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정리! 비트코인에서 토큰 이코노미까지

최근 블록체인업계에서 가장 자주 거론되는 용어가 ‘토큰 이코노미’입니다. 토큰 이코노미란 블록체인 이용자의 ‘자발적 참여와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시스템적으로 결정된 룰’에 따라 ‘암호 토큰’을 분배하는 하나의 ‘대안 경제 생태계’를 지칭하는 말로 풀이할 수 있는데요. 어쩌면 디지털 세상에 설립된 ‘협동조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진= 코오롱의 카본코인 토큰 이코노미 구성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행동을 할 경우 암호화폐로 인센티브(보상)을 준다. 사진 = 비크립토)

 

이런 정의에 따라 ‘비트코인’도 하나의 토큰 이코노미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암호화폐는 기존 중앙화된 금융 업계의 ‘대안’으로 등장했는데, 비트코인 생태계의 보안과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노드(node)들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었죠. 노드들은 자신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업증명(POW) 방식으로 블록을 생성하고 유지하는 대가로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페, 암호토큰을 지급받습니다.

 


(사진 = https://blockgeeks.com/guides/proof-of-work-vs-proof-of-stake/)

 

여기서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 생태계에 참여한 모두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채굴 업자(노드)는 저마다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해 먼저 문제를 풀어 비트코인을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또 너무나 높은 해외 송금 수수료나 여러가지 이유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어 비트코인으로 송금하려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팔죠. 극단적으로 단타 매매를 위한 투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비트코인의 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더 많은 채굴자들이 몰리겠죠? 이렇게 다수의 노드가 경쟁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은 더 튼튼해집니다.

 

* 노드(node) :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누구든지 검증인으로서 네트워크 유지 및 관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변화를 중개하는 참여자를 노드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분산 데이터베이스인 블록체인을 각각의 컴퓨터에 저장합니다. 몇몇 노드가 해킹당해 기존 합의 내용이 달라져도 다수에게 데이터가 남고, 합의를 보존하게 됩니다. 블록체인에서 이뤄진 모든 거래 정보를 다 저장하는 검증인을 풀노드라고 부릅니다.

 

* PoW(작업증명) : 블록체인에서 제시하는 일종의 암호 문제를 풀고 보상을 얻는 구조의 합의(컨센서스) 방식입니다. 컴퓨터 연산 능력이 좋을수록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대입할 수 있어 보상을 얻을 확률이 유리합니다. 작업량만큼 블록이 증명되는 거라고 보는 합의입니다. 그래서 GPU, ASIC을 사들이는 마이닝 팜(채굴장)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을 설명하기 위해 꼭 이런 거창한 ‘토큰 이코노미’라는 개념까지 등장해야 했을까요?비트코인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는 가상의 인물 사토시 나카모토는 과연 이런 의미로 암호화폐를 세상에 내놓았을까요?

 

답은 ‘아니요’일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토큰 이코노미는 비트코인에서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을 이끌어가는 이들의 집단 지성의 결과물로 탄생했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즉, 왜 암호화폐가 이 세상에 필요한지, 이 암호화폐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기존 보다 나은 ‘무언가, 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토큰 이코노미’라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는거죠.

 

“토큰 이코노미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가 처음 ‘메디블록’이라는 서비스를 준비할 때는 없었던 용어였습니다. 토큰 가지고 생태계 안에서 인센티브를 주고 이를 통해서 사람들이 우리가 원하는 긍정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사업을 하다보니 토큰 이코노미라는 용어가 산업 전반에 확산됐고) 토큰이코노미는 서비스에서 원하는 특정 행동을 하는 사용자에 대한 보상으로 유/무형의 가치를 가진 ‘토큰’을 줌으로써, 그 행동을 유도 및 강화하는 방법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우균 메디블록 공동대표)

 

“탈중앙화된 앱은 비트코인의 파워 중 아주 일부였을 뿐입니다. 비트코인의 진정한 힘은 탈중앙화된 인센티브 플랫폼 (Decentralized incentive platform(DIP)’을 만들고 이를 실현했다는 것입니다. DIP은 서로 모르는 수백만명이 함께 일하고 함께 돈을 벌게 만들어줬습니다”. 암호화폐, 인센티브 그리고 사용성(use case)를함께 제공해야만 뭔가 파워풀한 일이 벌어지죠” (테드 리빙스턴 kik 창업자)

 


(사진=메디블록)

 

이 ‘토큰 이코노미’가 블록체인 산업의 종착지일지, 아니면 발전 과정에서 등장했던 ICO나 디앱처럼 수많은 ‘가능성’의 하나일지 아직 결론 내는 건 아직은 다소 성급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기자는 ‘토큰 이코노미’는 현재 단계로서는 블록체인 산업이 추구하는 이상향을 설명하는 가장 효율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 ICO : 프로젝트의 사업 계획과 기술 스펙을 담은 백서를 공개한 후 초기 자본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에게 자기들 코인을 먼저 제공하는, 초기코인제공(Initial Coin Offering)입니다. 프로젝트 입장에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선 프로젝트 성패에 따라 초기에 받은 암호화폐 가치가 올라간다고 예상하게 됩니다.

 

* 디앱(dApps) : 탈중앙화한 애플리케이션(decentralized applications)의 준말입니다. 기본적으로 스마트컨트랙트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앱입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기존처럼 HTML이나 자바스크립트 같은 언어를 활용하고, 앱 내 비즈니스 플로우를 구성하고 데이터 변화를 저장하는 데 스마트컨트랙트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웃스탠딩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 보고서에는 비트코인의 탄생부터 현재 토큰 이코노미가 화두에 오른 과정을 담아 보려 하는데요. 지난 1년여동안 기자가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업계를 취재한 내용과 지난 6월 20일 진행된 <토큰 이코노미가 몰려온다>에 참여한 연사들의 목소리를 버무려 작성했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으나 어쩔 수 없이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참조할 수 있는 설명이나 링크를 꼭 첨부할 예정이니,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순서]

1. 비트코인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

2. 이더리움, 디앱과 ICO는 대안 세계로의 진입을 선언

3. 스팀잇과 메디블록의 예로 알아보는 토큰 이코노미

 

1. 비트코인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

 

1) 비트코인과의 첫 만남

 

기자가 처음 블록체인을 접한 건 2014년 8월께였습니다. 국내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빗의 유영석 대표를 인터뷰했하면서 였죠. 당시만 해도 많은 IT업계의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극단적으로는 ‘투기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였죠. 저도 처음에는 이 새로운 ‘암호화폐’가 못미더웠습니다. 사실 지금도 많은 ‘코인’이 투기의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고도 있어요.

 

더불어 기술적으로 너무나 복잡한 내용을 품고 있어 ‘대중화’되기는 거의 불가능한 개념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현재도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 중 대중에게 스며든 서비스는 거의 없습니다. 스팀잇 정도가 그나마 대중화됐다고 할 수 있겠죠. 저도 솔직히 말해 크립토 키티라는 이더리움 기반의 게임은 몇번 플레이해본 적이 있지만 현재 제 스마트폰엔 단 하나의 ‘디앱(탈중앙화된 앱)’도 설치해 놓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성공한 벤처 사업가들이 초기에는 ‘사기꾼’ 이야기를 들었듯이, 이 새로운 기술도 만약 대중화에 성공한다면 나의 의심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고 당시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당시 유영석 대표는 내게 비트코인이 새로운 금융 스트럭처(기반 시설)이라고 설명했었죠.

