보여준다. 주가가 급락하거나 불안하게 움직일수록 수치가 올라 '공포 지수'로 불린다. 변동성이 심해서 힘들다는 말은, 어쩌면 그냥 '힘들다'라는 표현에 무언가를 덧붙인 말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왜 힘든 걸까요? 작년과 올해의 시장의 색깔은 완연히 다릅니다. 오르는 종목의 성격도 다르고, 오르는 주식들의 성격이 바뀌는 주기도 짧아졌습니다. 즉, 작년에 통했던 방식이 올해는 통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언택트(콩글리쉬지만), 반도체, 배터리 등 장기 성장이 전망되는 굵직한 테마를 붙잡고 열심히 공부한 다음 그 종목들을 쥐고 버티면 이기는 시장이었지요. 올해는 다릅니다. 철강, 화학, 해운 등 경기민감주와 목재, 제지 등 소형 소재주, 의류주, 게임주, 심지어 우선주까지 급등했습니다. 그리고 그 급등은 오래가지 않고 상승분을 상당히 내뱉었습니다. 작년의 방식으로 이 시장에 대응하려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홍진채
2021-09-15
요즘 중국 시장에서 터지는 사태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큽니다. 중국 내 1위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6월 말 뉴욕 증시에 상장하자마자 중국 당국으로부터 반독점, 탈세, 사이버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매우 강력한 수준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7월 말에는 사교육 업체의 영리 추구를 금지하여 교육업을 흔드는 규제를 시행했습니다. (참조 - 사교육까지 때린 시진핑… 중국 증시 2% 주저앉았다) 며칠 후에는 배달음식업에 강력한 규제를 했고요. 8월 초에는 '게임은 아편'이라는 무시무시한 표현을 사용하며 게임업에도 강력한 규제를 가했지요. 며칠 후에는 모 연예인의 범죄 사건을 계기로 연예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억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작년 10월 '알리바바'의 마윈의 은퇴, 올해 3월 '핀둬둬' 창업자 황정의 은퇴, 올해 5월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의 은퇴 등 굴지의 스타트업을 일궈낸 창업자들이 연이어 은퇴한 직후 벌어진 일입니다. (참조 - '틱톡신화' 38세 장이밍 상장 눈앞서 사퇴…떠나는 中창업자들) 왜 갑자기 지금 시점에 국가가 민간 산업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걸까요? 중국 관영매체는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사건들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정책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합니다. (참조 - '규제 공포' 수습 나선 중국…"개혁개방 큰 방침 안 변해") 중국이 추구하는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과연 그 발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발전과 유사한 형태일까요? 일련의 사태에 대한 다양한 가설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당에 대들었기 때문에 징계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홍진채
2021-08-19
요즘 주식시장을 떠도는 '복잡계'라는 있어 보이는 말에 대해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요즘 주식 시장을 다루면서 '복잡계'라는 표현이 많이 들립니다.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워낙에 다양하여, 한두 가지 지표만으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복잡계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죠. 복잡계 이론에는 창발, 자기조직화, 상호작용, 적응, 비선형, 카오스 등등 세부적인 여러 개념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를 주식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로 주식시장을 설명하면 왠지 멋있어 보입니다. 뭐 좋습니다. 저도 가끔 그러긴 하니까요. 문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복잡계 이론이 주식 시장에 대해서 뚜렷한 예측 모델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두 가지 지표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하면서 특정 방법론을 기각할 수는 있습니다. 또한, 거시적으로 변동성의 분포 등을 제시하며 블랙 스완의 존재 가능성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거기까지입니다. "주식 시장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고, 과거에 일어난 적 없던 무서운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정도의 묘사를 그냥 좀 더 있어 보이게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습니다. 같은 내용인데 그냥 좀 더 있어 보이기만 할 뿐인 표현 방식을 '지적 허세'라고 부릅니다. 이런 지적인 허세가 허세임을 알고, 흥미 차원에서, 혹은 함부로 미래를 예단하려 하지 말자는 겸손의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는 건 별로 해롭지 않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복잡계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세상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므로 과거에 쉽게 통했던 방법론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 라고 한 단계 논리 점프를 할 때 발생합니다. 우리 사회가 생성하는 정보, 한 개인이 매일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점점 많아지고, 이른바 '초연결' 사회가 되면서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진다는 묘사는 그럴싸해 보입니다.
