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손정의가 사업을 급성장시킨 3가지 전략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선표님의 글입니다. 


 

20세기 중반에 태어난 사람 중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창업자만큼

극적인 삶을 산 사람도 드물 겁니다.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의 손정의. 사진=소프트뱅크)

 

1957년 일본 사가현(賢) 도스시(市)에 있는

무허가 판잣집에서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나

돼지에게 먹일 음식 찌꺼기를 나르던 리어카 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소년이 

 

60여년 뒤 재산 219억 달러(약 28조8000억 원)의

일본 최고 부호가 됐으니까요.

(포브스, 2018년 조사 기준)

 

(참조 – 손정의 회장, 2년 연속 일본 최고부호)

 

그가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2017년 거둔 매출은 9조 1587억 엔,

우리 돈으로 100조 원이 넘습니다.

 

(2005년 소프트뱅크 호크스 선수와 함께한 손정의. 사진=소프트뱅크)

 

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애플 등과 함께 설립해

전 세계 유망 기업들에 투자하는

비전펀드가 굴리는 투자금은

1000억 달러, 약 110조 원에 달합니다.

 

그만큼 대단한 인물이기에 뉴스 기사 등

그에 대해서 다룬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2000년에 창업한 지 1년밖에 안 된

알리바바의 사장 마윈을 만나

6분 만에 200억 원 투자를 결정했다’

 

‘열여섯 살의 나이에

결핵에 걸려 쓰러졌던 아버지를 뒤로 하고

홀로 미국 유학길에 떠났다’

 

‘닷컴 버블 당시 주가가 100분의 1로 떨어졌지만

여섯 시간의 주주총회 끝에 결국 주주들을 감동시켰다’

 

이런 에피소드들을 읽으면

손정의가 어떤 사람이고,

그가 어떤 방식으로 성공가도를 달여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진=소프트뱅크)

 

이번 글에선 방향을 달리해

그가 사업 초창기에 어떤 전략으로

사업 규모를 빠르게 늘려갔는지,

 

창업자라면 누구나 마주치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프트뱅크 초창기 시절

그가 실천했던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창업 8개월 만에 출판사를 차린 이유

 

지금은 매출 100조 원대 회사인 소프트뱅크지만

1981년 창업 당시에는

소프트웨어 유통회사로 시작했습니다.

 

여러 개발업체로부터

소프트웨어 유통 판권을 사들인 뒤

이를 패키지로 묶어서 기업 고객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회사였습니다.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손정의가 1년 반 동안

40여 개의 사업 모델을 고민한 끝에

선택한 사업이었습니다.

 

(미국 유학 시전의 손정의. 사진=소프트뱅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대신

이를 유통하는 회사를 차리면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IT(정보통신) 산업이 성장하는 속도에 맞춰

빠른 속도로 회사를 키워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설립 직후

당시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허드슨과

독점 판매 계약을 맺은 덕분에

급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손정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첫 매출을 올린 지 1년 만에 소프트뱅크는

매출 35억 엔(현재 환율 기준 359억 원)의 중견 기업이 됐다”

 

그리고 창업 8개월 뒤인 1982년 5월에는

출판사도 차렸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품을 홍보하려고 해도 마땅한 채널이 없었기에

직접 컴퓨터 잡지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기존에 발행되던 유명 PC잡지에

광고를 내려고 했지만 거절당했기 때문인데요.

 

그 잡지의 본사 역시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였기 때문에

‘경쟁사 광고를 내줄 수는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던 것이죠.

 

이에 손정의는 자신이 직접

PC잡지를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Oh! PC’와 ‘Oh! MZ’라는 잡지였는데요.

 

(사진=Oh!PC)

 

홍보 채널을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첫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창간호의 80%가량이 팔리지 못한 채 반품됐습니다.

 

이후 그는 본인이 직접 출판부장을 맡아

어떤 내용을 취재할지, 편집은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는

편집회의를 주관합니다.

 

TV광고를 통해 잡지를 알리고

잡지 가격을 내려서 더 많은 독자들이

잡지를 집어 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너 경영자가 직접 밀어붙인 결과는

곧 나타났습니다.

 

3년 뒤에는 아홉 종류의 잡지를 매

달 60만 부씩 발행할 정도로

사업이 성장했으니까요.

 

(사진=Oh!MZ)

 

잡지 판매량이 늘어난 만큼

소프트뱅크가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상품의 광고와

이에 대해 다룬 기사도

사람들의 눈에 자주 띄게 된 것은 물론입니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소비자에게

제품의 존재를 알리는 게 우선이고,

이를 위해서는 독자적인 홍보 채널과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최근 많은 스타트업들이

콘텐츠 마케팅에 힘을 싣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잡지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으로

미디어는 달라졌지만 콘텐츠를 통한 홍보가

효과가 좋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죠.

 

2조원을 아낌없이 투자한 곳

 

창업 초기 소프트뱅크는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합니다.

 

일본 언론에서는 그를 ‘괴물 실업가’,

‘컴퓨터로 거부를 쌓은 신데렐라 보이’ 등으로 묘사합니다.

 

1986년 마이크로소프트로(MS)부터

일본 독점 판매권을 따낸 것도 성장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1992년 MS가 내놓은 윈도 3.1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일본 판권을 가진

소프트뱅크의 매출도 덩달아 치솟았습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덕분에 소프트뱅크는 창업 13년 만인 1994년

7월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합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소프트뱅크는

한 번에 2000억 엔(현재 환율 기준 2조 547억 원)의

거금을 손에 쥐게 됩니다.

