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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이야기
합법과 불법 사이.. 편의점 파라솔의 속사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계절은 여름의 한복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야장’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편의점 바깥에 펼쳐놓는 파라솔을 업계에서는 ‘야장’이라고 부릅니다. 바깥에서 하는 장사이니 '들 야(野)'자를 써서 야장이라 부른다는 이야기가 있고, 밤에 불야성을 이루니 '밤 야(夜)'자를 써서 야장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바깥 장사 ― 밤 장사, 어느 쪽이든 통하는 설명인 것 같습니다. 여름철 파라솔 하나의 매출 가치를 보통 5만원 정도로 봅니다. 편의점에 파라솔을 하나 설치함으로써 일일 매출이 5만원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거기서 맥주도 마시고, 안주도 사 가고, 라면도 먹고, 그런 매출 상승효과가 상당합니다. (물론 지역마다 상권마다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편의점은 원래 여름에 매출이 높고 겨울에 낮아, “여름에 벌어 겨울을 견딘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상황이 그러하니 점주 입장에서는 여름철 매출 몇만원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야장 운영에 사활을 겁니다. (월 1~200만원, 늦봄에서 초가을까지 5개월이면 야장 파라솔 하나로 1000만원 가까이 매출을 끌어올리는 셈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점주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데 파라솔 10개 정도를 드넓게 펼쳐놓고 있습니다. 거의 ‘파라솔 계의 대장’급이지요. 반면, 주위를 둘러보면 파라솔이 하나도 없는 편의점도 많습니다.
봉달호
2020-06-29
담배권이 뭐기에... 장사가 안돼서 편의점을 여러 개 운영하는 역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 업계에는 ‘방어 점포’ 혹은 ‘방어 출점’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겨울이 제철이라는 그 방어 말고요, 공격과 방어할 때 방어(防禦) 말입니다. (아뿔싸, 손발 오그라드는 부장님표 아재 개그여!) 편의점이 무슨 프로야구도 아닐진대 방어 점포는 대체 뭘까요? 방어 점포의 역설 편의점을 창업하려고 시장조사를 하는 분들이 종종 묻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편의점 점주들은 다 돈이 많나 봐요?” 하는 물음입니다. 편의점 점주들은 흔히 2~3개 점포를 운영합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복수(複數)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들의 비율이 30% 정도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계약서상 다른 브랜드 가맹은 안 되지만 (예컨대 CU 점주가 GS25를 동시에 운영한다든지) 이런저런 편법으로 브랜드를 크로스해서 운영하는 점주들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복수점포 비율은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 또한 있습니다. 아무튼 편의점 점주들이 이렇게 다점포 운영을 하는 이유는 장사가 잘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장사가 ‘안돼서’ 편의점을 여러 개 운영하는 역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수익률이 높지 않은데 ‘손절’하기는 아쉬우니 오히려 더 쏟아붓는 어정쩡한 주식과도 같달까요. 지난 포스팅을 통해 편의점 업계에서 담배권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렸고, 담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천태만상에 대해서도 소개해드렸습니다. (참조 - 편의점 창업의 제1규칙 ‘담배권을 확보하라’) 자, 그리하여 당신이 담배권을 확보하였다고 합시다.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뭘까요? ‘지키는’ 것이겠죠. 기득권을 ‘단단하게’ 만들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일입니다.
봉달호
2020-06-01
편의점 창업의 제1규칙 '담배권을 확보하라'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동네에 자주 가던 A브랜드 편의점이 있습니다. 얼마 전 그 편의점이 B브랜드로 간판을 바꿨습니다. 주인은 그대로인 것을 보니 계약 기간이 끝났든지, 중간에 (위약금을 내고) 브랜드 전환을 했든지 둘 중 하나겠지요. 그 얼마 뒤, 길 건너편에 있던 과일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과일 가게 옆에 있던 미용실도 문을 닫았습니다. 미용실 옆 돈까스 전문점까지 문을 닫았습니다. 원래 장사가 잘 안되는 상권이긴 했지만 점포 3개가 줄지어 문을 닫다니 ‘무슨 일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두둥, 어느 날 세 점포를 하나로 합쳐 A브랜드 편의점이 생겨났습니다. 얼마 전 간판을 바꾼 B브랜드 편의점 바로 건너편입니다. 거울을 보듯 마주하고 있습니다. 직선거리로는 10미터도 되지 않겠네요.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니 이것을 ‘보복 출점’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너무도 흔한 일이라 유별나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이참에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계의 ‘출점 천태만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여러 차례 소개드렸듯, 편의점에서 담배권은 무척 중요합니다. “담배권 없으면 편의점 창업하지 말라”는 말은 공식으로 통합니다.
봉달호
2020-05-14
달아오르는 '편의점 배달'에 대한 몇 가지 사실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먼저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합니다. 일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지인이 보내준 사진입니다. 카운터와 손님 대기선 사이에 비닐 칸막이를 해놓았습니다.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이렇게 했다고 하네요. 본사에서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고, 가맹점주 스스로 ‘생존의 방법’을 찾아나간 케이스입니다. 손님과 알바 모두 좋아한다고 하는군요. 지인이 운영하는 그 일본 편의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출이 30%가량 줄었다고 합니다.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으니 “일본인들은 자연재해나 뜻하지 않은 사건을 워낙 많이 겪어 그런지 그다지 동요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면서 “그것이 일본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치명적 단점”이라고 언급하더군요. 각자 살아남는 길을 택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 편의점 점주들도 열심히 ‘살아남는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이 있는데요, 알다시피 배달과 관련된 업종입니다. ‘배달 편의점’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편의점에 배달을 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분들이 아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보시면 ‘편의점/마트’라는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봉달호
2020-04-24
편의점의 내부 구조에도 ‘원리’가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저희 편의점은 요즘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매장이란 낮에는 유인(有人), 밤에는 무인(無人)으로 운영하는 편의점입니다. 완전한 무인 편의점으로 나아가는 중간 단계 혹은 실험 단계인가 하고 기대하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현실은 그리 ‘스마트’하지 않습니다. 알다시피 현재 국내에 ‘무인 편의점’이라고 소개하는 점포들은 대체로 셀프 계산대 수준입니다. 상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거나 진열대의 무게 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의 최첨단 무인이 아니라, 모든 것을 손님의 ‘양심’에 맡기고 스스로 계산하고 나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모든 프랜차이저들이 첨단 무인 편의점에 회사의 명운을 걸고 개발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엄청난 설비 비용과 잦은 오류 때문에 상용화는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 셀프 계산 방식의 이런 하이브리드 매장마저 아직은 실험 단계에 불과합니다. 전국적으로 몇 개 점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는 중입니다. 저희 편의점이 그런 실험 대상으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인데, 역시 문제는 ‘도난 방지책’입니다. 현재로서는 도난 방치책이라고 해봤자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하이브리드 편의점은 저녁에는 술과 담배를 아예 판매하지 않습니다.
