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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성장은 정말 '성장기'였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온라인 사업들이 급성장했던 코로나 시기를 되돌아보면 IT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장밋빛 미래를 꿈꿨던 시대였습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뿐 아니라 스타트업에도 엄청난 유동성이 흘러들었죠. 스타트업들은 빠른 성장을 위해 많은 인원을 뽑으며 회사의 규모를 키워갔죠. 창업자들도 많았고, 엔젤투자도 그만큼 많았습니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IT스타트업 창업을 꿈꾸거나, 초창기 기업에 참여하여 스톡옵션을 받아 인생 역전의 기회를 노리기도 했죠.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먼 과거처럼 느껴집니다. 그 시기 당연시되던 외적 성장(Growth), 퍼포먼스 마케팅이 주도하던 '의도된 적자'의 시기가 지나가고 지금은 생존과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시대가 되었죠. 물론 이미 경쟁에서 선두주자가 결정돼버린 것도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도 있는데요. 바로 회사의 스테이지(stage)입니다. 기업의 스테이지하면 대부분 시리즈A, 시리즈B 같은 투자 스테이지를 떠올리실 텐데요. 온라인 서비스라면 또 하나의 스테이지가 있습니다. 바로 서비스 자체가 하나의 프로덕트(product)이기 때문에 프로덕트 라이프 사이클(PLC)가 바로 그것이죠. 지금의 변화는 단순히 코로나가 끝났다는 것만이 아니라 프로덕트 라이프 사이클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덕트 라이프 사이클 먼저 프로덕트 라이프 사이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야 하는데요.
이미준
프로덕트 오너
3시간 전
환율, 올라갈 일만 남은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올해 참 매크로 경제 관련 문의가 많은데요, 올 초에는 금리 관련 문의가 많았습니다. 금리 언제 내리나요… 이런 질문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최근에는 금리 질문보다도 환율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죠. 일단 질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환율이 미쳤어요.." 네. 22년 4분기 레고랜드 사태를 전후로 달러당 1450원에 육박했던 고환율의 충격을 연상케 하는 환율의 급등세가 나타났죠. 달러원 환율 기준으로 1400원을 일시 상회한 적도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오르는 것일까요? 일단 가장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연초 연내 7회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이제 크게 쪼그라들었구요, 연내 1~2회 인하가 가능할지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연준 파월 의장이 너무 성급하게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연준 긴축의 효과가 너무 약해졌고, 그로 인해 다 잡았던 물가를 다시금 끌어올리는 실수를 범했다고 비난하고 있죠. 물론 데이터를 보면서 파월 의장도 대응한 것이지만, 저런 비난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가 참 어려운 듯합니다. 연준 내 비둘기파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역시도 인플레이션이 불안하다고 말하면서 신중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으니 적극적인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희석되었겠죠. 7차례 인하를 기대하면서 약세를 보이던 달러가 급격하게 되돌려지는 과정… 그 과정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다시금 치솟았다는 해석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조금 더 긴 관점에서 환율 영향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금리가 내릴 줄 알았는데 많이 안 내릴 것 같아요… 라는 점 외에도,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할 수 있죠.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3일 전
스타트업 해외진출, 무조건 실패하는 경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태영님의 기고입니다. 한국 IT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의견이 나뉘는 주제가 해외 진출입니다. 해외 진출은 필수라는 목소리부터 무모하다는 지적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 약일까요? 독일까요? 해외 진출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한국은 인구 문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70년대에는 한 해에 100만 명 가까이 태어나다가 현재는 20만 명대로 추락했습니다. 40만 명대로 급감한 00년대생들은 이미 성인이 되면서 20대 인구는 지난 5년간 100만 명 가까이 가파르게 감소했습니다. 출산율 0.7은 60년마다 인구가 88% 정도 감소하는 속도입니다. 전체 인구가 감소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큰 충격이 오지 않았고 인구 감소가 꼭 타깃 시장 감소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정도 속도로 축소되는 나라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야들은 한국 시장이 실제로 너무 작을 수 있습니다. 한국 기술력이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면서 스타트업들이 가진 기술은 매우 날카로운 타깃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타깃이 날카롭다는 것은 시장이 작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너무 작으면 해외 시장에서도 함께 수요를 찾아야 합니다. AI 발달로 인해 제품 개발 시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입니다.
박태영
홀릭스 창업자
17일 전
쿠팡은 유튜브를 자신들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언젠가부터 꾸준히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귀곰'입니다. (참조 - 귀곰 유튜브 채널) 82만 팔로워를 보유한 유튜버 귀곰은 저희 집에서 로봇청소기와 세탁세제, 그리고 생수 구매 패턴을 바꾸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요. 개구리가 그려진 유기농 세탁세제와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아마 이 유튜버의 생생하고 집요한 리뷰를 보고 마음을 먹은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무리 팔로워가 많다고 해도 유튜브 수익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은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이 채널을 보고 있으면, 다른 수익원이 분명히 큰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쿠팡 파트너스입니다. 쿠팡파트너스를 활용해 이익을 내기 위한 어뷰징 사이트가 많은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쿠팡파트너스를 통해서 공유한 링크로 쿠팡에 들어가서 물건을 사면 그 링크를 공유한 사람들에게는 일정의 수익이 돌아가게 되는데요. 전형적인 'attribute product program'의 하나로 국내에서는 쿠팡파트너스보다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아이허브'의 전략으로 더 유명하죠. 아이허브가 맘카페와 육아블로그 위주로 퍼졌다면 쿠팡파트너스의 위력은 전방위로 엄청납니다. 참여한 사람들의 이익이 분명히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준
프로덕트 오너
22일 전
이치로 때와는 다른 오타니 쇼헤이 효과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오타니 쇼헤이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하는 메이저리그가 찾아냈고 만들어낸 최고의 프렌차이즈 상품입니다. 메이저리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오타니 쇼헤이를 지켜보기 시작했죠. LA다저스의 일본 담당 스카우터 고지마 게이이치가 오타니 쇼헤이를 처음 발견했습니다. 고지나 게이이치는 고작 고교 1학년생이었던 오타니 쇼헤이를 지켜보려고 출장 경비의 80%를 씁니다. 경기가 없을 때도 경기가 있을 때도 오타니 쇼헤이를 관찰했죠. 덕분에 LA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가 쉴 때도 야구밖에 생각하지 않는 선수라는 사실을 진작에 파악했습니다. 바른생활 사나이에 만화책을 찢고 나온 듯한 오타니 쇼헤이는 최고의 상품이 될 만한 원석이었습니다. 2024년 3월 20일 LA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는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8회 초 적시타로 승부를 갈랐습니다. 2대2로 팽팽했던 경기는 순식간에 5대2로 기울어졌죠. LA다저스가 20년 동안 7억 달러를 오타니 쇼헤이한테 배팅하면서 기대했던 바로 그 모멘트였죠. 역시나 오타니가 오타니한 겁니다. 오타니 쇼헤이는 LA다저스의 인기를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아시아 지역 전체로 확산시킬 기폭제입니다. 메이저리그는 스즈키 이치로 효과를 톡톡히 본 적이 있습니다. 스즈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서면서 일본에서 메이저리그 붐을 일으켰죠. 스즈키 이치로는 미국과 일본에서만 수조 원대의 경제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4일 전
1300원대 환율,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아침에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낮에는 따뜻해지곤 하죠. 물론 여전히 바람을 타고 스며드는 한기는 느껴지지만 겨울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얇은 외투를 입고 출퇴근을 하죠. 아침에는 아무래도 추우니까요. 그때마다 고민입니다. 낮에 더워지면 갖고 다니기 귀찮다는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아침에 잠시 추운 것을 견디면 되는데.. 그렇지만 겨울의 관성이 남아 있기에 외투를 입고 나갑니다. 그런데요, 여름을 거쳐서 늦가을이 되면 어떨까요? 그런 날씨는 조금 추워도 견디는 관성이 있어서인지… 같은 기온에도 외투를 조금 늦게 입곤 하지 않나요? 돌아오는 봄을 맞이할 때와 가을을 맞이할 때.. 같은 온도에 다른 반응을 보이는 저에 대해 관성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봤습니다. 시장 역시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같은 환율이라고 해도 올라갈 때 만났던 환율과 내려올 때 만나는 환율은 확연히 다르겠죠.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는 1300원을 뚫고 올라간 이후, 1300원 레벨에서 한동안 머물 때 사람들이 느꼈던 부담들… 그게 2022년 하반기였죠. 그로부터 거의 2년이 지나왔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높은 느낌을 주는 1300원이라는 달러원 환율은 아직까지 쉽게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4일 전
전화와 대면은 이제 사라지는 영업 방식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주위의 90년대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소개팅을 할 상대에게 전화로 약속을 잡나요?" 순간 그들의 동공이 확대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니, 어떻게, 요즘 세상에, 그럴 수 있느냐라는 반응이었습니다. 1명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역시 90년대 학번다우시군요" 요즘 소개팅 첫 연락은 웬만하면 카톡을 통해 시도합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 곤란한 상황일 수도 있고, 전화번호를 저장해두지 않았다면 모르는 사람으로 간주되어 이성이 전화를 받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보다 가장 큰 이유는, "잘 모르는 이와의 통화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바로 '콜 포비아(Call Phobia)'입니다. 통화 포비아(Telephone phobia)라는 말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2019년 영국의 사무직 근로자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70%가 "전화벨이 울리면 불안해진다"라고 답했습니다. 22~37세의 81%가 전화 통화 시 불안감을 느낀다는 미국의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요컨대 MZ세대일수록 전화 통화를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참조 - Phone call anxiety: Simple ways to overcome your telephobia, according to psychology) 국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웬만한 국내 스타트업의 홈페이지에는 더 이상 전화번호가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하긴 요즘은 이메일 주소도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문의페이지가 가장 보편적인 컨택 방식인데, 답변도 이메일로 옵니다.