홍진채
2021-07-21
연준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까 걱정된다면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투자자들은 언제나 걱정거리를 찾아내는 데 도사입니다. 경기 침체가 온 다음 유동성을 열심히 풀 때는 '이 정도로 되겠냐'며 우려하고, 경기가 회복하는 도중에는 '언제 다시 침체가 올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었을 때에는 '이제 유동성을 회수하면 붕괴가 온다'며 우려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그랬었고,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그러합니다. 투자자들이 우려, 우려, 우려를 하는 와중에 시장은 알게 모르게 계속 상승했었지요. 이 글은 금리 인상을 해도 시장에 충격이 오지 않는다든가, 금리 인상 시점이 상당히 늦춰질 거라는 전망을 하는 글이 아닙니다. 연준이란 어떤 기관인지, 그들이 왜 금리를 인상하려 하는지를 살펴보고, 금리 인상에 대응하는 적절한 자세를 생각해 보기 위한 글입니다. 연준은 뭐하는 곳인가? 1913년 설립된 연준(연방준비제도)은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제도입니다. 연준에 대해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현재의 연준은 미국의 사실상 네 번째 중앙은행이자 공식적으로 세 번째 중앙은행이라는 것입니다. 1782년부터 1791년까지는 '뱅크 오브 노스 아메리카'라는 은행이 사실상의 중앙은행 역할을 했었고요. 1791년 알렉산더 해밀턴의 강력한 주장에 힘입어 설립된 '퍼스트 뱅크 오브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가 공식적인 첫 중앙은행이었습니다. 20년 기한으로 설립되었고, 기한이 연장되지 않아 1811년 폐쇄됩니다. 그리고 1816년 공황이 왔지요. 공황을 맞이하여 1816년에 두 번째 공식 중앙은행인 '세컨드 뱅크 오브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가 설립되고 역시나 20년 기한을 연장하지 못하고 1836년 폐쇄됩니다. 그리고 1837년에 큰 공황이 왔습니다. 왜 이렇게 중앙은행이 생겼다, 사라졌다 했던 걸까요?
홍진채
2021-06-18
공매도로 돈을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5월이 되었고, 말 많던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었습니다. 공매도가 선진 기법이다, 아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등등 공매도의 정당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 아주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오늘 이야기에서는, 그간의 공매도 논란에서는 별로 다루어지지 않은, '공매도가 좋은 투자 전략인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매도를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종목에 공매도를 하는지, 그리고 개인투자자에게도 공매도를 할 수 있는 길을 더 확대해주겠다고 하니 한 명의 투자자로서 공매도라는 선택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공매도로 돈 벌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훨씬 더 어렵습니다. 실제로 공매도를 해보고 이 점을 피부로 느낀 분이라면 이 글을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공매도가 무엇인지 모를 분들도 많을 테니, 공매도의 구조에 대해서 먼저 간략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0. 공매도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주식투자를 한다 함은, 주식을 사고, 이후에 팔아서 손익을 확정하는 행위입니다. 매수단가가 먼저 고정되고, 매도단가가 이후에 결정됩니다. 매도단가 대비 매수단가가 낮으면 돈을 버는 것이지요. (기타 수수료와 세금도 감안해야 합니다만.) 공매도는 여기서 순서가 반대라고 보면 됩니다. 우선 주식을 팝니다. 매도단가가 먼저 결정됩니다. 이후에 주식을 사서 매수단가를 확정 짓습니다. 매도단가 대비 매수단가가 낮으면 돈을 버는 구조는 동일합니다. 다만 순서가 반대일 뿐이지요. 근데, 없는 주식을 어떻게 파냐고요?