봉달호
2020-04-10
코로나가 상기시킨 성공의 의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전국적으로 ‘확찐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머물며 이것저것 먹기만 하다 보니 체중이 확 찐 사람들이 늘어나는 중입니다. 이 시국에 그런 썰렁한 농담이나 하고 있을 때냐! 꾸짖는 목소리가 들리는군요. 죄송합니다. 어려운 와중에도 여유와 유머를 잃지 말자는 뜻으로 이번 포스팅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지난 포스팅에 말씀드린 대로, 여전히 편의점은 많이 어렵습니다. (참조 - 편의점 오픈 이래 매출 최저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완전히 반 토막이 났고, 보름이 넘도록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편의점의 상황도 거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년간 영세 자영업자들은 암울한 시련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이번에 완전히 벼랑 끝에 서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딱 걸린 모양이랄까요. 그러는 한편으로 이 시국에 “편의점을 선택하길 참 잘했다고 느낀다” 말하는 점주들도 있습니다. 다른 업종에 비해 편의점은 그나마 낙폭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식당은 70~80%가량 손님이 줄었고, 아예 휴업을 선언한 점포도 많기 때문입니다.
봉달호
2020-03-23
편의점 오픈 이래 매출 최저점을 기록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오늘은 좀 우울한 소식을 전해야겠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한 현황입니다. 매출이 뚝 떨어졌습니다. 아웃스탠딩을 통해 그동안 소개드렸던 것처럼, 편의점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매출에 일상적으로 영향을 받기는 합니다만, 외부 요인에 따른 매출 변동 폭이 다른 업종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워낙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조건에서든 이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저 상품이 팔리는 식으로 장사가 되고, 경기가 좋지 않다고 담배를 끊거나 먹거리를 줄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근에 경쟁 편의점이 생겼다거나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 상황을 제외하고 편의점은 늘 일정한 매출 수준을 유지합니다. 오늘 안 팔리면 내일 잘 팔리는 식으로 주간, 월간, 연간 매출 역시 일정합니다. 특히 저희 편의점은 대형 빌딩 내부에 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주택가나 유흥가에 있는 일반적인 편의점과는 반대의 매출 패턴을 보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인 상주인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평균적인 매출을 거의 그대로 유지합니다. 그런 저희 편의점 매출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비가 왔던 날(2월 28일) 잠깐 우산 판매로 매출이 올라간 것을 제외하고는,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매출이 약 30~40%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담을 할 처지는 아닙니다만 어제는 ‘매출 전산망이 고장 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오픈 이래 가장 낮은 매출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봉달호
2020-03-09
편의점을 시작했으면 적어도 3년은 버텨봐야 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요즘 두 권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하나는 '멀티 팩터'. 이 책은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거짓말'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제목과 부제목으로 어떤 내용의 책일지 대략 짐작이 되실 겁니다. 다른 하나는 '환율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한국은행에 근무하셨던 분이 쓴 책으로 ‘환알못’ 신세를 벗어나 보려고 읽고 있는데 솔직히 초심자로서는 살짝 어려운 책입니다. 이 책에서 그럴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던 부분은 ‘시장의 흐름을 읽는 관점’인데 단기-중기-장기 시장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필요한 덕목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장기적인 시장 흐름을 예측하려면 ‘철학’이 필요하고, 중기적인 흐름을 파악하려면 ‘이론과 경험’, 단기적인 흐름에는 ‘직감’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굳이 환율뿐 아니라 세상 많은 일에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리라 봅니다. 적어도 3년 “편의점은 세 번 정도 계절을 경험해야 자리가 잡힌다.” 편의점을 창업하기 전에 이른바 ‘강호의 고수’들을 만나러 다닐 때 창업 20년차 점주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지금은 거의 30년차가 되셨습니다.) 저도 이제 8년 정도 ‘짬밥’을 먹으니 이 말씀의 뜻을 알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 3년차 정도는 되어야 자기 업태의 성격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가늠’이 좀 생긴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의점은 정해진 위치에 있고 유동 및 배후 인구에 따라 매출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그러면 편의점은 오픈 1년차 매출 수준을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것일까요? 그러지는 않습니다. 대체로 3년차 정도까지 꾸준히, 아주 천천히, 매출이 올라갑니다. (물론 주변에 경쟁점이 생겨난다든지 하는 돌출 변수가 없을 때 그렇다는 말입니다.)
봉달호
2020-02-24
'코로나'부터 날씨까지... 편의점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요즘 최고 매출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코로나 여파로 세상이 온통 뒤숭숭하고 손님이 급감하거나 아예 영업을 중단해 큰 고통을 받는 자영업자들이 많을 텐데 이런 말씀을 드려 송구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써도 될까 굉장히 주저했는데, 특정한 사건이 업종과 상권에 따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서 소개합니다. 코로나가 편의점에 끼친 영향 편의점을 운영하는 다른 친구들에게 연락해보아도, 편의점 업종은 전반적으로 아직까지는 (2월 6일 현재) 평소보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듯합니다. 일단 마스크가 많이 팔리기 때문입니다. 뉴스를 통해 접하셨겠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편의점 본사에서 발주 제한을 걸어 마스크 품목당 10개씩만 발주가 가능한데, 점포에 도착하면 순식간에 다 나가버립니다. 저는 ‘우한 폐렴’이라는 것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듣자마자 이럴 경우를 대비해 500개 정도를 미리 주문해놨는데 그것도 이틀 만에 다 팔렸습니다. 마스크뿐 아니라 제반 위생용품 매출이 늘었습니다. 손소독제나 구강청결제는 물론, 심지어 물티슈까지 평소보다 찾는 손님이 많네요. 간편식품 매출도 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외부에서 식사하는 경향이 줄어드니 자연히 편의점 도시락이나 샌드위치, 삼각김밥 매출이 약간 늘어난 듯합니다.
