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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섭
프리랜서 IT 칼럼니스트.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지루해서 만지기 시작한 PDA와 노트북이 결국 글 쓰는 일로 이어졌다. 전문지와 온라인 미디어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스크린 골프부터 가정용 스윙 연습기까지.. IT로 골프와 친해지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제 지난 1년을 기억하자면 '골프'가 먼저 떠오릅니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졌고 일상도, 또 일도 어딘가 비슷한 채로 다소 답답한 반복이 이어졌습니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고 미루던 골프가 떠올랐습니다. 마음을 먹고도 연습장을 등록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이후의 생활 패턴은 꽤 많이 달라졌습니다. 무엇인가 이전에 없던 일에 몰입하게 된 겁니다. 골프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렵고 그만큼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골프는 정말 어렵습니다.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탓하다 보면 아무래도 뭔가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책도 뒤적여보고, 더 빠르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없나 하는 나름의 '꼼수'에 귀가 쫑긋 섭니다. 사실 돌아보면 골프에서 챙겨야 하는 기본 동작들은 단순하고 간결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선생님, 그러니까 레슨 프로의 말을 잘 듣고 끊임없는 연습으로 그 간결한 동작을 몸에 심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고 왠지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여러 가지 방법들을 기웃거렸던 것 같습니다. 연습장 고르기 골프존이냐, 카카오냐 그런데 생각보다 근래의 골프는 IT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골린이'들이 찾게 되는 실내 연습장들은 대부분 센서로 공의 움직임을 읽는 스크린 골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겁니다. 이 스크린 골프 시스템은 꽤 여러 가지로 나뉩니다.
최호섭
10일 전
애플이 '맥 스튜디오'를 두껍게 만든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3월, 애플은 엄청난 성능의 'M1 울트라' 프로세서를 발표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미 M1을 비롯해 M1 프로와 맥스가 강력한 성능을 내고 있는데, 이를 반도체 기술로 다시 묶어서 이 칩의 잠재력을 한계까지 이끌어낸 것이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애플의 발표는 반도체 측면에서도 흥미롭지만 폼팩터, 그러니까 이 반도체가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디자인 측면에서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바로 M1 울트라가 입을 옷인 워크스테이션 '맥 스튜디오'입니다. 이 컴퓨터는 기존 맥 미니보다 거의 세 배가 커졌습니다. 정확히는 두꺼워졌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칩셋이나 메인보드의 크기는 크게 다를 바 없고, 맥 미니의 디자인은 오랫동안 여러 가지 프로세서에 맞춰서 써 왔던 나름 안정적인 폼팩터이기도 하죠. 그런데 맥 스튜디오는 이를 바탕으로 크기를 늘렸지요. 왜일까요? 단순히 '높은 성능을 내니까 더 크게 보여야겠다'라거나, 고급 컴퓨터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디자인도 아닙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설계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표현됐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컴퓨터 크기의 문제 컴퓨터의 크기가 성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애플II와 MSX를 비롯해 초기에 우리 집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던 컴퓨터는 오히려 크기가 작았습니다.
최호섭
2022-04-20
코로나가 아니면 나오지 않았을 기술 '마스크 페이스ID'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iOS15.4가 공개되면서 여러 가지 기능들이 더해졌는데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맥을 다른 맥이나 아이패드의 키보드, 마우스처럼 쓰게 해주는 '유니버셜 컨트롤'이고, 다른 하나는 마스크를 쓴 채 페이스ID를 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유니버셜 컨트롤을 잠깐 짚어 볼까요. 유니버셜 컨트롤은 애플이 강조하는 기기 간, OS 간 연속성의 한 갈래입니다. 여러 대의 애플 기기를 쓰고 있어도 아이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모든 기기가 '온전히 내 것'으로 통합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서 에어팟이 한 번의 페어링으로 모든 기기에 동시에 연결되기도 하고, 클립보드에 붙여넣은 내용을 다른 기기에 붙여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애플은 아이패드를 맥의 보조 디스플레이로 쓸 수 있는 '사이드카'를 2019년부터 넣어 왔습니다. 기기끼리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연결성의 개념을 확장시켜 준 것이지요. 이번에 더해진 유니버셜 컨트롤은 특히 맥과 아이패드 등을 여러 대 쓰고 있어도 기기 간의 제어가 통합되면서 마치 하나의 기기를 쓰는 것 같은 경험을 줍니다. 지난 6월 WWDC에서 발표된 이후 조금 오래 기다리긴 했지만 연결도, 활용도 이질감 없이 잘 작동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마스크 쓰고 페이스ID 잠금 해제입니다.
최호섭
2022-04-04
갤럭시22 성능 조작 논란.. 삼성전자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2로 스마트폰 업계가 떠들썩합니다. 바로 프로세서의 성능을 조정하는 소프트웨어 때문입니다. 필요할 때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는 증거들이 나오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리즈에 '조작', '퇴출' 등의 부정적인 메시지가 쉴 새 없이 입혀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해결책 마련에 진땀을 빼는 모양입니다. 아직까지 속 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의 문제라는 목소리부터 근본적인 하드웨어 설계의 문제라는 이야기까지 두루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 갤럭시 S22의 성능 조정 논란은 비단 삼성전자만의 일은 아닙니다. 고성능 반도체를 다루는 모든 기업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데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입니다. 먼저 왜 이런 문제가 불거지게 됐는지에 대해서 알아야겠지요. 이 글은 삼성전자를 대변한다거나 옹호하려는 메시지는 아닙니다. 이런 문제가 생긴 이유를 알아야 기업도, 소비자도 더 나은 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먼저 지금 갤럭시 S22는 대체 얼마나 느려지는 걸까요? 갤럭시 S22에는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쓸 수 있는 가장 빠른 프로세서인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프로세서가 들어갑니다.
최호섭
2022-03-16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CES에 숨어 있는 의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CES 지난 1월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가전 박람회, CES가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렸습니다. 딱 2년 전 CES는 2020년 1월, 코로나19의 확산 가능성이 커지던 시기에 개최됐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다음 박람회는 열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는 농담 반 걱정 반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실제로 다음 행사였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모든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그 이후 전시회를 비롯해 기업들의 신제품 발표, 개발자 컨퍼런스 등 당연하게 매년 열리던 많은 이벤트들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하지만 펜데믹이 가라앉으면 다시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꾸준히 이어져 왔고,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CES가 지루한 싸움이 정리 단계에 접어든다는 상징성도 있었지요. 하지만 철저한 관리 속에서도 CES 참석자들 사이에 적지 않은 감염이 일어나면서 당분간은 온라인 이벤트의 의존도를 줄이기 쉽지 않을 듯합니다. 저는 2년 만에 이번 CES를 오프라인으로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CES를 주최하는 CTA는 이 전시회를 온라인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덕분에 개막 전부터 열리는 프레스 컨퍼런스를 비롯해 수많은 발표, 포럼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CTA는 4개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이벤트들을 중계했고, 채팅을 통해 대화를 나누거나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제공했습니다. 중간중간 전시장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큰 관심을 받았던 보링컴퍼니의 루프 역시 실시간 시승 영상으로 간접적이지만 현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호섭
2022-01-20
애플은 노트북을 왜 이렇게 무겁게 만드는 걸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M1 프로/맥스 프로세서를 쓴 새 맥북 프로가 출시됐죠. 성능이야 이미 여러 리뷰나 테스트 결과들이 나왔지만 그것보다 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노트북의 무게, 얼마나 가벼워야 할까요? 또 무거운 건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비슷한 화면 크기 무게는 두 배 차이 2021 맥북 프로 16인치는 2.1kg입니다. 그리고 코어 i9 프로세서를 쓴 직전 세대 2019 맥북 프로 16인치는 2kg입니다. 세대가 바뀌면서 100g이 늘어난 것이죠. 14인치는 1.6kg인데, 정확한 비교 모델은 없지만 13인치 M1 맥북 프로가 1.4kg인 것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것은 더 얇고 가벼워지는 것이었죠. 맥북은 계속 세대를 거듭할수록 더 날렵해지고 가벼워졌습니다. 게다가 맥북 에어는 2008년 등장 당시 얇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었죠. 그런데 요즘의 맥북을 보면 맥북 에어라고 해도 그렇게 가볍다라는 인상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무게 때문에 망설여진다'는 반응도 종종 눈에 띕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노트북을 써서 그런지 1.5~2kg 정도의 노트북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편인데 요즘 트렌드는 또 전혀 다르지요. kg 아래라는 의미로 '그램'이라는 이름을 붙인 LG전자의 노트북이 초경량 노트북을 대표하는 듯합니다.