홍진채
2021-05-20
'인플레이션 수혜주'를 찾고 싶다면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올해 1분기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동절기 북반구 이상기온 등 인플레이션을 이끌었던 요인이 해소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조금은 완화되었습니다. 10년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 지표가 약간은 하락세에 접어들었습니다. * 기대인플레이션율 지표 Break Even Inflation Rate(BEI) :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물가연동국채수익률의 차이.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반영. 그러나 지난 10년 범위의 상단에 여전히 머무르고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투자자들을 자극할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 헤지 인플레이션이란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예금이나, 현금을 창출하는 금융자산인 채권 등의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화폐는 실물과 교환이 되기 때문에 실물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와 채권의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우려될 때 다른 자산으로 재산을 보유하려 합니다. 이런 행태를 ‘인플레이션 헤지’라고 부릅니다. 인플레이션 헤지 용도로 쓰이는 대표적인 자산이 금이고,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그 자리를 대체해가고 있습니다.
홍진채
2021-04-20
마음이 편해지는 투자법, '경제적 해자'란 무엇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최근에 금리가 올라가고, 성장주의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날들이 연이어 나타났습니다. 슈퍼스타 CEO와 그들이 그리는 미래에 대한 비전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는 끝난 걸까요? 성장주는 끝났으니 소위 말하는 '가치주'를 사야 하는 걸까요? 이런 논의는 대체로 답이 없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집니다. '경제적 해자'라는 개념이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은 '경제적 해자' 개념을 어떻게 알고 계신가요? 투자를 시작한 지 3년 정도 된 사람이라면 일론 머스크와 워런 버핏의 논쟁 아닌 논쟁에서 이 단어를 들었을 것입니다. (머스크와 버핏의 논쟁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둘이 싸웠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점이 많습니다.) (참조 - Moats and candy: Here’s what Elon Musk and Warren Buffett are clashing over) 당시 일론 머스크는, '경제적 해자는 고루한(lame) 개념이다. 혁신의 속도가 더 중요하다'라고 하였습니다. 버핏이 좋아하는 '시즈 캔디' 같은 회사에 빗대, '경제적 해자'라는 개념이 별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파는 것도 아니면서 브랜드 가치만 가지고 가격이나 올려대는 장난질이라는 뉘앙스를 은근히(라기엔 상당히 노골적으로) 담고 있었지요. 머스크를 탓할 건 아니고 (논쟁에 불을 지핀 건 제3자였고, 머스크는 워낙에 파이팅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가 인용한 '경제적 해자' 개념이 좁은 시각이었다는 점만 지적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머스크는 '경제적 해자'를 성안에 틀어박혀서 수비만 하는 듯한 이미지로 간주하는 것 같은데요. '경제적 해자'는 사실 성장주를 다루면서 등장한 개념입니다.
홍진채
2021-03-24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얼마나 알고 하시나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증시에 대해 흔히 접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특히 자본주의의 중심인 미국 증시에 대해 이런 믿음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프로 표현하면 대략 아래와 같이 되겠지요. 당연한 얘기지만 증시가 늘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시기를 한정해 보면 주가는 내기리도 하고, 1년 전에 경험했듯이 급락하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때뿐 아니라 내릴 때도 수익을 내고 싶어 합니다. 다행히(?) 주식시장에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최근 1년간 증시가 꾸준히 그리고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는 느낌입니다. 그에 따라 하락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죠. 언제 주가가 급락할지 몰라 불안해하시는 분들을 비롯하여, 하락에 베팅하여 충격에 대비하거나 오히려 수익을 내고자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참조 - “다시 떨어진다” ‘인버스’ 담는 개미들…1월에 4000억 사들여) 오늘은 하락에 베팅하는 다양한 방법과 특징에 대해서 기초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그래프를 이해하는 방법을 먼저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
홍진채
2021-02-25
현재 증시의 ‘회색 코뿔소’는 무엇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올해 주식시장이 지난해 말의 기운을 이어가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올해 우리가 보게 될 위협들, 이미 뻔히 눈에 보이지만 애써 무시하고 있는 위험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었던 큰 충격을 ‘블랙 스완’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비되는, 혹은 비슷하게 우리가 조심해야 할 위험을 뜻하는 용어로 ‘회색 코뿔소’가 있습니다. ‘블랙 스완’이 아예 예측할 수 없었던 위험이라면, ‘회색 코뿔소’는 눈앞으로 맹렬히 달려오고 있는 위험이라는 뜻입니다. 2017년 중국의 경제 상황을 우려하면서 한때 유행했던 용어이기도 합니다. 현재 증시의 ‘회색 코뿔소’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있습니다. 설을 앞두고 생활물가가 올랐다는 말은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이와 동행하여 전 세계의 곡물 가격,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였고, 운임지수도 올랐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지수 (국채 금리 - 물가연동채 금리)도 2%를 찍었고요. 인플레이션이 나오면 무엇이 문제냐고요? 인플레이션이 문제이긴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2%대의 인플레이션이 그 자체로 현시점에 큰 위협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금리입니다. 미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입니다.
