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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번 망하고 일어난 '테헤란로의 불사조' 채널코퍼레이션의 큰 그림은??
1년 전 채널코퍼레이션의 김재홍 부대표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참조 - 스타트업에서 '조직 내 2인자'로 산다는 것) 그때 김재홍 부대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희가 생존력이 강하거든요. 피봇 많이 한 것으로도 유명하고.. 일각에서는 '테헤란로의 바퀴벌레'리고 말씀해주시기도 합니다 ㅎㅎ" 올해 인터뷰할 때 이 이야기를 꺼냈더니, 이제는 '테헤란로의 불사조'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ㅋㅋ 다행이죠? 기사 제목에 '바퀴벌레'란 단어를 넣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벌레를 극혐하는 타입) 채널코퍼레이션은 최근 시리즈 C라운드로 28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내일 망하지 않을까 하며 달렸던 회사가, 이제는 투자사들의 이어진 러브콜로 오버부킹으로 라운드를 마무리한 것입니다. 국내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 '채널톡'의 성장세를 확실하게 인정받은 셈인데요. 기자는 지난 2019년 채널코퍼레이션이 시리즈 B투자를 받았을 때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당시 사명은 '조이코퍼레이션'이었습니다.) (참조 - '눈팅족'도 구매 고객으로? 잘나가는 채팅상담솔루션 '채널톡') 이후 매년 채널코퍼레이션의 행보를 지켜보며 취재를 해왔는데요. (참조 - 강남언니와 채널톡이 일본 고객을 사로잡은 비결은?) 물론 스타트업에게 있어 투자 유치는 축하할 일이고 기업의 성장을 연장시키는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새삼 이번 인터뷰를 통해 채널코퍼레이션의 진짜 목표를 확인하고 나니, 이번 투자 건은 아주 긴 여정 중 하나의 중간 과정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채널톡을 지켜보며 취재해온 입장에서, 행보의 일관성을 새삼 인정하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채널코퍼레이션의 진짜 목표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확인해보시죠. "인터뷰를 진행하기 며칠 전 투자유치 이후 최시원 대표님이 고객사들에게 보낸 메일을 봤어요"
일본 시총 2위, 영업이익률 50%대, 평균연간급여 1위.. '키엔스' 이야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대표적인 지식기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 기업도 아니면서 영업이익률이 50%대에 이르는 일본기업 '키엔스(KEYENCE)'를 아시나요? (참조 - https://www.keyence.co.jp/) 키엔스는 공장 자동화(FA)를 위한 센서를 중심으로 다양한 계측제어기기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제조기업입니다. * FA : Factory Automation 그런데 지난 8월 24일 국내 미디어에서 소니그룹을 제치고 일본 내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고 키엔스를 소개하면서 국내에서도 이슈가 된 느낌입니다. (참조 - 소니도 제쳤다…'日 시총 2위' 키엔스 비결은) 아마도 B2B 비즈니스가 메인이라 키엔스가 국내 일반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아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이런 키엔스가 어떤 기업이고 어떻게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는지 그 비결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가총액 2위 쟁탈전 먼저 앞서 언급한 기사가 나온 시점의 일본기업 시가총액 순위에 대해 간략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2021년 8월 24일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실제로 압도적 1위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키엔스는 약 15.98조엔(약 170조원)으로 2위에 랭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은 기사 제목처럼 키엔스의 시가총액이 이날 처음으로 소니를 제쳤거나 2위에 등극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의 시가총액 경쟁은 넘사벽인 도요타자동차를 제외하고 2위 쟁탈전이 생각보다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는데요. 특히 소프트뱅크그룹, 소니그룹과 함께 키엔스는 2위권을 형성하며 오랫동안 이들과 경쟁해 왔죠.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1-09-23
피아노-오토바이-욕조를 동시에 만드는 이상한 회사