최호섭
2022-01-12
애플은 왜 '셀프 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애플이 지난 11월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일부 부품을 직접 고칠 수 있도록 하는 '셀프 서비스 수리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애플은 정품 부품과 수리 도구를 판매하고, 이를 통해 아이폰12와 아이폰13, 그리고 M1 프로세서가 들어간 맥을 직접 수리할 수 있다고 해요. 모든 부품을 자가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주로 망가지거나 교체하게 되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그리고 카메라가 먼저 공급됩니다. 애플은 이후에 다른 부품들로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고요. (참조 - Apple, 셀프 서비스 수리 프로그램 발표) 애플의 리퍼 정책 애플 제품을 '수리'한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분도 계실 겁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팟 등 소형 기기를 중심으로 제품의 일부를 수리하는 대신, 일부 재사용 부품을 이용한 제품으로 교체하는 '리퍼' 정책을 운영해 왔습니다. 보증 기간 내에 정상적인 사용 환경에서 고장이 나면 깨끗한 기기로 바꾸어주는 방식이죠. 반면 이용자의 과실로 망가졌거나, 보증 기간이 끝난 뒤라면 비용을 내고 리퍼 제품으로 교체를 받아야 했습니다. 현재 아이폰X부터 11, 12, 13의 리퍼 비용은 제품에 따라 적게는 46만5000원부터 많게는 70만원까지로 꽤 비싼 편입니다. 물론 어떤 부분이 고장 나더라도 이 비용을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디스플레이는 약 27만원에서 39만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수리를 받을 수 있고, 배터리는 약 6~8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애플이 부분 수리를 도입한 이유 초기에는 이 부분 수리 프로그램 없이 무조건 전체 리퍼 비용을 내야 했는데 이제는 거의 모든 제품이 디스플레이만 따로 수리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애플은 이를 환경 문제와 관련을 지었습니다. 전체 제품을 교체하는 것은 비용이 높을 뿐 아니라 교체가 필요 없는 부품까지 버려지는 일이니 말이지요.
최호섭
2021-12-13
인공지능 스피커는 이제 한물간 제품일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쓰고 계세요?"라는 질문을 듣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집에 말하는 스피커 하나 없으면 뭔가 시대에 뒤처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인공지능 스피커 열풍이 불었지요. 당장 제가 갖고 있는 것만 해도 구글, 애플, SKT, KT에 네이버, 카카오까지 잔뜩 쌓여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상자 속에 들어가 있지요. 정확히 따지면 인공지능 스피커라고 부르는 것 중에서 제가 쓰고 있는 것은 구글의 네스트 허브, 네스트 미니, 구글 홈, 그리고 애플의 홈팟과 홈팟 미니 정도네요. 당연히 유튜브나 애플뮤직처럼 이 서비스들에 붙어 있는 콘텐츠 서비스들도 쓰고 있습니다. 어느새 이 기기들을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이름으로 분류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냥 콘텐츠를 보고 듣고, 집 안에서 스마트폰 대신에 간단히 날씨를 물어보거나 걸려온 전화를 받는 용도로도 쓰긴 합니다. 하지만 사실상 이걸 '인공지능'이라고 불러야 할 이유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이 스피커에 왜 인공지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붙였을까요? 저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첫 번째는 사람처럼 말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지요. 스피커 자체가 지능을 가진 것처럼 느껴지니 제품의 특징에 대해 꽤 직관적인 느낌을 주긴 합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이 기기를 처음 대중화시켰던 아마존이나 구글은 '알렉사'나 '구글 홈'에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표현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서비스하던 음성 어시스턴트들이 스피커라는 형태로 서비스되는 또 하나의 접점 정도로 본다는 게 맞을 듯합니다.
최호섭
2021-11-29
2021년 가장 핫한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 2' 사용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2021년 가장 핫했던 기기를 꼽으라면 '오큘러스 퀘스트 2'를 들 수 있을 겁니다. 페이스북이 내놓은 오큘러스 퀘스트 2는 화질, 성능, 연결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가상현실 앱 생태계를 가장 잘 구현해 놓은 기기로 평가됩니다. 40만원 남짓한 가격대로 국내 정식 출시까지 이뤄지면서 접근성까지 완벽한 기기가 되었지요. 오큘러스 퀘스트 2는 비로소 '쓸 만한 기기'가 나왔다는 평가와 함께 가상현실이 현실 세계와 직접적으로 만나고 반응하는 '메타버스'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지요. 오랫동안 오큘러스를 통해 가상현실을 실험한 페이스북은 얼마 전 아예 사명도 '메타'로 바꾸었습니다. 메타버스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것이죠. 한동안 구입도 어려울 정도였는데, 이제는 공급에도 여유가 생겼고, 그사이에 기본 모델이 같은 가격에 64GB에서 128GB로 저장 공간을 늘리고 여러 가지 할인 프로그램들이 더해져서 부담이 줄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VR(가상현실)기기는 신기하긴 했지만 연결과 헤드셋을 쓰는 번거로움 때문에 큰맘 먹고 꺼내서 며칠 써보고는 다시 상자 속으로 넣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 2는 연결성에 대한 부분이 많이 극복된 제품이기는 했지만 망설여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메타버스'를 대표하는 기기라는 설명으로 주변이 들썩들썩하는 중에도 나름 참아 왔지만 얼마 전 그 고집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의 액세서리 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도수 렌즈를 맞추러 안경점에 찾아갔을 때도 '그런데 이걸로 대체 뭘 하는 거예요?'라는 질문에 속 시원히 대답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도 신경이 쓰입니다. 여전히 오큘러스 퀘스트 2는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기기입니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누군가는 쓰고 있다지만 소비의 우선순위에 오르는 기기가 아니지요. 과연 오큘러스 퀘스트 2는 어떤 기기이고, 우리 일상에 VR은 어디까지 다가왔을까요? 편리해진 연결성 오큘러스 퀘스트 2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최호섭
2021-11-16
스마트폰이 커질수록 아이패드 미니의 '존재 이유'는 작아질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2012년 가을, 애플이 큼직한 4세대 아이패드 뒤에 숨어 있던 7.9인치 화면의 아이패드 미니를 꺼내는 키노트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이 작은 아이패드를 기대했고,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애매하다'라는 반응이 뒤따르는 게 이 아이패드 미니이기도 합니다. 아이패드 미니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화면 크기'에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작고, 그렇다고 10인치가 넘는 태블릿들은 부담스럽습니다. 아이패드 미니의 7.9인치는 바로 아이폰의 4인치와 아이패드의 9.7인치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 등장한 제품이었지요. 시장은 휴대가 편하면서도 큰 화면을 가진 기기를 원합니다. 어떻게 보면 역설적이지만 이 근본적인 욕심은 모바일 시장의 발전을 이끄는 가장 큰 계기가 됩니다. 그렇게 지난 10여년 동안 스마트폰은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 왔고, 큼직한 스마트폰의 화면은 큰 화면에 대한 기대를 채웠습니다. '이 정도면 태블릿이 아쉽지 않다'는 생각들도 커진 듯합니다. 태블릿 시장의 불확실성이 언급되던 '아이패드 미니가 정말 필요한가?' 라는 의문이 나오기도 했지요. 이 부분에서 삼성전자의 접근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화면 크기에 대한 고민을 커다란 스마트폰으로 풀었지요. 바로 '갤럭시 노트' 시리즈입니다. 지금은 5인치보다 작은 스마트폰을 찾기 어려울 정도지만 당시에는 너무 크고 부담스러웠습니다. 이미 그 전에 델을 비롯해 일부 기업들이 도전했다가 쓴 잔을 들이킨 제품군이기도 합니다.