김진환
기술경영학 박사
25일 전
수제맥주 1호 상장사 제주맥주의 경영권 매각이 남기는 시사점
지난 2018년 여름을 돌이켜보면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던 여름 밤, 도심 한가운데 잔디밭을 민트색 돗자리들이 군데군데 물들였고요. 조금은 들떠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돗자리에 모여 앉아 민트색 캔에 든 맥주를 들이켜고 있었죠. 도심 한복판에 제주 여름 바다의 청량함과 낭만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장면이었습니다. 이 도심 피크닉은 수제맥주 기업 제주맥주가 기획한 이벤트였는데요. 당시 제주맥주는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이라는 슬로건 아래 '연트럴파크'에서 약 3주 간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팝업스토어는 대흥행하여 행사 기간 동안 약 5만 5000명이 방문했고요. 맥주는 팝업스토어에서만 하루 평균 1000잔 이상 팔렸다고 해요. (참조 - 제주맥주 팝업스토어는 어떻게 주말 하루 2,000잔의 맥주를 팔았나?) 팝업스토어가 대흥행하면서 제주맥주는 브랜드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힙한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었죠.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마케팅 성공 사례로 회자되었습니다. 제주맥주는 팝업스토어 이전에도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 신선한 콜라보 제품 발매 등을 통해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습니다.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 멋진 포기에 대하여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곽한영님의 기고입니다. 해도 해도 안 되는 일 성공과 실패에 관한 이야기의 연재를 시작하면서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것 중 하나는 이 시리즈가 '성공하는 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와 같은 내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에게 성공의 비결을 알려줄 만큼 대단한 성취를 거둔 인생을 살아온 사람도 아니고 더구나 각각의 사람은 모두 서로 다른 하나의 '우주'이기 때문에 내가 알고 생각하는 것들이 똑같이 도움이 될 리도 만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람의 삶이 가장 극적으로 부각되는 지점이 그들이 성공으로 밀어 올려지거나 실패로 내동댕이쳐지는 바로 그 순간의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를 통해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글 가운데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실패한, 혹은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다룬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최종적인 결과인 승리나 패배이기 이전에 '포기'하는 경우라면 어떨까요? '너무 지독하게 열심히 사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포기가 실패보다 더 부끄러운 의지의 부족, 나약함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게 아니다 싶은 경우에도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의 정신으로 무작정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아름다운 미덕이자 멋진 삶의 태도로 여겨져온 듯합니다. 정말 그런 것일까요? 꽤 오래된 영화지만 1993년에 문성근, 김희애씨가 주연을 맡은 '101번째 프로포즈'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영화화한 것인데 제목만 들어도 이미 누구나 줄거리를 예상할 수 있을 만큼 다소 뻔한 '연애성공담'을 담은 영화였습니다. 평범한 건설회사 계장으로 일하는 노총각이 자신에게 과분한 첼리스트 여성에게 끊임없이 대시를 하고 걸맞은 결혼 상대가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다 급기야 사법시험까지 시도한 끝에 그 진심에 반한 여성과 결혼에 성공한다는 이야기. 이 이야기의 공감대가 얼마나 넓었는지 원작인 일본 드라마의 인기도 좋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93년에 영화로, 2006년에 다시 드라마로 두 번이나 리메이크가 되었고 중국에서도 드라마와 영화로 거듭 만들어질 정도로 공전의 히트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101번째 프로포즈'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퍼뜩 가벼운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곽한영
부산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2024-03-25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정말 위기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성원용님의 기고입니다. "삼성전자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이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합니다. 삼성전자는 크게 DS(Device Solution, 반도체)부문과 휴대폰 등을 포함하는 DX(Device eXperience)부문으로 나뉘는데, 이번 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서 직면한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또 AI가 가져오는 기회에 대해서도 저의 생각을 서술하고자 합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는 DRAM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메모리 사업과 비메모리 위탁생산을 하는 파운드리, 그리고 설계 부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DRAM과 파운드리에 초점을 맞추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분석하겠습니다. HBM3 사업에서 놓친 기회 지난해는 특히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 이는 과거에 생산된 메모리의 과잉 재고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반도체도 포함이 되는 사이클릭(cyclic) 산업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참조 - 삼성전자 반도체 2분기 영업손실 4.4조.."하반기 실적 개선 예상") 하지만 최근 ChatGPT 같은 대형 언어 모델이 부상하면서 NVIDIA, TSMC, SK하이닉스 같은 회사들이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삼성전자만이 이러한 혜택에서 소외된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상당히 상승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합니다. SK하이닉스는 DRAM의 한 종류인 HBM(High Bandwidth Memory)을 NVIDIA에 독점납품하고 있으며, DDR5나 LPDDR 같은 범용 DRAM에서도 좋은 시장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의 경쟁사들에 비해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졌을 뿐 아니라 초격차 기술을 유지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자부심이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HBM에 대해 좀 더 설명하면, 이는 NVIDIA의 고성능 GPU 시리즈를 위해 개발된 고속 메모리로,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성원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
2024-03-21
성공팔이는 누구의 성공을 위한 것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길진세님의 기고입니다. 아웃스탠딩 자기 소개란에 적어둔 것처럼, 저는 금융회사를 다니면서 작가도 하고 있습니다. 중년 남성이 5가지(술/담배/이성/도박(게임)/골프)를 안하면, 보통은 시간이 넘쳐납니다. (그냥 친구가 없다고 솔직하게 말을…읍읍) 제가 무슨 Born to be 작가여서 처음부터 짜잔 하고 책을 쓴 건 아니고요. 회사생활하면서 받는 갖은 스트레스를 퇴근하고 브런치에 주저리주저리 적다 보니 구독자도 늘어나고, 출판사에서 연락도 오고 그러면서 책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3권의 책을 냈고, 올해 2권 더 나올 예정입니다. (참조 - 필자의 브런치) 핀테크 관련해서는 업계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유관기관에서 강의요청도 종종 받고 금융연수원에 출강도 했습니다만, 사실 자기계발 서적(중간에 있는 보라색 책입니다)을 출간하고서는 살짝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드디어 나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처세와 인생, 직장인으로서의 성공, 이런 거 강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슈퍼 직장인이 되는 법! 이 강의만 들으면 당신도 핵심인재! 뭐 이런 강의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실제로 책은 꽤 나갔고, 읽어 보신 분들의 호평도 많이 받았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지금 읽어도 잘 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그런데.. 강의 요청이 안 들어옵니다…..? 훌륭하신 이 몸이 이렇게 훌륭한 책을 썼는데 강의 좀 해 달라고 담당자들이 줄을 서진 않을까.. 김칫국 엄청 마셨지만, 결론은 정말 1도 없었습니다. 김칫국 참교육을 당하며 많이 겸손해졌습니다. 이후 세이노나 신수정님 같은 분들의 책을 보며 내공이 한참 부족함을 인정하고 납작 엎드려 배우는 중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아니 성공/처세 강의로 수십 수백억을 벌어들이는 저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인가'
