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왜 레인디 전 대표는 4년형이나 받았을까요?

2016.05.30 23:20

정부 지원금 남용 의혹 ‘레인디’, 3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나?

 

지난해 연말부터 지금까지도

벤처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레인디 전 대표이자 더벤처스의 대표 파트너였던

김 모씨가 최근 법원 재판에서 4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 판결을 보고 초범치고는

형량이 꽤 높다고 생각했는데요.

왜 이렇게 높은 형량을 받았는지 궁금해

법원의 판결문을 구해서 읽어 봤습니다.

 

이를 보면 사기와 더불어 사문서를 위조해

국가를 속였다는 부분때문에

매우 무거운 법적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법원이 판단한 김 모씨의 범행 내역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죄명] 사기, 업무상 횡령 보조금 관리법 위반, 사무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판결] 징역 4년 [범죄 사실] 김 모씨는 레인디 대표로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2억5000만원을 대출받았으나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벤처기업인으로 성공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해 인지도를 올린 후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 등을 유인해 창업 기업을 보육한다는 명목으로 정부 지원금을 교부 받고, (실제로는 자신이 주인이지만) 창업을 보육한 것으로 꾸민 회사의 명목상 대표이사의 명의를 이용,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자금을 유용할 것을 계획

 

[구체적인 범행 내용] 1) 사기 및 보조금 관리법 위반 허위 사실로 ‘레인디’를 중소기업청 엑셀러레이터 사업에 선정되고 한 뒤 4개 회사를 실제 소유했지만 창업을 보육하는 회사로 위장 바지 사장을 내세우고, 실제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음에도 레인디에서 1000만원씩 투자했다는 통장사본을 포토샵으로 위조해 중소기업청에 제출. 중기청으로부터 사업지원금 9100만원을 타냄

 

2) 위조사문서 행사 2013년 중기청이 사업 점검에 나섰고 별다른 재원이 없어 엑셀러레이팅 운영기관 취소 처분을 받게 되자 김 모씨는 역시 직원을 통해 A모사의 주주총회 의사록을 위조, 레인디에게 수익금 25억원을 배당한다는 문구를 기재. 이를 중기청 직원에게 전달함.

 

3) 창업회사를 이용한 사기 레인디가 엑셀러레이팅을 한 것으로 꾸민 회사들의 명목상 대표로 하여금 기보, 중기청, 신한은행 등 각종 자금을 대출받고 연대 보증을 서게함. 이를 통해 김 모씨는 신한은행으로부터 2억원을 대출받고 이를 개인 채무 변제, 다른회사 운영 자금으로 사용했고 이를 갚지 못해 B사의 명목상 대표이사에게 1억9000만원의 보증 채무를 부담하게 하는 등 총 4회에 걸쳐 3억7000만원의 보증채무를 피해자(명목상 대표)에게 부담하게 하고 중기청으로부터는 청년전용 창업 자금으로 5천만원을 교부받아 편취함

 

4) 업무상 횡령 김 씨는 더벤처스의 자회사 더벤처스랩의 대표로 재직하며, 실제 근무하지도 않은 4명을 회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직원 명부를 등록, 김 씨가 소유하고 있던 해당 허위 직원들의 통장으로 입금된 월금 3847만원을 횡령해 개인적 용도로 사용.


 

위 내용 등 다양한 의혹은 저도 기사로 썼지만

판결문을 자세히 보니 4년의 형량이 이해가 되더군요.

 

자신의 과거를 부풀려 성공한 벤처인 행세를 했고,

이후 이를 믿고 찾아온 대학생 등

창업자들을 속인만큼 죄질이 매우 나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입출금 통장 내역,

주주총회 등 사문서를 포토샵으로 위조,

금융기관과 정부에 제출하는

매우 대담한 행보를 보였죠.

 

사기 행각 끝에 벤처업계에서 퇴출됐으나

이 모든 과정을 모르고 자신을 채용해준

더벤처스를 또 다시 속였습니다.

 

있지도 않은 직원을 채용한 것처럼 꾸며

3847만원을 빼돌려 개인자금으로 사용했죠.