최호섭
2021-10-25
"M1 맥을 써도 되겠냐"고 묻는 분들께 드리는 4가지 답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개인적으로 M1 프로세서가 들어간 맥북 에어를 쓰기 시작한 지도 이제 8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기대와 우려, 그리고 놀라움에서 시작해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컴퓨터를 경험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합니다. 제게도 '이런저런 상황에 있는데 M1 맥을 써도 되겠냐'고 묻는 분들이 적지 않은 걸 보면 말이지요. 지금도 마음속 장바구니에서 M1 맥을 넣었다 뺐다 하시나요? 반도체의 특성이나 기술적인 이야기를 떠나 반년 넘게 아주 평범하게 써 온 이 기기가 PC로서 어떤 경험을 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1. 성능은 진짜 빠른 게 맞나요? M1 프로세서의 가장 큰 특징은 성능이겠지요. 이미 이 칩이 성능으로 놀라운 경험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요. 출시 후 시간이 꽤 지난 지금까지도 문득문득 놀랄 만큼 M1 칩의 성능은 뛰어납니다. M1 프로세서는 맥북 에어부터 맥북 프로 13인치, 맥 미니, 그리고 가장 최근의 아이맥까지 여러 가지 폼팩터로 등장했습니다. 이 프로세서가 재미있는 건 이 기기들의 퍼포먼스가 약간씩 다르다는 겁니다. 흥미로운 것은 퍼포먼스라는 것이 코어 개수나 작동 속도 때문에 칩이 내는 성능이 다른 건 아니고 칩의 최고 성능을 얼마나 '오래' 낼 수 있느냐가 차이라는 점입니다. 이른바 '쓰로틀링'이 언제 오느냐가 성능의 차이인 셈입니다. * 쓰로틀링
최호섭
2021-09-08
왜 아이폰만 다른 충전단자를 써야 하는 걸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아이폰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 중 하나는 충전과 데이터 통신에 쓰이는 라이트닝 케이블이 아닐까요. 현재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USB-C를 쓰고 있고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기기들도 USB-C 형태의 포트로 충전합니다. 심지어 애플은 이 USB-C를 아주 빨리 도입해서 맥북에 넣었고,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도 USB-C로 단자를 바꾸었지요. 하지만 아이폰은 디자인을 바꾸어도 여전히 라이트닝 포트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라이트닝의 등장 사실 이 라이트닝 단자가 등장할 당시에는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라이트닝 단자는 2012년 아이폰5와 함께 발표됐는데 이전까지 쓰던 넓적한 모양의 8핀 단자와는 많은 부분이 달랐습니다. 라이트닝 단자의 특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앞뒤의 모양 구분 없이 꽂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라이트닝 단자가 나오기 전까지 USB는 핀 방향이 정확히 맞아야 했기 때문에 늘 앞 뒤 구분이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안 보고 꽂으면 꼭 반대 방향으로 잡히는 마법 같은 일도 늘 반복됐지요. 라이트닝 단자는 그 불편을 없애는 데서 출발해서 양쪽 구분 없이 꽂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핀을 플라스틱 지지대 바깥쪽으로 심어서 아주 단단합니다.
최호섭
2021-08-11
'윈도우11' MS가 애플을 베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윈도우11이 발표 후 프리뷰 버전까지 배포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먼저 써보고 싶으신 분들은 윈도우10 업데이트에서 인사이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써볼 수 있어요. 물론 예민한 일을 하는 PC라면 지금 업데이트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저는 발표 직후부터 윈도우11을 써보는 중인데 실제 쓰는 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액티브X가 필요한 웹 서비스는 안 된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속이 시원한 일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아쉬운 부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떼어내는 게 맞습니다. 어디서 본 것 같다? 윈도우11에 대한 평가 중 하나는 '어디서 본 것 같다'는 것이죠. 사실 어떤 면에서는 맥OS를 닮아 있고, 안드로이드나 iOS와 비슷해 보이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데, 이걸 두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베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조금 아쉬운 일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시작 버튼과 아이콘들이 놓이는 작업 표시줄의 모양이죠.
최호섭
2021-07-22
14년 만에 공개된 '앱스토어 개발 이메일'이 보여준 것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앱스토어 외부 결제에 대한 애플과 에픽게임스의 공방전이 한창입니다. 플랫폼의 기본 정책과 수수료 사이의 충돌이 시작이었지만 법원으로 판단이 넘어가면서 여러 가지 정보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시시비를 따져봐야 하는 일들에 대해 명확한 판단 기준이 세워지려면 모든 일의 과정과 역사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조 - 처음엔 환영받았던 '7:3 앱 수수료'에 대한 갈등이 커지는 이유) 에픽게임스와 애플의 전쟁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이 주제가 되다 보니 아무래도 아이튠즈와 앱스토어의 수수료 관련 정책들이 어떻게 세워졌는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운영하는지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들이 법원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이 괜찮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그 내용들은 관심이 가는 정보들임에 분명합니다. 14년 전 이메일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2007년 10월에 스티브 잡스가 주고받은 이메일입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이었던 베르트랑 세를레(Bertrand Serlet)가 스티브 잡스에게 '좋습니다, 코코아 터치 앱을 해보지요'라고 메일을 보냅니다. 코코아 터치는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입니다. 그러니까 애플 외부의 개발자들이 아이폰에서 작동할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2008년 1월 15일, 맥월드에서 공개할 수 있다면 진행하자'고 답을 보냅니다. 그리고 실제로 3개월 뒤 열린 맥월드에서 스티브 잡스는 앱스토어를 공개합니다.