길진세
작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2024-03-21
'에브리싱 랠리'를 촉발했던 미국 물가의 움직임이 달라졌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과거와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느끼는 것이요. 번화가가 아니면 조금 늦은 시간에는 제대로 저녁을 먹기가 참 힘들다는 겁니다. 퇴근을 조금 늦게 해서 8시 가까이 되어 집에 들어간 다음 외식을 하려고 아파트 단지 인근 식당을 가보면 식사를 할 만한 곳을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조금 더 이동해서 번화가를 가더라도 가족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기보다는 직장인들이 간단하게 맥주 한잔할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죠. 그마저도 9시 30분이 넘어가면 대부분 문을 닫는다고 하죠. 코로나 사태 때문일까요, 아니면 늦은 밤에 술자리 혹은 식사를 기피하는 사람들의 생활 습관의 변화 때문일까요. 그리고 더욱 궁금한 것은 향후 10년 후에는 또 어떤 변화가 나타나게 될까요. 평일날 저녁 먹기에 실패해서 집에 돌아와 쿠팡 이츠에 배달 주문해서 늦은 저녁 식사를 한 이후 그 소감을 적어봤습니다. 이번 주에는 미국 물가 지수에 대한 얘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지난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었는데요, 어느 정도 물가가 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0.4% 높아졌구요, 전년 대비로는 3.2% 상승했죠. 전문가 예상치는 전월 대비 0.3% 상승 & 전년 대비 3.1% 상승이었는데 그런 예상보다 조금은 더 높게 발표되었습니다. 까짓 0.1%p 더 높게 나온 게 뭐 대수인가.. 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요… 맞습니다. 예상보다 아주 조금 높아진 것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겠죠.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4-03-19
'오펜하이머' 오스카 석권의 의미.. 스트리밍 시대를 거스르는 반격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신기주님의 기고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시나리오를 붉은색 종이 위에 검은 잉크를 써서 타자기로 칩니다. 26세 때인 1996년 데뷔작인 '미행'의 시나리오를 직접 쓸 때부터 그랬습니다. 21세 때 아버지한테 선물 받은 타자기를 사용했죠. 당시 크리스토퍼 놀란은 기업의 홍보용 영상을 찍어주는 대행사의 카메라맨이었습니다. 당시 동거 중이던 미래의 아내 엠마 토마스는 워킹타이틀의 제작부 막내로 취업한 상태였죠. 워킹타이틀은 노팅힐로 유명한 영국의 영화 제작사죠. 28년 뒤인 2024년 3월 10일 열린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리스토퍼 놀란과 엠마 토마스 부부는 각각 '오펜하이머'의 감독상과 작품상 수상자로 함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오펜하이머'의 시나리오도 타자기로 썼습니다. 무단 복사를 방지하기 위해 붉은색 종이를 활용했죠. 크리스토퍼 놀란은 '오펜하이머'의 시나리오를 매우 빨리 썼습니다. 그런데도 길이가 매우 길었죠. 이대로 영화화된다면 러닝타임만 3시간이 훌쩍 넘을 게 분명했죠. 크리스토퍼 놀란은 제작자이자 아내인 엠마 토마스를 설득했습니다. 관객의 눈치를 보면서 영화 길이를 줄이기보단 관객이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자고 했죠.
신기주
카운트 CEO, 라이프러리 도서관장
2024-03-18
중동 시장에서 성과 내고 있는 주요 스타트업, 업종별 정리!
요즘 IT/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해외 시장을 꼽는다면 단연 중동 시장이 아닐까 합니다. 국내 대표 빅테크 네이버는 2022년께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활발하게 접촉해왔고요. 2023년 10월, 1억달러 이상(한화 1350억원)의 사우디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걸출한 성과를 내기도 했죠. 올해 초에는 네이버 경영진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고위층을 면담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네이버 미래의 많은 부분이 중동 사업에 걸려있다는 해석도 무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참조 - 네이버가 지금 사우디 사업에 제대로 꽂힌 몇가지 이유) 중동 시장이 IT/스타트업 업계에서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는데요. 우선 알려진 대로 오일머니에 기반한 풍부한 자금력을 갖춰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기대하게 하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에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동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해외 IT 기업에 활짝 열려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를 포함한 중동 지역은 오래 전부터 탈석유 정책을 추진해왔어요. 즉, 장기적으로 중동 지역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자 한 건데요. 이 탈석유 정책의 일환으로 IT,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산업 육성과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UAE는 오는 2030년까지 8000개 스타트업을 육성해 20개 유니콘 기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고 해요. 북미나 일본 등 다른 시장보다 아직까지는 진출 기업이 적어 경쟁이 비교적 덜 치열하다는 것도 중동 시장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중동 시장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중동 땅에 발 디딘 국내 스타트업이 꽤 여럿 있습니다.
대표보다 더 버는 직원이 나와야 합니다.. 영업 리더를 위한 10계명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스타트업 영업인들을 위한 10계명, 마지막 세션은 바로 영업 책임자 및 C레벨을 위한 내용입니다. CRO(Chief Revenue Officer : 최고매출책임자)라고 다들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에서는 상당히 희소한 포지션인데요, 해외 스타트업에서도 아직 보편화된 포지션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맥킨지에서도 CRO에 대한 글을 다루면서 조금씩 존재감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조 - A bigger, bolder vision: How CROs are propelling growth from the C-suite) 스타트업에서는 CEO 혹은 COO가 영업 담당자이거나, 혹은 영업 담당자가 기업에 1명인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매출이 적을수록 그렇습니다. 따라서 영업 실무자가 곧 영업팀장이고, CRO가 됩니다. 사실 저 역시 스타트업에 근무할 때 그런 상황을 겪었습니다. 기업이 커지지 않으면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늘고 조직이 커지면 여러 가지 이슈가 발생합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하던 스타트업 구성원들의 귀에 어느 순간부터 규정, 정책, 가이드라인, 공정성, 보상 등의 단어가 들려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매출이 늘고 영업 조직이 커지는 스타트업에서 CRO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영업 담당자의 채용을 주도하세요.
김진환
기술경영학 박사
2024-03-07
더 이상 IT모바일로 인한 비즈니스 혁신은 힘들지 않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길진세님의 기고입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도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업계 친구들이 몇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대단히 저랑 비슷하다는 것인데요. 40대 중후반으로 비슷한 연배에 탈모와 배둘레햄을 걱정하는 것도 비슷하고 (…) IT, 금융업계에서 20년 이상 몸담고 있으며 모바일시절을 넘어서 애플II 시절부터 (80년대….) 컴퓨터(또는 제믹스)를 쓰며 국내 IT 성장기를 봐 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희끼리는 시니어라고 인정은 못하고 중니어쯤 된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정신승리) 자주 만나서 IT나 핀테크 이슈를 이야기하는데 최근 모임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재미난 이야기지만 주제는 무거운데, 바로 '더 이상 IT/모바일로 인한 비즈니스 혁신은 힘들지 않을까?'입니다. 몇몇 개인들의 편협한 의견일 수도 있습니다. 동의하지 못하시더라도 이렇게 생각하는 아재들도 있구나, 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앱스토어를 찾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의 발단은 친구 한 명이 '난 요즘 앱스토어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운을 떼면서부터였습니다. 그 친구는 '이제 (본인도) 늙었나 보다, 만사가 귀찮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건데 의외로 많은, 아니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야 나두'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앱스토어든 구글플레이든 앱 업데이트를 할 때 외에는 안 들어가고 있었거든요.
