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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유림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예술 전시와 강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컬렉터가 되고픈 이들을 위해 이해하지 못할 사회 현상과 경제 상황에 따른 가치 변동을 바탕으로 일상 속 예술의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미술품 가격에는 이유가 있다’ 저자이며, 다수의 국공립 미술관의 협력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2022년 제 23회 세계지식포럼 연계전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산책''을 총괄 기획했다.
이 작품, 아니 '아이디어'에 여러분은 얼마를 지불할 수 있나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2019년, 세계 3대 아트페어 '아트 바젤'에서 바나나 하나가 12만달러(1억5632만원)에 판매됐습니다. 금으로 만들었냐고요? 아닙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노란 바나나를 테이프로 붙였을 뿐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코미디언'입니다. 작품 그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되기 충분하지만, 페어 기간 중 한 행위예술가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바나나를 먹어버리고, 작품을 출품한 화랑 직원이 태연히 다른 바나나를 다시 벽에 부착해서 계속 화제였습니다. 전 세계 언론이 술렁였고, 사람들은 비판과 조롱을 담아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냈습니다.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이 바나나 작품을 창작한 인물,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회고전이 무료로 열리고 있습니다(~7월 17일). 입장권이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2023년 연초에 가장 핫한 전시죠. 바나나 한 개가 약 1억5000만원에 판매될 때, 작품 구매자는 단지 바나나가 아니라 '이것'을 구매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이며, 1억5000만원이라는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카텔란의 '바나나 작품'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이 작품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습니다. 카텔란은 전시장 벽에 흔해 빠진 바나나를 은색 덕 테이프로 붙인 설치 작품 '코미디언'을 선보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썩어갈 바나나에 빗대 사람들이 무엇을 가치 있다고 여기는지 되돌아보게 하겠다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허유림
22일 전
일상으로 들어온 예술, '아트마케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루이비통과 쿠사마 야요이가 다시 만났습니다. 무려 10년 만에 성사된 이 두 번째 협업 프로젝트는 2023년 초반을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과도 같은 도트를 곳곳에 더한 백과 의류, 호박을 형상화한 액세서리는 그 자체로 반짝이는 존재감을 보여줬죠. 어마어마한 홍보 물량 공세 또한 대단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대로의 루이비통 플래그십 스토어 외곽에 작가의 조형물을 설치했고요. 미국 뉴욕 루이비통 매장 쇼윈도에는 작가와 똑같이 생긴 로봇 인형을 등장시켜 보는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작가의 고국인 일본의 전광판을 장악했고, 도쿄 하라주쿠 매장에는 빨간 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야요이의 조각상이 1, 2층을 관통하는 모양으로 들어섰습니다. 명품 브랜드와 예술가의 협업, 요즘은 너무 흔한 풍경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듯한데요. 한때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여겨지며 패션, 명품 업계에 국한됐던 아트마케팅은 점점 일상 브랜드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예술의 일상화'를 곳곳에서 누리고 있다는 뜻이죠. 지난 원고에선 명품과 예술이 협업한 결과물이 리세일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사례를 살펴봤는데요. (참조 - 브랜드가 순수예술과 협업하는 이유)
허유림
2023-02-02
2022년 미술시장, 숫자는 화려했지만 마냥 좋아할 순 없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2022년이 갈 곳 없는 자본의 유입과 팬데믹 완화라는 호재를 발판 삼아 더욱 몸집을 키운 한 해였다고 기억할 듯합니다. '숫자로 말한다'라는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끝까지 화려했다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지난 11월, 뉴욕 크리스티가 주관한 '폴 앨런 컬렉션 경매'만 봐도 잘 드러납니다.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공동창업한 폴 앨런(1952-2018)의 소장품이 경매 첫날에 2조6000억원(15억달러) 어치가 팔렸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첫날 판매된 작품은 전체 컬렉션 150여점 중 60점입니다. 그중 낙찰가가 1억달러(1381억원)를 넘긴 작품도 5점이나 됩니다. 프랑스 점묘파 화가 조르주 쇠라의 1888년 작 '모델들, 군상'이 가장 높은 가격인 2000억원(1억4920만달러)에 낙찰됐고요. 폴 세잔의 대표작 '생트 빅투아르산'는 1900억원(1억3780만달러)에 낙찰, 작가의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가 있는 과수원'도 고흐 작품 중 역대 최고가를 갱신한 1600억원(1억1720만달러)에 낙찰됐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전 세계가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미술시장 최상위 포식자들은 여전히 마스터 피스에 열광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중저가 작품으로 내려가면, 대부분 추정가에 미치지 못한 가격에 낙찰됐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치솟았던 블루칩 아티스트들의 작품 역시 조정 국면에 들어선 모습입니다.