'야마하(YAMAHA)'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아마 한 번쯤은 이 회사 제품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야마하가 어떤 회사냐고 물으면 대답이 제각각입니다. "거기 피아노 만드는 회사 아니야?" "응? 아닌데 거기 오토바이 만드는 회사야" 이렇게 '뭘 만드는 회사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데요. 사실 둘 다 맞습니다. 이 회사는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도 만들고 오토바이나 모터보트 같은 탈 것도 만들죠. 근데 사실 야마하가 만드는 물건은 훨씬 더 다양합니다. 야마하는 양궁 활도 만들었고요. 골프채도 만들고요. 수영장도 만들고, 욕조도 만듭니다. 스피커도 만들고, 믹싱 콘솔 같은 복잡한 음향 기기부터 미디 소프트웨어도 판매합니다. "잠깐만!! 뭔 회사가 만드는 물건에 이렇게 일관성이 없어?!" 네, 저도 그 점이 의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야마하가 어떤 회사인지, 다양한 물건을 만들게 된 사연은 뭔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135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베노믹스' 실패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이 광복절이었죠. TV에서 광복 당시의 상황과 바뀌어버린 현재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여러 방송들을 해주더군요. 어렸을 때하고 달라진 것이 나이가 들어서 보니까 옛날 사진들 하나하나가 참 관심이 가더군요. 저 때 당시 사진에 찍혀있던 아이들이 지금까지 살아있으면 80이 넘는 노인이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 그리고 그 당시 서울 광화문 거리의 모습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사뭇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1800년대 말이나 1900년대 초의 조선의 희귀 사진들을 보면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한참을 생각해보게 되구요. 예를 들어 당시 마포의 사진이다.. 라고 나오면 지금 마포의 어느 곳이지? 지금은 무엇이 되어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계속 갖게 됩니다.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똑같은 컨텐츠를 똑같은 사람이 바라보더라도요, 그 사람이 바뀔 수 있는 거죠.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그런 사진들을 보면서 세상이 바뀌었다는 생각과 함께 저 역시 바뀌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은 넋두리가 좀 길었네요. 광복절 얘기가 나왔으니 일본 얘기를 드려볼까 합니다. 지금 일본이 참 사면초가입니다. 도쿄 올림픽을 치렀지만 기대했던 올림픽의 경제 효과도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죠. 아마 일본 입장에서는 코로나가 참 원망스러울 겁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1-08-25
일본맥도날드는 '매출 반토막 위기'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었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세계 햄버거 프랜차이즈 1위이자 외식 업계의 거인 맥도날드(McDONALD'S). 전 세계 주요 나라별 물가 비교는 물론 상대적 통화가치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빅맥 지수'라는 것이 등장하고 하나의 경제지표로 활용되는 것만 봐도, 세계 경제에 미치는 맥도날드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빅맥 지수(Bic Mac Index)는 1986년 9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처음 개발하여 매년 발행하는, 각 나라의 구매력 평가 (Purchasing Power Parities)를 비교하는 경제지표 중 하나. 맥도날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표 버거 빅맥(Big Mac)의 각 나라별 판매 가격을 미국 달러로 환산하여 국가 간 물가를 비교함 특히 일본 내에서 맥도날드는 외식 시장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실제로 일본맥도날드가 설립된 1971년 이후 성장 과정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 1971년 5월 일본맥도날드 설립 • 1971년 7월 1호점 오픈(도쿄 긴자 미츠코시) • 1975년 12월 연매출 100억엔 돌파 • 1976년 2월 프랜차이즈 1호점 오픈(오키나와) • 1976년 12월 100호점 오픈(치바) • 1977년 10월 최초 드라이브스루 매장 오픈(도쿄) • 1980년 12월 연매출 500억엔 돌파 • 1981년 7월 300호점 오픈(요코하마) • 1982년 12월 연매출 702억엔 돌파 (일본 외식업계 매출 1위 등극) • 1984년 10월 연매출 1000억엔 돌파 • 1985년 8월 500호점 오픈(도쿄) • 1991년 12월 일본 외식업계 최초 연매출 2000억엔 돌파 • 1993년 7월 1,000호점 오픈(아이치) • 1996년 11월 2,000호점 오픈(가나가와) • 1999년 8월 3,000호점 오픈(도쿄) • 2001년 7월 JASDAQ 상장 • 2006년 12월 연매출 4,400억엔 돌파 • 2007년 1월 기간한정상품 '메가맥' 히트 및 일매출 23억4700만엔 기록 • 2007년 12월 '해피세트' 연간 판매량 1억개 돌파 • 2008년 12월 일본 외식업계 최초 연매출 5000억엔 돌파 하지만 이렇게 고공 성장을 이어가던 일본맥도날드는 2008년을 정점으로 매출 하락 및 커다란 사회 문제를 연달아 일으키며 끝을 모를 정도로 빠르게 추락하였습니다. 그러다 2015년 바닥을 찍고 기적처럼 다시 옛 영광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지난 8월 12일 공개된 2021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1512.66억엔(전년동기대비 +8.6%), 영업이익 172.26억엔(전년동기대비 +16.6%), 경상이익 168.85억엔(전년동기대비 + 16.4%)으로 확실한 V자 곡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일본맥도날드는 과거에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은 어떤 전략으로 성장 중인지 주요 내용을 함께 살펴보며 우리들의 비즈니스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잇따른 악재로 최악의 위기에 빠지다 앞서 소개한 일본맥도날드의 실적추이를 다시 한번 상기해보도록 하죠. 