길진세
작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2024-03-06
키맨을 찾아야 합니다.. 시니어 영업사원을 위한 10계명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스타트업 영업인들을 위한 10계명, 지난번 초보자에 이어 두 번째 세션은 바로 시니어 영업사원 및 팀장급을 위한 내용입니다. (참조 - 받는 만큼 일한다는 건 틀린 말입니다.. 영업 초보자를 위한 10계명) 기업 규모에 따라 세일즈팀과 팀장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스타트업에서 영업팀은 팀장이 곧 유일한 팀원인 경우도 많습니다. 5명 이하의 기업이라면 CEO가 영업팀장이면서 영업팀원일 수도 있구요. 여하튼 영업이든 사업개발이든 유사 업무를 3년 이상 해본 분들을 위한 내용입니다. 3년 정도 일을 해봤으면 당연히 자기 밥값은 해야 합니다.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세일즈 담당자에게 자기 밥값이란 자기 연봉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영업팀은 모든 직원의 연봉을 합한 값에 3배를 이익으로 벌어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10명 직원의 총연봉이 6억이라면 18억 이상을 이익으로 창출해야 회사는 번성합니다. 현재 국내 스타트업의 생산성을 아는 제 입장에서 조금 타협을 하자면, 영업팀이 회사 전체 연봉 총액의 최소 2배는 이익으로 벌어와야 회사의 생존이 가능합니다. 이제 시작해 보겠습니다. 1. 업무를 주도하고, 매뉴얼을 만드세요. 스타트업 영업 담당자는 소수입니다. 본인이 가는 곳이 곧 길이고, 본인이 일하는 방식이 곧 법이 됩니다. 다양한 미팅, 프리젠테이션, 전화 통화, 이메일 응대 등을 동시에 해내야 합니다. 규모가 커지면 신입 직원들 교육과 코칭도 담당해야 합니다.
김진환
기술경영학 박사
2024-02-28
높은 산을 오르는 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곽한영님의 기고입니다. 언덕길의 시작 열 번 정도를 예정하고 시작했던 '성공과 실패' 이야기가 오늘 넘버링을 붙이다 보니 어느새 그 두 배가 넘는 스물여덟 번째에 이르렀네요. 딱히 이룬 것도 없어서 성공도 그렇다고 치열하게 실패해본 경험도 없는 사람이 이런 글을 써도 되나 매번 주저했지만 글에 담긴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읽어내는 현명한 독자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고민하던 중 가수 정인 씨의 '오르막길'을 들으면서 여러 가지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그 노래의 가사들을 디딤돌로 삼아 몇 가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못 볼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 이 노래를 만든 윤종신 씨가 어떤 풍경을 보면서 이 노래를 떠올렸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 가사를 듣고 맨 처음 떠올린 기억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갔던 지리산 종주였습니다. 대학 시절 그저 친구들과 분위기에 휩쓸려 치기 어린 마음으로 갔던 3박4일간의 지리산 여행에서 제일 처음 마주친 코스가 바로 화엄사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7킬로미터 구간이었습니다. 시작은 참 좋았죠. 화엄사의 고색창연한 풍경을 구경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친구들과 깔깔거렸고 화엄사 계곡을 오르는 길도 돌이 많이 깔려 있어서 다소 힘들긴 했지만 친구들과 농담도 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끔 뜀박질도 할 만큼 젊음으로 버틸 만한 길이었습니다. 지리산, 뭐 별거 없네, 라는 건방진 생각을 떠올린 바로 그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까마득한 고개를 발견하고 입을 딱 벌렸습니다. 오르막이 어디까지 이어져있는지 아득하기만 한데 경사가 어찌나 가파른지 기어오르다시피 올라야 하는 그 고개의 이름은 오르다보면 코가 땅에 닿는다는 '코재'였습니다. 노래 가사처럼 웃음기 사라지고 오랫동안 미소를 잃게 될 장면의 시작이었습니다. 온통 돌투성이의 길에 다리에 번번이 끙끙거리며 힘을 주지 않으면 한 걸음도 오르기 힘든 경사에 친구들과 저는 금세 지쳐버렸는데 잠시 숨을 돌리려고 보니 일행 모두 물이 떨어졌습니다. 화엄사에서 까불고 노느라 물을 담아오는 것을 깜박한 것이었습니다.
곽한영
부산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2024-02-28
물가지수가 안정됐다는데.. 왜 물가는 비쌀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봄이 오는 기운이 느껴지는 건가요? 올겨울이 독특한 것이 2월 중순에는 아침 기온도 영상 10도를 넘는 날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비가 많이 온다는 것 같습니다. 비인지 안개인지 눈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진눈깨비라고 하나요?) 무언가가 내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렇게 많이 내린 비가 올가을 농작물 작황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함께해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가 있죠. 명절을 맞이해서 선물 등을 보내드리고 차례상에 올릴 과일을 사기 위해 마켓을 가보면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가격에 상당히 놀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한 박스에 2만원 정도였던 귤 가격이 올해는 5만원이구요, 사과 가격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습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많이 안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시기에 필수적인 품목들의 가격은 상당히 높아졌죠. 물가지수는 안정되었을지 모르지만 체감 물가는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현재 3%를 하회하면서 2%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죠. 그리고 올해 연말이면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2% 수준까지 내려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물가 불안 때문에 현재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인데요, 물가의 안정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어 있다면 실물 경기 부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요? 파월이 얘기한 두 마리 용 여기서 지난 2022년 8월 있었던 잭슨홀 연설 당시 파월 연준 의장의 인터뷰를 회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4-02-27
일본 여행에서 발견한 UX인사이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민님의 기고입니다. 기획자, 마케터로 살아오면서 어디서 영감을 얻을 수 있는가 물어오면 저는 단연코 일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디어, 영감, 인사이트... 말은 거창하지만 결국 그 목적이 일상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조금 더 편리한 생활을 만들기 위함이라면 일상에서 발견하는 다른 기획자들의 포인트에서 그 고뇌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평상시에는 주변을 둘러볼 기회가 많지 않죠. 회사와 집, 식당 정도를 제외하고는 내내 책상에 앉아있으니까요. 그래서 여행을 갈 때 비로소 일상에서의 UX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기획자들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는 UX인사이트 찾기. 이번에는 최근 1년간 다녀온 3번의 일본 여행에서 찾았던 기획자들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 출국장 대기 안내 먼저 여행에 앞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바로 인천공항이겠죠. 그리고 그 설렘을 산산조각내는 것이 바로 밀리는 공항인파입니다. 어쩜 우리가 여행을 가는 날에 맞춰서 다른 사람들도 여행을 가는 것인지, 항상 출국장에는 사람이 붐빕니다. 물론 효율화를 위해 교대로 운영하는 것이겠지만 출국장의 모든 게이트가 24시간 열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한정된 출국 타이밍에는 일부 게이트만 열리게 되고 사람이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경민
서비스 기획자
2024-02-26
다이소몰은 중국 이커머스의 질주를 막을 수 있을까
"천원을 경영해야 3조를 경영할 수 있다" (아성다이소 박정부 회장) 사람 많이 사는 동네에는 늘 다이소가 있습니다. 다이소는 아시다시피 5000원 미만, 6가지 가격대로 물건을 파는 균일가숍이고요. 사람들은 다이소에 부담 없이 들러 각종 생활용품을 사곤 합니다. 아성다이소는 1992년, 박정부 회장이 설립한 아성무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설립년도로 치면 30년이 넘은 기업인데요. 요즘 아성다이소는 꽤 트렌디한 기업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가성비가 좋은 데다가 트렌드를 잘 반영한 신상품이 계속 출시되면서 '10대들의 놀이터'로 떠올랐다고 하죠. 특히 다이소의 화장품 라인, '다이소뷰티'는 헬스&뷰티업계 최강자 올리브영의 대항마로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다이소 매장 수는 1500개를 돌파했습니다. 편의점을 제외하면 유통업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매장 수를 보유하고 있는 셈인데요. 이 전국 1500개 매장에 매일 약 100만명의 고객이 찾아옵니다. 하루에 판매되는 물량은 수백만개에 이르죠. 아성다이소의 실적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요.