봉달호
2020-02-10
"편의점 창업하기 전에 알바라도 해보면 도움이 될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을 창업하기 전에 알바라도 해봐야 할까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좋지요. 알바라도 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그 ‘자세’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알바를 해보는 일은 창업의 필요조건 가운데 하나는 될 수 있어도, 창업을 위해 반드시 알바까지 해볼 필요 또한 없다고 봅니다. ‘알바의 영역’과 ‘점주의 영역’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실은 알바를 해보는 것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점포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출이 좋은 점포에서 일했던 경우, 다른 편의점도 다 그렇게 잘 되는 줄 알고 창업했다가 ‘어? 이게 아니네?’하면서 후회하는 분도 여럿 봤습니다. 알바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알바의 눈에는 매출의 모든 것이 이익처럼 보이고, ‘우리 사장은 편하게(!) 돈 벌어 좋겠다’ 하면서 부러워합니다. 투입되는 노력과 지출되는 비용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사회 경험이 부족한 분들일수록 이런 실수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월급날만 다가오면 가슴이 바싹 타들어가는 긴장감, 월급 줄 돈이 없어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심정, 임대료를 내지 못해 건물주에게 통사정했던 기억, (물론 프랜차이즈 편의점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만) 물류 대금을 결재하지 못해 거래처에 사정했다가 버티기도 했다가 싸우기도 했던 경험, 직원들이 말썽 부려 그것을 수습해 나갈 때의 분통… 이런 것들은 알바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말로 해줘도 깊이 실감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실제로 ‘경영자’가 되어보아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렇다고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찾아가 “제가 석 달만 운영해볼까요?”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접 체험의 방법으로 ‘인터넷 카페’를 이용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편의점 점주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들이 여럿 있습니다. 전국 단위 카페는 회원이 수만 명에 이릅니다. 현직 점주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는 카페도 있습니다만, ‘게스트’로 입장하여도 웬만한 정보는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카페에도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 카페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점주는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매출이 아주 좋은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이거나, 최악의 상태에 있는 점주이거나. 물론 바쁜 시간을 쪼개 카페 활동에 참여하는 점주들이 대부분이지만, 거기에 글을 쓰고 있을 정도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는 분이거나, 그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직성이 풀리겠다 생각하고 씩씩거리며 찾아온 분이거나. 그런 가능성을 감안하고 게시글을 읽어야 합니다. 지나친 정보가 독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 창업을 하지도 않았는데 온갖 잡다한 지식과 정보가 가득 차서 ‘이건 이렇다던데요’, ‘저건 저렇다던데요’ 하면서 걱정만 한가득인 분들도 뵙곤 합니다. 예전 제 모습 같아 빙그레 웃음이 나옵니다만, 일단 부딪혀보면 다 답이 나옵니다. 전국에 편의점이 5만 개 정도 됩니다. 현재 5만 명 가까운 사람이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고, 기존에 했던 사람까지 합치면 수십만 명은 됩니다. 누구든 일단 부딪히면 ‘해낼 수는’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편의점 창업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라는 겁니까?” 이렇게 묻는 분들이 계시겠군요. 고루고루,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해보라는 말입니다. 알바를 해보면 좋고, 안 해봐도 크게 문제는 없고 (저도 창업 전에 편의점 알바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편의점 점주들의 카페에도 참여해보고, 편의점 관련 책도 읽어보고, 동영상도 찾아보고, 이런저런 유형의 편의점을 두루 둘러보면서 진열이나 마케팅 방법도 연구해보고, 여러 프랜차이즈의 장단점도 비교해보고, 상권에 따른 입지 조건도 연구해보고…….
봉달호
2020-01-28
깐깐한 CU, 느슨한 GS25… 경영스타일 차이 어디서 비롯됐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편의점 위층에 ‘왓슨스’가 생긴 적이 있습니다. 오래 공실로 비어있던 자리가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기에 무언가 하고 봤더니 ‘왓슨스’였습니다. 당장 건물주에게 따졌습니다. 어떻게 같은 업종을 같은 건물에 입점시킬 수가 있느냐고. 건물주는 처음에 황당한 표정이더군요. ‘왓슨스’는 화장품이나 건강용품 같은 것을 파는 매장 아니냐고. 그렇습니다. 한국의 드러그스토어는 약사회 등의 반발로 약을 판매하지 못하고, 마치 ‘화장품 가게’처럼 되어버렸지요. 따라서 구색을 보완하기 위해 음료나 과자를 판매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점을 따진 것이지요. 이미 영업 중인 다른 왓슨스 매장 내부 사진을 찍어 “보세요, 음료와 과자도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까!”하고 따졌습니다. (제가 이런 면에 있어서는 꽤 부지런한 편입니다.) 그때서야 건물주의 표정이 심각하게 바뀌더군요. 제가 건물주와 작성한 임대 계약서에는 “음료와 과자류를 취급하는 동일 업종은 입점할 수 없다”는 항목이 있거든요. 곧장 소송을 걸겠다고 맞섰습니다. (이럴 때 저는 잠깐 투사(?) 기질이 발현되곤 합니다.) 게다가 제가 분노했던 것은 왓슨스가 GS리테일의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한 식구’이지요. 잠깐 소개하자면, 왓슨스는 원래 홍콩 브랜드로 한국에 진출하면서 GS리테일과 합작했는데 한국 시장에서 처참히 실패하자 GS리테일에 완전히 흡수되었습니다. (그 뒤로 이름이 ‘랄라블라’로 바뀌었습니다. 세계적인 브랜드 왓슨스가 한국에서는 실패하다니, 역시 한국은 소매유통업체의 무덤입니다.)
봉달호
2020-01-17
GS25가 20년 만에 CU를 추월하게 된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 업계와 관련해 최근 가장 화제가 된 뉴스는 역시 “GS25가 점포 수에 있어 CU를 앞질렀다”는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20년 만에 처음이라는군요. (참조 - GS25, CU 제치고 20년 만에 편의점 매장수 1위 탈환)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그리 특별한 소식은 아니었습니다. 점포 숫자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긴 하지만 매출액에 있어서는 GS25가 이미 앞선 지 오래고, 최근 몇 년간 편의점 업계가 돌아가는 내부 분위기를 살펴보면 GS25가 점포 숫자에 있어서도 조만간 CU를 앞설 것이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GS25를 경영하는 점주로서 이런 글을 쓸 때마다 상당히 조심스러운데요, 오늘은 ‘편의점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프랜차이즈 업체를 고를 때 주로 무엇을 고려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것을 소개하면 ‘GS25가 CU를 앞지르게 된 배경’도 자연스레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철저히 ‘점주의 시각에서’ 바라본 글이라는 사실을 먼저 강조드리고 싶군요. 창업희망자들이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기준. 첫째도 둘째도 당연히 ‘배분율’입니다. 단 1%라도 내게 돌아오는 이익이 많으면 사람들은 그것을 선택하기 마련이지요. 그동안 CU가 GS25를 앞질렀던 이유는 일단 이런 배분율 때문이었습니다. 창업 상담을 받아보면 CU가 GS25보다 꼭 5% 정도는 점주에게 배분율을 더 제시해주곤 했습니다. 같은 점포를 놓고 경쟁이 붙어도 GS25는 무모한(?) 배분율을 제시하는 경우가 드문데, CU는 그런 점에 있어서는 상당히 공격적(혹은 개방적)이었습니다.