허유림
2022-12-29
아트 토이, ‘어른이들의 장난감’ 그 이상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태양이 작열하던 2018년 여름 어느날, 'X'자 눈에 해골 두상 양옆으로 뼈가 튀어나온 사람 형상을 한 28미터짜리 인형이 잠실 석촌호수에 대(大)자로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바쁜 일상에서 초현실처럼 느껴지는 평화로움과 익사체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모습에 위안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다고 합니다. 이 인형은 카우스(KAWS)의 '컴패니언'입니다. 2018년에 첫선을 보인 컴패니언은 2014년부터 송파구청과 롯데그룹이 협업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4번째 손님입니다. 이상한 캐릭터 정도로 보인 이 작품이 사실 미술 시장에 한정판 에디션으로 나오는 족족 단 몇 초 만에 매진을 기록하는 핫한 작품이라니 믿어지시나요? 2020년,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에 나무로 제작한 컴패니언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크리스티측이 책정한 추정가는 3000달러~6000달러(433만원~866만원)지만, 무려 4만3750달러(6313만원)에 낙찰되며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미술품과는 거리가 다소 멀어 보이는, 애들 장난감처럼 보이는 이 '아트 토이'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갈수록 뜨거워질까요? 그리고 재테크 용도로도 가능성이 있을까요? 어덜트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해가는 아트 토이 최근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 세계 최하위권입니다.
허유림
2022-10-25
‘프리즈 서울'이 매출 6000억원과 함께 한국 미술시장에 남긴 숙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관람객 7만명 이상, 예상 매출액 6000억원" 한국에서 처음 열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 Seoul) 2022'의 결산표입니다. 단 5일 만에 거둔 성적인데도 어마어마하군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몰렸을까요? 한 곳에서 수많은 갤러리에서 가져온 다양한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상품을 비교해보며 구매하듯이 말이죠. 아트페어는 미술시장의 크기와 흥행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장치입니다. 긴 역사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아트페어일수록 까다롭게 참여 갤러리와 작품을 심사하기 때문에 공신력은 더욱 높아집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미술 흐름을 분석하고 작가나 작품 가치를 평가하는 일에는 미술관의 비중이 훨씬 컸습니다. (참조 - 미술관이 미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생각보다 막강합니다) 미술시장도 작품 가치 측정이란 나름의 역할을 하긴 했지만, 지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의 비평이 실물 경제에 반영되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했죠.
허유림
2022-09-21
생각보다 싼 ‘아트테이너'의 작품, 투자해도 괜찮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너 사과는 그릴 줄 아니?"라는 말을 들었던 10년 차 화가 권지안이 10번째 개인전에서 '애플 시리즈'를 국내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대중에겐 가수 '솔비'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죠. "애플 시리즈는 '사과는 그릴 줄 아니?'라는 악플에 나만의 방식으로 답한 작품입니다" "마음속에 있던 것들을 시원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어요" (권지안 화가) (참조 - 솔비, 美 전시 극찬 받은 '애플 시리즈' 국내 전시) 2012년 첫 개인전을 열었던 권지안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아트테이너'입니다. 아트테이너는 '예술(art)'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 그림이나 사진 같은 예술 활동을 하는 연예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칭 '화수(화가 겸 가수)'인 조영남부터 배우 하정우와 하지원, 가수 송민호, 희극인 임하룡 등이 있습니다. 배우 최민수도 최근 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첫 개인전에서 10년 넘게 작업한 회화와 디오라마(축소모형)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주최 측은 "자기만의 언어를 생성, 재구성해 해학과 위트가 스민 그림"이라고 평했습니다.