홍진채
2021-01-26
중국 주식이 저평가받는 이유 '가시성'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시장을 충격에 빠트린 소식이 있었습니다. 12월 20일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이 회사의 지분 일부를 국가에 양도하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참조 - Jack Ma Makes Ant Offer to Placate Chinese Regulators) 중국의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은 상장을 하루 앞두고 철회한 바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앤트그룹의 주력 사업이 소액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습니다. 중국 주식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입니다. 중국 기업의 장점은 막대한 인구에 기반한 소비 잠재력, 그리고 국가 주도의 신성장 산업 등이 있습니다. 한국은 내수 시장에서 아무리 잘해봐야 5천만 인구가 한계여서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해외 시장 진출 혹은 사업 다각화 문제가 제기됩니다. 중국은 14억에 달하는 거대한 내수 시장에만 잘 어필하더라도 조 단위의 기업을 일구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뒤쳐진 분야가 있어도, 정부에서 찍어서 ‘이 산업을 키우겠다’라고 하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사업이 있습니다. 현재는 전기차 판매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고, 빅 데이터 기반의 여러 기술들도 세계 최고급이라고 합니다. 이런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의 주식은 투자자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데요. 반대로 중국 기업의 리스크도 상당히 큽니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 할인’입니다.
홍진채
2020-12-29
코스피 '외국인의 변덕'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 전 세계 증시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그중 한국 증시의 상승률도 돋보입니다. 그 배경에는 외국인의 격렬한 순매수가 있었습니다. 11월 한 달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5조37억원이었습니다. 코스피가 급등하던 4월에서 6월 사이에도 내내 팔기만 하던 외국인은 7월에 잠깐 순매수로 돌아섰다가 8월 매도로 돌아선 후, 9월부터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10월은 1.4조원 순매수로 연중 최대를 찍었는데, 11월 들어 막대한 자금을 코스피에 투입했습니다. (참조 - 11월 324p 뛴 코스피…월간 상승폭 역대 최대)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 때를 떠올려 보죠. 4월과 5월에 주가가 급등하던 당시에, 저는 ‘개인 매수가 많으면 위험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무척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답변했었습니다. 개인이 많이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주가가 급등하는 와중에 외국인이 팔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요. 당시에는 채권 가격 상승, 달러 강세, 금 가격 상승 등 전형적인 ‘안전자산 선호’ 행태가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위험자산인 주식, 그중에서도 더 위험한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서 안전자산을 확보하고자 했었고, 한국 주식은 신흥국 중에서 유동성이 좋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먼저 빼는 자산이 됩니다. 그래서 속칭 ‘ATM’이라고도 불립니다.
홍진채
2020-12-01
주식도 '환불'이 됩니다. 다만, '수수료'가 비쌀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아이돌 그룹을 육성해낸 연예기획사가 상장했습니다. 상장 직후 급등했던 주가는 쭉쭉 빠지더니 당일 시초가 대비 하락으로 마감하였고, 이후에도 급락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투자자들은 증권사에 주식 ‘환불’을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주식을 환불한다고요? 얼핏 어처구니없는 발상일 수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주식을 환불한다’라는 발상은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줍니다. 주식은 과연 환불이 안 되는 걸까요? 주식을 산다는 행위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환불 됩니다. 수수료가 비쌀 뿐입니다. ‘환불’의 정의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한 이후에, 그 재화나 서비스의 소유권을 돌려주면서 돈을 되돌려받는 행위입니다. 의류, 잡화, 책 등 유형의 소비재나 항공권, 호텔숙박권 등 무형의 서비스 등은 구매를 했다가도, 특정 조건하에서 구매 행위를 취소하고 구매 대금을 되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주식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리는 돈을 주고 주식을 구매합니다. 제품을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면 반납을 할 수도 있겠지요. 제품에 하자가 있었을 수도 있고, 고객의 단순 변심일 수도 있고요. 일반 소비 행위에 대해서 자연스러운 이런 표현들이, 주식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어색할까요?