최호섭
2021-06-22
"아! 혁신이 이런 거구나!" "뭐 이런 것까지 필요해?"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유리창, 자주 닦으시나요? 더러워진 자동차의 앞유리만 닦아도 속이 시원한데 정작 집의 유리창은 닦을 생각을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사실 안 한다기보다 엄두가 잘 나지 않는 일이죠. 지금 사는 집에 이사 온 지 벌써 3년하고도 절반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어딘가 아직도 낯설고 바깥 풍경도 어색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서히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없어도 동네를 다닐 수 있게 됐고, 동네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아주 천천히 이뤄집니다. 그리고 그 속도에 맞춰 아주 천천히 창문에도 때가 묻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파트의 창문은 언제, 어떻게 닦아야 하나'라는 의문이 듭니다. 물론 몇 번이고 반복했던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매달려서 더러운 창문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살았던 집에서는 2~3년에 한 번씩 외벽 청소 전문가들이 줄에 매달려 창문을 시원스럽게 닦아 주었습니다. 방학 숙제를 하다가 창밖에서 유리창을 닦으시는 분이 줄을 타고 스스륵 내려와 눈이 마주치면 소스라치게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집 창문은 누가 닦아주나 그런데 그 이후로 살았던 집에서는 이런 일이 따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손에 닿는 곳만 닦아내는 정도였는데, 커다란 유리는 아무리 길다란 브러시를 써도 다 닦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힘을 주기 어렵기 때문에 한 번 사용한 뒤로는 유리창이 아니라 샤워부스의 유리를 닦는 용도로 바뀌었지요.
최호섭
2021-06-10
애플이 이제야 '모니터 같은 컴퓨터'를 만든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4월21일 애플이 새로운 아이맥을 공개했습니다. 여러 가지 업데이트가 있지만 오랜만에 알록달록한 7가지 색을 입힌 새로운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일 겁니다. 특히 11.5mm밖에 안 되는 두께는 그야말로 컴퓨터를 없애고 모니터만 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 정도지요. 애플은 오랫동안 아이맥의 두께를 얇게 만들려고 노력해 왔는데, 그 노력이 이제 실제 제품으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애플은 이렇게 얇은 컴퓨터를 어떻게 갑자기 만들어서 내놓았을까요? '맥북 에어'의 충격 2008년, 컴퓨터 업계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있었죠. 바로 스티브 잡스의 역사적인 키노트 중 하나로 꼽히는 맥북 에어의 발표 키노트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 컴퓨터가 ‘얇다’는 것을 극대화해서 보여주기 위해 노란 서류봉투에서 맥북 에어를 꺼냅니다. 컴퓨터 시장이 발칵 뒤집힙니다. 맥북 에어는 단순히 ‘얇다’를 넘어 이제까지의 노트북과는 전혀 다른 선을 갖고 있었죠. 얇고 가벼운 것은 기본이었고, 앞으로 올수록 급격히 얇아지는 디자인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컴퓨터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핵심은 반도체에 있었습니다. 초기 맥북 에어는 하드디스크가 일부 쓰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SSD를 쓰도록 설계했고, 상판의 두께도 LED 백라이트를 쓰면서 얇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모두 반도체죠. 하지만 이 노트북을 극적으로 얇게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프로세서였습니다. 인텔이 맥북 에어를 위해 다이 크기를 줄인 전용 프로세서를 따로 만들어서 애플에만 공급한 것이죠.
최호섭
2021-05-11
세계 3위 샤오미폰이 던지는 질문 "스마트폰 성능, 어디까지 필요한 것일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최근에 스마트폰 하나를 샀습니다. 샤오미의 ‘포코폰 X3’입니다. ‘필요’ 같은 현실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205달러(약 22만원)라는 가격에 이런 것들이 다 된다?’라는 호기심에 주문 버튼을 눌렀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굉장히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한동안 중국 스마트폰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짝퉁’부터 ‘반값 스마트폰’까지 기존 시스템으로 기기를 만드는 휴대폰 제조사들로서는 끔찍하지만 또 미디어나 대중들에게는 꽤나 달콤한 관심거리이자, 흥미거리이기도 했습니다. 그 중심에서 가장 우리의 시선을 끌었던 브랜드는 바로 샤오미입니다. 스마트폰 세계 3위 처음 등장하던 때만 해도 애플의 카피캣이었고, 파격적인 가격도 일시적인 눈속임처럼 비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샤오미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고, 이제는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세 번째로 많이 파는 회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참조 - 1월 스마트폰 점유율 애플 20% 삼성 17% 샤오미 13%) 최근에는 AMOLED 홍미노트10이 국내에 정식 출시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홍미노트 정도, 그러니까 20만원 내외에 나오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산 스마트폰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안드로이드는 계속 발전하면서 더 빠른 프로세서를 필요로 했고, 제조사가 아무리 운영체제 최적화를 잘한다고 해도 중저가 제품이 쓰는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저가 제품에 쓰이는 프로세서들도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이제 프로세서의 성능 기준에서 운영체제가 매끄럽게 작동하는 것은 기본이 됐습니다. 물론 최고의 성능을 내는 프로세서들과 격차는 있지만 일반화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부분에서 성능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프로세서의 존재 자체가 느껴지지 않지요.
최호섭
2021-04-15
'애플스토어 여의도' 가로수길과 같은 점, 다른 점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애플스토어 여의도’가 2월 26일 문을 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여의도에 ‘더 현대’ 백화점이 같은 날 문을 열면서 여의도는 이례 없던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아서 저는 당일에는 여의도에 나가지 않았고, 대신 문을 열기 이틀 전에 초대를 받아 잠깐 먼저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익숙한 디자인 애플스토어 여의도의 디자인은 완전히 새롭지는 않습니다. 아마 해외에서 애플스토어에 방문해 보신 분들은 익숙하다고 느끼실 겁니다. 여의도는 애플스토어 2.0 디자인에 아주 충실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처음에 보고 나서 산호세 웨스트필드 쇼핑몰 안에 있는 애플스토어가 먼저 떠올랐는데 대형 쇼핑몰에 있는 애플스토어들과 많은 부분이 닮았습니다. 층고가 낮고, 가운데 스크린을 중심으로 ‘포럼’ 공간이 있고, 주변에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배치됩니다. 그리고 왼쪽, 오른쪽 벽은 ‘애비뉴’라고 부르는데, 액세서리들이 전시되는 공간입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딱 레퍼런스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가로수길이나 뉴욕 5번가처럼 조금 특별한 건물들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최호섭
2021-03-05
개인정보를 둘러싼.. 애플의 전쟁, 페이스북의 불만, 구글의 고민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1월28일은 개인정보보호의 날이었습니다. 개인정보, 프라이버시라는 말은 왠지 듣기만 해도 그리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들은 아닙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면서부터 이 개인정보, 그러니까 나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 데이터는 높은 가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정보를 잘 다루는 회사들은 그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인터넷의 많은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광고’죠. 인터넷 이전과 이후 광고 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대상을 특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광고주가 광고를 내면서 어떤 사람들에게 보여줄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내가 이게 필요했던 걸 어떻게 알았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바로 이 타깃 광고의 대상이 된 겁니다. 개인정보에 기반한 광고는 사실 그렇게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광고도 정보이고,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공해주는 것은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넷 광고가 의미를 갖게 되면서 우리는 인터넷에서 많은 것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죠. 사실상 인터넷의 정보는 광고를 함께 보는 대가로 공짜로 제공되죠. 너무 발전한 인터넷 광고 아, 그런데 사실 그게 완전히 무료가 아니었다는 점은 아주 중요하게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모든 게 지나치면 독이 된다고 하죠. 이 인터넷 광고도 어느 순간 ‘데이터 분석’이라는 목적에 맞춰 너무나 고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어디에 사는지, 나이와 성은 어떤지, 뭘 좋아하고, 언제 여행 계획을 갖고 있는지, 또 무슨 물건을 살 계획인지 등을 체계적으로 모으고 합쳐서
최호섭
2021-02-03
아이폰12 미니, 써보면 작지 않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이번 아이폰12 시리즈는 무려 네 가지 종류로 등장했습니다. 아마 아직도 제품을 놓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돌아보면 초기 아이폰은 1년에 한 가지 제품만 나왔기 때문에 속 편했죠. 애플은 고민이 많았겠지만 대체로 보편적인 답을 내놨고 용량과 색깔 정도만 고민하면 됐습니다. 그러다가 화면 크기가 스마트폰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면서 큰 화면에 대한 수요와 손안에 쏙 들어오는 휴대성 사이 갈등을 기기 하나로 해소할 수 없게 됐죠. 선택의 고통 그렇게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4.7인치와 5.5인치로 나뉘어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4.7인치 제품을 사면 큰 화면과 넉넉한 배터리에 5.5인치를 돌아보게 됐고, 5.5인치 제품을 고르면 축 처진 주머니와 통화할 때 얼굴을 폭 감싸는 느낌에 4.7인치를 돌아보게 됩니다. 나름 고르는 재미라면 재미지만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묻는 것처럼 하나의 답을 정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5인치 정도로 하나만 내면 안 되나?’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애플은 이런 고민을 줄여주기는커녕 아이폰 XS를 발표하면서 무려 세 가지의 화면을 꺼내놨습니다. 5.8인치부터 6.1인치 아이폰 XR, 그리고 6.5인치 아이폰 XS 맥스까지 꽤 촘촘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드디어 아이폰12에 접어들면서 더 작은 5.4인치 아이폰12 미니까지 나왔죠. 엄마, 아빠에 이어 이모와 삼촌까지 혼란스럽게 합니다. 저도 올해 아이폰12 시리즈를 고르는 데 엄청나게 애를 먹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애플이 제시한 선택 기준은 아주 명확합니다.
