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관세를 매겨도 한국 차 수출은 늘었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정은 우리 경제가 지금껏 겪었던 어떤 사건보다 중대한 위기입니다. 외환위기도 겪고 금융위기도 겪었지만, 그런 위기들은 일시적인 위기였습니다. 이번 관세 협정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의 중차대한 변화입니다. 공급망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장기적인 변화의 시작입니다. 자유무역이 아니라 통제무역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거지요. 미국은 한국을 향해 3500억 달러를 그냥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렇게 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관세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미국이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을 업종은 자동차입니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수출량 278만 대 중 미국 자동차 수출은 143만 대로 51.5%에 달합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07억 8900만 달러 중 49.1%(347억 4400만 달러)나 됩니다. 2012년 발표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자동차는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이 자동차 품목 관세를 신설하면서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지요. 이를 15%로 낮추는 협상을 진행했는데, 그 조건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였지요. 말이 투자지 그냥 달라는 겁니다. 한국의 관세 협상이 지연되는 사이, 일본에 이어 유럽 자동차도 15% 관세를 적용받게 됐습니다. 주요 대미 자동차 수출국 가운데 한국만 25% 관세를 내는 상황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