홍진채
2020-11-03
LG화학의 물적분할, 과연 분노할 일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 Compliance Notice 본 글의 목적은 시장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배경지식을 설명하는 데 있습니다. 특정 종목의 미래 주가 향방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 의사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과 관련하여 시장이 시끄럽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본 사업부 분할 건을 어떤 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 다양한 관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분할하는가 향후에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다들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배터리 사업도 크게 성장할 것입니다. 배터리를 파는 사업은 제조업에 해당하고, 제조업에서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비투자가 필요합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분사는 사실 오래된 떡밥입니다. 배터리 사업에 들어가는 설비투자비용을 본업인 화학사업에서 번 돈으로 감당해왔는데,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일종의 궁여지책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홍진채
2020-10-06
삼성전자 주식을 30년 보유했으면 150배라는 '후견지명'에 대해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의외로 많이 들리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장기투자’입니다.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웬만하면 오르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버티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시장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때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을 묻기도 합니다. 제가 주식투자를 시작한 이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장기투자’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장기투자가 단기투자보다 좋기는 합니다. 주식을 사서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다면) 아무리 손해를 봐봤자 100% 손실인 반면, 이익을 많이 볼 때는 두세 배나 열 배 이상도 가능합니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손실보다 이익의 폭이 더 크게 열려있는 자산이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그 비대칭적인 구조를 실제 수익으로 만들 가능성이 생깁니다. 거래를 한 번 할 때마다 거래비용을 냅니다. 거래비용은 수수료와 세금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요, 호가 차이로 인한 ‘슬리피지’에서도 손해를 봅니다. (참조 - [용어] 슬리피지) 쉽게 말해서, 주식을 한 번 사면 1년 정도 보유한다고 마음먹으면, 대략 50% 정도 벌거나 30% 정도 깨지거나 하는 게임이 됩니다. 매일매일 사고팔겠다고 하면, 1%씩 벌고 1%씩 잃는 게임이 됩니다. 그러나 장기투자가 무조건 정답이라거나, 아무 생각 없이 장기적으로 보유하고만 있으면 주가가 오를 거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장기투자의 사례로 흔히 삼성전자를 이야기합니다.
홍진채
2020-09-01
유동성 확대와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대한 '오해 혹은 이해'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을 위시한 각국은 어마어마한 유동성을 풀었습니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 규모를 파악하는 지표 중 하나인 연방준비제도(Fed) 자산 규모를 보면, 금융위기 당시의 4조 달러를 넘어, 7조 달러에 육박합니다. 그 규모도 규모지만, 속도 또한 전례 없을 정도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약 6년에 걸쳐 네 번의 양적완화를 통해 중앙은행 자산이 1조에서 4조 수준으로 확대되었다면, 이번에는 약 3개월 만에 4조에서 7조 수준으로 3조원이 증가하였습니다. (비율로 보면 금융위기 직후 1조에서 2조로 증가하였으니, 이때 속도와 버금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돈을 무한정 풀어대니까 일각에서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풀었으니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물가가 급등하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입니다. 오늘은 돈이란 과연 무엇인지, 돈의 가치는 무엇에 영향을 받는지 살펴봅시다. 돈이란 무엇인가? 정통화폐론 혹은 정통경제학에서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돈이란 교환의 매개,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 수단입니다.
