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의견

내년도 사업계획은 언제쯤 만들어지나?

2016.08.19 17:57

사회생활 초기에는 (15여년 전) 차기년도 사업계획을 년말에 작성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12월만 되면 숫자 확인, 자료확인 한다고 일이 많았죠. 그리고 연말 송년회 전 공유하고 발표하고…했습니다.

 

원래 그런 줄 알았습니다. 년말은 바쁜거구나.

 

그러다가 국적다른 사람들이 이 작업에 끼다보니
사업계획을 해 넘어가기전 한 두달 이전에 짜더군요. 문화차이인가 보다 합니다.

 

그런데,

 

사업계획에 들어가 있는 내용을 가만히 보면
년말 혹은 해 넘어가기전 한 두 달 전 만든 내용 치고는
기술된 내용들이 어마어마 합니다.

 

이런 서비스를 만들고, 이런 파트너를 만들고, 그렇게 해서 매출을 달성하고 등등

 

“이걸 내년 1월 1일 부터 시작하면 할 수 있는 일인가?”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 있길래 그 전략, 전술에 의거 매출이 상승한다고 하는거지?”

 

의문이 듭니다.

 

분명히 사업계획 안에는 국내외 시장환경, 지표, 인덱스, 트렌드 등등 온갖 내용이 들어 있고, 거대 기업들이 움직이고 있다, 각종 미디어와 매체들이 노다지 밭이 된다고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그 길로 가야한다

 

당연히 그래야….겠죠.

다만, 화려한 사업계획서 안에 담긴 내용에 맞춰 일을 진행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죠.

 

예를 들면, VR이 아이템이다. 라고 했을 때
VR로 언급되는 그 시장과 흐름이 동참(?)하기 위해서는
숟가락이든 젓가락이든 걸칠 수 있는 “thing”이 있어야 겠죠.
개발해서 만들든, 다른 곳의 유사한 “thing”을 사든,
뭔가가 있을 겁니다.

 

이게 년말 계획서에 그려놓는다고 해 넘기면 뚝딱 나오지는 않겠죠.
몇 개월만에 따라잡을 수 있다, 그거 어렵지 않다더라… 라는 풍문을
확신으로 가져서는 곤란하겠죠.

 

적어도 사업계획안에 포함시키려면
아마도 해 넘어가기전 한 두달 전이 아니라
아예 전년도 계획안에 포함시키고 당해 이것 저것 검증작업을 거쳐
어느정도 가능성이 보이면 내년도 사업계획에 포함시키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럴려면 이건 선투자가 필요한거죠.

그런데, 이 부분이 절대 유연하게 가기 쉽지 않죠. 스타트업이든, 중견기업이든
(대기업도…글쎄요.)

 

이렇다보니 사업계획서는 “희망과 소망”이 담긴 개인 소장용 PPT가 됩니다.
뿌듯해하는건 거의 자기 기만..이 될 수도 있겠죠.

 

IT업계라고 해서 상황이 다르지는 않을 거라 봅니다.

 

여름이 휴가철이긴 하지만
아마도 어디선가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어떻게 해야할지
미리 고민하는 분들이 있을거라 봅니다.

 

미리 준비고민하는게 그마나 나을 거라보고요.

 

어찌 하다보니
개인 소장용 사업계획서 처럼 되어버렸다면,
그리고 냉정하게 봤을 때 “한번 해보자”라는 의욕만이 넘친거라면
사업계획서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전혀 원하는 사업분야에 수저 걸칠만한 준비가 안되어 있는 내용이라면
거창한 사업계획서 보다는 생존을 위해 하던 일을 더 완성도 있게
다지는 현실적인 (아마 소박하게 보이는) 계획이 더 회사 구성원들에게
잘 받아들여지는 계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 외국계 회사나 잘 나가는 스타트업들은 사업계획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궁금하군요.

 

댓글 (4)
  • Hojin

    Hojin

    2016년 8월 19일 오후 10시 18분

    외국계 스타트업들도 별로 다르지않았습니다. 투자자들도 사람마다 다르진않겠지만 위에 말씀하신 이유때문에 사업계획서를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 명경석

    명경석

    2016년 8월 20일 오전 12시 33분

    #### 각각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타당성있는 로드맵을 작성하고 거기에 맞춰서 진행하는 일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거기에
    수치가 들어가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데요.. '그 사업계획서를 누가 볼 거냐?' / '만든 목적이 무어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생기게 되는거죠.. 이런 부분을 감안하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황 정덕

    황 정덕

    2016년 8월 22일 오후 3시 18분

    당해 사업목표를 달성했느냐 못 했느냐에 대한 평가 기준이 결국 매출.. 이다 보니.. 아마 시장변화에 따른 유효전략 수립이나 환경 구축 등과 같은 CSF는 그냥 결과에 따라 나오는 이상향 같달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장을 리드해 나가지 못하고 외부변수에 따라 즉각 대응하는 형태가 많거나 혹은 기존 관습에 젖어 하던 것을 지속적으로 쭉 하는 곳도 많은 거 같아 문득 이 글을 보며 지금의 제 자신이 좀 씁쓸하지네요.

    안 그런 회사들도 많겠지만 좁디 좁은 소견을 본 생각이었습니다.
  • Junghyun

    Junghyun

    2016년 8월 22일 오후 4시 42분

    로드맵, 계획, 단계적으로 무엇을 해볼까..라는 논의는 매우 중요합니다.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할 일을 정의하는 것도 그렇고요.

    아는 분이 글로벌 회사에 일하시는데,
    거기는 1년에 두번 씩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 주주들에게 엄청 까인다고 합니다.
    말이 1년에 두번이지, 수백명의 개발자, 기획자, 매니지먼트가
    서비스하나 만드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거의 매일 날 밤 새워도 모자른다고 합니다.

    만든다고 돈이 될지 안될지 누가 장담할까 싶기도 하고요,
    아마도 이런 타이트한 노력들이 모여 당해년도, 차기년도, 그 이듬해의 사업계획의
    로드맵과 기초가 될텐데...이건 단 몇 개월 기획자의 인사이트, 시장조사나 풍문만으로 사업계획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리라 봅니다.

    결국은 충분한 돈, 인력, 투자와 하나를 고르기 위한 열 가지 아이템의 사전 프로토타이핑...
    이러한 90%의 빙산 아래의 작업들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걸 제대로 할 환경이 정말 어렵게 보이네요.
Powered by RainBoard

패스워드 확인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