봉달호
2020-01-03
빠다코코낫이 왜 갑자기 잘 팔리는지 모르면... 편의점 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들어 ‘빠다코코낫’이라는 과자가 많이 팔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저희 매장 경영시스템을 확인해보니 지난달에 비해 판매량이 50%가량 늘었습니다. 전체 매출 규모는 지난달과 비슷한데 유독 이 제품만 판매량이 늘었으니 확실히 특이한 현상입니다. 어떤 유통매장이든 진열된 위치나 방식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확인해보니 매장 내 진열에도 특별히 변화를 준 부분이 없습니다. 그런데 빠다코코낫은 왜 판매량이 늘었을까? 개인적인 추론이지만 ‘펭수’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편의점 주요 고객은 30대 직장인입니다. 요즘 펭수에 열광하는 팬층도 주로 30대 직장인이라고 합니다. ‘어른들의 뽀로로’라고 부른다지요. 좋아하는 과자를 물으면 펭수는 주저 없이 ‘빠다코코낫’이라고 말합니다. 혹시 그 영향이 아닐까……. 다시 강조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추론입니다. (여담입니다만, 많고 많은 과자 가운데 빠다코코낫을 좋아하는 것으로 봐서 우리 펭수의 연식(?)을 추론할 수도 있겠네요.) 갑자기 펭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편의점을 운영할 수 있을까요? 연세 많으신 분들이 이렇게 묻곤 합니다.
봉달호
2019-12-16
편의점 월매출이 6000만원이면 점주는 얼마나 벌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글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에서 식당이나 편의점을 운영하고 싶다는 분에 대한 얘기를 하며 고속도로 휴게소 등의 ‘매출 기준’ 수수료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참조 -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은 왜 맛이 없을까?) 여기까지 이야기하니까 제게 문의를 하신 분은 한층 풀이 죽어 한숨을 쉬셨는데요, 사실 크게 실망할 부분은 따로 있어요. 먼저 고속도로 편의점. 고속도로 휴게소 편의점은 대개 운영업체에서 직영을 해요. 그만큼 수익성이 좋고 운영하기 편하기 때문이죠. 위탁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편의점 본사에 위탁을 주기 때문에 개인은 접근조차 어려워요. (편의점 본사가 개인에게 재위탁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특수점포는 본사에서 관리사원을 파견해 역시 직접 운영합니다.) 편의점뿐 아닙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백화점, 대형쇼핑몰 같은 곳에서 영업하는 점포는 대개 입점 자격을 ‘법인’에 한정합니다. 법인도 설립한지 몇 년 이상 되었거나, 몇 개 이상 직영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 등으로 자격 제한을 두고 있어요. 그러니 개인은 접근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봉달호
2019-12-02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은 왜 맛이 없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어떤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에서 식당이나 편의점을 운영하고 싶은데 계약 조건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오셨습니다. 차제에 휴게소나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의 수수료는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의 운영 구조입니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도공)에서 운영합니다. 그런데 도공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위탁’을 줍니다. 휴게소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있어요. 경찰공제회 같은 기관 단체에 위탁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위탁을 받은 업체는 식당, 카페, 분식, 잡화 등 단위 점포 경영자를 모집합니다. 각 점포 경영자는 매출액의 40~50%를 운영업체에 수수료로 내게 됩니다. 운영업체는 매출액의 10~15%를 도공에 임대료로 냅니다. 이런 상납(?)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수수료와 임대료는 모두 ‘매출 기준'입니다. ‘매출 기준’이라는 말을 흘려듣는 분들이 많습니다. 네, 다시 말씀드리지요. ‘매출 기준’입니다. ‘수익 기준’이 아닙니다. 1만원짜리 국밥을 팔면 그 매출 가운데 5000원을 고스란히 운영업체에 내는 거예요.
봉달호
2019-11-22
한국 편의점의 계보를 이해하는 두 가지 키워드 '일본과 재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GS25의 애국마케팅 GS25는 유독 애국 마케팅을 많이 합니다. 전국 GS25 편의점 입구에는 작은 플래카드를 걸어 놓는데요, 저희는 그것을 ‘사인보드’라고 부릅니다. 사인보드는 보통 2~3개월에 한 번, 때로는 매월 내용을 교체합니다. 전국에 GS25 매장이 1만 3천여 곳에 이르니까 그 수량만 해도 굉장하겠지요. 그런데 올해(2019년)는 지난 4월부터 10월 현재까지 6개월이 넘도록 사인보드가 변경되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 지금 저희 편의점에 걸린 사인보드는 상단에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고 적혀 있고, 그 아래 큰 글씨로 “당신들을 존경합니다”라고 쓰인 ‘애국적인’ 내용입니다. 제 경험상 거의 최장수 사인보드라고 생각됩니다. GS25는 포인트를 적립하고 할인받는 ‘팝카드’라는 전용 카드를 만들어 배포하는데요, 올해에 이른바 ‘애국 멤버십’이라는 이름의 팝카드를 선보였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무궁화 꽃말, 국군장병 여러분 고맙습니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6월에는 보훈처와 함께 ‘애국 도시락’도 발매했습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용기에 독립운동가들의 사진과 그분들의 공적을 간단히 소개하는 스티커를 붙여놓았지요. GS25에서 PB상품으로 출시한 컵라면 중에는 ‘독도사랑 새우맛 라면’이라는 제품이 있는데 최근에는 이 라면의 수익금 일부를 독도발전기금으로 기부하는 캠페인을 시작하였습니다. 행사 상품을 구입해 스탬프를 모으면 독도사랑 에코백을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GS25의 이런 마케팅은 물론 내용상 바람직하지만, 일종의 네거티브 캠페인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자꾸 애국, 독립을 강조함으로써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토종 편의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다른 편의점은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디스’하는 셈이지요. 일본 편의점 브랜드와 한국 앞선 글에서 소개한 대로 우리나라 편의점은 거의 모두 외국에서 브랜드가 유입되었습니다. (참조 - 한국 편의점의 기원을 찾아서) 편의점이 태어난 국가는 미국이지만 편의점을 하나의 업태(業態)로 완성시킨 나라는 일본인지라, 한국의 편의점 역시 일본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일본의 4대 편의점 브랜드는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 ▲미니스톱인데 모두 1980년대 후반 한국 기업과 합작하는 형태로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그룹, 훼미리마트는 보광그룹, 로손은 샤니그룹, 미니스톱은 대상그룹과 각각 손을 잡았지요.