받는 만큼 일한다는 건 틀린 말입니다.. 영업 초보자를 위한 10계명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스타트업에는 영업 담당자가 따로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CEO가 영업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기업에 따라서는 COO(최고운영책임자)나 CMO(최고마케팅책임자)가 영업을 하기도 합니다. 채용 사이트를 보면 스타트업이 어떠한 영업 담당자를 찾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경력자를 선호합니다. 대기업이나 금융권, 공공기관과 같이 엔터프라이즈(Enterprise)급 고객사를 타깃으로 하는 기업은 경력자를 선호합니다. 특정 업종에 이미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대형 고객사를 응대하기 위해서는 대면 미팅, 입찰 참여, 제안서 작성 등 오프라인 활동이 중요합니다. 영업 파트너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업계에 최소 3년 이상은 근무해야 파트너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사의 특징, 거래 조건, 실력, 주요 인물 등에 대해 잘 알아야만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합니다. 경력이 없는 신입은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어떤 스타트업은 신입에게도 영업 포지션의 문을 열어둡니다. 혹은 신입 직원을 주로 뽑습니다. 인바운드 마케팅이 잘 이루어져 다양한 고객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들입니다. 다양한 광고와 홍보, 마케팅, 각종 제휴 활동 등을 통해 문의가 들어오면 이메일, 챗봇 프로그램, 협업툴, 전화 등으로 고객과 소통하여 구매까지 유도합니다. 흔히 인사이드 세일즈(Inside Sales)라고 부르는 내근형 영업활동인데요,
김진환
기술경영학 박사
2024-02-22
태블릿, QR, NFC.. 식당 주문 솔루션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길진세님의 기고입니다. 작년 여름,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또 가고 싶,,) 우리나라에서 가는 직항도 있고, 그랩(Grab)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여행난이도가 매우 낮은 휴양지입니다. 혹시 가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다녀와서 적었던 꿀팁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참조 - 코타키나발루 여행 팁 모음) 여행이야기 하면 저도 재미있고 신나겠지만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그게 아니라… 코타키나발루에 유명한 식당을 다녔는데, 그중 마담콴스라는 곳이 있습니다. 쇼핑몰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아가긴 쉬웠습니다. 소문이 나서 그런지 관광객이 많았습니다. 대기하고 있다가 자리에 가서 앉았는데, 직원이 와서 메뉴판을 주는 게 아니라 아래 사진처럼 웬 영수증 같은 걸 주고 갔습니다. 종이에는 QR이 커다랗게 프린트 되어 있었습니다. 점포의 와이파이 비밀번호와 함께 말이죠. QR을 스캔해 보니 다국어가 지원되는 전자 메뉴판 웹페이지가 연결되었습니다. 제가 앉은 테이블 번호가 표시되어 있었고요. 주문을 하고 난 이후는 일반적인 절차대로 흘러갔습니다. 음식이 나오고 카운터에 가서 결제를 하고 나왔죠.
길진세
작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2024-02-21
맥도널드재팬의 올해 가격 인상에 유난히 불만이 많이 나오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일본 내 햄버거 브랜드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곳은 어디일까요? 2023년 매출액 3790억엔(예상치, 약 3.7조원), 2023년 12월말 기준 매장수 2982개 등 몇 가지 데이터만 봐도 맥도널드재팬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2024년 1월 생활정보 미디어 'SHUFUFU'가 실시한 햄버거 체인과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자주 이용하고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도 맥도널드재팬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맥도널드재팬이 2024년 새해 들어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 어떤 내용이고 그 배경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 맥도널드재팬과 관련된 내용은 글로벌 프렌차이즈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일반 소비자를 타깃팅하는 기업들도 고찰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초부터 가격인상을 단행한 맥도널드재팬 맥도널드재팬은 지난 1월 12일 전체 메뉴 중 약 30%에 해당하는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상품에 대해 1월 24일부터 최소 10엔에서 최대 30엔까지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두고 인터넷이나 SNS상에서는 소비자들의 불만 가득한 의견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번 가격 인상과 관련하여 맥도널드재팬은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함께 인건비, 임대료,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의 상승, 환율 변동에 의한 영향이 장기화됨에 따라 신중하게 검토하여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니케이신문은 맥도널드재팬의 가격 인상 발표 당일 기사를 통해 전국 매장에서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22년 이후 이번이 네 번째에 해당한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전 세계적으로 경제상황이 불안정한 요즘 상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은 맥도널드재팬만은 아닌데요. 일본 내에서 맥도널드재팬과 경쟁 중인 대표적인 로컬 햄버거 브랜드 '모스버거(MOS BURGER)' 또한 2021년 4월부터 3번이나 가격 인상을 단행하여 소비자들은 그 이전 대비 괴리감을 느끼고 있죠. 이전에도 이렇게 가격 인상이 있고 나면 인터넷이나 SNS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들이 올라오기 마련이었고 미디어에서도 다소 부정적 견해를 보이며 은근히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도 사실입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4-02-20
개발자 구인난은 옛말.. 스타트업 채용 시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불과 2~3년 전이었습니다. 2021~2022년은 국내 IT, 스타트업계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개발자 채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던 시기였습니다. 거대 IT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자 연봉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여기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뭇 스타트업들도 가세하면서 인재 모시기 경쟁은 심화했고요. 타 직무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났습니다. (참조 - 현재 개발자 연봉은 합리적인 수준일까?.. 기업들의 솔직한 마음) (참조 - 개발자만 품귀 현상이 아니다.. 경력직 PM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그러나 2~3년여가 지난 현재 스타트업 채용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연봉을 높여주겠다고 나선 IT기업도, 거대 IT 기업 못지않은 연봉과 대우로 인재 확보에 나선 스타트업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주된 배경으로 꼽히는 건 고금리 기조와 이어지는 투자 혹한기 등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와 이자 부담 상승 등에 따라 투자 심리는 위축되고 경영 상황이 악화한 스타트업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발자 몸값과 스타트업 채용 시장의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떤 특이사항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스타트업 채용담당자, 헤드헌터 등 복수의 취재원들에게 물어봤고요. 현 시장의 상황을 가늠해 볼 만한 데이터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채용 가뭄 신입 개발자와 여전히 슈퍼스타인 시니어 개발자 스타트업 호황기와 비교하면 현재 개발자 채용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전반적으로 구직을 하거나 연봉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스케일업의 함정 (feat. 23andMe)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태영님의 기고입니다. 23andMe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침을 수거하여 유전자 검사를 해주는 업체입니다. 처음에는 조상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유전자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신체적 특성에 관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23andMe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집한 수많은 유전자 정보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겠다 선언하고, 2021년 6월에는 스팩(SPAC) 상장에 성공합니다. 상장 직후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주가는 17달러를 돌파했고 시가총액은 우리 돈으로 7조원을 넘어서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2년 반이 흐른 현재, 23andMe은 파산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산업 진출을 위해 인수했던 회사를 다시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였습니다. 가격도 뒤늦게 올리고 있습니다. 99달러였던 유전자 검사 가격을 119달러~298달러 이상으로 인상하였습니다. 프리미엄 상품도 출시하였습니다. 298달러를 낸 후 월 69달러에 구독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월 99달러에 구독하는 상품도 출시하였습니다. 구독형 상품들은 유전자 검사를 바탕으로 건강 관리를 보조해 줍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0.7달러, 시가 총액은 4500억원 수준으로 고점 대비 96%가 하락하였습니다. 일명 동전주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미래 전망도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막대한 적자로 인해 이미 현금을 모두 소진했는데 흑자 전환을 할 방법이 요원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유전자 검사 횟수는 성장을 하고 있지 않고 구독자 수도 비용을 메꾸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헬스케어 기업의 미래로 여겨지던 기업은 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까요.