최호섭
2021-01-18
구글이 멈추면서 깨닫게 된 것들
‘스마트폰 없는 세상에서 살면 어떨까?’ 가끔씩 해보는 생각입니다. 스마트폰은 이제 전화 통화뿐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고, 또 나를 인증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이 곧 ‘나’를 뜻하고, 이 기기 없이는 하루도 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책을 멀리하고, 잠을 설칠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는 단점들이 지적되지만 이제 세상이 그렇게 바뀐 것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굳이 스마트폰 없는 생활을 체험하는 콘텐츠들이 식상하게 느껴질 지경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거의 비슷한 경험을 했지요. 바로 구글이 먹통이 된 겁니다. 지난 12월14일 저녁 8시47분, 구글의 모든 서비스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구글의 로그인 인증 서버가 작동을 멈췄습니다. G메일, 구글포토, 구글드라이브, 구글미트 등은 물론 유튜브까지 접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구글 ID를 통해 접속하는 서드파티 서비스들, 게임들도 암흑 상태에 빠졌죠. 인터넷의 거의 모든 게 멈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모든 문제가 딱 하나 ‘로그인’에서 시작합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본명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죠. 대부분 자기를 표현하는 또 다른 이름을 씁니다. 그건 닉네임의 형태가 되기도 하고, ID가 되기도 합니다. 이건 꼭 지금의 인터넷이 아니더라도 과거 우리가 익숙하게 쓰던 PC통신 시절부터 이어져 온 하나의 ‘온라인 문화’입니다. 네트워크 안에서만 쓰이는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지요.
최호섭
2020-12-23
아이패드, 에어와 프로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아이폰에, 또 맥에 조금 가려진 것 같지만 올가을에 나온 신제품들 중에서 눈에 띄는 제품 중 하나가 아이패드 라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지금 태블릿이 없는 상황에서 제품을 하나 선택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아이패드 에어4를 고릅니다.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에요. 요즘 가성비라고 많이 하는데, 아이패드 에어4는 아이패드 중에서 가격 대비 할 수 있는 일이 가장 많고, 어떻게 보면 감성적인 경험도 좋습니다. 너무 단정적인가요? 그런데 사실이 그렇습니다. 늘 아이패드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제가 시작하는 얘길 다시 해 봅니다. 일단 저는 아이패드를 굉장히 많이 씁니다. 요즘은 이걸로 플레이스테이션 연결해서 게임도 하고,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기도 하지만 저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걸로 글을 쓰고 일을 합니다. 요즘은 사진 편집도 이걸로 하고, 영상 편집도 조금씩 조금씩 더 많이 해보고 있습니다. 제가 쓰는 아이패드는 3세대 아이패드 프로인데, 지난 몇 주 동안은 4세대 아이패드 에어로 대신했습니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이 아이패드 에어에 기대했던 부분, 그리고 실제 느낌들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프로와 에어 아이패드 에어4의 가장 큰 강점은 성능, 그리고 가격입니다. 그동안 아이패드는 다소 양극화되어 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정말 잘난 기기이고,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최호섭
2020-12-03
애플 프로세서 '3번의 대전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애플의 자체 프로세서, M1을 쓴 맥들이 미국, 일본 등 1차 출시국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애플은 이 제품들이 기존 인텔 프로세서를 쓰던 제품들에 비해 CPU나 그래픽 성능이 2배에서 6배까지 높다고 밝혔고, 실제 테스트 결과들을 봐도 성능이 꽤 높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기를 사용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고, 특정 상황에서는 확실히 애플이 생각하는 새로운 프로세서 사용 방법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전히 애플이 왜 맥에 쓸 칩을 새로 만들었을까에 관심이 쏠립니다. 인텔과 애플의 관계가 멀어졌다는 이야기부터, 부트캠프를 막아서 윈도우 점유율을 낮추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뭐 여러 가지 호기심도, 불안도, 의심도 들 수밖에 없는 프로세서지만 애플이 밝히는 새 프로세서의 목적은 성능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직접 하게 된 것도 그동안의 애플이 프로세서를 바라보는 시선과 관련이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니까요. 모토로라에서 IBM으로 '첫 번째 대전환' 애플에, 또 맥에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애플이 이전에 썼던 파워PC를 기억하실 겁니다. 이 파워PC는 애플의 상징과도 같았고, 또 전문가용 고성능 컴퓨터의 대명사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이 칩을 선택하게 된 이유 역시 성능입니다. 애플은 90년대 초반 맥OS의 그래픽 중심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그래픽, 디지털 음악 등의 용도로 매킨토시가 성장하면서 고성능에 목이 말랐습니다. 이때까지 애플은 모토로라의 68000 계열 프로세서를 주로 써 왔는데, 매킨토시 쿼드라 시리즈에 쓰인 68040 이후로 한계가 찾아왔습니다.
최호섭
2020-11-25
드디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된 '애플워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애플워치가 드디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됐습니다. 11월 6일 애플이 아이폰의 iOS14.2와 애플워치의 워치OS7.1버전을 공개하면서 애플워치에서 심전도와 부정맥 기능이 풀렸습니다. (참조 - 국내서도 애플워치 심전도 측정·부정맥 알림 된다) 사실 심전도와 부정맥 확인은 오래전에 발표된 기능입니다. 심전도는 애플워치 시리즈4부터, 부정맥은 애플워치 시리즈3부터 잴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의료기기로만 잴 수 있는 기능들이었기 때문에 막혀 있었던 것이지요. (이제 애플페이만 남았네요.) 일단 이 두 가지 기능에 대해서 알아야겠죠. 심전도는 몸에 흐르는 전류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심장이 뛰면서 작은 전류를 만들어내는데 그 전류가 만들어내는 신호를 읽어서 심장이 건강하게 뛰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신호를 해석하면 심장을 움직이는 근육의 힘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심장이 빠르게 살살 뛰는 심방세동을 비롯한 부정맥의 징후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애플워치는 시리즈3부터 부정맥을 잴 수 있습니다.