홍진채
2020-08-06
'천정부지' 테크기업 주식 PER 어떻게 봐야 할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의 대표적인 테크 기업의 PER(주가수익비율)이 수십 배, 백 배에 달하면서 과연 적절한 평가인지 논란이 있습니다. 지나친 거품이라는 시각도 있고, 테크 기업 등 새로운 시대의 기업 가치를 기존의 방법으로 측정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했는데요. 오늘은 시대의 변화와 기업가치 평가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경험이 짧을수록 지금 겪고 있는 일이 전에 없이 진귀한 일인양 느껴집니다. 새 시대를 이끌어갈 변화에 열광하는 일은 늘상 있어왔습니다.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를 아시는지요? 미국 주식시장에서 60년대부터 70년대 초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50개의 주식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코카콜라, 필립모리스, IBM, 맥도날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새 시대를 대표하는 대형 우량기업들의 주가가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 급등하였습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시장 평균을 두 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원래도 대형 우량주여서 높은 PER을 부여받던 종목들이, 이익이 성장하는 폭 이상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PER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홍진채
2020-07-09
금은 정말 위기에 투자하기 좋은 안전자산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근래 경기불황 혹은 주가하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금을 매수하는 분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경기침체에 대비하여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자산을 ‘안전자산’이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금이 과연 안전자산인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이 안전자산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금이 안전자산이 된 이유는 화폐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화폐는 보통 물물교환 → 상품화폐(조개껍질 등) → 금속화폐(금화, 은화 등) → 신용화폐(지폐)의 순서로 발달해왔다고 이야기합니다. (신용화폐가 역사적으로 먼저 등장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물교환을 하려면 내가 가진 물건을 원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있어야만 교환이 성립합니다. 상당히 까다롭지요. 그러다가 다수가 원할 것 같은 상품을 공통의 교환매개체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것이 상품화폐입니다. 상품화폐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변형이 적고 가볍고 여러 개로 쪼갤 수 있는 등의 조건이 필요합니다. 이 중 가장 유용한 상품으로서 금속이 부각됩니다. 금속은 내구성이 좋고 밀도가 높아 부피를 덜 차지하고 녹여서 분할/결합 등 변형하기에 용이합니다. 금속 중 금과 은이 화폐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교역이 늘어나면서 금을 들고 다니면서 교환에 사용하는 것도 무리가 되었지요. 사람들은 금을 교환에 사용하기 위해 금세공인에게 금을 맡겨놓았는데, 금을 맡겨놓았다는 ‘보관증서’ 자체를 거래에 사용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보관증서’를 가지고 금세공인을 찾아가면 언제든지 실제 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실제 금보다는 ‘보관증서’를 거래에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합니다.
홍진채
2020-06-11
수많은 '투자예언자' 중 가짜를 구별하는 방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개인투자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신호와 소음을 어떻게 구분하나요’입니다. 흔히 ‘정보의 바다’라고 하지요? 인터넷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 정보는 넘쳐나는데, 그중 양질의 정보를 걸러낼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겠냐는 질문이겠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유튜브 방송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과거 단순한 차트 분석을 하던 시대, 약간은 유희성의 ‘기도(Pray)매매’ 같은 콘텐츠의 시대를 지나서, 이제는 업계에서 인정받는 애널리스트들과 진짜 투자 성과를 가진 분들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근거는 부족하고 주장은 강한, 조회수만 올리면 그만이라는 식의 무책임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도 많은 것 같습니다. 비단 유튜브뿐만 아니라 책과 소셜미디어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정보 취득에 모든 자원을 쏟을 수는 없으니, 좋은 콘텐츠를 구분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겠습니다.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소음’을 제거하고 ‘신호’를 포착하는 방법은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노이즈 필터 제작법 갑자기 어려운 용어로 훅 들어갔습니다. ‘노이즈 필터’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학점은 낮아도 나름 공대 출신입니다 후후.