 

“기존의 금융체제는 국가 중앙은행과 화폐 발행처, 은행이 금융 인프라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발명을 통해 인터넷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구조를 지닌 금융인프라가 비트코인이죠. 스마트폰 메신저 등 인터넷 혁명은 우리의 의사소통 구조를 완전히 바꿔 놨습니다. 금융도 마찬가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영성 코빗 창업자)

 


(사진=한국은행)

 

우리가 익히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서비스는 여러가지 약속(프로토콜)에 의해 구동됩니다. 대표적으로는 파일 전송에 사용되는 TCP/IP, 음성 통화(인터넷 전화) 프로토콜인 VoIP 등이 대표적인 예죠. 비트코인은 MoIP(money over internet protocol)라고 보는 시각이 당시의 주장이었습니다.

 

비트코인에 ‘가치’를 저장하고 돈을 보낼 수 있는 프로토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 것이죠. 이즈음 마크 안드리센과 같은 유명 벤처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의 혁신성에 손을 들어 줬습니다.

 

“비트코인은 익명의 인터넷 사용자가 다른 인터넷 사용자에게 독특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을 전송하게 만든 체계입니다. 전송 과정에서 보안과 안전성을 보장하고, 참여자들은 과정의 합리성을 의심하지 않죠.이 혁신의 파급력은 감히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마크 안드리센 벤처 투자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그로부터 2년. 블록체인 산업을 기자의 시각으로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특이한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고, 비트코인을 일상 생활에 써보려는 시도는 여기저기서 일어났지만 실제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 사례는 찾기 힘들었죠.

 

은행 계좌를 발행 받기 힘든 사람 간 금융 거래, 국가간 송금 서비스 등이 주목 받기는 했지만 기존의 은행 시스템이 단기간에 변할거라는 생각이 들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시세는 이따금 해킹과 새로운 기대, 비트코인 발행량의 변화 따라 가격 급락만 몇번씩 반복했습니다.

 

2016년 중반, 기자는 소액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을 모두 팔았습니다. 새로운 금융 플랫폼이 되기에는 너무나 느린 처리 속도, 비트코인 자체는 안전할지 모르지만 이를 보관하는 거래소의 허술한 보안 체계 등 너무나 많은 단점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내 관심사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그러나 세계는, 한국의 대중들은 나와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2017년 초반부터 비트코인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2017년 연말에는 국내 직장인 10명 중 3명이 현금으로 가상화폐를 구입했고, 평균 투자 금액은 556만원으로 조사됐죠.

 


(비트코인 가격이 미친듯이 올라갔다 2017년. 차트 = 코인원)

 

어느 하루에는 코스닥의 전체 거래량보다 암호화폐 거래량이 넘어서는 순간도 있었는데요. 좋든 싫든 우리는, 변화에 민감한 한국의 대중들의 삶에 서서히 암호화폐,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토큰 이코노미라는 세상이 서서히 스며들었습니다. 기자라면 내가 믿고 있는 것과 다른 현상이 벌어졌을 때, 그 이유와 현상을 추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본격적으로 다시 이 분야를 돌아보기 시작했는데요. 일단 현재 등장한 모든 블록체인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비트코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 비트코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사실 컴퓨터 사이언스 학계 내에서는 굉장히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주제였습니다. 어떤 블록체인이든 자주 쓰는 ‘머클트리(Merkle Tree)’라는 개념은 1980년도에 이미 연구가 돼 있었던 자료구조죠”

 

“작업 증명(POW)도 합의 알고리즘에 쓰이는 알고리즘인데 이는 정크 메일을 걸러내는 예방책으로 1980년대, 비잔틴 장군 문제도 마찬가지로 1980년도에 이미 다뤄진 연구였습니다. 또 퍼블릭키와 프라이빗키를 쓰는 RSA라는 알고리즘은 1970년도에 연구가 돼 있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도 1990년도에, SHA-256이라는 해시 알고리즘도 연구가 다 돼 있었죠.”

 

“지난 2008년, 이렇게 연구가 돼 있었던 걸 잘 버무려서 만들어 낸 것이 비트코인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김균태 해시드 CTO, 아웃스탠딩 컨퍼런스에서)

 

(참조 –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보자 – 기본 기술편

 

* 해시함수 : 일단 해시함수는 어떤 걸 집어넣어도 늘 같은 길이의 결과를 내놓는 함수를 의미합니다. ‘같은 길이의 결과’를 해시(hash)라고 부릅니다. PoW에서 블록 마감처리를 해서 보상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SHA256이라는 해시함수에 여러 값을 대입해 난스를 구하려 합니다.

 

* SHA256 : SHA는 Secure Hash Algorithm의 약칭입니다. 미 국가안보국(NSA)에서 1993년에 처음 설계한 알고리즘입니다. 최초로 만든 함수는 SHA고 이후에 설계된 함수는 구분하기 위해 SHA 뒤에 숫자를 붙입니다.

 

초반부터 외계어로 시작해서 송구합니다. 그럼 이 설명을 설명을 조금 더 파고들어 이런 비트코인이 현실에서 동작되는 기본 구조를 알아볼까요?

 


(사진=해시드)

 

김균태 CTO의 설명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블록의 연속이며, 블록을 이어 놓은 체인입니다. 구조를 살펴보면 블록 하나에는 트랜잭션(장부)들이 모여서 ‘머클 트리’라는 걸 만들죠. 머클트리 최상위에는 머클 루트라는 게 들어가 있어, 머클 루트 로드는 트랙잭션 단 하나만 변해도 루트의 값이 팍팍 바뀌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머클루트와 전 블록의 해시값, 난수 값을 잘 버무려서 인풋으로 넣고, sh206이라는 해시 알고리즘을 돌리면 아웃풋으로 딱 256비트짜리의 결과 값이 나온다고 하네요. 이 값이 인풋값이 조금이라도 변하면 아웃풋 값이 변하겠죠? 이를 계속해서 이어 놓으니까 어떤 해커가 악의적으로 값을 바꾸면 그 값이 머클 루트 값이 바뀌고, 최종적으로 블록의 해시 값자체가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뒤에 있는 값들을 모두 바꾸지 않는 이상은 해킹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죠.

 

* 난수(nonce) : 발음 그대로 난스라고도 불립니다. 블록 헤더의 내용물 중 이 값을 구하는 게 관건입니다. 작업증명(Proof-of-work)에서는 이걸 맞춰야 블록 생성을 마무리할 수 있고, 이걸 해낸 사람에게 코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퍼즐을 맞추려고 여러 값을 대입하는 행위를 채굴(mining)이라고 빗댔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이라는 게 어느 순간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컴퓨터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연구해 오던 여러 성과들이 합쳐진 결과 등장한 것이 바로 ‘비트 코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비트코인의 첫번째 블록. 사진= https://medium.com/cryptoweek/welcome-to-the-crypto-culture-then-and-now-1ba0d07dad57)

 

비트코인의 존재를 알리 최초의 문서는 지난 2008년 공개된 <비트코인 : 개인 대 개인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이며, 논문 발행 후 실제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세상이 그 존재를 드러냈습니다. 이 논문은 가상의 인물(혹은 단체)인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작성됐죠.

 

그는 서론에서 비트코인을 만든 이유를 잘 설명해 놓았는데요. 지금까지 인터넷 기반 상거래는 전자 결제를 진행할 때 신뢰받는 ‘제 3자’인 금융 기관, 예를 들어 페이팔과 같은 지급 결제 회사나 은행 등에 의해 진행됐습니다. 이 같은 중간 회사들의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전체 거래 중 일정 비율의 사고율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더군욘. 그리고 이는 전체 거래 수수료를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되죠.