박태영
홀릭스 창업자
2024-02-15
트럼프의 추억.. 금융시장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셨나요? 명절 당일날 부모님 댁을 다녀왔는데, 새벽에 가는 길에는 그리 막히지 않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막히더군요. 평소 1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거의 3시간 넘게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설날 다음 날에는 거의 시체놀이를 했네요. 운전을 길게 하고 나면 힘이 많이 드는 건 아닌데도, 상당히 내상이 깊죠. KTX를 타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든 게 하나도 없는데 이상하게 화악 지쳐버리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 심한 건 비행기죠. 제주도까지 1시간 정도의 비행만 해도 피로가 쌓이는 느낌… 이런 게 여독이 되는 건가요? 애니웨이, 연휴 때 장거리 여행을 하셨다면 늦었지만 이번 주말에라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여러 변수는 있겠지만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의 대표 주자로 굳히기에 들어간 듯합니다. 대항마였던 헤일리 후보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 보이죠. 법적 이슈가 아니라면 지금 트럼프가 다시 한 번 공화당 정식 후보로 나서는 건 기정사실화된 듯합니다. 그리고 민주당 쪽 후보는 당연히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이죠. 2020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리턴 매치가 되는 것이구요, 트럼프는 2020년에는 현직 대통령으로 선거에 임했지만 이번에는 2016년처럼 후보자로서 도전하게 됩니다. 오늘 에세이에서는 지난 2016년 트럼프가 대선 당선 이후에 해왔던 행보들을 중심으로 지금의 트럼프 후보가 향후 당선이 되면 어떤 이슈가 불거질 수 있는지에 대한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4-02-14
2023년 스타트업 투자 결산, 누가 가장 투자를 많이 받았을까?
2024년, 새해가 밝은지도 두 달이 지났습니다. 입춘도 지나고 여기저기서 벌써 봄맞이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2024년부터는 투자 시장에도 봄이 찾아올지 궁금해집니다. 많은 분이 기억하다시피 2023년은 투자 혹한기로 여러 스타트업이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2023년 투자 혹한기가 더욱 깊이 체감되는데요. 스타트업 생태계 민간 지원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집계에 따르면 2023년 스타트업 총 투자 건수는 1284건, 총 투자금은 5조 3388억원이었습니다. 비교적 투자 호황기였던 2022년과 비교하면 투자 건수는 27.25%, 총 투자금액은 52.08% 감소한 수치입니다. 총 투자금액은 그야말로 반토막이 난 거죠. (참조 – 스타트업얼라이언스 2023년 한국 스타트업 투자 동향 리포트) 아웃스탠딩에서도 2022년 9월부터 지속적으로 매월 규모가 큰 투자 20건을 정리해서 DB 리포트로 발행하고 있는데요. 2023년 7월에는 꾸준히 정리해 온 월 투자 유치 리포트를 기반으로 2023년 상반기 눈에 띄는 투자 소식을 정리한 기사를 냈습니다. (참조 - 2023년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 결산, 누가 가장 투자를 많이 받았을까?) 2023년을 마무리했으니, 이번에는 한 해 전체를 아울러 여러 가지 의미로 눈여겨볼 만했던 투자 소식을 총정리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지난 상반기 결산 기사와 같이 보실 때 염두에 두셔야 할 점이 있는데요. 아웃스탠딩의 월 투자 리포트는 매월 투자 건들을 전수 집계하지 않고 상위 20건만을 집계합니다. 따라서 2023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240여 건의 정보만을 토대로 해야 하다 보니 전체 투자액이나 분포를 집계하는 식으로 인사이트를 내는 것은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가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승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길진세님의 기고입니다. 카드사에서 신사업 검토를 하다 보면 참 다양한 영역을 접하게 됩니다. 예전에 했던 아이행복/국민행복 프로젝트 덕에, 저는 행정안전부와 산하기관들과 일을 하면서 몰랐던 공무원의 세계도 접할 수 있었고요. 토스나 네이버, 카카오페이와 같은 스타트업과 일하며 뜨거운 열기도 느껴보고 초대형 사업자인 이마트, 테슬라 등도 만나 보며 또 이것저것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카드사 특성상 안 엮이는 곳이 드물다 보니 다양한 사업자를 봅니다. 하지만 의외로, 카드사가 정말 딱 붙어 있다고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는데요. 바로 우리나라에 330만개가 넘는 카드 가맹점입니다. (통계상 330~350만개를 왔다갔다 하는데 이는 개업/폐업이 워낙 빠르다 보니 생기는 차이입니다.. ㅠㅜ) 분명 카드사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먼 것이 신용카드 가맹점입니다. 카드 매출을 처리해주고 입금을 해 주지만 사업적으로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한전이나 통신사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맹점에 발을 걸치고는 있지 만 딱히 뭔가 하고 있진 않죠. 그랬는데.. 가맹점에서도 뭔가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진부한 표현이 되어 버린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T)이 여기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요식업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1. 줄서기를 변화시키는 웨이팅 서비스 서울 시내 맛집은 이제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줄서기 서비스.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길진세
작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2024-02-08
1인 가구는 어떤 서비스에 돈을 내는가
1인 가구 시대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의 수는 750만2350가구. 전체 가구 중 차지하는 비율은 34.5% 수준으로, 전체의 3분의 1이 넘습니다. 지난 약 10년 동안 1인 가구의 숫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고, 이변이 없다면 2023년엔 전체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다양한 나비 효과를 야기했습니다. 유통 업계에선 소포장이 대세가 됐고요. 가전 업계에서도 1인 가구를 타깃 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참조 - "채소·생선‧정육까지 소량 포장"…편의점, '집밥' 해먹는 1인 가구 공략) (참조 - 3가구 중 하나 '나홀로 가구'…가전 "나혼산 잡아라") IT-스타트업계에서도 1인 가구를 타깃한 서비스들이 여럿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몇 가지 대표적인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떤 서비스들이 1인 가구에게 주목 받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들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졌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취미# 여가 한 논문에 따르면 1인 가구는 '포미(for me)족'과 유사한 소비 패턴을 보입니다. 포미족의 소비 성향 중 하나는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여가 등을 위해 과감한 지출을 한다는 점이 꼽힙니다.
유니콘들은 지난해 인력 규모를 늘렸을까, 줄였을까?
