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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펀드
모태펀드 예산축소,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요즘 국내 VC업계는 장기침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가장 큰 돈줄이었던 모태펀드의 예산삭감 때문입니다. 모태펀드는 닷컴버블 이후 급격히 벤처 생태계가 위축되면서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공적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고안됐습니다. 과거에는 중소기업진흥기금을 통해 벤처펀드에 직접 출자하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정부기조와 단기성과에 휘둘릴 수 있는데요. 그 대안으로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벤처펀드'를 고안했습니다. 공적자금을 펀드 형태로 굴리면 매번 투자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운영할 수 있고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예산에 따라 유연한 관리도 가능하죠. 그래서 정부는 2005년 '어머니 펀드'라는 의미로 모태펀드를 만들고 그 운용사로서 한국벤처투자를 설립했고요. 대주주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됐죠. 이후 모태펀드는 말 그대로 어머니 벤처펀드로서 역할을 했습니다. 활동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태펀드가 초기투자, 청년창업, 혁신기술, 소재부품, 엔젤, 지방육성, 문화진흥 등 정책에 맞춰 펀드 위탁운용사를 모집하면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지원을 합니다. 이걸 출자사업이라고 합니다. 만약 여기에 선정이 되면 모태펀드 출자금에 외부 출자금을 매칭시켜 최종적으로 벤처펀드를 만드는 것이죠. 지난 5년간 출자예산 규모를 살펴보면 2019년 2400억원, 2020년 1조원, 2021년 1조700원으로 초창기 폭발적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가치 하락이 VC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요즘 스타트업 투자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스타트업에 대한 기업가치 하락 가능성인데요. 지금까지 이들은 높은 성장세를 구현하고 미래 유망성을 인정받아 수백억원, 수천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일부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이 됐고 또 일부는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이 됐죠. 하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받쳐줬을 때 가능한 일인데요. 최근 들어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코로나 종식에 맞춰 금리인하와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 유동성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죠. 특히 IPO(기업공개)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공모주에 청약한다면 무조건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후 상한가)이라는 2020~2021년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상장 후 원하는 몸값을 받지 못하거나 수요예측 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해 일정을 미루는 사례가 잇달아 나타나고 있고요. 심지어 따상에 성공했던 회사들도 주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죠. 요즘 업계 최대 핫이슈는 마켓컬리의 상장여부인데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감히 상장에 도전을 했으나 성패 여부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치열합니다. 특히 회의론자들은 이미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4조원까지 오른 상황에서 이보다 작은 규모로 주식시장에 입성하거나 다음으로 일정을 미룬다면 투심악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몸값이 천정까지 왔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스타트업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100억원대 VC투자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요즘 말이죠. IT벤처업계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규모감 있는 투자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2017년과 비교해봤을 때 확연히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는데요. 당시 공식발표된 소식 중에서 100억원대 딜을 한정해서 정리보자면.. 야놀자(800억원), 비바리퍼블리카(550억원), 배달의민족(350억원), 메쉬코리아(240억원), 풀러스(202억원), 베스핀글로벌(170억원), 베이글코드(140억원), 패스트파이브(120어원), 와디즈(110억원) 정도였는데요. 올해는 뱅크샐러드(450억원), 당근마켓(400억원), 패스트파이브(390억원), 리디북스(330억원), 트리플(300억원), 샌드박스네트워크(250억원), 테라펀딩(220억원), 뤼이드(200억원), 수아랩(190억원), 아이지에이웍스(185억원), 마인즈랩(173억원), 신상마켓(160억원), 디트로네(135억원), 바로고(120억원), 숨고(125억원), 와이낫미디어(105억원), 마켓디자이너스(104억원), 아파트멘터리(100억원), 크라우드웍스(100억원) 등 2년 만에 배수로 늘어났습니다. 위 사례는 대부분 국내 벤처캐피탈의 의한 투자이며 과거보다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그 배경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2017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모태펀드 예산을 늘렸다는 것입니다. (참조 - 중기부, 역대 최대 총 8300억 벤처펀드 조성) 모태펀드란 벤처펀드에 투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공적자금을 의미합니다. 지난 몇 년간 한국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그 돌파구로 벤처창업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요즘 다시 불거지는 스타트업 버블론
스타트업 투자시장 분위기 "요즘 고민이에요" "사실 2012~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명확한 방향과 트렌드가 존재했어요" "어차피 모바일은 엄청난 시장을 형성할 테니 괜찮은 사업역량을 가진 회사에 투자하면 됐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방향성을 상실했어요. 어디에 돈을 넣는 게 좋을지 모르겠어요" "기업탐방을 가도 카카오나 쿠팡처럼 엄청 대박이 날 것 같다는 느낌은 없거든요" (모 VC 경력 10년차 심사역) "얼마 전 일이었죠" "저희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의 한 심사역이 정말 좋은 딜이라고 들고 왔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벨류에이션이 너무 높은 거에요" "매출 200억원에 영업이익이 아주 조금 나오는 바이오회사인데 몸값을 1000~2000억원을 부르더란 말이죠"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진 상장사를 봐라. 실적이 더 좋은 반면 몸값이 더 낮다. 왜 우리가 그 돈을 주고 인수해야 하냐고 물었죠" "그러니까 성장성이 다르지 않냐며 매물로 나온 곳 중에서 이보다 괜찮은 딜이 없는데 대체 어떤 회사를 소개해야 하냐고 따지더라고요" "난감했죠" "요즘 투자업계 막 임원이 된 친구들은 경력이 대략 10년 안팎인데요" "지금까지 오르는 것만 봤단 말이죠"
정부가 지원하고 지켜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지난 8월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2019년 예산안을 역대 최고인 10조2000억원으로 편성할 계획입니다. 1) 손쉬운 기술창업 2) 중소기업의 새로운 성장생태계 조성 3) 소상공인의 매출증대 및 부담경감 4) 공정한 경제환경 조성과 지역기업의 균형성장 등에 예산이 집중적으로 배정될 예정이죠. 그런데 저는 크게 3가지 의문점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1) 과연 벤처 창업에 정부 지원 금액이 늘어나는 게 과연 ‘현시점’에서 올바른 방향일까요? 2) 그리고 기술 창업(벤처 창업)이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손쉬워’야 하는 게 맞을까요? 3) 한정된 정부의 세금으로 ‘지원’하고 생존권을 지켜줘야 하는 대상은 누구인가. ‘기업’인가 소비자이자 근로자인 ‘국민’일까요? 그럼 조심스럽지만 제 생각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4년 전. 저는 ‘배달앱’을 둘러싼 ‘혁신·원죄·오해·공포라는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생존의 한계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에게 배달앱의 수수료, 광고비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배민이나 요기요는 단순히 모바일 주문앱이 아니라 소비자와 음식점주가 만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사용자가 남긴 댓글에 답변을 소통하려고 하고, 거기서 ‘이 가게 주인은 참 친절하구나’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주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게 주요 요지였죠. 이처럼 IT플랫폼을 잘 활용해서 더 큰 성공을 거두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플랫폼에 적응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은 뒤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사업이 더 힘들어 지신분들도 맞겠죠. #2 벤처업계를 넘어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모빌리티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의 택시 기사 숫자는 약 26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분들이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면 100만명의 생계가 ‘택시’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최준호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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