봉달호
2019-11-07
한국 편의점의 기원을 찾아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기고에서 편의점 최고 명절은 빼빼로데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올해 빼빼로데이는 예년만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 이유로 “빼빼로를 롯데제과에서 생산하는데,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참조 - 편의점 최대 명절이 ‘빼빼로데이’가 된 까닭) 물론 빼빼로데이는 빼빼로 말고도 온갖 길쭉한 것을 주고받는 날이지만 빼빼로 과자가 주력이기 때문에 유통업계로서는 어느 정도 매출 감소가 예상됩니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빼빼로라는 이름을 지우고 ‘하나 더 데이’로 명칭 자체를 바꾸려 노력하는 상황입니다. 과자는 일본, 데이는 한국 참고로 말씀드리면 빼빼로라는 상품은 일본의 ‘포키(POCKY)’라는 과자를 본떠서 만들었는데, 빼빼로데이는 일본에서 수입해 들어온 문화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일본에 전파한 문화입니다. 누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유래가 불분명한 각종 ‘데이’와 달리 빼빼로데이는 1990년대 초반 부산지역 여학교에서 시작한 것으로 시초가 분명합니다. 그것을 롯데제과 마케팅을 담당하던 직원이 목격하고 ‘빼빼로데이’라는 명칭으로 상업화한 것이지요. (당시 그 아이디어를 냈던 직원은 나중에 따로 광고회사를 차렸습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빼빼로데이가 성행하자 일본에서도 뒤늦게 ‘포키데이’ (정식명칭은 ‘포키&프리츠데이’)라는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일본에서는 그리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에서 포키를 만드는 회사는 일본의 ‘글리코’사입니다. 오사카에 여행하면 누구나 인증샷을 찍는 대형 전광판이 하나 있지요. 육상 선수가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의 그림 말입니다.
봉달호
2019-10-22
편의점 최대 명절이 '빼빼로데이'가 된 까닭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의 명절 지난 글에서는 편의점 매출의 계절별 차이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참조 - 편의점 호빵 성수기는 가을?) “편의점 점주들은 겨울보다 여름을 더 좋아한다”고 말이지요. 그렇다면 계절이 아니라 ‘하루’를 기준으로 편의점 매출이 가장 높은 날은 언제일까요? 업계에서는 농반진반 ‘편의점 3대 명절’이라고 합니다. 편의점 매출이 가장 높은 사흘이 있어요.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매출이 평소보다 2~3배는 뛰는 날이라 편의점 점주 입장에서는 반갑고 기쁜 날이지요. 여기서 설날과 추석을 더해 ‘편의점 5대 행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럼 3대 명절 가운데에서도 가장 매출이 높은 날은 언제일까요? 흔히 발렌타인데이라고 예상하지만 빼빼로데이가 가장 높습니다. 점포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운영하는 편의점의 경우, 빼빼로데이에 판매되는 행사상품 매출이 10이라면 화이트데이는 7~8정도, 발렌타인데이는 3~4정도 됩니다. 다른 점포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편의점 점주 입장에서 빼빼로데이는 ‘가장 기다려지는 날’입니다. 빼빼로데이 매출이 유독 높은 이유는 뭘까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는 특별한 성별의 사람이 다른 이성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는 인식이 있는 반면, 빼빼로데이는 누구나 주고받는 날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빼빼로는 사탕이나 초콜릿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주고받는 것에 감정적 오해(?)가 개입할 여지가 없어 은근히 소소한 매출이 쌓이고 쌓여 최대 매출을 기록합니다. 빼빼로 말고도 ‘길쭉한 모든 것’이 잘 나갑니다.
봉달호
2019-10-10
편의점 호빵 성수기는 가을?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 점주들이 가장 싫어하는 계절은 언제일까요? 답은 ‘겨울’입니다. 점포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사계절 가운데 매출이 가장 낮은 계절이 겨울이기 때문입니다. (참조 - 편의점 창업과 계절별 매출) 왜 겨울에는 편의점 매출이 좋지 않을까요? 역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먼저 ‘음료수’ 때문입니다. 편의점 식품군 매출 가운데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음료는 마진율도 높은 편인데, 겨울에는 차가운 음료수를 마시는 사람이 줄잖아요. 따라서 매출과 매출이익 모두 감소합니다. 또 겨울에는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듭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밖으로 담배 피우러 나가는 것조차 귀찮아지잖아요. 그래서 담배 매출이 줄고, 제반 다른 상품의 매출도 함께 줄어들게 됩니다. 호빵의 성수기는? 자, 그럼 다른 문제를 내보겠습니다. ‘편의점 겨울 상품’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네, 그렇습니다. 호빵입니다. 그럼 호빵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은 ‘몇 월’일까요? 12월? 1월? 호빵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은 물론 12월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편의점 호빵 기계는 매년 10월 초부터 설치되기 시작하는데요, 10~11월 사이 판매되는 호빵이 연간 판매량의 40% 정도를 차지합니다. 의외죠?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습니다. 호빵 판매 개시 기념으로 10월에 대대적인 판촉 이벤트를 하는 탓도 있지만, 사람들은 날씨가 본격적으로 변화하기 이전에 특정한 계절에 미리 반응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아이스크림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아이스크림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은 물론 8월입니다. 하지만 5~6월에도 꽤 많은 아이스크림이 팔립니다. 오히려 날씨가 너무 더워지면 아이스크림 판매가 주춤하고, 바로 그 직전에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절정을 이룹니다. 저는 비록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보면서 참 신기한 점을 많이 발견합니다.
