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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욱
술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바라보는 술 칼럼니스트.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 교수.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 저자.
수제 맥주 시장, 지금 진입해도 될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명욱님의 기고입니다. 2021년, 가장 핫하게 떠오른 술이라면 수제 맥주를 들 수 있죠. 곰표 맥주를 시작으로 말표, 유동 골뱅이, 금성 맥주, 쥬시후레쉬 맥주.. 최근에는 속옷 전문 브랜드인 백양의 브랜드를 사용한 맥주도 등장했습니다. 코로나로 회식이 사라지면서 홈술 시장이 커졌고, 소비자가 홈술에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즐기고자 하다 보니 추억과 이어진 브랜드가 눈에 띄어서일 것입니다. 여기에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되어 왔던 '4캔 만원'이라는 편의점 맥주 소비 패턴에 수제 맥주가 잘 들어맞았던 겁니다. 때마침 일본 맥주 불매 운동으로 생겨난 아사히, 기린 맥주의 빈자리도 한몫했겠지요. 2020년 주세법 개정으로 인해 맥주 주세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뀐 것도 수제 맥주에는 빅 찬스였습니다. (참조 - 50년만의 주세법 개정, 맥주 '종가세->종량세' 전환 시행) 기존의 '종가세'는 가격에 세금이 매겨지는 구조였습니다. 원가를 최대한 아껴야 주세를 적게 낼 수 있었고, 그것이 결국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죠. 종가세 구조에서는 소품종 대량생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하나의 제품에 올인하면 그만큼 개발비도 적게 들고, 원재료도 대량으로 구매가 가능한 만큼 구매 원가도 낮출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있었죠. 그래서 한국 맥주는 대부분 소품종 대량생산에 포커싱을 맞췄습니다.
명욱
2021-06-30
코로나 시대, 와인은 뜨고 위스키는 지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명욱님의 기고입니다. 코로나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여러 변화를 가져왔죠? 대표적으로 거대한 메가상권의 권위가 무너졌습니다. 흥미롭게도 코로나가 소외된 주택 상권을 살리기도 한 것이죠. 코로나는 집에서 슬리퍼를 신고 갈만한 가까운 곳을 의미하는 '슬세권'을 탄생시켰습니다. 로코노미(Local Economy)의 도약입니다. * 로코노미 지역과 동네의 합성어로, 동네상권을 의미한다. 이제는 거대한 자본의 흐름에 기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 상권 자체로 밸런스 있게 성장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이해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많이 도약한 곳이 정육점입니다. 집 가까이에서 가장 쉽게 고기를 살 수 있는 곳이죠. 외식을 기피하고 집밥을 추구하는 문화에서 외식을 대체하는 대표적인 메뉴가 바로 소고기였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도 늘 소고기 사 먹을까, 외식할까 선택의 기로에 서 있죠. 외식을 대신하는 술, 그것이 바로 와인 그렇다면 주류 시장은 어떨까요? 외식을 대신하는 대표적인 집밥 메뉴가 소고기라면, 술은 와인입니다.
명욱
2021-05-18
위스키는 왜 소주보다 훨씬 비쌀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명욱님의 기고입니다. 증류주의 시작 '4원소설'이란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이 물, 불, 공기, 흙이라는 4가지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론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4가지 원소로 세상의 모든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개념은 이슬람권으로 넘어가 금을 만들려는 연금술의 기초 사상이 됩니다. 세상의 모든 금속에 물, 불, 공기, 흙의 개념을 더하면 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건데요. 흥미로운 것은 여기서 증류주의 탄생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연금술사들이 와인과 맥주 등에 불을 대본 거죠. 이는 증류 기법의 발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물은 끓는점이 섭씨 100도이지만, 그보다 낮은 78.3도의 열을 가한 순간 알코올이 먼저 증발합니다. 이것을 먼저 뽑아낸 순간 순도 높은 증류주가 탄생합니다. 영어권에서는 증류주를 스피릿(Spirit)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간단합니다. 바로 맥주 및 와인 등의 발효주에서 알코올만 분리했다는 뜻입니다. 맥주를 증류한 술은 위스키가 되었고, 와인을 증류한 술은 브랜디가 되었습니다. 동유럽에서는 곡주로 증류한 술이 보드카의 기원으로 이어졌고,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 몽골을 통해 이 기법이 들어와 소주의 시작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소주의 한자는 구울 소(燒), 술 주(酒), 즉 '구운 술'이라는 어원을 갖고 있죠.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 역시 어원을 찾아가면 브랜드 바인(brande wijin), 즉, 구운 와인입니다. 소주와 같은 뜻의 어원을 갖고 있네요. 서양의 전유물로만 느껴지는 위스키나 코냑이 알고 보면 이슬람의 연금술에 뿌리를 두었고 소주와 친인척 사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주의 소매가는 1500원, 위스키의 고급 제품은 가볍게 50만원. 역사상 최고가 위스키 제품은 무려 20억원(맥캘란 파인 앤 레어 1926)이 넘습니다.
명욱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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