 

즉, 중앙화된 관리자에 의해 전체 거래 단가는 올라가고 사고 또한 발생한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리고 일반 시민들은 이들 중앙화된 기관이 우리의 정보를 어떻게 취급하고, 어디에 사용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죠.

 

(참조 – 아웃스탠딩 독자를 위한 ‘비트코인 논문 읽기’)

 


(사진=아웃스탠딩)

 

디지털 세상에서 이런 단점을 가진 ‘중앙화된 관리자 없이 정말 안전하게 ‘가치(자산, 돈)’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나아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도 못하는 등 전통 금융 시장에 진입할 수도 없는상황인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요?

 

우선 우리가 일상에 쓰는 화폐는 국가에 의해 ‘신뢰’를 담보 받습니다. ‘위조 지폐가 없을 것이라는 믿음’과 ‘내 손에 있는 5만원 권 지폐는 전 세계에 유일무이하게 존재하는 물건이라는 믿음’을 국가가 보장하는 거죠.

 

그런데 중앙화된 관리자, 심지어 국가나 은행의 개입 없이도 ‘가치’가 제대로 이전되고, 디지털 상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금융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사토시 나카모토의 주장이엇습니다..

 

<외계어 없이 이해하는 암호화폐, 송범근 저>에 따르면 사토시 나카모토는 디지털 세상에서 중앙화된 관리자없이 화폐의 가치를 인정받고 전달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문제를 풀면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1) 거래 장부에 한 번 쓰인 내용은 수정되거나 지워지지 않고, 영구적으로 저장한다.
2) 모든 사람이 이 장부의 사본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다
3) 모든 사람은 여기에 기록된 내용을 신뢰한다.

 

블록체인은 일반적으로 복사와 붙여 넣기가 가능한 ‘파일’과 달리 네트워크 상에서 열결된 ‘블록’으로 존재합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10분마다 한 블록이 생성되며 한번 생성된 블록의 내용은 영원히 저장디죠. 그리고 이미 저장된 블록의 내용을 고치려면 이 블록과 연결된 모든 블록을 한꺼번에 해킹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아웃스탠딩)

 

(사진=해시드)

 

은행의 역할이 바로 거래 장부의 안전한 보관이며, 이중 지불 등의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는 일인데 블록체인이 이런 난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장부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노드에 사본으로 저장돼 누구든지 꺼내 볼 수 있어 거래의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었죠.

 

마지막으로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 10여년간 ‘네트워크 자체’가 해킹된 적이 없고, 지속적으로 운영되면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괴로써의 지위를 획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 국가별로 아직도 비트코인이 화폐다, 증권이다 여러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지금도 우리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르기 원하며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있죠.

 

비트코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희귀한 광물이나 국가가 발행한 화폐가 아닌 ‘온라인 데이터’가 현실에서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3) 비트코인이 낳은 비즈니스 모델 : 거래소

 

여기서 나온 기막힌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거래소’입니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 광산 옆에서 청바지를 팔았던 이들이나, 우리 사회에선 가치가 높은 아파트 청약 때마다 ‘떳다방’ 등이 돈을 끌어 모았잖아요?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자산’ 왠지 미래 지향적이며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을 만한 ‘자산’이 등장하자 이를 거래하는 시장의 니즈도 자연히 생겨났습니다.

 

이용자의 니즈도 확실했습니다. 아무리 디지털 세상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암호알고리즘으로 동작하는 블록체인 상에서 나의 프라이빗키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내 자산(비트코인)을 보낼 때는 상대방의 퍼블릭키를 알아야 보낼 수 있다는 건 큰 진입 장벽이 됩니다. 이 말뜻이 어렵다는 게 이런 높은 진입장벽을 방증하는 것 아닐까요?

 


(사진=한국은행)

 

이때문에 내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해주고, 24시간 언제든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의 존재는 암호화폐 투자자의 가려운 구석을 제대로 긁어줬으며, 0.1 ~ 0.01%대의 어마어마 하게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용자를 끌어 모았습니다. 그리고 간혹 비트코인이 해킹됐다고 뉴스가 뜨는데, 실제로는 이런 거래소들이 보관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암호화폐 지갑이 해킹당해 털리는 일을 비트코인이 해킹됐다고 보도하는 경우가 많죠.

 

(사진=아웃스탠딩)

 

아무튼 지난 2017년 빗썸은 매출 3334억원, 영업이익 2641억원이라는 왠만한 상장사 뺨치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블록체인이 본격적으로 벤처업계의 관심을 끈 이후 실제로 가장 큰 비즈니스 성과를 거둔 곳들이 바로 거래소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새로운 암호화폐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거래소’에 상장되는지 여부가 해당 암호화폐 플랫폼의 명운을 가르는 것이 아직까지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얼마 전 김지윤 아웃스탠딩 기자는 한 행사에서 블록체인 사업자의 발표 들은 적이 있었는데요. 여러 혁신적인 요소들과 자신감 넘치는 창업자의 발표에도 행사장은 별 동요가 없었다고 하는데, 마지막 장표에서 ‘빗썸’이라는 로고를 띄우며 이 거래소에 상장됐다라는 내용을 발표하자마자 장내에 박수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아무리 외부에서 투기다, 스킴이다, 사기다 말이 많다고 해도 아직은 거래소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가 흘러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거래소에 몰려든 수 많은 개미투자자에 의해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의 ‘가치’가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하겠죠.

 

4)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는 사기라는 주장과 그에 대한 반론

 

물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사기라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전 이 반론도 틀린 이야기만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한 탕’을 노린 수 많은 암호화폐가 있거든요. 그런데 비트코인까지도 사기일까요? 유시민 작가는 ‘썰전’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비트코인이 인류 역사상 가장 우하하고 난해한 사기 사건이라며 경제학자로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사진=JTBC)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가장 따가운 시선은, 분산 컴퓨팅 기술 등의 한계로 말미 암아 결제처리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점입니다.

 

비자카드의 경우 초당 2000건, 많을 때는 만단위까지 처리가 가능한데 비트코인은 블록의 크기상 1초에 7개 정도 밖에 거래를 기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거래가 확정되려면 최소 10분이 걸리는 데 이는 도저히 일상 생활에서 쓸 수 있는 수준의 ‘화폐’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죠. 결국 결제가 원할하지 않으면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산’으로서 존재가치가 없고, 이 떄문에 이미 망한 플랫폼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점 지적은 암호화폐의 시세가 과연 ‘정당하게 책정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한마디로 이미 ‘투기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지적이죠. 솔직히 2017년의 비트코인 대 폭락과 2018년 초반의 떡락(?) 장만 보면 이들의 이야기가 맞는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현실 속 비트코인의 모습은 투기의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죠.

 

더군다나 코인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큰 손이 거래소 두 개의 암호화폐 거래 계좌를 만들어 놓고 많은 거래를 일으켜 시세를 폭등시키고 폭락시켰다고 의심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암호화폐 거래소는 현재 증권 거래소 수준의 외부 감사를 받지 않으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사용자들은 알 수가 없다는 주장이죠.