 

손정의가 이 돈을 어디에 투자했는지를 보면

그의 사업 전략과 경영 철학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이 돈을

미국에 있는 세계 최대 IT(정보통신) 미디어그룹과

역시 세계 최대 IT 전시회 업체를 인수하는 데

아낌없이 퍼붓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정보의 길목’인 미디어 업체야 말로

자신과 소프트뱅크를 더 큰 성공의 길로 안내하는

‘보물 지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1995년 21억 달러를 주고 IT 미디어

지프 데이비스 출판부문을 인수합니다.

 

이미 그 이전에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컴텍스

그리고 지프 데이비스의 전시회부문(인터롭)을 인수해

미국 IT 전시 시장의 70~80%가량을 차지한 상태였습니다.

 

1995년 당시 소프트뱅크의 매출은

600억 엔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런 회사가 1년 6개월 동안

3100억 엔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연달아 성사시킨 것이었습니다.

 

잠시 설명드리자면

당시 지프 데이비스는 수많은 IT 잡지를 발간하는

미디어 업계의 큰손이었습니다.

 

(사진=PC매거진)

 

그중에서도 PC매거진은

전 세계 IT업계 종사자들이 트렌드와

기술 흐름을 읽기 위해서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꼽혔습니다.

 

‘광고로 벌어들이는 돈이 플레이보이나

포춘보다 많았다’는 게 손정의의 설명입니다.

 

연 매출의 다섯 배를 들여 인수한 이 회사들은

그가 소프트뱅크 제국을 건설하는

든든한 밑바탕이 됩니다.

 

세계 최대 IT 전시‧출판그룹을

이끌게 되면서 전 세계 IT업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존재감도 훨씬 커지게 됐습니다.

 

창업한 지 반년된 야후를 발굴하다

 

소프트뱅크가 일본을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날개를 달아준

야후에 대한 투자 역시

지프 데이비스 인수가 계기가 됐습니다.

 

(사진=지프 데이비스)

 

손정의에게 야후 투자를 권유한 게 바로

지프 데이비스 고위 임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손정의는 지프 데이비스를 인수한 직후

에릭 히포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면

없어서는 안 될 회사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지프 데이비스의 정보력을 동원해 물색해 주세요.”

 

그리고 이 같은 질문에 에릭 히포 사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 업체를 추천합니다.

 

창업한 지 반년밖에 안 됐지만

이미 벤처캐피털 세콰이어캐피털로부터

200만 달러를 투자받은 회사였죠.

 

바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검색시장을 휘어잡았던 야후였습니다.    

 

(사진=야후)

 

에릭 히포 사장의 소개로

야후 공동 창업자인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를 만난 손정의는

우선 야후의 지분 5%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추가 투자를 통해 지분율을

34%까지 높일 수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야후는 연 매출 100만 달러에

적자가 200만 달러인 회사였습니다.

 

이런 회사에 1억 달러가 넘게 돈을 집어넜었으니

미국 언론들이 그를 ‘일본에서 온 거품남’이라고

비웃은 것도 무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이 같은 비웃음은 싹 사라졌습니다.

 

1996년 야후 본사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고

1997년엔 야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 회사인

야후재팬이 일본 자스닥에 상장됐기 때문입니다.

 

(사진=픽사베이)

 

두 회사의 주가는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오릅니다.

 

손정의가 단 사흘이었지만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IT 부호 1위를 차지했던 것도 이때였습니다.

 

손정의의 말대로 IT 미디어와 전시업체 인수는

그를 황금의 땅으로 안내하는

‘보물 지도’가 됐던 것이죠.

 

손정의 전략의 키워드 3

 

지금까지 손정의가 자신의 사업 전반부 20년 동안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급속도로

키워나갔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그가 창업 8개월 만에 잡지를 내는 출판사를 세운 이유,

미국의 잡지와 전시회를 인수하는 데

거액을 쏟아부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알아봤습니다.

 

그 이유는 각각

제품 홍보, 정보 획득, 인프라 장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업 초기 직원들과 회의하는 손정의. 사진=소프트뱅크)

 

이 전략의 뼈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고객들에게 자신의 상품을 알릴 수 있는

독자적인 홍보 채널을 구축하라.

 

사업 8개월 만에 출판사를 차려

수십만 부의 IT잡지를 찍어냈고

또 이후엔 세계 최대 IT 미디어‧전시업체를

인수하면서 이 전략을 실천했습니다.

 

둘째, 정보의 길목을 장악하라.

미디어를 인수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죠.

세계 IT산업을 이끄는 미국에서 독보적인 취재력을

자랑하는 매체를 인수했습니다.

 

이곳의 정보력을 통해

당시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야후를 발굴했고

투자를 통해 지분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야후가 보물섬이라면 지프 데이비스는 보물지도였습니다.

 

셋째, 인프라를 선점해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아닌 유통사를 차린 것도

이 전략 때문이었습니다.

개별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품들이 사고 팔리는 시장 자체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세계 최대 IT 전시업체를 인수해서

전 세계 모든 IT회사들이 소프트뱅크를

찾아오게 만든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사진=소프트뱅크)

 

이번 글에선 소프트뱅크의 사업 초기 사례들을 통해

손정의가 오늘날과 같은 소프트뱅크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이 글이 사업 규모 확대를 고민하는

스타트업 경영자 분들을 비롯해

많은 독자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손정의가 직접  2011년 중앙일보에 18회에 걸쳐 연재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삶과 경영’ 시리즈와

1990년부터 그를 취재해온 일본인 기자가 쓴

‘손정의 제곱법칙’ 책에 담긴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참조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삶과 경영 시리즈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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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선표

홍선표

네이버 오디오클립 등에서 팟캐스트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을 만들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홍선표의 고급지식’도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