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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12년 동안 한국에서 신문 기자로 일했습니다. 책 '40세에 은퇴하다'와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하는 사피엔스를 위한 가이드'를 썼고 이메일 구독 서비스 '노멀피플(blog.naver.com/wildwildthing)'을 운영합니다.
‘Remember Everything’ 에버노트는 어쩌다 잊힐 위기에 처했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입니다. 이 문장에서 ‘가정’을 ‘기업’으로 바꿔도 말이 됩니다. 잘 되는 기업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잘 되죠. 기술력이 좋고, 인재도 많고, 혁신도 잘합니다. 심지어는 운도 잘 따릅니다. 하지만 잘 안되는 기업은 모두 다 조금씩 다른 이유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니, “잘되는 기업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잘 안되는 기업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라고 쓸 수도 있을 겁니다. 이를 뒤집어서 보면 잘 되는 기업에서는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별로 없는 반면 잘 안되는 기업에서는 반면교사 삼아 배울 수 있는 게 많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래서 베스트 프랙티스보다는 실패 케이스에서 배울 게 더 많고, 성공 신화보다는 실패 스토리가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잘된 예는 널리 알리고 싶은 반면, 실패한 이야기는 누구나 숨기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실패 케이스는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리콘 밸리도 예외가 아닙니다. 성공한 기업보다는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훨씬 많지만 우리는 주로 성공한 기업들의 얘기를 듣죠. 이 글에서는 실패… 라고 하기는 좀 이르지만, 매우 잘 나가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연두색 바탕에 회색 코끼리 아이콘 기억하시는 분 많을 겁니다. 파워 유저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다운로드 받아 봤을 그 노트 앱 말입니다. 에버노트. 요즘엔 많이 쓰는 것 같지는 않던데, ‘아직 살아있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선우
2019-08-23
'뻘짓을 위한 조직' X가 혁신하는 6가지 방식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한 가지 초대박 아이템을 가진 기업은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라는 PC 운영체계로 세계를 휘어잡다가 모바일 시대의 도래를 놓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죠. 지금은 클라우드 비즈니스로 다시 잘 나가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거의 ‘잃어버린 10년’을 겪었습니다. 애플도 약간 불안해 보입니다. 아이폰이라는 2007년에 나온 전무후무한 제품이 여전히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넥스트 아이폰’이 나올 때가 지났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입니다. 물론 애플은 여전히 잘 나가고 있죠. 하지만 아이폰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어서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건 아닐까요. 이 밖에도 코닥(필름)이나 노키아(휴대전화)처럼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에 매몰돼 스러져간 기업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훌륭한 기업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절대로 겪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구글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겠지만 편의상 구글이라고 하겠습니다.) '뻘짓'을 위한 조직 구글 안에는 X라는 부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글X로 불렸는데, 2015년 이후 알파벳의 자회사가 되면서 지금은 그냥 X로 불리죠. 미지수 X라니 이름부터 멋지지 않나요? 시작은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2009년 ‘기타 담당 이사(Director of Other)’를 두면서였어요. 구글의 핵심인 검색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자리였습니다. 보통 상장 기업들은 핵심 사업 이외에는 투자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주주들이 난리가 나죠. 뻘짓 한다고. 하지만 구글은 아예 X라는 부서를 따로 만들어서 진짜 뻘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선우
2019-08-08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틱톡이 잘나가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요즘 세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트업 중 하나는 중국의 바이트댄스입니다. 기업 가치가 무려 750억 달러에 이르죠. 바이트댄스는 뉴스앱 ‘진르터우탸오’와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등을 서비스하는데, 이 중 틱톡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되는 앱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12억 번, 미국에서는 1억400만 번 다운로드가 됐죠. 월평균 이용자는 5억 명입니다. 트위터보다 많습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수가 중국 밖에 있는 사용자라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평균적인 틱톡 이용자는 하루에 8번 이상 앱을 열고 약 45분 동안 사용을 한다고 합니다. 적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틱톡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면, 이는 틱톡 이용자 연령층이 주로 10대와 20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일 겁니다. 고등학생 딸 아이에게 “요즘 학교 친구들이 틱톡 많이 하냐”고 물었더니 “엄청 욕하면서도 계속한다”고 답을 하더군요. 뭔가 하찮은 듯하면서도 중독성이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워낙 많이 하다 보니 미국에서는 스냅챗 이후 처음으로 ‘하지 않으면 뭔가 뒤떨어지는 느낌이 드는 앱’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흔히 FOMO(Fear Of Missing Out)라고 하죠. 연결이 아닌 콘텐츠 중심 신개념 소셜미디어 틱톡은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라는 설명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독특한 앱입니다. 동영상 하나의 길이는 대게 15초 이하입니다. 정말 짧죠.
김선우
2019-07-26
손정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5가지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1000억 달러 규모 인공지능(AI) 전문 비전펀드를 출범시키고 운영하면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리콘 밸리의 최고 실력자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빅픽처’를 그리는 뛰어난 비전과 전략은 물론 실행력까지 겸비한 손 회장에게 모두가 감탄을 하고 있죠. (참조 - 손정의가 ‘실리콘밸리 최고 실력자’로 불리는 이유) 비전펀드의 압도적인 규모에 대처할 수가 없어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는 업계의 질투도 보입니다. 하지만 손 회장과 비전펀드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사실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큰 펀드를 운영하면서 문제가 없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겠죠. 1. '피 묻은 돈'이 관련됐다 첫째는 정치적인 문제입니다. 비전펀드의 가장 큰 투자자라고 할 수 있는 사우디의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Muhammad bin Salman)이 2018년 가을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우디 출신 기자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를 살해하는 데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참조 - 유엔 조사관, “빈살만 왕세자, 카슈끄지 암살 책임”)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사실상 사우디 자금 없이는 비전펀드는 없다고 봐야 하니까요. 게다가 기업들도 ‘피 묻은 돈’을 받기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역시나 잘나가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건 종종 정치적인 이슈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됩니다. 손 회장은 왕세자를 만나고 급한 불을 끄면서 일을 수습합니다. 하지만 사우디 펀드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리스크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곧 모금을 시작할 예정인 제2의 비전펀드에는 중동계 자금의 의존도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2. 벤처 생태계를 망친다 둘째는 손 회장이 벤처 생태계를 망가트린다는 지적입니다. 하버드대 미히르 A. 데사이(Mihir A. Desai) 경영대 및 법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 ‘당신이 우버의 상장 실패를 바라야 하는 이유 (Why You Should Root for the Uber I.P.O to Fail)’에서
김선우
2019-07-09
손정의가 '실리콘밸리 최고 실력자'로 불리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ARM 인수의 의미 3년 전 여름 밤이었습니다. ARM의 CEO 사이몬 시거스(Simon Segars)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미국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에 있는 1억1700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의 대부분을 디자인하는 영국 기업이죠. 시거스 CEO는 사실 자신이 왜 그 자리에 와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소프트뱅크가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ARM의 칩을 넣자는 제안 정도를 상상할 뿐이었죠. 하지만 대화가 무르익자 손 회장은 “만약 돈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ARM의 기술로 얼마나 많은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합니다. 상장 기업의 CEO인 시거스는 돈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을 가정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깜짝 놀랐죠. 저녁 자리에서는 대화가 이어졌지만 특별한 사업 제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손 회장은 시거스에게 전화를 합니다. 시거스와 ARM의 회장 스튜어트 채임버스(Stuart Chambers)를 만나고 싶다고. 채임버스 회장은 지중해 연안에 있는 요트에서 휴가 중이었습니다.
김선우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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