먹거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자연스럽게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일본맥도날드의 매출은 2008년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고단가 기간한정 상품을 중심으로 신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수익이 낮은 매장을 과감하게 폐쇄하며 오히려 영업이익을 높여가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나갔으나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12년경부터 유입 고객 및 객단가의 동반 하락이 본격화된 것은 물론 2014년 7월 기사화가 되며 크게 불거진 중국 원재료 생산공장의 위생 문제로 고객 이탈 현상이 심화된 것이죠.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1-08-23
'철강왕' 박태준이 협상에서 활용한 2가지 병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홍선표님의 기고입니다. 1973년 12월 23일, 당시 포항제철 사장이었던 박태준과 외국계약담당부장 노중열은 일본 도쿄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떠나는 비행기에 오릅니다. 하루 전에 결정된 갑작스러운 출장이었는데요. 딱히 누구를 만나기로 미리 약속을 정해놓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10시간을 날아 경유지인 독일 함부르크에 내린 박태준은 프랑크푸르트 대신 이곳에서 내리자고 말합니다. "호텔 예약도 안 돼 있지 않습니까?" 라고 묻는 부하 직원의 말에 "프랑크푸르트까지 가면 돼 있소?" 라고 반문하면서 말하죠. 그만큼 아무런 준비 없이 급작스럽게 떠난 여정이었습니다. 함께한 부하 직원도 대체 이번 출장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죠. 공항을 나와 호텔에 숙소를 잡은 박태준은 먼저 한숨 푹 잔 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있는 대형 제철설비업체의 임원들에게 지금 당장 만나자는 전화를 겁니다. 당시 포항제철은 연간 철강 생산량 103만톤 규모의 1기 공장의 준공을 마친 뒤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동시에 더 큰 규모의 2기 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2기 공사 이후엔 3, 4기 증설 공사도 계획돼 있었던 만큼 설비업체에 포항제철은 떠오르는 큰손이었죠. 크리스마스 휴가 중이었지만 전화를 받은 설비업체의 중역들은 자동차와 기차로 달려와 단 몇 시간 만에 호텔 객실로 모두 모여들었는데요. 그들의 손에 들린 가방에는 고로와 코크스, 소결 설비 등 회사가 판매하는 각종 제철설비를 소개하는 팸플릿들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포철은 1기 설비의 대부분을 일본 업체에서 구매했지만, 2기부터는 유럽의 여러분에게도 문호를 활짝 열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2기 공사에 들어갈 설비 예정금액은 3억5000만달러입니다." "나는 원활한 입찰을 진행하기 위해서 새해 1월 5일까지 여러분이 직접 포철로 오시길 희망합니다. 우리 회사 2기 설비구매의 문호는 틀림없이 여러분에게도 활짝 열려있습니다." 모두가 모인 걸 확인한 박태준 회장은 설비업체 임원들에게 입찰에 참여하고 싶다면 약 2주 뒤까지 포항 영일만으로 와달라고 요구합니다. 설비업체 임원들 모두 연말, 연초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휴가 계획이 잡혀있었지만 포항제철 납품이라는 대어(大漁)를 낚을 기회 앞에서 휴가는 문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새해를 기념하는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극동의 바다가 궁금합니다"라는 미소 띤 대답과 함께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죠. 1970년 4월 경북 포항 영일만 허허벌판에서 첫 삽을 뜬 포항제철(포스코)은 1992년 9월 25일 전남 광양만에 광양제철소 4기를 준공하며 연간 2100만 톤의 철강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철강업체로 거듭나는데요.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일본 소비트렌드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성장 정체에 직면하여 불경기가 지속되고 소비력이 낮아져 내수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과거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다 버블이 꺼진 후 깊은 수렁에 빠져 오랜 기간 동안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특히 2019년 말 등장한 코로나 여파로 불확실성이 더 높아지다 보니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지난 1년간 소비지출은 전년대비 더욱 감소했죠. 아마도 동경 중심의 토지와 주식 정도가 그나마 일본에서 성장해 온 유일한 소비 시장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2020년 후반부터 오히려 버블론이 거론될 만큼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수요가 높아지는 제품도 있고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더 나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영역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바로 고가 제품 시장이 그러한데요. 분명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생산과 소비의 밸류 체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울 텐데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니, 최근 일본에서 감지되고 있는 시장 흐름을 함께 살펴보며 그 특징을 고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나가는 캠핑카 우선 일본에서는 매년 캠핑카 판매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1-06-30