 

그리고 기자가 만나본 여러 업계 관계자들(비트코인으로 10억에서 20억을 번)들도 한국에서도 20~30명의 큰 손들이 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하더군요. 또 비양심적으로 거래소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에 대한 반론으로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금괴’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금이나 금괴로 직접 물건을 사는 일이 없듯이, 비트코인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또 김진화 코빗 창업자의 경우는 “웹 이코노미에서는 ‘팻 애플리케이션’이라는 가설이 나왔고 블로체인 이코노미에서는 팻 프로토콜이라는 가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웹 이코노미에서는 웹브라우저(HTTP), 이메일을 동작할 수 있게 하는 프로토콜(SMTP) 만든 회사들은 큰돈을 못 벌었죠. 웹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팀 버너스리는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받아 명예는 인정받았지만 역시 갑부는 못됐습니다”

 

“블록체인 이코노미에서는 이런 현상이 역전돼 미래 가치가프로토콜 단에 몰려 비트코인의 시가 총액,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으로 표상되고 있고, 기존 주식회사에서는 주주들이 부를 축적했듯이 블록체인 이코노미에서는 비트코인 소지자와 이더리움 소지자들이 부를 향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게 과도해지면 버블으로 볼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느 쪽의 주장이 더 믿음이 가시나요?

 


(사진= https://taylorpearson.me/fat-thin/)

 

여기까지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암호화폐의 탄생과 그로 인한 현실세계의 비즈니스 모델인 거래소, 이에 대한 반론과 재반론을 정리해봤는데요.. 사실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들이 모두 사기다라고 극단적으로 생각한다면 이 보고서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2018년 7월 12일 오후 2시 35분에도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717만 5000원에 거래가 진행되고 있고 시가총액 약 122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이정도 규모의 경제 생태계는 여전히 그 ‘가치’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가치’의 정체가 뭐냐고 묻는 질문에 암호화폐 업계는 현재 이렇게 대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지는 ‘토큰 이코노미’의 가치가 곧 암호화폐의 가치”라고.

 

2. 이더리움, 디앱과 ICO는 대안 세계로의 진입을 선언한 것.

 

1) 이더리움의 탄생

 

비트코인의 탄생부터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논의까지 약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이 생태계가 ‘사고를 칠 수 있다’는 진지한 고민이 시작된 건 거의 2015년께 이후, ‘이더리움’의 탄생 이후라고 볼 수 있겠죠.

 

어느 시대에나 다른 사람과 다른 접근과 과감한 시도는 천재를 탄생시켰고, 20대 초반의 천재 비탈릭 부테린은 2015년 이더리움을 발표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이더리움은 커녕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소수였고, 기자도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수많은 비트코인의 아류 중 하나라고 생각했죠.

 

“비트코인 기술을 응용하면 지급결제뿐 아니라 주식 발행, 부동산 계약, 보험상품 설계, 법인 등록, 전자투표 등을 중앙 인증기관 없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의 비트코인 형태로는 이 같은 기능의 구현이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자유자재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가상화폐 이시리움을 만든 이유입니다.” (비탈릭 부테린, 2014년 12월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이 천재의 눈에는 비트코인은 단순한 가치의 저장과 이동 외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보였습니다. 비트코인 1블록은 약 1MB로 만들어지는데 실제 쓰이는 건 30 ~ 40% 밖에 없죠. 그럼 나머지 부분에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비탈릭 부테린은 7에 여러가지를 넣어보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시작한거죠.

 


(사진=위키피디아)

 

디지털 세상의 콘텐츠를 넣어볼 수도 있다. SNS 포스팅, 리뷰, 별점, 서비스 이용내역 등을 박아 두면 블록체인은 영원히 기록되고, 만인들에게 공개되는 공용 장부로 쓰일 수 있는 셈이 됩니다. 일종의 영원불멸한 데이터 베이스가 생겼고 거기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파생될 여지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 결과가 바로 ‘스마트 컨트랙트(계약)’이며, 이를 통해 ‘가치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죠. 스마트 컨트랙은 일종의 코드 뭉치인데, 이 주소로 어떤 인풋값을 보내면 사전에 정의된 코드로 결과 값이 나오고 이것을 브록체인에 기록시켜주는 자동화된 계약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나오면서 기존 사람과 정보를 이어주던 ‘인터넷’은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블록체인 업계는 주장합니다. 이들은 스마트 컨트랙트 사람과 자산, 사람과 가치, 정보와 가치를 이어질 수 있는 데서 큰 의의가 있다고 보는 거죠.

 

2)이더리움이 낳은 서비스 모델 : 디앱

 

(사진=아웃스탠딩)

 

한발 더 들어가 설명하자면 비트코인이 오로지 ‘암호화폐’로서의 ‘교환 기능’에만 그 기능이 집중됐다면, 이 단계에 들어서서는 가치의 전달 외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시스템의 가능성을 확장시켰습니다.

 

<외계어 없이 이해하는 암호화폐>에서는 이를 스타크래프트 ‘유즈맵’만들기에 비유했는데요. 지금까지 제가 본 비유중 가장 ‘딱’ 들어맞는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트코인이 정해진 방식대로만 진행되는 ‘싱글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즈맵은 이용자의 노력에 따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소스를 활용해 ‘디펜스 게임’을 만들 수도 있고, RPG 게임을 만들 수도 있는데요.

 

우리가 열광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배틀 그라운드 같은 게임도 그 기원을 찾아가면 게임사에서 만든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게임의 ‘유즈맵’ 기능에서 탄생한 게임들이죠. 이처럼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을 활용하면 ‘자산’만 이동하는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다른 장르의 앱들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사진 = 스트크래프트 유즈맵 게임(좌), 크립토키티(우))

 

즉,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과 블록체인의 결합은 게임에서의 ‘유즈맵’, 블록체인 세상에서의 앱을 탄생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고, 실제로 이더리움 위에서 ‘크립토 키티’와 같은 게임이 나타나는 결과를 낳게 됐죠. 그리고 탈 중앙화된 블로그 플랫폼 ‘스팀잇’도 등장해 전 세계에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쓰고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들을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디앱(Decentralized Application)이라고 부르는데요. 사람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나 게임 등 다른 인터넷 서비스들과 사용자 경험은 유사하면서도 서비스의 뒷단이 특정 기업이 가지고 있는 ‘서버’가 아닌 블록체인에서 동작한다는 데 왜 사람들은 이토록 열광했을까요? 그 이유는 블록체인이 가지는 본질적인 요소, 중앙화된 중간 중재자가 없는 탈중앙화에 대한 열망에서 찾아볼 수 있담니다.

 

(참조 – 이더리움 백서 한글 번역본)

 

3) 탈중앙화 서비스에 대한 열망

 

여러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7월. 중국에서 카카오톡과 라인 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중국 당국만이 알고 있겠지만, 누구나 쉽게 두 서비스의 차단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두 서비스 모두 ‘메시징’ 서비스인데, 1당 독재 국가인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민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해외 기업 서비스’에서 돌아간다는 것에 대한 큰 부담을 느꼈을 것입니다. 중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모일 수 있고, 여론이 유통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페이스북도, 구글도 중국에서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만리장성. 사진=위키피디아)

두번째 이유는 성장하는 산업에서의 자국 서비스의 보호 측면도 있겠죠? 텐센트의 ‘위챗’이 그 주인공인데, 중국 정부의 말을 잘 듣는 자국 기업이 자국 내에서 큰 영향력을 확보해야만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카카오톡과 라인이 애초부터 ‘블록체인’ 위에서 동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4년 전처럼 한순간에 서비스를 ‘셧다운’ 시켜 버리기는 힘들지 않았을까요? 물론 서비스가 이뤄지는 하나의 인터페이스를 셧다운 시킬 수는 있지만, 네트워크 자체는 계속 영속하며 새로운 답을 찾아 나가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카카오톡과 라인은 각각 카카오와 라인(네이버)가 서버를 운영하고, 회원들은 클라이언트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서버만 셧다운시켜 버리면 순식간에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상에서는 한 서버가 아닌 독립된 모든 노드에 의해 서비스가 구동되고, 모든 노드는 똑 같은 지위와 역할을 부여습니다. 이런 구조를 ‘분산된 네트워크 환경’이라고 부르는데, 앞서 비트코인을 해킹하기 어려운 이유에서 설명했듯이 특정 해커나 정부가 이 서비스를 차단하려고 하면 엄청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된 카카오톡이 있고, 이 노드의 10%가 중국에 있고 나머지는 해외에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중국 정부가 엄청난 공을 들여 중국 내 10%의 노드를 막아버린다고 해도, 나머지 90%로 인해 이 서비스의 네트워크는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특정 정부에 의해 검열받거나 차단되지 않는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나, 인터넷 세상의 자유를 믿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이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지탱하는 여러 철학 중 하나가 이런 인터넷 세상에 대한 열망과 믿음인데 ‘디앱’은 이를 가능케 해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거죠.