최호섭
2020-11-12
아이폰12 어댑터 제외, 상술일 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아이폰12가 곧 출시됩니다. 발표 직후의 관심거리 중 하나는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구성품, 특히 충전기입니다. 아이폰12부터 이어팟과 어댑터가 패키지에서 빠졌습니다. 애플은 환경 문제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적지 않은 분들이 달갑지 않게 바라보는 듯합니다. 결국 원가를 낮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지요.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충전기 제외에 화가 나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애플의 환경에 대한 고민, 그리고 관련된 움직임들은 보여주기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고 있고 상당히 진지합니다. 애플의 목표 '탄소 제로' 요즘 애플의 신제품 발표 키노트에 리사 잭슨 환경 담당 부사장이 나오는 일이 많죠. 어떻게 보면 가장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는 임원일 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오래전부터 제품 발표 맨 마지막에 수은, 비소, 베릴륨, PVC 등을 쓰지 않고, 알루미늄이나 일부 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는 메시지를 꼭 넣었습니다. 아이폰은 1년에 2억대씩 팔리는 제품입니다.
최호섭
2020-10-26
아이패드 형제들 사이, 에어의 제자리 찾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9월15일, 새 아이패드 에어가 발표됐습니다. 벌써 4세대가 됐네요. 아이패드 에어는 이제 맥북의 ‘프로’와 ‘에어’가 나뉘는 것처럼 명확하게 구분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화려했던 에어의 등장 사실 아이패드 에어는 아이패드의 최고급 라인이었지요. 2013년 처음 등장했던 아이패드 에어는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2로 몸집을 줄이고, 3세대에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넣었죠. 하지만 이때까지 아이패드는 휴대용이라고 부르기 조금 애매한 면이 있었습니다. 애초 스티브 잡스가 발표했던 첫 아이패드는 휴대보다는 거실 소파에 앉아 쓰는 쪽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노트북보다 가볍고 배터리도 오래 쓰기 때문에 휴대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고, 애플은 2012년 가을 4세대 아이패드와 함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았었지요. 정말 아이패드 경험 그대로 갖고 다니기 좋게 만든 제품입니다. 그런데 2013년 가을, 새로운 아이패드가 등장했죠. 바로 아이패드 에어입니다.
최호섭
2020-10-20
처음엔 환영받았던 '7:3 앱 수수료'에 대한 갈등이 커지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애플과 에픽게임즈(이하 에픽)의 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8월 14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히트 게임인 포트나이트가 퇴출되었습니다. 에픽이 포트나이트의 새 버전에서 아이템, 콘텐츠 등을 구입하는 앱 내 결제 수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각 앱 상점의 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고쳤기 때문입니다. 네, 이 전쟁의 원인은 결제 수수료에 있습니다. 에픽은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이 앱 내에서 아이템을 구입할 때 에픽 스토어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플에 요청했습니다. 애플은 이를 깔끔하게 거절했죠. 왜냐면 애플 앱스토어의 규정은 앱 가격뿐 아니라 그 안에서 직접적으로 구매가 이뤄지는 모든 소비 과정에 30%의 수수료를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외가 없습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도 모바일로 오피스를 준비하면서 애플과 수없이 많은 협상을 해 왔습니다. 오피스365는 기본적으로 구독 프로그램인데, 애플 기기의 이용자들이 이 요금을 오피스 앱 자체에서 결제하면 30%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안 내겠다’는 입장보다는 ‘줄이자’ 쪽이었습니다. 오피스365 이용자는 많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라는 킬러 앱으로 애플에 그만큼 많은 수익을 가져오니 애플도 협상을 통해 수수료를 조금 줄여줄 수 있지 않나 하는 겁니다. 사실 이 문제 때문에 몇 년 동안 모바일 버전 오피스의 출시가 미뤄졌고, 갈등이 외부로 공공연하게 이야기될 정도였으니 내부적으로는 더 복잡한 과정이 있었겠죠.
최호섭
2020-09-25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어쩌다 천덕꾸러기가 됐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이제 제발 헤어지자” 친구나 연인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 컴퓨터 속에 지난 25년 동안 자리 잡고 있었던 그 프로그램, 바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하는 말입니다. 가장 오랫동안 또 많이 써 왔지만 이만큼 원망과 아쉬움이 많았던 프로그램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 입지는 분명히 좁아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 8월부터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마이크로소프트365의 웹 기능 이용의 기술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워드나 엑셀 파일을 열어볼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지난 3월부터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유튜브를 볼 수 없게 됐고, 올 11월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도구인 ‘팀즈(tea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한 기술 지원도 끊어집니다. 설마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시지는 않겠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지난 2015년 윈도우10을 내놓으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 개발 중단을 선언했고 다른 웹 브라우저로 전환하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습니다. 그게 윈도우10에 들어 있는 ‘엣지’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어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쓰지 않는 게 좋겠다는 뉘앙스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이제 완전히 퇴장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에 들어 있는 인터넷 익스플로러11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기술 지원, 그러니까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보안 정도의 업데이트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호섭
2020-09-07
구글과 애플의 '보급폰 전략'은 좀 다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구글이 픽셀4a를 아주 조용히 꺼내놨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이벤트가 조심스러운 것도 있지만 사실 이 구글의 픽셀, 그중에서도 뒤에 a가 붙은 이 제품은 지난해 처음 공개될 때도 기대와 달리 아주 짧고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구글이 이 제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들을 기회가 좀처럼 없는 듯합니다. 픽셀의 a라인은 말이 조금 어색하지만 ‘보급형 제품’입니다. 첫 제품이었던 픽셀3a는 픽셀3의 동생이었고, 이번에 공개된 픽셀4a는 픽셀4의 동생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제품의 핵심은 성능과 위치, 가격, 그리고 이를 통해 구글이 시장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있느냐에 있습니다. 픽셀 4a '가격과 성능' 픽셀 4a는 CPU로 스냅드래곤 730을 씁니다. 요즘 플래그십에 들어가는 스냅드래곤 865를 비롯한 800번대 제품에 비해 하나 아래에 있는 칩입니다. 하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칩은 아닙니다. 스냅드래곤 700 시리즈의 현재 최신 프로세서는 LG전자의 벨벳에 들어간 스냅드래곤 765입니다. 스냅드래곤 730은 이보다 한 세대 전 제품입니다.
최호섭
2020-08-26
한국 스마트폰의 '통화 녹음과 사진 촬영음'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아이폰엔 없는 통화 녹음 기능 지난 WWDC20이 열리기 직전 iOS14에 통화 내용 녹음이 들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특히 이 소문에 우리나라 아이폰 이용자들이 큰 기대를 했던 것 같아요. 물론 결과적으로는 iOS14에 그런 기능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아마도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통화 녹음은 들어갈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애플이 굳이 이 기능을 넣을 이유가 없거든요. 일단은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등 많은 국가들이 상대방의 동의 없는 통화 녹음을 불법으로 정하거나, 혹은 그 결과물을 법적 증거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되지 않냐고요? 정확히는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합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녹화 녹음 기능을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쓸 수 있도록 했다가 몇 년 전 전화 기본 API에서 녹음 관련 기능들을 아예 막아 버렸습니다. 지금 안드로이드폰에서 통화 녹음이 되는 것은 구글의 공식 API는 아니고, 각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통화 앱을 설계하면서 직접 만들어 넣은 것들입니다.