만화왕국 일본이 한국 웹툰에 대적하기 어려운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일본에서도 한국식 웹툰이 주류가 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작년 초 도쿄 도라노몬의 코미코 본사에서 만난 무샤 마사아키(武者正昭) 코미코 대표는 이렇게 단언했었습니다. 만화왕국 일본에서도 스마트폰 등에서 세로 스크롤 방식으로 만화를 소비하는 한국식 웹툰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고, 시간이 걸릴 뿐 결국 이런 방식의 웹툰이 일본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무샤 대표는 1980년대부터 일본 대표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스타 만화편집자로 일해오다 2018년 NHN의 웹툰 플랫폼인 코미코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최근 일본에선 종이만화 편집자가 한국 웹툰회사로 이직하는 일이 늘고 있는데요. 만화잡지를 가진 출판사 중심으로 지난 수십년간 철옹성의 사업구조를 구축해 왔던 일본 만화 시스템, 그 시스템의 핵심인 만화 편집자들이 웹툰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는 것이죠. 웹툰이 일본 시장을 장악하게 된 이유 작년초 무샤 대표가 단언할 때만 해도 정말일까 싶은 사람들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일본 만화 앱 매출 순위를 보면, 1·2위가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 라인의 웹툰 플랫폼인 라인망가였습니다. 특히 픽코마가 줄곧 일본 만화 앱 매출 1위를 유지하며 경쟁 업체와 격차를 벌리고 있지요. (참조 - 네이버·카카오, 최대 만화 시장 일본에서 '왕좌 경쟁 격화') 웹툰 콘텐츠 부문에서는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6배 이상 늘었고요. 지난 5월엔 픽코마의 하루 거래액이 4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일본도 2017년 디지털만화(1711억엔)가 종이만화 매출(1666억엔)을 처음 넘어선 뒤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참조 - "만화왕국 일본서 한국식 웹툰 큰 인기… 디지털 만화, 이제 주류로 자리잡을 것") 하지만 디지털만화라고는 해도 원래 종이만화였던 것을 스마트폰·태블릿PC로 옮겨 보는 형태가 훨씬 많습니다. 다만 일본에서도 한국식 웹툰 시장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거죠.
최원석
2021-06-08
2021년 상반기 일본 스타트업 상장사 총정리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현재 주요 지역별로 코로나 백신이 공급되고는 있지만 전 세계가 이 전염병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 시간 동안 기업들은 저마다 최적의 경영 활동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미래 성장이 가능한 해법을 찾아야하겠죠. 특히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아 제품과 고객이 확실하게 확보되지 못한 스타트업의 경우 더더욱 차별화 및 생존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할 텐데요.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상장(IPO)을 통해 자금조달은 물론 고객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한 기업들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EY일본감사법인의 시니어 파트너 젠포 마사요시(Masayoshi Zenpo)씨는 올해 초 일본 상장 시장에 대해 작년과 유사 또는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할 거라고 전망했는데요. 그 배경으로는 최근 몇 년간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AI나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기반으로 혁신 중인 스타트업으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했고, 이런 기업들이 성과를 보여주며 상장을 통한 EXIT 움직임이 올해부터 본격화 될 거라는 것이죠. 그럼, 급성장하는 일본 스타트업들이 상장 시장으로 주로 선택하는 마더스 시장을 중심으로 최근 흐름 및 상장에 성공한 주요 기업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마더스 시장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 일본 스타트업의 상장 루트 '마더스'에 대한 7문7답) 신규 상장 시장의 대세가 된 마더스 먼저 마더스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1-06-03
강남언니와 채널톡이 일본 고객을 사로잡은 비결은?