 

탈중앙화에 대한 열망이 ‘서비스’ 자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로 탈중앙화될 수 있는 ‘무언가’는 무엇일까? 블록체인 업계의 많은 사람들은 ‘주식회사’를 꼽습니다. 특히 거대화된 주식회사, 특히 IT기업들은 엄청난 데이터를 가지고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보는 시각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매우 강합니다.

 

도도포인트를 서비스하는 스포카가 초기 멤버로 참여해 만들고 있는 캐리 프로토콜의 백서에도 이런 정서를 잘 느낄 수 있는데요. 백서에서 그들은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비해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이 매우 낙후돼 있다면 개선해야 할 점들이 다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진=캐리 프로토콜)

 

첫 째, 상점마다 고객정보를 따로 관리하거나 전혀 관리하지 못하고 있어 상점들은 그들의 고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둘 째,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결제 데이터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거대 기업들은 이를 마음대로 이용하며 수익화하고 있다. 셋 째, 오프라인 커머스 광고는 기술적으로 매우 낙후되어 있어 불투명하고 광고 효과에 대한 추적도 어렵다고 백서는 지적하고 있죠.

 

두 번째 지적은 여러 탈중앙화 프로젝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이야기인데요. 조금만 더 살펴볼까요?.

 

“소비자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데이터에 대핸 소유권과 통제권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7년 Equifax 해킹 사건에서 수백만 개의 계정이 해킹당해 개인정보가 노출됐지만 소비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오로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만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고, 소비자는 자신의 데이터가 정확히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은 해당 데이터를 생성한 소비자에게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고, 그 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얻습니다. 물론 매우 긴 약관(애플사의 iTunes 약관의 경우 약 7000단어 이상이다)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겠지만, 소비자들이 여전히 해당 데이터의 수익화로부터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죠” (캐리 프로토콜 백서 v1.4.2)

 

이처럼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기존 중앙화된 ‘기업’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소비자와 기업 간 불공정한 수익 배분에 대한 반작용으로 블록체인 진영에서는 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탄생하는 투명하고 탈중앙화된 새로운 조직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ICO를 통해 캐리 토큰이 분배되는 내용. 사진=캐리프로토콜 백서)

 

암호 토큰(코인)은 이 세계에서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요. ‘유틸리티 토큰’이라하여 특정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스팀잇에서는 내가 쓴 글과 나의 소셜 활동이 더 강력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스팀파워’ 토큰이 있고, 파일코인에서는 파일을 저장할 저장 공간을 파일코인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사진=메디블록)

 

또 토큰은 마치 주식처럼 시세의 변동성이 있다. 만약 스팀잇이 계속 성장하리라고 믿는 사람은 스팀파워를 계속 가지고 있으면 추후 ‘스팀잇’의 성장에 따라 토큰의 가치가 오르면 자신의 자산도 함께 늘어나는 효과를 얻게 되는거죠.

 

이처럼 ‘서비스 참여자’도 ‘서비스 제공자’와 함께 부의 증가를 누릴 수 있다는 것. 기존 주식회사 체제에서는 초기에 참여한 주주만 사세 확장으로 인한 재산적 이익을 누릴 수 있었지만 토큰 이코노미에서는 초기 유저, 투자자, 주주, 회사 설립자 모두 공평하게 참여한 만큼 부의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블록체인 산업의 지지자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토큰은 전체 블록체인 생태계의 방향을 결정 짓는 ‘투표권’의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최근 대표 노드(BP, Block Producer)가 선출된 EOS나 스팀잇의 메인넷으로 유명한 ‘스팀’의 증인을 뽑는 투표에서 토큰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 같은 시각의 연장선에서 국내에서는 오랜 기간 ICO를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개념으로만 알려졌지만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ICO를 통해 기존 ‘주식회사’가 아닌 다른 형태의 기업이 우리 사회에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를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가 대표적인 인물이죠.

 


(사진=아웃스탠딩)

 

“주식 회사가 탄생한 지 300년이 됐는데요.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주식회사의 본질은 ‘이익’을 남겨서 주식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일입니다.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투자자와 창업자 등은 엄청난 부를 얻지만 회사는 이들의 능력으로만 성장하는 게 아닙니다. 특히 인터넷 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유저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이익은 주주가 다 독식하게 되죠. 가령 우버는 전 세계의 운전자들의 참여로 성장했지만 또 다른 형태의 (노동력 착취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하려면 이 분야에 대한 확신이 매우 중요한데요. 블록체인과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토큰 경제 생태계를 Public protocol for common wealth (공동 재산에 대한 공적인 규약)’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된 D우버가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D우버 기사들은 손님들에게 받은 토큰을 바로 다른 것과 교환할 수도 있지만, D우버가 성장하리라고 믿는다면 토큰을 그대로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이후 정말 D우버의 가치가 높아진다면 이를 통해 만들어진 부를 드라이버도 누릴 수 있다는 거죠. 블록체인을 지지하는 사상가들은 이처럼 사회 여러 분야에서 탈중앙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믿고 있습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

 

비탈릭 부테린이 제시한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 개념의 접목은 단순히 ‘가치 거래’ 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를, 우리 사회 곳곳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확장시킨 셈입니다. 그 방법이 스마트 컨트랙트로 만들어 지는 ‘디앱’, ICO로 인해 생겨나는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가 대표적인 탈중앙화의 예시들이죠.

 

이 같은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보면 오로지 해당 생태계만을 위해 일하는 ‘재단’을 만들어서, 주요 결정을 진행한다고 공표한 프로젝트가 많습니다. 이는 탈중앙화된 조직을 만들어 기존의 주주자본주의와는 또 다른 길을 걷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재단이 있다고 하더라도 초기 개발자들이 대부분 멤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말 프로젝트 운영까지 탈중앙화된 사례를 아직까지는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만 과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조직까지 탈중앙화되는 게 정말 좋은 일일까요? 이에 대한 연구는 조금 더 필요해 보입니다.

 

4) ICO는 어떻게 진행될까?

 

이 세상 어떤 조직과 프로젝트도 ‘자금’이 없다면 절대 생존할 수 없습니다. 디앱을 만드는 조직이나 회사도 결국 돈이 필요하죠. 디앱을 개발하기 전에 토큰을 판매하는 행위를 일반적으로 ICO(Initial Coin Offering)라 부르는데요. 한국은행에서는 ICO를 ‘신종 암호자산 발행’이라고 번역하는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존암호자산과 교환하는 방식 등으로 새로운 종류의 암호자산을 발행하는 일을 지칭한다고 설명하더군요.

