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체험기사입니다.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프리미엄 결제해주세요.

한국 편의점의 기원을 찾아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기고에서 편의점 최고 명절은

빼빼로데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올해 빼빼로데이는 예년만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 이유로 “빼빼로를 롯데제과에서 생산하는데,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참조 – 편의점 최대 명절이 ‘빼빼로데이’가 된 까닭)

 

(빼빼로데이를 준비하는 편의점. 출처=필자)

 

물론 빼빼로데이는 빼빼로 말고도

온갖 길쭉한 것을 주고받는 날이지만

빼빼로 과자가 주력이기 때문에

유통업계로서는 어느 정도 매출 감소가 예상됩니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빼빼로라는 이름을 지우고

‘하나 더 데이’로 명칭 자체를 바꾸려 노력하는 상황입니다.

 

과자는 일본, 데이는 한국

 

참고로 말씀드리면 빼빼로라는 상품은

일본의 ‘포키(POCKY)’라는 과자를 본떠서 만들었는데,

빼빼로데이는 일본에서 수입해 들어온 문화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일본에 전파한 문화입니다.

 

누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유래가 불분명한 각종 ‘데이’와 달리

빼빼로데이는 1990년대 초반 부산지역 여학교에서

시작한 것으로 시초가 분명합니다.

 

그것을 롯데제과 마케팅을 담당하던 직원이 목격하고

‘빼빼로데이’라는 명칭으로 상업화한 것이지요.

(당시 그 아이디어를 냈던 직원은

나중에 따로 광고회사를 차렸습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빼빼로데이가 성행하자

일본에서도 뒤늦게 ‘포키데이’

(정식명칭은 ‘포키&프리츠데이’)라는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일본에서는 그리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에서 포키를 만드는 회사는

일본의 ‘글리코’사입니다.

 

오사카에 여행하면 누구나 인증샷을 찍는

대형 전광판이 하나 있지요.

육상 선수가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의 그림 말입니다.

 

(출처=셔터스톡)

 

그 전광판을 세워놓은 회사가 바로 글리코입니다.

일본의 유력 식품회사 가운데 하나인데,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도

포키데이는 정착시키지 못했습니다.

 

1자가 네 개 들어있는 날이

일본인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나 봅니다.

 

(작년 11월 11일 일본 편의점 포키 판매대 풍경. 특별한 ‘데이’라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출처=필자)

 

어쨌든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유탄을 맞고

빼빼로데이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편의점 업계로서는 큰 대목 하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약간의 허탈감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화제를 돌려, 제가 기고를 하는 인터넷 매체 가운데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브런치’라는 매체가 있는데요,

 

이 매체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독자들이 어떤 키워드를 통해

내가 쓴 글에 접근하고 있는지

기고자만 볼 수 있도록 통계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주로 ‘편의점’, ‘삼각김밥’, ‘

도시락’, ‘캔맥주’, ‘창업’ 같은 검색어를 통해

제가 쓴 글을 찾아보는 독자들이 많았는데요,

 

지난 몇 달간 상위권에 진입한

새로운 검색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일본계 편의점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 편의점 가운데 일본계로 분류되는

편의점이 뭐가 있나 알아보려고

검색한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독자들로서는 별 소득 없이 돌아갔을 것입니다.

제가 직접 그것을 주제로 쓴 글은 없거든요.

 

(브런치의 일간 유입 검색어 순위. 출처=필자)

 

사실 제가 그런 주제의 글을 쓰는 일은

약간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작가이지만

특정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편의점 점주이기도 하니

경쟁 브랜드를 흠집내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독자들께서 그런 오해를 하지 않으실 것이라 믿고

오늘 ‘아웃스탠딩’에서는

우리나라 편의점의 ‘계보’를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한국 최초의 편의점

 

알고 있는 편의점 이름을 대보라고 하면

대체로 CU와 GS25를 말씀하실 겁니다.

그리고 세븐일레븐.

 

업계에서는 앞 두 개의 브랜드를 업계에서는

‘양대 브랜드’라고 하고,

세븐일레븐까지 합쳐 ‘3대 메이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에 ‘미니스톱’과 ‘이마트24’를 끼워 넣어

‘5대 브랜드’라고도 하지요.

 

알다시피 편의점이 태동한 국가는

원래 미국입니다.