봉달호
2019-09-27
"시장 포화"라는데 편의점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우리나라 편의점이 이렇게 많아진 이유는 뭐고, 해결 방법은 뭔가요?” 강연에서 종종 듣는 질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제대로 답변하려면 책 한 권 분량은 써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썰렁한 조크를 던지면서 답변을 시작합니다. 사실은 범위가 굉장히 넓은 질문이라 저 같은 사람이 감히 답변할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질문에 간단히 답해보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웃스탠딩이라는 매체에 답변을 올려놓았습니다”라고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회피하고, 일단은 ‘전제’부터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하신 분은 “지금 우리나라에는 편의점이 너무 많다”는 전제를 뚜렷이 깔고 계십니다.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계십니다. ‘과연’ 현재 우리나라 편의점은 과포화 상태일까요? 편의점이 너무 많을까요? “현재 편의점 숫자가 많지 않다면, 적당하다는 말입니까?”하고 반문하는 목소리가 들리는군요. 편의점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편의점 업계는 앞으로도 성장 동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편의점 빅데이터'가 말해 주는 것 잠깐 화제를 돌려 봅시다. 여러분이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편의점 알바생은 계산을 시작하기에 앞서 금전출납기 키보드에 있는 어떤 키(Key)를 하나 누르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편의점에서 일해본 분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것을 객층키라고 부릅니다. 객층(客層) ― 그러니까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간단히 입력하는 절차입니다.
봉달호
2019-09-10
'장사는 슬세권' 유동인구보다 배후인구가 중요한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가끔 강연을 합니다. 마지막엔 으레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이 있는데, 단골 질문 가운데 하나가 “편의점 성공의 비결은 무엇인가요?”입니다. 저는 편의점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편의점에 대한 책을 낸 것은 제가 편의점을 잘 운영하거나 성공한 점주라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니라, 어쩌다 보니 편의점을 운영하게 되면서 보고 느낀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워 일기처럼 써 놓았던 글들을 에세이집으로 펴낸 것입니다. 화재보험에 드는 것처럼 이런 전제를 앞에 깔고 답변을 시작합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입지? 청중이 질문하신 속뜻은 “잘나가는 편의점은 어떤 비결을 갖고 있느냐”하는 것이겠지요. 답은 간단합니다. 편의점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입니다. 저희 업계에서 하는 말로 “편의점은 자리가 깡패”입니다. 자리가 좋지 않으면 제아무리 유통의 달인이라 하여도 편의점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건 명확합니다. 그런데 편의점 점주들이 주요 청중으로 참석한 강연에서는 절대 이렇게 대답하지 않지요. (저도 눈치는 있는 사람이니까요.) “편의점은 입지가 70%, 노력이 30%를 차지하는 업종입니다” 이렇게 대답합니다.
봉달호
2019-08-29
담배가 없으면 편의점은 어떻게 될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 ‘천기누설’ ② 편의점은 매출총이익에서 본사와 가맹점주가 약정한 비율에 따라 이익을 나눠 갖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일종의 부수입이 있다고, 지난 시간에는 천기누설하듯 ‘장려금’의 세상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참조 - ‘편의점 천기누설’ 발주만 하면 돈을 주는 ‘장려금’의 세계) 편의점 점주들의 부수입이 하나 더 있습니다. 두 번째 천기누설, 바로 ‘광고비’입니다. ‘광고비’라고 하니까 편의점 내외부에 걸린 모니터 광고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모든 편의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매장 내외부에 광고 모니터를 설치한 편의점들이 있습니다. 제품 CF 등을 주로 방영하는데요, 그 광고비는 매월 기껏(?) 몇만 원 정도입니다. 본사에서 광고 모니터를 설치하자고 제안해도 전기료가 많이 든다, 유지관리 하기 힘들다, 광고 음성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설치에 반대하는 점주들마저 꽤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편의점의 ‘광고비’란 대체 뭐냐. ‘담배’ 광고비를 말합니다. 편의점이 담배 광고비를 받는다니, 생판 처음 듣는 이야기인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담배광고에 포위된 편의점? 어디든 편의점에 가보면 카운터 뒤편으로 담배 진열장이 있지요. 잘 의식하지 않으셨겠지만, 그 진열장 상단에는 환하게 조명이 비치는 담배 광고판이 있습니다. 편의점 카운터 금전출납기 앞이나 옆에는 조그만 LED 광고판들이 있습니다. 한두 개 설치된 편의점이 있고, 네댓 개 정도 되는 편의점도 있습니다. 그것도 다 담배 광고입니다.
봉달호
2019-08-14
'편의점 천기누설' 발주만 하면 돈을 주는 '장려금'의 세계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 '천기누설' ① 편의점에는 늘 다양한 신상품이 자태를 뽐냅니다. 편의점에는 왜 신상품이 많을까? 편의점 주요 고객층이 20~30대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이 주로 찾다 보니 오프라인 유통채널 가운데 편의점은 신상품이 가장 먼저 들어가는 루트로 통합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적잖은 광고비를 투입하는 것보다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여주고 체험하도록 해 입소문을 내는 것이 더욱 효과가 있으니까요. SNS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마케팅 기법은 갈수록 확대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편의점 프랜차이즈마다 매월 쏟아내는 신상품은 몇 개나 될까? 계절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가맹한 브랜드에서 7월 내놓은 신상품 숫자를 세어보니 대략 120종 정도 되네요. 경쟁 브랜드를 운영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쪽도 비슷하답니다. 편의점에는 매월 100가지 이상 새로운 상품이 등장합니다. 이어지는 궁금증. 그렇다면 그 많은 신상품 가운데 편의점 점주들은 어떤 물건이 좋고 나쁜 줄 도대체 어떻게 알아서 들여놓는가? 편의점 점주들은 모두 천재인가? 예지력이라도 갖고 있나? 오늘부터 몇 차례에 걸쳐 ‘천기누설’을 하겠습니다. 편의점 수익은 매출이익에서 일정 부분을 본사가 떼어가고 나머지 수익을 점주가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큰 수입원은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밖에 이런저런 ‘부수입’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때 주요한 고려사항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편의점 점주들의 주요 부수입,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장려금’의 세계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봉달호
2019-08-01
편의점에서 참치회를 팔기 시작한 의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요즘 편의점, 4가지 풍경 최근 편의점 업계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풍경을 몇 개의 스케치로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오늘참치못회. 최근 GS25는 편의점에서 참치회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상품명 ‘오늘참치못회’. (작명 센스 어떤가요?) “편의점에서 참치회를 파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하고 말씀하실 분들이 계시겠습니다. 참치회는 물론 냉동유통상품이지만, 어는점이 낮습니다. 영하 50도 이하 초저온으로 유지해야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편의점 냉동고 온도는 보통 영하 15~25도 수준입니다. 따라서 일본 편의점에서도 참치회는 쉽게 취급하지 못하는 상품입니다. GS25에서 나름의 유지 방법을 개발했다고 하네요. 편의점에서 참치회를 판다. 이것은 ‘편의점=뭐든지 다 파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의미 이외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안고 있습니다. 둘째, 자궁경부암 진단키트. 편의점에서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도 팔기 시작했습니다.