 

(사진=쿼라)

 

최초의 암호자산 발행은 지난 2013년 7월 약 500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모집한 ‘마스터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2014년 말 이더리움이 약 2000만 달러의 비트코인을 조달하면서 ICO가 확산되기 시작했죠. 참고로 현재 스마트 컨트랙트가 사용되는 99%가 이 ICO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3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ICO 시장은 2017년 54억8000달러로 180여배 증가했습니다. 투심이 엄청나게 몰렸다고 볼 수 있죠.

 

(사진=한국은행)

 

그렇다면 왜 새로운 암호 토큰을 기존의 암호화폐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까요? 일단 백서만 가지고도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매우 간편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서비스가 나오기 전에 자금을 모집한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굳이’ 다른 용어를 사용합니다. ICO는 ‘투자’가 아닌 기존 암호화폐를 ‘기여’받고, 이에 대해 주식을 ‘교부’하는 게 아니라 토큰을 ‘배포’하는 행위로 진행한다는 거죠.

 

말장난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토큰’에 주식과 같은 기업의 소유권에 대한 조항을 넣어버리면 바로 현행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정의를 내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반대로 이야기하면 ICO에 참여하는 투자자(기여자)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는 말이 되므로, ICO에 참가할 때는 토큰의 정의와 보유자의 권리 등에 대해서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ICO 참여는 매우 매우 위험한 투자 방법입니다.

 


(ICO와 다른 투자 방식과의 비교. 사진=아웃스탠딩)

 

또 서비스가 되는 ‘디앱’은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운영되며, 네트워크를 통제하는 주체가 없다는 걸 전제로 깔고 가기때문에 ‘기존 벤처 투자 업계’에서는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산업이 발전하려면 돈이 돌아야 하고, 기존 투자 방법으로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으므로 ICO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탄생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필수 요소’로 보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5) 현재 나와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한계

 

그럼 이제부터 이 단계에서 제시된 부정적인 견해를 살펴보겠습니다. 비트코인은 주로 ‘화폐’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이때부터는 과연 실용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많아졌습니다. 이더리움은 여러 앱(디앱)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하나의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거든요.

 

현실적으로 보면 아직 이더리움으로 우리가 일상 생활에 쓸만한 앱을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EOS나 Aelf 등 이더리움의 여러가지 단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들의 행보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을 1세대 블록체인, 이더리움을 2세대, 그리고 현재 나오는 새로운 플랫폼은 제3세대 블록체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럼 ‘스마트 컨트랙트’와 ‘디앱’이라는 멋진 개념을 제시한 이더리움이 현재 단계에서의 단점은 어떤게 있을까요?

 

크게 4가지 문제점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이 내용 또한 아웃스탠딩 컨퍼런스의 해시드 김균태 CTO의 발표 내용을 요약한 것인데요. 실제 김 CTO는 랜덤 넘버 제너레이션까지 5가지를 지적했으나 해당 내용은 이 보고서에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 매우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현재 이더리움은 작업증명(POW) 방식의 합의 알고리즘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POW는 네트워크의 모든 노드가 컴퓨팅 파워를 소모하지만, 이중 단 하나가 블록을 생성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POW를 POS를 바꿔보자는 게 현재의 움직임이죠.

 

*PoS(지분증명) : 컴퓨터 성능, 연산능력이 아니라 노드가 가진 지분에 따라 새로 블록을 제안해서 생성할 확률이 높아지는 합의 방식입니다. PoW에서는 노드들이 퍼즐을 맞추기 위해 경쟁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유지한다면 PoS(proof-of-stake)는 지분에 따라 블록을 생성해 보상을 얻는 자격이 확률로 정해집니다.

 

POS는 노드가 권한을 받은 시간 내, 예를 들어 3초내에서는 본인만 권한이 생긴다면 3초 동안 블록체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권한을 받은 노드의 컴퓨팅 파워만 사용하면 되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POW가 10년간 안정성을 증명했다면, POS로 넘어가려하는 이더리움은 아직까지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번 배포해보고 실제로 동작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아직(2018년 6월기준) 증명이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POS도 아직까지는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죠” (김균태 해시드 CTO)

 

(2) 확장성(scalability)문제

 

POW에서 노드가 많아지면 처리할 수 있는 양이 늘어야 되는데, 블록체인에서는 한 노드만 블록을 만들기 때문에 결국 병목현상이 생깁니다. 초당 처리속도 (TPS)를 비교해보면 명확한 한계를 알 수 있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비자 카드는 초당 2000건(처리량이 몰릴 때는 초당 3만까지)정도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는데, 페이팔은 155건, 2017년 이더리움이 50건 정도 처리, 비트코인이 초당 5~7건을 처리하고 있다. 이는 사용화하는데 턱 없이 못미치는 수치입니다. 여기다 ‘스마트 컨트랙트’까지 올려서 가치까지 처리하자는 게 현재의 블록체인인데, 이렇게 되면 더 빠른 처리 속도가 요구될 수 밖에 없죠.

 

현재 이더리움 수준의 확장성으로는 제대로된 탈중앙화앱을 운영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것. 이 부분에서 블록체인은 아직은 갈 길이 멀어 여러 대안 기술이 연구되고 있는 거죠.

 

(참조 – 모두를 품겠다는 블록체인 aelf가 그리는 그림은?)

 

속도와 더불어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용량,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따라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는 데 드는 ‘이더리움 개스’의 가격이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 문제점도 함께 품고 있습니다.

 


(사진=이더리움 재단)

 

(3) 프라이버시 문제

 

모든 트랙잭션이 공개돼 있다보니 개인의 민감한 정보가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어떤사람의 의료 정보가 블록체인에 올라간다고 생각해 볼게요. 특정 병원에 다녔다는 것 만으로도 어떤 병을 가졌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때문에 디앱을 설계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영지식증명이라는 알고리즘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스마트컨트랙트 로직 자체도 숨길 수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아직까지는 완벽하지가 않아서 실제 서비스에 쓰기에는 역시 가야할 길이 먼 상황이라고 합니다.

 

(4)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의 위험성

 

스마트 컨트랙트는 가치(자산, 돈)를 ‘프로그래밍’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상용화된 모든 프로그램에는 버그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죠? 일반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내에서 버그가 발생하면 패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치(암호 토큰)을 다루는 게 블록체인 산업이다 보니 사소한 버그 하나도 엄청나게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2016년 다오 해킹 사건이 있는데요. 이더리움 생태계 전반이 박살 날 뻔한 일이었죠. 2016년 당시 다오는 탈중화를 지향하는 온라인 조직이었고,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ICO를 진행했습니다. 다른 ICO와 같이 스마트 컨트랙트로 진행됐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도 있었다.

 

그런데 환불 진행 부분에 버그가 있었고 한 해커는 이를 발견, 하나의 토큰만으로 무한정 환불을 진행하는 해킹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당시 시가 580억 원의 이더리움을 해킹할 수 있었죠. 이 사건 이후 이더리움 진영에서 큰 문제가 돼 해당 코인을 무효화한 현재의 이더리움과 무마하지않은 이더리움 클랙식으로 메인넷의 코인이 둘로 나눠지는 하드포크를 겪게 됐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진행되고 있지만 과연 ‘버그 없는 소프트웨어’가 있을까요? 어쩌면 블록체인 산업의 가장 큰 위기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버그로 인해 야기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3.스팀잇과 메디블록의 예로 알아보는 토큰 이코노미

 

지금까지 ‘전자상거래’와 ‘은행’ 거래를 대체하기 위한 ‘비트코인’, 주식회사와 중앙화 서비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스마트 컨트랙트, 디앱, ICO가 제시하는 탈중앙화 서비스와 주식회사의 단점에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들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모든 개념을 아우르는 요소인 토큰 이코노미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단계까지 왔죠. 서문에서 밝혔지만 토큰 이코노미는 하나의 인센티브 시스템, 모두가 이기적으로 행동하지만 다 같이 부를 누릴 수 있다는 ‘디지털 협동 조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사람들은 ‘인센티브’는 사람의 행동을 유발하는 매우 강력한 유도 장치로 보는데요. 투명하게 공개된 시스템 상에서 인센티브로 움직이게 하는 데 암호화폐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모든 주체들은 자기들만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지만 이 네트워크의 에코시스템은 건강하게 굴러가는 것. 이 것이 토큰 이코노미의 핵심이라고 보는 거죠.