 

정말 4번째 범죄 행위에서는

말문이 턱하고 막히던데요.

 

어떻게 자신을 구해준 ‘주군’의 창고까지

털어먹을 수 있는지 도저히 상상이 안 갑니다.

 

이와 더불어 사업가의 ‘거짓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과거 자료를 보면 김 씨는

작은 거짓말로 시작해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고,

이후 더 큰 언론에는 더 큰 거짓말을 하면서

명성을 키워갔습니다.

 

어쩌면……

‘어차피 정부 돈은 눈 먼 돈이야’

‘사업상 조그만 거짓말은 할 수 있지’

‘법을 다 지키고 사업하는 사람이 어딨나?’ 등 의

생각으로 스스로를 설득했을 수도 있겠죠.

 

처음 한 작은 거짓말의 달콤함에 취해서

조금씩 조금씩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괴물이 돼 버렸던 것 같습니다.

 

거짓의 달콤함에 취해 괴물이 되기 전에

주위에서 좀 말려줬으면 어땠을까..

라는 씁씁할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댓글 (8)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5월 30일 오후 11시 29분

    정말 나쁘네요.
    • 최준호

      최준호

      2016년 5월 31일 오전 10시 57분

      진심 노답 ㅜ
  • 김하람

    김하람

    2016년 5월 30일 오후 11시 53분

    개인적으로
    창조경제 혁신센터 맨토님과 멘토님께 소개받은 개발자 팀원들에게
    정말 사업성있고 좋은 아이템이라 꼭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말씀을 들었으나
    보기 좋게 1차 서류심사에서 떨어져 나랏돈 받는 게 쉽지않다고 생각 했었는데

    이런식으로 나랏돈을 굴리고 굴리는 것 보면
    포털 상에 '정부 지원금 타내는 요령' 들이 돌아다닌다는 것이 이해가가면서
    이렇게 혈세를 퍼주는 관련기관에 화가 날 뿐입니다. (물론 속이자고 달려든 사람을 어찌 당해겠습니까.....)

    스타트업이 한창 꽃 피다 옥석가리기에 들어간것 처럼
    정부도 이제 이러한 창업행태에 맞춰 발전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점점 더 좋은 모습으로
    법안을 개정하고
    관리를 강화하며
    한발 앞서 혁신을 이끌어주리라 기대하고 싶지만

    씁씁하네요.

    정부를 속인 사람
    사람에게 속은 정부 모드 씁슬합니다 ㅠㅠ
    • 최준호

      최준호

      2016년 5월 31일 오전 10시 57분

      사실 정부기관은 늘 '안전빵'을 좋아하니까...거기에 맞는 공식이 생기는거 같습니다. 너무 상심치 마시고 시장에서 인정받아 정부느님들이 찾아오는 회사로 성장하시길!!!!!
  • 명경석

    명경석

    2016년 5월 31일 오전 3시 23분

    #### '추적60분'에 나오셨던 분이죠.. 그날 ooo대표님, xxx대표님과 얘기했던 게 어렴풋이 생각이 나네요.. 더벤처스는 나름대로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위의 경우에는 재고의 여지가 없는 경우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그 때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돈을 횡령한 것 처럼 나왔지만.. 실제로는 얼마안된다고 하는 얘기도 있었죠... '나쁘긴 하지만 생각보다는 많이 안해먹었다(?)'.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얽혀있던 학생, 기업가들에겐 어마어마한 상처를 남겼던 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 최준호

      최준호

      2016년 5월 31일 오전 10시 56분

      최후 변론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나같은 선량한 투자자가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고..진심 노답입니다;;;
      • 최용식 대표

        최용식 대표

        2016년 5월 31일 오전 11시 19분

        흐미.. ;;
      • 영빈

        영빈

        2016년 6월 2일 오후 12시 55분

        아..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자기같은 선량한 투자자가 더이상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최후 변론을 하셨다구요?ㅋㅋ 개인적으로 더 사셨으면 좋겠네요.
Powered by RainBoard

패스워드 확인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