지난해는 투자 혹한기와 고금리 기조 등이 이어진 한 해였죠. 그 결과 스타트업 채용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소식이나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레 스타트업들의 인력 운용 기조나 그 규모에도 얼마간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에 국내 주요 스타트업들의 최근 한 해 동안의 인력 규모 변동 추이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오늘은 우선 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들의 지난해 인력 규모 변동 추이에 관한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한 해 동안 각 기업들이 인력 규모를 정말 줄였는지, 혹은 늘렸는지, 아니면 유지했는지에 대해 살펴봤고요. 필요할 경우 그 배경과 주요 자회사 현황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조사 방법 및 기준과 한계 등에 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 각 기업의 인력 규모는 국민연금공단이 제공하는 가입자 수 데이터를 참고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공적 연금 제도로, 소득 활동을 하는 근로자는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 있습니다. (2) 다만 국민연금 가입자 수와 실제 회사를 구성하는 인원수 사이에는 다소간 오차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해외 지사에 있는 팀원 혹은 무급휴직자 등 일시적으로 급여를 받지 않는 경우 등이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전반적인 추이를 살피는 용도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3) 각 기업의 2022년 12월 인력 규모와 2023년 12월 인력 규모를 조사해 증감률을 구했으며, 필요하다면 해당 기간 사이의 추이도 함께 살폈습니다. (4) 소개 순서는 가나다순을 따랐습니다. 당근 (2022.12) 370명 (2023.12) 436명 증감률 : 18% ↑
'적당히 하기'의 중요성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곽한영님의 기고입니다. 실감 나는 게임의 조건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램프의 요정이 나타나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면 무얼 말씀하시겠습니까? 영원한 생명, 한없는 돈, 언제나 20대로 살아가기 등등 여러 가지 환상적인 일들이 떠오르지만 현실적으로 꿈꿔볼 수 있는, 하지만 의외로 쉽지 않은 일 중 하나는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살아보기'가 아닐까 합니다. 예전에는 그런 꿈을 이뤄주는 간접적인 수단이 책이나 영화였다면 요즘은 내가 직접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가 그 세계의 일원이 될 것처럼 돌아다니고 행동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수단이 각광을 받고 있죠. 제가 요즘 빠져있는 게임은 커다란 트레일러를 몰고 유럽 대륙을 누비며 물건을 배달하는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2'입니다. 사실 게임의 내용 자체는 별게 없습니다. 위에 설명한 문장이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죠. 다만 그 '체험'이 상당히 리얼합니다. 처음엔 회사차를 빌려서 운전하다가 나중엔 돈을 모아 자신의 차를 사고 조금씩 수리하거나 업그레이드하다가 더 좋은 차로 바꾸는데 은행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중고차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운전 자체의 리얼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죠. 실재하는 트럭의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서 내외관을 재현했고 신호위반 딱지, 교통체증, 과속카메라가 있고 밤에는 라이트켜고 비 오면 와이퍼 작동시키고 마구 끼어드는 차들도 있고 빵빵거려도 안 가는 차들도 있고 레이싱 핸들까지 구입하면 차의 진동까지 손에 전달되는데 유럽 라디오 수신기능도 있어서 라디오 틀어놓고 수동기어 바꿔가며 핸들 돌리노라면 내가 진짜 유럽의 트럭운전사가 된 기분입니다.
곽한영
부산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2024-01-30
컬리, 토스, 야놀자.. 광고로 보는 결정적 순간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경민님의 기고입니다. 아웃스탠딩을 구독할 만큼 스타트업, 테크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당연히 익숙할 만한 회사들을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씬에서 이렇게 유명하고, 슈퍼스타 같은 회사들을 모른다고?' 싶을 수 있겠지만, 여전히 대중에게 스타트업의 브랜드가 각인되는 것은 힘든 일이죠. 많은 스타트업들이 SNS 등 다양한 그로스 마케팅을 통해 타깃 고객군들 대상으로 규모를 키우다가, 부스트업이 필요할 때 비로소 TV, 유튜브 광고로 대중 앞에 정식 데뷔를 하죠. TV CF나 유튜브 광고는 스타트업에 일종의 출사표입니다. 광고 제작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고, 영상을 홍보하기 위한 매체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스타트업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결정이죠. 그래서 정말 스타트업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감을 보여주는 출사표라고 볼 수 있겠죠. 오늘은 지금 유니콘이 된 스타트업들이 어떻게 출사표를 던져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컬리 먼저 시작은 컬리입니다. 스타트업에서 광고하면 컬리의 전지현 광고와 배달의 민족 류승룡 광고가 가장 유명합니다. 브랜딩 잘하기로 유명한 배민보다 컬리를 꼽은 것은 진짜 출사표의 의미를 담은 광고를 만들어냈다는 측면에서 컬리가 가장 먼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컬리는 2014년 창업한 이후 매해 2배 넘는 성장을 보여주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배 높은 성장을 이끌면서 1570억 매출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점차 대중들의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죠. 강남 엄마들의 필수앱으로 입소문이 나고 사용자들 사이에서 컬리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시점이었습니다. 2018년 가을 670억원대 시리즈C 투자유치를 이끌며 본격적인 물류시스템 확충과 더불어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갔습니다.
이경민
서비스 기획자
2024-01-24
영업사원에 맞는 MBTI는 따로 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진환님의 기고입니다. MBTI는 꺾이지 않는 대세입니다. 혈액형과 띠(십이지)의 시대는 진작에 사라지고 그 자리를 MBTI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MBTI를 모르면 MZ세대의 대화에 끼기가 어렵습니다. MBTI는 심리학 모델을 바탕으로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에너지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외향(Extroversion)과 내향(Introversion)이 나누어지고,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현실적인 감각(Sensing)과 이상적인 직관(iNtuition)이 구분됩니다. 판단의 근거를 감정(Feeling)에 두느냐, 사고(Thinking)에 두느냐가 또 하나의 기준이며, 선호하는 삶의 양식은 계획적인 판단(Judging)과 유동적인 인식(Perceiving)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친분이 없는 사이에서 MBTI를 묻고 답하는 것은 대화를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워크숍에서 MBTI를 이야기하며 아이스 브레이킹을 경험했습니다. 요즘 서로의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알아가는 데 이만한 키워드도 없는 것 같습니다. MBTI에 대한 비판은 무수하게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기 스스로를 자신이 평가하는 것이 과연 객관적인가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상황과 자리에 따라 종종 달라지는데 과연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짓는 것이 온당하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김진환
기술경영학 박사
2024-01-18
한국은행 총재는 왜 6개월은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했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신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 절반이 흘러갔네요. 연초에 세웠던 야심 찬 계획들은 이어지고 있나요? 저처럼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연초부터 운동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 몸살 감기가 제대로 찾아와서 홍역을 한 번 치루고 나니 운동 생각이 쏙 들어갔네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상체의 근육이 약해지는 게 실제로 느껴지는데, 다시금 연초의 의지를 불태워봐야 할 듯합니다. 지난 1월 11일에 있었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3.5%로 동결했죠. 벌써 1년 정도 기준금리의 동결 기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금리 동결이 되었기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마시구요, 이번에는 금통위 이후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있었던 만큼 관련 기사들을 꼼꼼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우선 미국 연준의 스탠스 변화를 감지하면서 금융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역시 머지않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기에 기준금리 인하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은 총재는 이례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는데요, 향후 6개월 정도는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하기에는 이르다는 언급을 했죠. (참조 - 올해도 당분간 고금리… 이창용 "6개월내 금리인하 쉽지않아") 은근히 5월 정도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에 사실상 하반기는 되어야 한다는 실망스러운 코멘트를 던진 겁니다. 현재 가계 부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때 되레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다시 한번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를 했기 때문이겠죠. 2023년 초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국면에서 정부는 PF 등의 우려를 반영하며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어주었고, 특별 대출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여 주택 경기의 급랭을 제어하고자 했습니다. 지난해 초 약 40조원의 보금자리론으로 유동성이 풀려나왔고, 이 돈은 부동산 시장을 향하게 되었죠.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4-01-16
한국 스타트업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태영님의 기고입니다. 오래전 정부에서 주관하는 창업 경진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신 한 벤처캐피탈 대표께서 발표한 사업 내용과 비슷한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망했으니 잘 살펴보라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돌아와 해당 기업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사라진 기업이다 보니 상세한 내용은 찾기 힘들었지만, 남아있는 흔적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지난 2014년경 서영수라는 개발자분이 작성하신 '아이러브스쿨은 왜 잊혀졌는가'라는 글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참조 - 아이러브스쿨은 왜 잊혀졌는가) 당시 초보 경영자로서 마주하고 있는 많은 문제에 대한 회고와 고찰이 담겨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공감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객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나 고객 사용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것과, 시장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은 다른 일이며 시장 중심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회고는 모든 창업자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이 글은 당시 기준으로 12년 전 즉 2002년에 작성된 글이었습니다. 이미 12년 전, 고대처럼 느껴지던 닷컴버블 시기에 이런 시행착오를 정리해 둔 글이 있는데도 2014년 시점에도 그 똑같은 실수를 저와 많은 창업가들이 반복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미국의 저명한 벤처 액셀러레이터 Y Combinator에서 스탠퍼드와 공동으로 'How to start a startup'이라는 강의를 공개했습니다. 지금 ChatGPT의 대부로 유명한 샘 알트만이 주관해서 만든 교육과정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저질렀던 실수들이 그대로 강의에 등장하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점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영업할 때 희망 고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조금 더 일찍 들었더라면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결국 참회하는 마음으로 직접 자막 작업을 하여 홀릭스에도 올려두었습니다. (참조 - How to Start a Startup 자막) 겨울부터 겨울까지 만 12년을 창업시장에서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창업 기업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매년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매년 새로운 투자가 이어지지만 새로 등장한 플레이어 99.9%는 과거 했던 실수와 실패를 빼다 박은 듯 그대로 반복합니다.