 


(사진=해시드)

 

그럼 블록체인 업계에서 토큰 이코노미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여러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라는 ‘자산’을 조합하면 디지털 네트워크 내에서 ‘자발적인 질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디지털 네트워크에서는 불가능했던 탈중앙화 거버넌스를 도입할 수 있게 된 것이죠(중략)”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은 몇 가지 규칙을 정하고, 암호화폐라는 인센티브를 사용해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게끔 만듭니다. 이것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혁신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외계어 없이 애해하는 암호화폐, 송범근 저>

 

“주식회사가 등장하기전 인류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을 하고 부를 나눴을까요? 가장 보편화된 모델은 협동조합 시스템이었습니다. 협동조합이 돈을 벌 때 부는 협동조합에 기여한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부를 나눠 가져갔죠. 제가 생각하는 블록체인의 사회 경제적 가장 큰 의의는 기술을 통해 협동조합의 정신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

 

(사진=조재우 연구원)

 

“토큰 이코노미는 기본적인 정의는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시스템적으로 결정된 인센티브 규칙이 있다는 것, 두번째는 인센티브가 토큰으로 준다는 것. 마지막으로는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한다는 겁니다”

 

“이런 이야기가 낯설게 들리겠지만 넓게 보면 우리는 원화라는 토큰 이코노미 세계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는 규칙이 있고, 월급에 대한 규칙에 있다. 그리고 월급이라는 인센티브로 원하라는 일종의 토큰을 우리에게 주는 거죠. 이런 일들이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재우 카이스트 고등과학원 연구원(스팀잇 증인))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세 전문가의 의견은 매우 큰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기존보다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맹아가 ‘토큰 이코노미’라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 상에서 사람들은 더 많은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자발적(이기적)으로 노력을 하게 되고, 인센티브로 ‘암호토큰’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토큰 이코노미는 기존 보다 더 나은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까요? 두 가지 예를 들어 설명을 계속해 이어가 볼게요.

 

1) 스팀잇 : 법정 화폐와 교류하는 ‘토큰 이코노미’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토큰 이코노미’를 꼽으라면 아마도 ‘스팀잇’을 꼽을 것입니다. 스팀잇은 기존 콘텐츠 플랫폼의 대안으로 등장한 서비스로, ‘스팀’이라는 메인넷에서 탄생한 마이크로 블로그 디앱입니다. 스팀잇은 어떤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을까요?

 

인터넷의 많은 커뮤니티와 블로그, 동영상 플랫폼(유튜브)에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의 활동으로 부를 축적하는 건 커뮤니티 운영자나 중앙화된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물론 유튜브와 애드센서를 통해 많은 수익을 얻어 가는 크리에이터들도 많고, 유튜브 플랫폼에 만족하는 분들도 다수 있습니다. 이들은 분명 해당하는 플랫폼이 없었으면 지금과 같은 부를 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내가 기여한 바에 따라 수익이 배분되는지 알 수 없고, 어느 순간 내 콘텐츠가 검색 상위에서 밀리게 되면 이유도 모른 채 수익이 반토막나는 걸 감수해야만 하는 위험도 있습니다. 또 네이버나 다음 같은 플랫폼이 뉴스를 독점해 수익을 긁어 모으고, 정작 생산자인 언론에게는 조금만 나눠주는 중앙화된 부스러기 경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죠. 페이스북도 마찬가지고요.

 

조재우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스팀잇이 뜬 이유로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콘텐츠 가치를 거의 다 나눠주는 스팀잇의 장점을 꼽고 있습니다.

 

(사진=조재우 연구원)

 

스팀잇은 수수료가 거의 없이 대부분의 수익이 사용자들에게 돌아가고,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도 모두 공개돼 있습니다. 이런 ‘토큰 이코노미’에서 콘텐츠 제작자들은 희망을 볼 수 있고, 이같은 스팀잇의 토큰 이코노미 하에서의 분권화된 생산, 공유, 보상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트랜드라는 게 조 연구원의 주장입니다.

 

스팀의 토큰 이코노미는 콘텐츠 생산자와 지분 보유자를 위주로 분배됩니다. 일단 DPOS*로 구성된20인의 증인이 약 10%를 가져가고, 15%는 스팀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이자로 지급되죠. 그리고 약 50~60%는 스팀에 글을 쓴 사람, 15~20%는 글을 처음 발견하고 보팅(페이스북의 좋아요)를 한 사람들에게 분배되게 됩니다. 다만 위 비율은 딱 정해진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운영됩니다.

* DPoS(지분위임증명) : 개방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모든 노드가 모든 블록 데이터를 나눴다면 DPoS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이 역할을 몇몇 대표자들이 대신 수행하는 구조입니다.

 

노드(검증인)이 해야 했던 의무와 의무를 다해 얻은 보상까지도 몇몇 대표자들이 대행합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데이터 상태 변화를 합의하는 주체가 ‘모든 노드들’에서 ‘대표 노드’로 줄었으니 합의를 훨씬 빠르게, 크게 해낼 수 있으며, 게다가 이더리움 플랫폼에서 제기된 ‘수수료 문제’에서도 빗겨갈 수 있어서 사용자 경험, 확장성이 나을 수 있습니다. 다만 대표 노드들이 담합을 하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되는 경우 전체 서비스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스팀과 비트코인의 토큰 분배 비율 비교.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확실히 많은 양이 분배된다. 사진= 조재우 연구원)

 

이런 토큰 이코노미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몇 가지 사안이 있는데요. 조 연구원의 설명 중 두 가지가 인상 깊었는데, 첫째는 바로 ‘이코노미’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커뮤니티’의 존재 여부였습니다.

 

성숙된 커뮤니티가 존재 여부에 따라 토큰이코노미의 순환 속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일례로 조재우 연구원은 자신이 들고 다니는 펜을 20스팀 달러에 샀다며, 이처럼 스팀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건강한 토큰 이코노미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하더군요. 강력한 커뮤니티는 스팀 전체를 운영 가능케하고 지속적으로 서비스가 유지되는 밑바탕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그는 기존 경제와의 통로를 구축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필요성도 강조했는데요. 토큰 이코노미가 오로지 외부 투자자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 자생력을 갖춰야 된다는 뜻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조 연구원은 기존의 법종 화폐 기반 비즈니스와 블록체인 생태계가 접목되면 기존 경제와 토큰 이코노미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빠른 통로가 생긴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국내 푸드 콘텐츠 스타트업 컬쳐히어로가 선보인 스팀 기반의 맛집 큐레이션 서비스 ‘테이스팀(Tasteem)’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스팀잇이 마이크로 블로그라면 테이스팀은 맛집 추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는데요. 참고로 ‘스팀’은 ‘스팀잇’, ‘테이스팀’과 같은 여러 디앱들이 나올 수 있는 ‘메인넷’의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입니다.