봉달호
2019-07-19
사업에 3번 실패하고... 깨달은 8가지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연재에서 자신의 실패를 감정적으로 되새길 것이 아니라 냉정히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으니 일단 저부터 그래야겠군요. (참조 - 실패는 곱씹는 게 아니라 분석하는 겁니다) 결코 자랑은 아니지만, 지난 연재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지난 10년 동안 사업체가 완전히 망한 것만 3번, 크고 작은 아이템 실패까지 헤아려보면 예닐곱 번 정도는 실패의 경험을 쌓았네요. 1년에 한 번 정도는 실패해 봤던 셈이지요. 거두절미하고, 나는 왜 실패했는지, 이번 칼럼에는 그것을 고백하겠습니다. 무엇을 하다 망하고, 어떻게 했다가 실패하고, 그런 과정을 구구절절 소개하는 것보다 제가 몇 차례 사업에 실패했던 이유를 간결하게 정리하는 방식으로 하겠습니다. 1) 타인의 성과를 우습게 봤다 회사를 다니다 자영업을 결심한 분들이 쉬이 눈을 돌리는 업종이 식당(외식업)이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왜 식당이었을까? 곰곰이 자신을 돌이켜보면, 부모님이 오랫동안 식당을 하셨던 탓도 있지만, 식당이 가장 쉬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거랑 식당을 운영하는 일은 차원이 다릅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거랑 축구클럽을 운영하는 일이 완전히 다른 분야의 일이듯 말입니다. 삼척동자도 아는 것을 저는 몰랐습니다. 특정한 메뉴로 성공한 식당을 보면 “저 요리는 이렇게 저렇게 만들면 되잖아”라고 간단히 생각했고, 무언가 소홀한 식당에 가면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하고 우습게 생각했습니다.
봉달호
2019-07-05
실패는 곱씹는 게 아니라 분석하는 겁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대전 어느 구청이 방송인 김제동 씨의 90분 강의료로 1550만원을 책정한 사실이 최근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적정한 강의료인가, 어떤 요금에 과연 ‘적정선’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나아가 이번 이슈의 정치적 배경 같은 것은 여기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좀 엉뚱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이번 강의는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풀뿌리 교육자치 사업’ 가운데 하나라더군요. 교육부가 지자체에 예산을 주면 교육 관련 사업에 그것을 활용하게 되는데, 지난해 그렇게 교부한 예산이 25개 기초 지자체에 3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지자체는 그 예산을 종잣돈 삼아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화제, 음악회, 북토크쇼, 생태학교 같은 행사를 개최하는가 봅니다. 취지를 살펴보니 “마을이 학교가 되고 주민이 교사가 되는”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더군요. 제대로 시행된다면 썩 괜찮은 사업이라 생각합니다. '실패 학교'는 어떨까 그런데 제가 ‘엉뚱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 것은, 그 예산으로 진짜배기 지역 주민들을 강사로 내세우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더욱 엉뚱한 제안을 한다면, ‘실패 학교’를 개최해보자는 것입니다. 지역마다, 아니 우리 주위에, 사업하다 실패하신 분들, 혹은 ‘내 인생은 실패했어’하고 낙담하는 분들이 많지요. 그런 분들을 모셔서 “나는 이렇게 해서 실패했다”는 강연회를 개최하는 겁니다. 물론 아무나 강단에 세울 수는 없으니 사전에 ‘실패 경험담 공모전’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좋겠군요. 그리하여 콘텐츠와 강의 능력이 확인된 분들을 ‘실패 강사’로 인증하고 ‘실패 학교’를 개최하는 겁니다.
봉달호
2019-06-18
사업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가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연재 포스팅이 나간 후 여러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부가가치세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있고, 주휴수당이나 퇴직금에 대한 질문, 온라인으로 법인 설립하는 절차에 대해 묻는 분도 계셨습니다. (참조 - 대출 받아 세금 내고, 적금 깨 퇴직금 준 ‘생초짜 경영자’의 사연)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이신 세무사, 회계사, 노무사, 법무사님들이 계시니 일개 편의점 점주인 제가 여기서 감히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부가가치세에 대한 부분은 크든 작든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인지라, 제가 경험하며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기회에 소개토록 하겠습니다. 부가세는 덤터기? 먼저 재밌는(혹은 썰렁한) 이야기 하나.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아는 편의점 점주가 야간 근무를 서고 있었는데 자정 무렵 중년의 남자 손님 한 명이 들어오더랍니다. 얼굴은 벌겋고 운동복 차림……. 편의점에서 야간에 그런 손님은 뻔합니다. 댁에서 술 드시다가 술이나 안주가 부족해 찾아오신 겁니다. 역시나 그 손님은 냉장고에서 맥주를 잔뜩 꺼내고 안주도 이것저것 호기롭게 바구니에 담더랍니다. 편의점 주인으로서는 이렇게 ‘손 큰’ 손님이 참으로 고맙죠. 그 점주 역시 흥겨운 마음으로 상품 바코드를 스캔해 비닐봉지에 차곡차곡 담아 드렸는데 최종 가격을 본 손님이 인상을 찌푸립니다.
봉달호
2019-06-03
대출 받아 세금 내고, 적금 깨 퇴직금 준 '생초짜 경영자'의 사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직원 퇴직금 700만원을 모두 1000원짜리 지폐로 지급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은 횟집 주인이 있습니다. 사연을 살펴보니 이렇습니다. 횟집에서 4년 일한 직원의 퇴직금은 모두 1000만원 정도였고, 원래 300만원을 퇴직금으로 줬는데 나중에 고용노동부 권고로 700만원을 더 줘야 했고, 그래서 홧김에 700만원을 모두 1000원권으로 바꿔 초고추장 박스에 낱장으로 넣어두고는 정확히 그 액수만 헤아려 가져가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 직원이 돈을 세는 동안 옆에서 조롱과 모욕의 말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게다가 더 심각한 일은, 그 직원이 다른 횟집에 취업하자 인근 업주들과 함께 압력을 넣어 결국 그 직원이 스스로 그만두도록 했다는 사실입니다. 충남 어느 항구 수산시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인터넷상에서는 해당 수산시장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어졌습니다. 지킬 건 지켜야 하는 세상 이 사건을 보면서 자영업자로서 느끼는 점은, 그 횟집 주인을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지만, ‘퇴직금’의 존재에 대해 영세 자영업자들이 지나치게 허술하고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퇴직금뿐 아닙니다. 사회가 빠르게 민주화되면서 노동권이나 인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의 변화에 여전히 무딘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거의 방식’대로 사고하는 거죠. 대충 적당히 주면 되겠지, 문제의 횟집 주인도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설마 고용노동부에 신고까지 하겠어, 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 만만치 않습니다. 요즘 알바나 근로자들은 법적으로 따질 것은 완벽하게 따지고, 또 끝까지 따집니다. 비록 영세한 자영업자라 하더라도 엄연히 ‘사용자’입니다.