박태영
홀릭스 창업자
2024-01-16
메타버스가 아니라.. 혼합현실(MR)이 미래가 될 것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강병호님의 기고입니다. 2023년 12월 20일 블룸버그는 애플의 Vision Pro가 2024년 2월 출시 목표로 양산 중이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Vision Pro는 지난 2023년 6월에 발표된 AR 기기인데요, 경쟁 제품인 메타 퀘스트 시리즈나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시리즈 대비 인터페이스가 개선된 것으로 보여 출시 이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카메라를 통해 실제 세계를 디스플레이에 투영해 주는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을 강화하여 AR 기기의 컨셉을 애플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독창성도 보여 주었습니다. (참조 - Apple Ramps Up Vision Pro Production, Aiming for Launch by February) 이번 글에서는 AR(Augmented Reailty)과 VR(Virtual Reality), 그리고 MR(Mixed Reailty)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 제품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려 시도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VR, AR, MR, XR 이 글에서는 VR(Virtual Reality), AR(Augmented Reality), MR(Mixed Reality), 그리고 XR(eXtended Reality)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게 될 텐데요, 우선 개념을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VR VR(Virtual Reality)은 한국어로 '가상 현실'이라 부르며, 실제 세계를 볼 수 없고 모든 시각적 요소가 가상으로 생성되는 완전한 가상의 환경을 의미합니다. 메타버스 환경, 즉 로블록스나 제페토와 같은 환경 또한 가상 현실로 볼 수 있고, 메타(Meta)가 퀘스트 제품군을 통해 시연하는 여러 환경들도 가상 현실의 범주로 볼 수 있습니다. (2) AR AR(Augmented Reality)은 '증강 현실'이라 부르고, 실제 환경에 가상의 이미지나 정보를 겹쳐서 표시하는데요, Pokémon Go(포켓몬 고)가 가장 널리 알려진 증강 현실의 예 입니다.
강병호
데이터 엔지니어
2024-01-15
인공 푸아그라, 걷기 보조장치.. 2024년 일본을 달굴 히트상품 베스트 30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일본의 대표 미디어인 닛케이신문사가 매년 연말이 되면 발표하는 차년도 히트상품 예측 랭킹. 2023년 말 공개된 이 내용을 바탕으로 2024년 한 해 어떤 아이템들이 주목받게 될지 간략히 둘러보고자 합니다. 1년 전 동일한 방식으로 정리해 드렸던 내용을 먼저 읽어보신 후 이번 내용을 둘러보신다면 일본 시장 트렌드를 읽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되실 것 같은데요. (참조 - 2023년 일본을 뜨겁게 달굴 히트상품 미리보기) 물론 1위부터 30위의 각 아이템들에 대해 작년에 랭크되었던 아이템들을 함께 리스팅하였기에 아래 내용만 확인하셔도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2024년 히트예측 21위~30위 그럼 닛케이가 예측한 2024년도 히트상품 중 주요 아이템에 대한 특징과 개요에 대해 30위부터 역순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0위) INSPIRE 먼저 30위에 랭크된 아이템은 2024년 상반기 중 그랜드 오픈을 예정하고 있는 한국판 라스베이거스 사업 'INSPIRE' 입니다. (참조 - www.inspirekorea.com) 인천국제공항 지역에 등장하게 될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INSPIRE는 축구장 64개 크기의 엄청난 규모의 부지에 다채로운 시설과 콘텐츠를 갖춘 초대형 복합리조트로 3개동 1,275개의 객실로 구성된 5성급 호텔, 700대의 슬롯머신과 150개의 게임 테이블을 완비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CASINO), 1.5만석을 갖춘 국내 최초의 다목적 퍼포먼스 홀(ARENA), 워터파크(SPLASH BAY)와 테마파크(Discovery Park), 컨벤션, 디지털 스트리트, 쇼핑몰 등을 갖추고 있는데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도쿄에서 비행기 편도 2시간 반이면 서울 도심까지 들어가지 않더라도 K컬처 등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기에 한국 여행을 즐기는 일본인들에게도 큰 기대감을 받고 있는 곳이죠. (29위) 포스트 Zenly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4-01-15
맘카페 운영자가 본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본질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지윤님의 기고입니다. 검색 포털에 '맘카페'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온갖 종류의 기사와 글이 쏟아집니다. "요즘 맘카페가 문제다!!" "맘카페에서 사기당했어요ㅡㅡ" "맘카페 핫템!! 맘카페에서 난리 난 이것은?!" "맘카페를 통한 바이럴마케팅, 아직도 모르시나요?" 이처럼 맘카페 관련 이슈와 맘카페 내의 여론과 특정 글은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거리가 됩니다. 혹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맘카페가 뭐지?' 맘카페에 관한 기사나 맘카페 글이라고 떠도는 캡쳐 이미지를 수도 없이 많이 접했던 것 같은데 정작… 맘카페가 정확히 무엇인지, 맘카페가 어떻게 운영되는 곳인지, 맘카페 실제 내부 분위기가 어떤지 전혀 모르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어렴풋이 맘카페가 '엄마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짐작하면서도 맘카페라는 키워드의 비대함에 비해 맘카페에 대한 이해도는 빈곤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죠. 허나 당장 맘카페에 가입할 순 없고ㅠㅠ 궁금함에 갈증이 더해가던 중에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참조 - 맘카페라는 세계)
김지윤
스텔러스(Stellers) 창업자
2024-01-09
죽었던 휴면계정이 요즘 무더기로 살아 돌아오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언제나 온갖 광고 더미로 가득한 메일함에 요즘 특정한 종류의 메일이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휴면회원이 해제되었습니다"라는 메일인데요. 아마도 이 글을 읽어보시는 많은 분들이 한 번쯤 이런 메일을 받아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메일 자체가 낯설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접속하지 않아서 휴면회원이 되었다가 다시 사용하려고 할 때 휴면회원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받아봤을 법한 메일이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릅니다. 왜냐면 휴면회원을 해제하려고 시도한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이죠. 요즘 갑자기 등장한 이 휴면회원 해제의 정체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휴면계정의 탄생 회원 또는 계정이란 쉽게 말해서 ID로 사용자를 식별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보통 서비스업에서는 회원이라는 단어를 쓰고, 금융권에서는 계정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는 합니다만 크게 봐서 유사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사용자들이 회원 가입을 통해서 계약 형태로 서비스 이용 약관에 동의하고 ID나 계정을 생성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원 가입 후에는 해당 회원에 대한 다양한 개인 정보가 저장되기 시작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주민등록번호도 무분별하게 저장되었고, 이메일뿐 아니라 개인 주소지나 성별 정보도 자연스럽게 저장됐습니다. 단지 회원 가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정보들은 계속해서 스팸메일이나 마케팅에 활용됐습니다. 개인정보 해킹 등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게임아이디가 생성되는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가 차원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많은 법들이 2010년대에 적용이 되었는데요.
이미준
프로덕트 오너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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