 

테이스팀은 일주일마다 개최하는 주제별 맛집 콘테스트에 사용자가 맛집 정보를 작성하고, 콘텐츠 공감 수에 따라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기반 SNS인 ‘스팀잇’에서는 다양한 글을 써서 보상을 받는다면, 이 곳에서는 맛집 리뷰만으로 스팀 암호토큰을 얻을 수 있죠.

 


(사진=테이스팀)

 

조 연구원은 만약 이 테이스팀과 코카콜라가 손잡고 콜라가 어울리는 맛집 콘텐스트를 열고, 코카콜라에게 대가를 받은 후 이를 암호화폐로 지급하는 미래를 상상해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럴 경우 스팀의 암호화폐와 법정화폐 사이에는 일정 교환 비율이 성립될 것이고, 스팀 암호화폐의 가치는 곧 ‘광고 효과’로도 환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말이죠.

 

2) 메디블록 : 의료 데이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토큰 이코노미’

 

기자가 다시 블록체인에 대해 진지하게 취재해 보고자 주변 취재원들에게 자문을 구했을 때, 추천받았던 팀이 ‘메디블록’이었는데요.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중 가장 앞서서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팀이라는 이유였습니다.
또 기자의 지인 중에도 의료 업계 종사자들이 몇몇 있어, 의료 데이터의 신뢰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의견을 들은 적이 있어 인터뷰를 요청하고 지난 미니 컨퍼런스에도 초청했죠.

 

일단 왜 이런 블록체인이 필요한지부터 설명해 보겠습니다. 최근 의료 산업은 기존의 ‘질병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또 건강 정보의 범위도 각 병원이 보유한 데이터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서 개인이 생산해내는 건강 정보로 확장된 상태죠.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치료, 예방 등으로 의료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의료계가 이 같은 환자의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아야 제대로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데, 지금은 딱히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믿을 만한 플랫폼’이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더욱이 현재 병원과 병원 사이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때 여러 법적인 제약이 따르고, 국가나 중앙에서 관리하면 다 모아서 국민들의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정부가 독점한다는 문제도 생깁니다. 만에 하나 이 정보가 해킹이라도 당하면 포털 사이트 해킹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엄청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죠.

 


(사진=메디블록)

 

또 데이터의 훼손 여부도 매우 큰 문제다. 현재 의료정보를 A기관에서 B기관으로 옮길 때나, 보험사에 제출할 때는 ‘개인’이 주체가 돼 정보가 이관됩니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는 사기 등의 문제로 개인이 제출하는 정보를 믿지 못하고, 해당 의료 기관에 두 번, 세 번 확인하는 등 불신과 비효율이 팽배해 있다고 하네요. 보험 사기가 극성을 부린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까요.

 

한 마디로 의료 데이터 분야는 비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환자-병원-보험사 간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이 팽배한 영역입니다. 거기다가 개인이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위’를 해야 하는데, 이는 여러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같은 시장의 특성상 메디블록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를 활용하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이 정보 소유권의 주체가 돼 데이터를 유통하지만, 데이터가 취급되는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함으로써 데이터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데이터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는 것!

 

(메디블록의 토큰 이코노미 체계. 사진=메디블록)

 

이를 구현하기 위해 메디블록은 토큰 이코노미 생태계를 구축해 내가고 있다. 메디블록은 ‘메디토큰’과 ‘메디 포인트’라는 두 가지 토큰으로 생태계를 구성해 놨는데, 개개인(환자)가 플랫폼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하고, 수집하고, 활용하는 행위에 대해서 인센티브를 줍니다. 그리고 이 메디 포인트는 메디토큰과 교환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일정 기간을 무조건 보유하도록해 서비스 리텐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죠.

 

쉽게 이야기하면 건강에 유익한 행동을 하고, 그 데이터를 다른 의료기관 등에서 쓸 수 있도록 하면 암호화폐로 인센티브를 받는다는 겁니다.

 

또 메디블록은 이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동의 하에 의료 기관과 의료 기관, 의료 기관과 보험사 간 의료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범 사업을 이미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들의 목표는 2020년까지 국내 1,2,3차 모든 의료 기간의 정보를 환자 동의 하에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암호 토큰은 정보 교환의 대가로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되겠죠.

 

마지막 제언 : 토큰 이코노미가 몰려온다. 불편, 불신, 불만이 있는 곳부터

 

솔직히 이야기해 볼게요. 아무리 블록체인 산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도 현재 스마트폰에 ‘탈중앙화된 앱’을 깔아 놓은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아직 제대로된 앱이 거의 없기 때문에 깔고 싶어도 깔 앱이 없는게 현실이다. 또 정말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토큰을 기여해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 사회에서 토큰 이코노미는 이제야 씨앗을 뿌린 상황에 불과합니다.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현실’이 실제 그렇다는 거죠.

 

거기다 현재의 코인 이코노미의 본질은 어쨌든 ‘암호화폐’에 기반한 인센티브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든다는 자세로 접근할 필요도 있는 우리 사회는 금융 선진국이었던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암호화폐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가 자라나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지적이 더 설득력이 있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죠.

 

“우리나라에서의 산업은 공장을 짓거나 수많은 인력이 필요한 IT 서비스 산업 위주로 발전돼 왔다. 토큰 이코노미는 일종의 금융 생태계인데 한국에서는 금융이 세계적인 메이저 산업 반열에 올라간 기억이 없다”

 

“또 토큰 이코노미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데 (각 산업별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드는 건 매우 어렵다. (이런 자발적 참여는 한국 사회에선) 자주 안쓰는 근육이라 아무리 인센티브, 마일리지를 높게 측정해도 자발적 참여 생태계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리니지라는 게임의 성공 요인으로는 매우 잘 디자인된 경제 요소를 꼽는다. 그런데 새로운 MMORPG를 만든 회사가 더 나은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했다고 해서 과연 그 게임이 리니지를 이길 수 있을까?” (김문수 BeCrypto CEO)

 

다만 우리 사회는 전 세계 어떤 나라보다 많은 비율의 국민이 암호화폐를 거래해본 경험이 있는 나라고, 어떤 변화든 ‘빨리 빨리’ 적응하는데 매우 큰 장점이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는 아직도 불편하고, 믿을 수 없고, 불만이 많은 곳들이 많죠. 이런 분야에서 새로운 스타트업이 나와 기존 기업이나 정부 서비스를 혁신하듯,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지는 ‘토큰 이코노미’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탈중앙화의 가치를 믿고 서비스를 만드는 건 어디까지나 ‘생산자’들의 관점입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는 현재의 서비스보다 더 뛰어난 ‘무언가’죠. 해외 송금이 압도적으로 편해져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든지, 블록체인 스마트폰 잠금 화면이 기존 잠금 화면 서비스보다 인센티브가 월등히 높던지, 그것도 아니면 사회적 공분이 일어나 특정 영역이 혁신되야 한다고 전 국민인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분야에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야 합니다.

 

탈중앙화가 IT벤처 업계의 주된 관심사가 됐다고 해서, 토큰 이코노미의 ‘디자인’이 잘됐다고 해서 결코 이 토큰 이코노미는 굴러가지 않을 것입니다. 멋진 호텔에서 밋업을 하고, ‘탈중앙화의 가치’에 대해서 백날 논해본들 ‘토큰 이코노미’는 결코 우리 사회의 메인 스트림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IT서비스들이 그랬든 어떻게든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사무실에서 노력하고, 이용자를 찾아다니며 피드백을 받으며 서비스를 고도화시켜 국민 대다수가 쓰는, 전 세계 곳곳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냈을 때 비로소 ‘토큰 이코노미가 몰려왔다’란 말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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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최준호 기자

아웃스탠딩 최준호 기자입니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