허유림
2022-09-01
브랜드가 순수예술과 협업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나이키 스니커즈 '마스 야드 2.0'입니다. 200달러(26만원)에 발매된 이 스니커즈의 최고 리세일 가격은 1000만원에 달합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와이(Why)? 도대체 왜??" "그거 마트에 가면 다 팔던데요? 진짜 어처구니없네요" 물론 이런 반응도 있습니다. "왜냐니.. 나이키잖아요!"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반응은 이렇습니다. "무슨 명품도 아니면서.." 명품도 아닌 이 스니커즈의 리셀 가격을 수익률이라고 보면, 무려 2000%가 넘습니다. (참조 - 18만원 나이키 광란의 오픈런 왜?…최대 2137% 수익률) 나이키라는 대중 브랜드에서 출시한 스니커즈 한 켤레가 왜 이렇게 고가에 거래될까요? 바로 이 신발을 만들기 위해 협업한 인물이 '톰 삭스'라서 그렇습니다.
허유림
2022-07-04
비엔날레에 출품하고 상도 받은 작가의 작품 가격은 항상 오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이민진 작가가 2017년에 발표한 소설 '파친코'의 첫 문장입니다. 뉴욕타임스와 BBC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는 등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죠. 소설보단 애플TV에서 제작한 드라마를 보신 분이 더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이 2019년에 열린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주제로도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당시 김현진 예술감독이 전시를 총괄했고,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등 세 작가가 대표 작가로 참여했습니다. 김 감독은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를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선보였습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격년제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미술제입니다. 무려 1895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엔날레로 명실상부한 '미술 올림픽'이죠. 나라 별로 대표 작가를 보내 국가관 전시를 하고, 수상 경쟁을 하는 게 특징입니다. 수상 부문은 작가 개인에게 최고 영광이라 할 수 있는 본 전시 부문 황금사자상(최고작가상)과 국가관 부문 황금사자상으로 나뉩니다.
허유림
2022-05-27
2022년에도 뜨겁고 역동적일 미술시장,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미술시장이 순항 중입니다. 2021년, 한국 미술시장이 거래액 9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1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에 따르면 경매시장 3280억원, 화랑 4400억원, 아트페어 1543억원 등 9223억원 규모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대비 13.7% 감소해 3291억원에 그쳤던 2020년보다 2.8배나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한국 미술시장은 지난 14년간 5000억원 벽을 넘지 못했죠. 정말 놀라운 성장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조 - 2021 한국 미술시장 결산 컨퍼런스 자료집) 전문가들은 올해(2022년) 1조원을 돌파하고,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이 정도면 2021년 아트바젤 리포트 기준, 세계 미술시장 주요 국가인 스페인을 넘어서고 독일, 스위스에 견줄 만한 규모입니다. (참조 - 문체부-예경 미술시장 결산, 2022년 미술 시장 1조원 대 넘을 수 있을까?) 이런 변화는 시장을 설명하며 사용하는 주요 키워드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2020년은 코로나19의 등장으로 '불황', '연기', '시장위축'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미술계를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는 '성장', '아트테크' 등 변화와 방향성을 알리는 단어가 빈번히 등장했습니다.
허유림
2022-04-18
가장 투명하게 작품 가격을 볼 수 있는 곳 ‘미술품 경매 시장’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7억5천, 7억5천 더 없습니까? 네! 낙찰입니다!" 3억6000만원으로 시작한 천경자 화백의 '여인'이 2배가 넘는 금액에 낙찰되자, 경매장에는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2017년 국내 한 미술품 경매 현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참조 - 서울옥션, 제145회 경매 결과 낙찰률 75% 90억 판매) 뉴스로 접해도 "이렇게 비싸?"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데, 무려 현장에서 이 결과를 목격한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까요? 3억6000만원이라는 시작 금액이 10분도 안 되는 동안 계속 올라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투명성에 한번 놀라고, 저 작품 하나가 7억원 넘게 주고 살 만큼 대단한지, '그 돈이면 다른 많은 걸 할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호기심과 의구심을 자아내서 놀랐을 겁니다. 작품 경매 추정가와 낙찰가는 미술시장의 다양한 지표로 활용됩니다. 한 작가의 같은 작품이더라도 갤러리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죠. 미술시장에는 '1차 시장'과 '2차 시장'이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우리가 신작을 주로 만날 수 있는 곳, 갤러리가 1차 시장이고요. 경매는 대표적인 2차 시장입니다. 오늘은 이 미술 경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경매에 나온 작품들은 퀄리티와 무관하게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1차 시장에서 검증된 작가의 작품'이 나온다는 겁니다.