홍진채
2020-05-13
"유가 하락하면 좋은 거 아니야?"에 대한 좀 상세한 설명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시스템 리스크’를 아십니까? 코로나 때문에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 와중에 '저유가 리스크'까지 겹쳤습니다. 한국은 석유 수입 국가니까 유가가 하락하면 좋은 거 아니야? 그게 왜 리스크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다만 이 정도의 빠른 하락, 깊은 하락은 세계 경제에 여러모로 복합적인 문제를 가져올 수 있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시스템 리스크란 이 세상을 지탱하는 금융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생겨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되는 위험을 의미합니다. 화폐의 작동, 대출, 환전, 송금 등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체계가 아닙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 국가입니다. 그만큼 석유 생산에 참여하는 회사들도 많고요. 미국의 생산량은 1970년대 중반 정점을 찍고 꾸준히 하락하다가 2010년 부근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합니다. 여기에 혁혁한 기여를 한 것이 바로 '셰일오일'의 개발입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원유가 있는 퇴적층이 아닌 셰일층에 함유되어 있는 석유를 추출하는 기술이 이 시기에 상용화되면서 미국을 '에너지 독립국'이 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셰일오일 개발에 참여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홍진채
2020-04-08
공포감에 사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투자자의 조건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시장이 붕괴되면 늘 들리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기투자가 답이다’ 혹은 ‘공포감에 사야 한다’ ‘펀더멘탈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가격 하락은 할인 기회일 뿐이다’ 등의 투자를 부추기는 격언이 그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 ‘바닥 아래에 지하실이 있다’ 등 투자를 자제하라는 상반된 조언도 있으니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공포감에 사라’는 격언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에 달한 공포 주식시장은 펀더멘털을 열심히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합니다. 훌륭한 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 옹께서는 펀더멘털 분석보다 심리 파악이 더욱 중요함을 역설하기도 하셨습니다.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자민 그레이엄 역시 ‘미스터 마켓’의 개념을 이야기하면서 주식시장을 ‘조울증 걸린 환자’로 표현하였습니다. 주식의 가격은 매일 몇 퍼센트씩 변하지만 기업의 내용이 그렇게 매일매일 바뀌지는 않지요. 여기서 착안해보면 기업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약간의 실수가 있더라도 사람들의 공포감이 만연할 때 싼값에 주식을 사면 안전하지 않은가 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역발상 투자’가 나오고 ‘공포감에 사라’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공포’라는 건 무엇일까요? 그리고 공포감은 측정 가능할까요? 공포는 ‘특정한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비이성적이고 극렬한 두려움’입니다. 생물이 느낄 수 있는 감정 중 가장 역사가 깊고 강력한 감정입니다.
홍진채
2020-03-11
외부 충격에 대처하는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 '예측보다 노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진채님의 기고입니다. 연초부터 시장은 뜨겁습니다. 좋은 의미로건, 나쁜 의미로건 말이죠.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중동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시장이 급락했다가, 미중 분쟁이 안정되면서 상승하는가 했더니, 설 명절을 전후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재차 급락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화해 무드로 인하여 다시금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외부 변수들이 일거에 달려들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변수를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만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아니면, 이 모든 걸 무시하고 무던하게 내 갈 길을 가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일까요? 우리는 이런 외부 변수가 터질 때마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오늘 한 번 고민해봅시다. (한 번만 하게 될 고민은 아니겠지만요 ㅎㅎ) * 본 글은 투자자가 갖추어야 할 원칙, 기준 등에 관한 글로서 특정 업종/종목에 대한 투자의견 혹은 특정 이슈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닙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과 책임으로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운과 실력 며칠 전 독서모임 날이었습니다. 마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시장이 한 주 동안 급격히 하락한 직후였죠. 토론의 주제인 책은 마이클 모부신의 '운과 실력의 성공방정식'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전염병을 예측하지 못하고 손실을 입은 현실은 운이라고 보아야 하나, 실력이라고 보아야 하나, 라는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전염병에 의한 손실은 운이다'라는 주장을 살펴볼까요.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진 것이기 때문에, 운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피드백을 함에 있어서 운에 의한 나쁜 결과를 실력에 의한 결과로 착각하게 되면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게 되니까, 조심해야 한다, 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전염병에 의한 손실도 실력이다'라는 주장을 살펴볼까요. 전염병은 때때로 발생합니다. 2002년의 사스, 2015년의 메르스는 쉽게 기억에 떠오르는 유명한 사례인데요, 그 외에도 당장 작년인 2019년에도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무려)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졌습니다. 조류독감은 심심치 않게 발병합니다. 투자자가 경험이 쌓일수록 질병을 비롯한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의 가능성을 더 많이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지진/해일 등의 자연재해도 있고, 테러나 전쟁 및 여러 정치적인 변수가 악재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홍진채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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