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는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면 멈추지만, 사람은 그때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김선우님의 기고입니다. 2019년 10월 21일. 미국 프로 미식축구 뉴욕 제츠(Jets)의 쿼터백 샘 다놀드는 인생 최악의 경기를 치르고 있었어요. 그가 던진 공을 상대편이 가로채는 인터셉션을 4번이나 범했습니다. 32번 패스를 시도했지만 11번뿐이 성공하지 못했죠. 그가 이끄는 공격진은 단 한 점도 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날 뉴욕 제츠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상대로 33대 0으로 지고 맙니다. 뭐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놀드는 인터셉션을 던진 뒤 들어와서 벤치에 앉아 혼자말로 중얼거렸어요. "귀신이 보이는 것 같아 (I'm seeing ghost out there)." 때마침 이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게다가 이 경기는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먼데이나이트 풋볼' 경기였어요. 이후 다놀드는 '귀신 보는 쿼터백'이 됩니다. 쿼터백은 미식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야전 사령관 같은 포지션이에요. 팀의 리더가 귀신을 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다놀드는 미식축구 명문대학 중 하나인 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주전 쿼터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