봉달호
2019-05-21
'독립 편의점'이 프랜차이즈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흔히 편의점 하면 GS25나 CU, 세븐일레븐 같은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거리를 지나다 보면 가끔 인더라인, 웨이스탑, 씨스페이스, 개그스토리 같은 독특한 이름의 편의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편의점을 ‘개인 편의점’ 혹은 ‘독립형 편의점’이라고 합니다. 개인 편의점은 일체의 가맹비나 브랜드 로열티를 내지 않는 말 그대로 점주 자신만의 편의점이고요, 독립형 편의점은 개인 편의점과 프랜차이즈의 중간쯤이라고나 할까요, 약간의 가맹비 정도 내고 그 뒤로는 자유(?)가 보장되는 형태입니다. 개인-독립형 편의점은 대체로 독점 상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외딴곳에 있어 거기밖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편의점, 흔히 관공서나 공원, 대형빌딩, 고속도로 안에 있는 편의점이 그런 형태입니다. 속된 말로 ‘배짱 장사’를 할 수 있는 곳이지요. (참고로 철도역사 안에 있는 ‘스토리웨이’라는 편의점은 한국철도공사 계열사인 코레일유통에서 운영합니다.) 저는 독립형 편의점을 3년 6개월쯤 운영하다가 지금은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1) 왜 굳이 프랜차이즈 편의점으로 전환했느냐, 2) 같은 자리에서 독립형으로 운영하다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는 경우 매출은 어느 정도 올라가느냐. 매출은 늘었을까
봉달호
2019-05-09
'1+1'이 한국 편의점의 상징이 된 까닭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한국 편의점이 일본에 비해 앞서가는 두 가지. 지난 시간에는 그중 하나로 재택발주나 모바일발주, 자동발주 같은 IT기술이 앞서 있는 것을 소개하였습니다. (참조 - 한국 편의점이 일본보다 IT기술을 활발히 활용하게 된 사연) 이번에는 나머지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1+1, 2+1 할인행사입니다. 편의점에 가면 1+1, 2+1 같은 행사상품만 찾는 분들 계시죠?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앗, 내 이야기로구나’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실은 편의점 점주인 저도 다른 편의점에 가면 그런 행사상품만 집중 공략한답니다. 우리나라 편의점은 상품 구색은 물론이고 영업기법까지 사실 적잖이 일본으로부터 배워왔는데요, 1+1, 2+1 같은 할인행사는 편의점 원조 국가인 일본에는 없는 풍경입니다. 편의점에 가는 이유 하나 사면 하나 더 주고, 두 개 사면 하나를 더 주는 방식의 행사 그런 행사 기법을 다른 유통라인도 아니고 ‘편의점’에서 실시하는 나라는 어쩌면 한국이 유일하다시피 합니다. 가격할인은 물론 고객 여러분에게는 굉장히 행복한 일이지요.
봉달호
2019-04-22
한국 편의점이 일본보다 IT기술을 활발히 활용하게 된 사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흔히 일본을 ‘편의점 왕국’이라고 합니다. 편의점이 처음 생겨난 나라는 미국이지만, 편의점이라는 업태(業態)의 성격을 오늘날과 같이 정립하고 완성한 나라는 자타공인 일본입니다. 원래는 미국에서 태어난 ‘세븐일레븐’과 ‘로손’이 지금은 모두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요. 지사가 본사를 삼켜버린 것입니다. 일본을 다녀온 분들은 대개 일본 편의점의 발전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일본 편의점은 우리보다 일단 넓고요, 상품 종류도 훨씬 많아 보이고, 서비스도 다양합니다. 우리보다 편의점이 15년 정도 빨리 생겨났고, 시장도 2배 이상 큰 데다, 자영업자 비중은 우리보다 작고 생활 속에 편의점이 차지하는 몫은 절대적인 가운데 성장했으니 여러모로 일본 편의점은 ‘넘사벽’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편의점 점주의 시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편의점 업계가 일본보다 발전한 부분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그게 뭘까요? 오늘 그중 하나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바로, IT입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전산시스템에 있어서는 우리가 일본보다 상당히 앞서갑니다. 어떻습니까? “역시 IT강국 대한민국”이라고 어깨가 으쓱하지요? 편의점에서만 발주가 되는 일본
봉달호
2019-04-09
'벤처 동아리'가 편의점을 찾은 까닭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글입니다. <아웃스탠딩> 원고 청탁을 받고 잠깐 의아했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기고나 연재 요청을 받곤 하지만 ‘IT 전문 매체’라니, 메일을 잘못 보낸 것이 아닌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여보세요, 편집자님. 저는 <매일 갑니다, 실리콘밸리> 저자가 아니라 <매일 갑니다, 편의점>을 쓴 사람이랍니다” 하고 알려드려야 하나 싶어 메일에 적힌 전화번호로 통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각설하고, 편집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내가 할 이야기가 있겠구나’ 싶어 연재를 수락했습니다. 사상 최초(?), 편의점과 IT가 연결되는 순간입니다.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편의점 아저씨입니다. 저희 편의점은 회사 빌딩 지하에 있어 손님 99%가 직장인인데요, 그중 절반 이상이 IT업계 종사자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가운데 “어? 우리 편의점 아저씨 나왔네”하고 놀라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군요. 맞아요, 저예요. 편의점에 온 벤처 동아리 오늘은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3년 전이었어요. 저희 가게에 종종 들러 낯익은 손님 서너 분이 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시더군요. 손님이 “사장, 나와!” 하면 일단 선뜩 긴장하게 되지요. 알바가 뭘 잘못했나, 우리 가게에서 구입한 제품을 드시고 배탈이라도 나셨나, 점포 앞에 적치물이 있어 걸려 넘어지신 건 아닌가……
봉달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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