최호섭
2020-07-23
'애플 칩' 발표가 ‘맥에 가장 역사적인 날’인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0년 WWDC의 가장 큰 화제는 맥의 변화였습니다. 팀 쿡 CEO는 키노트 말미에 “오늘은 맥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이내 프로세서에 대해 설명합니다. 애플은 더 효율적인 프로세서를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 직접 개발한 반도체를 맥에 도입할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온 유명한 소문의 떡밥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텔과 결별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애플의 A 시리즈 프로세서는 점점 성능이 좋아져서 데스크톱 PC 수준의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언젠가는 자체 프로세서가 인텔의 x86 프로세서를 대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무리는 아니었을 테고요. 그런데 애플은 왜 직접 프로세서를 만들기 시작했을까요? 애플이 첫 프로세서를 만든 것은 아이폰4, 그리고 1세대 아이패드에 쓴 A4 칩입니다. 이전까지, 그러니까 우리에게 익숙한 아이폰3GS까지는 주로 삼성전자에서 개발, 생산한 프로세서를 썼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직접 모든 설계를 꾸린 칩, A4를 꺼내놓습니다. 삼성전자와 경쟁하게 되면서 관계가 예민해졌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들도 나오긴 했지만 사실 이때쯤 애플은 생각보다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최호섭
2020-07-02
떠나는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끝났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올림푸스가 지난 5월 20일 한국 시장을 떠난다고 발표했죠. 6월 말로 판매와 관련된 모든 비즈니스가 종료되고 수리 관련 최소한의 자원만 남겨둔 채 카메라 사업을 정리합니다. 물론 올림푸스의 다른 광학 관련 비즈니스는 잘 되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철수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만큼 카메라 시장에서 승부가 어려웠다는 이야기겠지요. 니콘도 세계적으로 카메라 쪽 인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뉴스도 나왔습니다. 후지도 위험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대체 카메라 시장은 무엇이 문제고, 올림푸스는 그 안에서 무엇을 놓쳤을까요? 올림푸스의 기억 올림푸스를 유튜브에서 찾아보다가 2000년대 초반의 ‘나와 올림푸스만 아는 이야기’라는 광고를 보고 좀 찌릿했습니다. 꼭 광고 모델이 누구라서가 아니라 그냥 신나게 노는 장면을 묵묵히 담아주는 카메라로 사진이 가진 감성적인 의미를 꽤 잘 전달했고, 배경 음악이나 화면도 좋았습니다. 기능이 어떻고, 렌즈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를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카메라가 담아주는 내 일상의 기록을 한마디로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원하는 카메라의 이미지죠. 그런데 올림푸스는 왜 이렇게 됐을까요? 일단 해외 시장은 잘 모르겠지만 국내에서는 썩 좋지 않았나 봅니다.
최호섭
2020-06-08
아이패드 ‘40만원짜리 키보드’ 존재의 의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키보드는 어떤 의미일까요? 어떤 물건을 산다는 건 단순히 필요한 물품을 구비하거나 소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때로 ‘어떤 것을 산다’는 것 자체가 개개인의 미묘한 부분을 대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많은 고민을 통해 한 가지씩 살 수밖에 없는 자동차, 스마트폰 등이 이런 부류에 들어가는데 그중에서도 묘한 것이 바로 키보드입니다. 키보드의 의미 키보드는 참으로 묘한 존재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내가 필요한 글자를 입력해주는 도구라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강조되는 하나의 부품일 뿐입니다. 아니, 그냥 컴퓨터 살 때 서비스로 끼워주는 게 키보드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틀린 이야기도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키보드 중 하나가 5000원 내외에 팔리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또 가만히 보면 가장 비싼 컴퓨터 부품 중 하나가 바로 키보드입니다. 자동차 마니아의 마음속에 나만의 옵션을 품은 포르셰 911이 있는 것처럼 컴퓨터에 조금 관심을 갖고 쓰는 이들에게는 저마다의 ‘짝사랑 키보드’가 있습니다. 이게 흥미로운 건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키가 눌리는 방식부터 유무선, 브랜드, 색깔, 키캡까지 저마다 기준이 있으니 말이지요. 그래서 키보드는 취향을 존중해야 합니다. 키보드를 쓰는 용도와 빈도, 기능, 가격 등 아주 복잡한 판단 기준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것이 바로 이 키보드입니다. 논란의 버터플라이 키보드 요즘 가장 말이 많은 키보드는 아마도 애플 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호섭
2020-05-28
폴더블폰의 기술만큼 중요한 과제 '접어야 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1996년이었던가, 모토로라의 스타택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은 지금도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은 밖에서 걸어 다니면서 전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여전히 놀라운 시절이었고, 당시 휴대전화가 이른바 ‘벽돌’이라고 불릴 만큼 큼직했던 것과 달리 얇고 손바닥만 한 데다가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펼치면 얼굴에 묘하게 달라붙는 느낌이 신기했습니다. 무엇보다 광고에서 스타택을 셔츠 주머니에서 스윽 꺼내 드는 장면은 스타택을 동경의 대상으로 만들었고, 결국 1999년 즈음 ST-7760이라는 모델명까지 기억하는 스타택을 구입해서 한동안 즐겁게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폴더'의 추억 스타택은 큰 인기를 누렸고, 이후 비슷한 형태의 이른바 ‘폴더’ 디자인은 대세가 되어서 수많은 휴대폰에 적용됐죠. 특히 국내에서는 바깥쪽에 작은 화면을 두는 듀얼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서 이를 크게 발전시키기도 했습니다. 폴더 휴대폰은 꽤 실용적인 디자인이었습니다. 접어서 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펼치면 쓰기 편한 크기가 됩니다. 크기와 휴대성을 손상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만들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지요. 하지만 이는 커다란 화면이 미덕이 되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역사의 한켠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약 10여년 만에 이 ‘접는 휴대전화’는 다시 하나의 기술 흐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최호섭
2020-04-06
애플이 공개한 5시간19분28초 '원 테이크' 영상의 의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애플이 무려 5시간19분28초에 달하는 유튜브 영상을 하나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담은 영상입니다. 45개 홀을 돌며 588개의 전시 작품과 공연을 담아냈습니다. 영상 전체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일하는 동안 아이패드로 켜 두고 흘깃흘깃 보다 보니 꽤 재밌는 구석이 있습니다. Shot on iPhone은 애플이 꽤 오랫동안 이어온 캠페인이었죠. 한마디로 ‘아이폰으로 찍은 작품’이라는 의미입니다. 애플이 직접 찍은 것도 있지만 세계의 유명 작가들이 찍은 작품도 있고 전문가를 꿈꾸는 아마추어들이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제까지는 사진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동영상도 꽤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에르미타주 미술관 역시 동영상으로 박물관을 담아낸 영상이지요. 아이폰 11 프로 맥스로 이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영상 소스는 4K이고, 영상 전체를 단 한 번도 자르지 않고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의 녹화 버튼만 눌러서 담아냈습니다. 짐벌에 올려 자연스럽게 미술관 전체를 매끄럽게 돌아보는 게 아주 일품입니다. 또한 아이폰 카메라의 스마트 HDR 덕에 영상에서도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지면서 색과 밝기 표현이 자연스러워진 것도 눈에 띕니다.