허유림
2022-02-28
미술관이 미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생각보다 막강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MoMA(뉴욕현대미술관) 성인교육 프로그램 디렉터 파블로 엘구에라는 미술 현장 구성원들의 역할과 관계, 그들이 미술계에 끼치는 영향과 상호작용을 체스에 비유해 분석했습니다. ㅇ 킹(왕): 미술관장 ㅇ 퀸(여왕): 미술품 컬렉터, 미술관 이사회 ㅇ 룩(탑[차]): 큐레이터 ㅇ 나이트(기사): 화상 ㅇ 비숍(성직자): 평론가 ㅇ 폰(졸): 미술가 엘구에라는 이 구성원들이 '미술계'라는 게임판 위에서 여러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합니다. ㅇ 사회적 행동: 하나 이상의 경기자에게 접근해 교전하기 ㅇ 경제적 행동: 미술품 구입이나 고용을 통해 다른 참가자를 통제하기 ㅇ 정치적 행동: 스스로를 권력의 자리에 두어 다른 참가자를 통제하기 흔히 미술계가 단순히 '작가의 작업', 즉 작품만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곤 하는데요. 이곳 또한 구성원들의 역학관계를 잘 파악해야 하는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미술시장, 작품 가격에 관련해선 더더욱 그렇죠. 사실 표현과 설명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미술 시장은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이 큰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각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지난 기고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으니, 참고해주시고요. (참조 - 미술품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킹' 역할을 맡은 존재입니다. 우리에겐 그저 '관장님'인 미술관의 수장이 무려 체스판의 왕이라니.. 놀랍죠? 물론 미술관장은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책임자이자 대표자일 뿐입니다.
허유림
2022-01-21
미술시장의 단계에는 작품의 ‘가치'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미술시장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작품과 전시 경향, 가격 흐름을 살펴보다가 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참조 - 15년전 1,000만원 그림이 11억···'S·R·T' 타면 잭팟 만난다) 기사의 골자는 1) 수요가 꾸준한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를 2)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신뢰성(Reliability)을 확인하고 3) 자신의 취향(Taste)에 맞아 감상하는 즐거움까지 챙길 수 있는 작품을 구매하면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너무 평범해 보일 수도 있지만, 기본 원칙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쉽고, 편리해서가 아니라 정말 중요해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안전수칙이라고 할까요? 계속 읽다가 아래 내용을 보고선 "오~ 꿀 정보!"라고 외쳤습니다.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미술관 전시 후 작품 가격이 급등했다' 라는 결과와 더불어 왜 가격이 급등했는지 알 수 있는 마지막 문장입니다. "대형 미술관의 회고전을 통해 시장적 가치가 미술사적 가치를 담보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허유림
2021-12-21
미술품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허유림님의 기고입니다. 저는 독립기획자입니다. 역량 있는 작가를 소개하고, 미술관 전시 및 교육 콘텐츠로 선보이는 일을 하는데요. 이 업무를 하기 위해선 미술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흐름을 꼭 분석해야 합니다. "예술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화폐입니다" (Art is world's greatest currency) 굉장히 노골적이기까지 한 이 말의 주인공은 소위 '상어 작품'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 데미안 허스트입니다. 삶에서 경제적인 부분을 떼어놓을 수 없다지만, 요즘처럼 미술시장이 '돈' 때문에 이슈인 적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얼마 전에 막 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역대 최대인 650억원 어치 작품을 판매했습니다. 100미터를 넘기는 긴 입장 줄이 생겼고, 특정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려고 VVIP 티켓까지 구매했는데 온라인으로 선판매되는 바람에 갤러리스트에게 거세게 항의했다는 이야기도 화제였습니다. 미술시장은 코로나 이전에도 꾸준히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미술시장은 그동안 꾸준히 뜨거웠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코로나로 외국에 나가지 못한 보복 소비 심리가 미술시장으로 들어왔다는 분석이 많지만, 이건 어쩌면 표면적인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미술시장은 예전부터 생각지도 못한 수익률로 이목을 끌어들이곤 했습니다.
허유림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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