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든 ‘반값 스마트폰’ 픽셀 3a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구글의 스마트폰 픽셀 3a가 출시된 지도

이제 두 달 정도 되었습니다.

 

픽셀 3a는 꽤 잘 만든 스마트폰이지만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서 그런지,

혹은 플래그십 제품이 아니어서 그런지

생각처럼 그렇게 많이 입에 오르내리지는 않는 듯합니다.

알음알음 쓰는 제품이랄까요.

 

제품이 처음 소개됐던 구글I/O 키노트 자체에서

워낙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내용이 언급됐을 뿐 아니라

픽셀 3a 소개는 짧게 지나가기도 해서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장 구글다운 스마트폰

 

구글이 픽셀 판매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은 부분도 영향이 있을 테고요.

 

저는 픽셀 3a를 출시일부터

미국에서 구해서 쓰고 있습니다.

 

(출처=필자)

 

국내에서는 구매대행이나

한국까지 배송을 해주는 쇼핑몰을 이용해야 합니다.

구글의 픽셀 판매 페이지는

국내에선 아예 열리지도 않습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픽셀 3a가

국내에 정식으로 판매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통이나 서비스망을 챙겨야 하기 때문인데

아직은 그렇게까지 수요가 많은 제품은 아닐 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에서 픽셀의 유통 방법인데,

배송방법 중 구글 직원이

직접 가져다주는 옵션이 있습니다.

 

일반 배송처럼 무료인데,

시간을 정해서 제품을 가져다주고,

실제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처럼

기기 설정까지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구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근처에서만

가능한 배송 옵션으로 보이는데

조금 놀랍기도 하고 의외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픽셀 3a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기기입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까지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꼽을 만합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가야 할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기기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구글다운’

스마트폰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남들이 가치를 잘 모르는,

마치 ‘몰래 숨겨두고 혼자 꺼내 먹는 꿀단지’ 같은 재미도 있네요.

 

절반의 가격

 

픽셀 3a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말은 ‘가격’입니다.

 

픽셀 3a는 화면 크기에 따라

두 가지 제품으로 나뉘는데

5.6인치 픽셀 3a가 399달러,

6인치 픽셀 3a XL이 479달러입니다.

 

픽셀 3a가 둘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5.6인치 픽셀 3가 799달러,

6인치 픽셀 3 XL이 899달러니까

픽셀 3a는 형님 격인 픽셀 3에 비해

거의 절반 값에 살 수 있는 셈입니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요.

 

픽셀 3와 픽셀 3a의 차이를 먼저 볼까요?

 

(출처=구글)

 

2018년 말에 출시된 픽셀 3는

전형적인 플래그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입니다.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를 썼고,

64/128GB 저장장치에

5.5인치 2160×1080, 혹은 6.3인치 2960×1440

O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갑니다.

 

픽셀 3a는 스냅드래곤 670 프로세서와

5.6인치 2220×1080, 혹은 6인치 2160×108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씁니다.

알맹이의 차이는 거의 이게 전부입니다.

 

(출처=필자)

 

외부 디자인은 두 시리즈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소재가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차이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픽셀 3a의 플라스틱이

싸구려처럼 보이거나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픽셀 3a를 만든 이유

 

구글은 왜 픽셀 3a를 내놓았을까요?

픽셀이 잘 안 팔려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노려서?

 

뭐 그런 부분들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그것보다는 최근 구글이 바라보는

기술의 방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하드웨어를 내놓았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듯합니다.

 

짧았지만 구글은 구글I/O에서 픽셀 3a에 대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으로

스마트폰 가격을 낮추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출처=구글)

 

그러니까 799달러의 픽셀 3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절반 값인 픽셀 3a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술로

대신하면 된다는 게 구글의 방향성이지요.

 

이미지와 배터리에 적용된 AI

 

대표적인 것이 이미지 처리입니다.

픽셀 3는 사진 잘 나오기로 유명하죠.

그 비밀은 사진의 화질을 높이는 데 쓰는

전용 이미지 프로세서입니다.

 

픽셀 3a에는 이 칩이 빠졌습니다.

대신 소프트웨어로 이를 처리합니다.

 

구글은 이미지를 가공할 때

머신러닝 기반의 비전 컴퓨팅 기술을 쓰는데,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프로세서들은

머신러닝을 위한 처리 유닛을 품고 있기 때문에

별도 칩으로 하던 일들을

충분히 소프트웨어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출처=필자)

 

물론 픽셀 3a의 스냅드래곤 670이

스냅드래곤 845와 전용 칩으로 처리하는

픽셀 3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이미지 처리는 어차피 촬영 이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조금 더(그래봐야 몇 초) 기다리는 게

그리 큰 일은 아닙니다.

 

배터리도 용량을 늘리기보다

소프트웨어와 머신러닝으로

효용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미 안드로이드 파이부터

머신러닝으로 사용 습관을 분석해

 

화면 밝기를 조정하고,

백그라운드 프로세싱을 자주 하지 않고

한 번에 모아서 처리하는 등

소프트웨어로 소비 전력을 줄이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픽셀 3a는 이를 통해

적절한 배터리 용량을 결정했고

덕분에 크기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배터리 이용 시간도 깁니다.

 

게임을 하거나 무리하게 쓰지 않는 한

배터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 쓸 일도 없습니다.

 

(출처=구글)

 

충전 시간도 빠릅니다.

구글은 15분 충전하면 7시간 정도 쓴다고 발표했는데

진짜 잠깐 충전해도 꽤 많이 채워집니다.

배터리 용량을 높이지 않은 덕입니다.

 

급속 충전이 있기는 하지만

PD(파워 딜리버리, Power Delivery) 방식을 씁니다.

 

퀄컴의 퀵 차지를 공식적으로 지원하지는 않지만

퀵 차지가 되는 충전기로 충전해도 꽤 빨리 충전됩니다.

 

맥북을 비롯해 USB-C를 통해

PD 방식으로 충전하는 어댑터가 있으면

그대로 쓰면 됩니다.

 

구글이 보여주고 싶은 것

 

어딘가 픽셀 3a가 픽셀 3를

‘팀 킬’하는 것 같은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저는 둘 중 하나를 구입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픽셀 3a를 고를 겁니다.

가격은 절반이고 거의 똑같이 쓸 수 있으니까요.

 

구글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결국 이 부분일 겁니다.

 

‘우리는 적절한 수준의 기기가 준비되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술로

플래그십 수준의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어’

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물론 더 나은 하드웨어가

더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

 

안드로이드를 이끌어가는 구글의 목표 역시

스마트폰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보편적인 경험을

끌어올리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출처=giphy)

 

안정궤도에 접어든

안드로이드의 최근 성격도 마찬가지지요.

 

픽셀 3a는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이를 직접 보여주는 ‘방법’입니다.

 

모바일 프로세서는 가격대를 불문하고

안드로이드를 돌리기에는 충분히 빠릅니다.

 

카메라를 두 개 달지 않아도

머신러닝으로 더 나은 사진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효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성능과 배터리 최적화도

안드로이드에 심어 넣습니다.

 

그렇게 안드로이드의 경험이 좋아지는 게

곧 더 나은 구글 서비스의 경험으로

이어지는 것이겠지요.

 

픽셀 3a는 단순한 스마트폰이라기보다

바로 그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요?

 


*최호섭님의 다른 글은

필자에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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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섭

최호섭

프리랜서 IT 칼럼니스트.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지루해서 만지기 시작한 PDA와 노트북이 결국 글 쓰는 일로 이어졌다. 전문지와 온라인 미디어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