최호섭
2020-03-19
'맥북 프로 16' 비싼 컴퓨터가 반가운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보다 보면 이제 컴퓨터도 양극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벌써 10여년째 이어지는 ‘PC 시장이 가라앉고 있다’는 뉴스에는 무뎌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컴퓨터는 필수 소비재고 컴퓨팅의 분야가 넓어지면서 기기와 분야는 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이 가라앉고 있다’는 의미의 ‘성숙’이 아니라 역할에 따라 적절한 기기를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다는 쪽에 가까운 게 아닌가 합니다. 이번에는 고성능 컴퓨터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맥북 프로 16입니다. 이 컴퓨터는 지금 손에 꼽을 만큼 비쌉니다. 무려 319만원입니다. 그런데 이게 꽤 잘 팔리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이 좀 별난 것도 있겠지만 반응이 사뭇 다릅니다. ‘필요하던 컴퓨터가 나왔다!’ 같은 반응이랄까요? 애플 팬보이니까? 최신형 맥이니까?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맥북 프로 16은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컴퓨터입니다. 너무 뻔하지만 포인트는 ‘고성능’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그저 맥북 프로 16인치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고성능 컴퓨터의 '존재 이유'를 돌아볼까 합니다. 놀라운 성능, 놀라운 가격 성능 벤치마크 테스트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맥을 쓰신다면 지금 업무 환경에서 가장 효과적인 컴퓨터가 바로 맥북 프로 16입니다. 성능이요? 데스크톱과 모바일을 떠나 맥에서는 가장 뛰어난 컴퓨터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맥의 주목적을 게임으로 두는 분들은 많지 않겠지만 웬만한 게임을 돌리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최호섭
2020-03-06
LG폰의 충성팬들이 서운함을 느끼게 된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이 또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V60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하고, 국내는 G9으로 집중하겠다는 LG전자의 2020년 첫 스마트폰 전략이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참조 - LG V60 씽큐, 카메라·마이크 4개 탑재… 다음달 미국 출시) 아니, V50은 지난해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이끌었던 간판 제품이 아니었나요? 인기가 좋아서 하반기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V50S라는 가지치기 제품까지 등장했던 게 바로 2019년 ‘V’ 스마트폰입니다. 아무래도 지난해 막대한 보조금과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끼워주면서 판매량에 비해 실속을 챙기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최근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서 회사 전체로는 기록적인 성과를 냈지만 모바일, 그러니까 스마트폰은 또 적자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참조 - LG전자 사상 최대 매출 올렸지만 '스마트폰'에 빛 바래) 굳이 몇 분기째라고 셀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건 스마트폰은 LG전자에 가장 아픈 손가락임이 분명합니다. 아마 그래서 더 여러 가지 시도가 이어지는 것이겠죠.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은 변함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 해답은 결국 올 한 해를 장식할 신제품에서 찾아야겠지요. 올해 LG전자가 내놓아야 하는 스마트폰은 특별한 일이 없다면 넘버링으로는 G9과 V60이 출시될 차례입니다. 그런데 국내 시장에서 듀얼 스크린을 특징으로 한 V60 대신 G9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은 다소 의아한 일일 겁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고요. ‘LG전자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은 절대 등을 돌리지 않기 때문에 일등 결혼상대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눈에 띕니다. 또다시 ‘신뢰’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지요. 도대체 LG전자 스마트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G와 V의 ‘투 트랙’ 먼저 지난 몇 년 동안 맘고생이 심했을 LG전자의 스마트폰들을 돌아봐야겠습니다. 아, 제품의 리뷰를 뜯어보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사실 출시 시점에서 최근 LG전자가 내놓는 스마트폰들은 하드웨어로서 별로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아니, 따져보면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잘 만든 스마트폰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또 LG 마케팅이?…’ 이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하는 LG전자의 캐릭터죠.
최호섭
2020-02-17
무선 이어폰의 한 해, 에어팟과 QCY가 남긴 것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2019년에도 적지 않은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가 나왔고 또 쓸데없이 많이 샀습니다. 남자들의 가장 못된 관심사가 자동차, 카메라, 그리고 리시버라고 하는데 제가 바로 이 셋의 완벽한 접점입니다. 아, 하지만 제 성격이나 여러 상황상 애초 목표는커녕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선에서 타협과 합리화로 만족하는 취미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분야에서 뭐 하나 내세울 수 있는 컬렉션도, 평가 기준도, 능력도 없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저와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올해 관심을 가졌던 음악 분야는 ‘무선’입니다. 그럼 작년에는 뭐였냐고 물으신다면 ‘무선’이었습니다. 네, 무선은 오랜 숙제였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였지만 동시에 ‘한계’이기도 했습니다. 무선이라는 기술 자체는 블루투스 등장 이후 지난 십몇 년간 가장 반짝이는 기술이었지만 동시에 응답 속도가 느리고, 음질이 떨어지고, 무겁고, 디자인이 별로라는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른바 메이저 오디오 업체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던, 또 그 팬들은 그렇게 달갑게 여기지 않는 기술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지요. 거의 모든 브랜드가 블루투스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적지 않은 수의 이어폰이 출시됐습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습니다. 하지만 많은 브랜드들이 썩 신통치 않은 성적표들을 받아봤지요.
최호섭
2019-12-17
이제 스마트폰이 사진의 정의를 바꾸고 있네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그걸로 사진 찍어봐” 나이 마흔 전후의 글쟁이들 넷이 어두컴컴한 술집에 모였습니다. 회 안주와 맥주를 시킵니다. 그리고 회가 식탁에 올라오자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냅니다. 네, 지금 이 자리는 음식 사진을 잘 찍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의 자존심이 걸린 카메라 벤치마크 테스트 자리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이 치열한 경쟁의 승자는... 시장에 갓 등장한 애플 아이폰11프로, 그리고 구글의 픽셀4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서둘러 마무리하고 맥주부터 들이켰습니다. 엄청 유치해 보이지요. 사실 더 부끄러운 건 아이폰XR로 ‘그래도 사진은 잘 찍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섣불리 덤볐다가 가방 속 미러리스 카메라를 꺼내서 ‘복수할까?’라고 생각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경쟁이 안 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쟁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음식이 나오면 모두의 시선이 모이면서 ‘착착착’하고 셔터(흉내)소리가 한바탕 들리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지요. 이건 마치 하나의 문화이자 세리모니처럼 됐습니다.
최호섭
2019-11-27
가장 '젠하이저다운' 소리를 내는 이어폰 IE40프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호섭님의 기고입니다. 올해도 이어폰을 꽤 여럿 샀습니다. 특히 올해는 TWS(True Wireless Stereo)로 불리는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의 인기가 대단했죠. 그 사이에 유선 이어폰도 하나 끼어 있습니다. 젠하이저 ‘IE40프로’입니다. 벌써 이 이어폰을 쓴 지도 석 달이 지났네요. 신제품도 아닌데 굳이 이 이어폰에 대해 지금 와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재미있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썩 대중적인 인기도 없는 것 같아서 시쳇말로 ‘유니크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거 뭐냐”라는 소리와 “괜찮은데 이거 뭐지?”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다 보니 나름 아까운 제품이라는 생각에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젠하이저 MX400의 추억 우리나라에서 젠하이저 이어폰의 전성기는 MP3 플레이어가 대중화되던 때가 아니었을까요? 당시 MX400은 아이리버를 비롯해 대부분의 MP3 플레이어의 번들 이어폰으로 쓰이면서 이름 모를 이어폰을 끼워주던 기존의 환경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음질을 두고 경쟁이 치열하던 당시 환경에서 번들 이어폰을 바꾸는 것은 아주 간단하고 확실한 개선책이었습니다. 그렇게 대중적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젠하이저의 MX400이고,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이 이어폰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 제품으로 이어폰에 맛을(?) 들이신 분들도 적지 않을 테죠.
최호섭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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