 

집집마다 냉장고가 많지 않던 시절,

대형 얼음 냉동고를 설치하여

얼음을 팔던 업체의 직원이

 

“이참에 여기서 우유나 치즈 같은 것도

팔아보면 어떨까요?”

라고 아이디어를 내어

시작한 것이 바로 편의점의 출발입니다.

 

그 업체가 거의 직영으로만 운영하다가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하며

만든 이름이 ‘세븐일레븐’.

 

아침 7시에 문을 열어

저녁 11시에 문을 닫는다는 뜻입니다.

 

영업시간을 브랜드 명칭으로 내세운

획기적인 케이스인데,

그만큼 편의점은 ‘시간의 편의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여기서 읽을 수 있습니다.

 

언제 찾아가든 열려 있는

(혹은 ‘그 시간에 찾아가면 반드시 열려 있는’)

매장이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출처=셔터스톡)

 

그 세븐일레븐이 일본으로 건너갔고,

정작 미국에서는 가맹사업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는데

일본에서 명실상부 프랜차이즈화되었습니다.

 

결국 일본 쪽 기업이 더욱 성장하여

미국의 본사를 사들이게 되었죠.

 

지사가 본사를 접수한,

대표적인 기업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한국에 편의점이 생겨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시기입니다.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올림픽을 맞아 외국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그에 맞는 ‘선진적인’ 유통매장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편의점 도입이 추진됐는데,

 

잠실에 있는 올림픽선수촌에 생겨난 세븐일레븐이

우리나라 편의점 1호로(1989년 5월 오픈) 기록되어 있습니다.

 

( ‘롯데 세븐’ 오픈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에 편의점 시대가 개막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출처=한국마케팅협회 발간 ‘마케팅’, 1983년 1월호.)

 

한국 세븐일레븐은 롯데그룹에서 세븐일레븐 본사에

소정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사실은 1982년에 잠깐 ‘롯데 세븐’이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짝퉁 세븐일레븐을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브랜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던 시절이라 겁 없이(?) 그랬다가

나중에 제반 문제를 정리하고 공식 진출하게 된 것이지요.

 

훼미리마트, 로손은 어디로?

 

세븐일레븐의 뒤를 이어 다른 편의점 브랜드도

잇달아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는데,

역시 세븐일레븐이 가는 길이면 빠질 수 없는

업체가 ‘훼미리마트’입니다.

 

훼미리마트는 1973년

일본 세이유 그룹에서 만들어낸 브랜드로,

일본에서는 세븐일레븐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편의점 업계 3위인 로손도

곧장 한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어라? 그런데 훼미리마트와 로손은 어디 갔어?”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독자들이 많겠군요.

 

한국에서 훼미리마트는 CU로 이름이 바뀌었고,

로손은 세븐일레븐에 흡수됐습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업계 3위를 유지하고 있는 로손이

한국 시장에서는 몰락했다고 이야기하면

일본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출처=셔터스톡)

 

로손은 지금의 SPC그룹이 샤니그룹 시절

미국 로손 본사와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한국 시장에 들여왔습니다.

 

지금이야 SPC그룹이 거대 프랜차이즈 회사로 성장했지만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쉐이크쉑버거,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을 모두 이 회사에서 운영합니다)

당시 샤니는 조그만 제빵 회사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한 자금력과 운영력이 필요한

편의점 프랜차이즈 사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당시 로손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었는데,

세븐일레븐과 마찬가지로 실제 운영권은

일본 쪽에 힘이 실려 있던 시절입니다.

 

한국 로손은 미국 본사와 일본 지사의 사이에 끼어

상당히 입장이 애매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한국 로손은 샤니그룹에서 코오롱그룹으로 넘어갔다가

결국 세븐일레븐 코리아로 흡수됐습니다.

 

그럼 훼미리마트는 왜 CU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을까요?

 

(출처=셔터스톡)

 

그리고 CU 편의점은

과연 ‘일본계 편의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더 깊게 들어가자면 CU가 유독 중앙일보와 연계한

마케팅을 많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편의점 이야기]의 다른 글은

연재 포스팅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링크)


 

 


*해당 기사는 유료 콘텐츠로서 무단캡쳐 및

불법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체험을 하려면 가입 및 로그인해주세요.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프리미엄 결제해주세요.

0

댓글 남기기

기사 저장하기
봉달호

봉달호

편의점을 7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에세이 '매일 갑니다, 편의점'으로 '편의점 작가'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