먼 나라 이웃나라 일본에서 최근 우리 스타트업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낸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히 눈에 띄는 두 스타트업의 해외 사업 담당자를 모셨습니다. 바로 여성 미용/성형 정보 앱 '강남언니' 그리고 채팅상담 솔루션 '채널톡'입니다. (참조 - 요즘 J커브를 그리는 성형앱, 강남언니의 인기비결은?) (참조 - ‘눈팅족’도 구매 고객으로? 잘나가는 채팅상담솔루션 ‘채널톡’) 아웃스탠딩에서도 이전에 다룬 바 있는데요. 저마다의 영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들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겁니다. 이 두 팀이 일본 사업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의 과정과 결과물, 그리고 일본의 시장과 고객의 특징까지 생생한 목소리로 함께 들어보죠!!! 강남언니 임현근 이사 인터뷰 "안녕하세요. '강남언니'에서 해외사업총괄이사를 맡은 임현근입니다" "강남언니가 일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시그널'을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시그널이요?" (목요일이라 가벼운 조크를...ㅋㅋ) "구체적으로 어떤 시그널이요?"
출시 이틀 만에 '수요폭발' 아사히 생맥주캔의 비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맥주 제조사 아사히(ASAHI BREWERIES)가 야심 차게 선보인 캔맥주 신상품 '아사히슈퍼드라이 생맥주캔’ (이하 생맥주캔)을 들어보셨나요? 지난 2021년 4월 6일 화요일부터 일본 전국 주요 편의점에서 발매되기 시작했는데요. 그냥 겉으로 보기에는 일본에서 볼 수 있는 여느 캔맥주와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신상품은 발매 2일 만에 1개월분이 넘는 주문이 몰려들어와 상품 공급량을 맞출 수 없게 되면서 출하 자체가 일시 정지되는 헤프닝을 일으킨 주인공입니다. 즉, 발매와 함께 크게 이슈가 되었지만 지금 당장은 시장에서 만나볼 수 없는 귀한 물건(?)이 되어버린 것인데요. 4월 8일 오후 아사히 측에서는 현재 출하 재개 시기는 불투명하나 당초 편의점에서의 선행 발매 이후 4월 20일부터 일반 소매점 등에서도 발매하려던 계획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죠. 따라서 다행히 4월 안에는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상품이길래 이렇게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인지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인과 맥주 문화 더운 여름날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는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요. 명실공히 주류 강국인 일본의 생맥주는 부드러운 목 넘김과 식감을 살려주는 크리미한 거품 맛이 일품이라 할 수 있죠. 덥고 습한 지리적 특성으로 일본인들은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이로 인한 갈증으로 빨리 지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쉽게 마실 수 있는 주류로 생맥주가 생활 깊이 침투해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예전부터 직장인들이 퇴근하다 길거리 뒷골목의 작은 선술집에서 혼자 생맥주 한잔 들이키고 들어가는 혼맥문화도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1-04-13
이 회사들이 직원에게 부업을 권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조직에 속한 사람의 부업(副業) 문제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속한 기자 직군도 어느 정도 포함되겠지만, 많은 일들이 유무형의 무엇인가를 만들어 다른 이에게 알리고 전달하고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일이지요. 그럴 때 항상 논란이 되는 게 어떤 조직에 풀타임으로 소속돼 있을 경우의 부업 혹은 겸업입니다. 특히 최근처럼 코로나로 사회활동이 크게 줄어들고, 사람끼리의 대면 빈도도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또 직종에 따라서는 이미 1년 넘게 ‘회사로 출근’하는 일이 거의 사라진 경우도 있지요. 이전보다 급여와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분도 있을 테고요. 또 비대면으로 인해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게임·IT·개발 등의 분야에서는 반대로 풀타임 인력을 구하지 못해 다른 조직에 속해 있더라도 부업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애타게 찾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을 개인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업무 영역 혹은 소득을 넓히는 방법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만, 조직의 입장에서 볼 때도 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요. 직원이 조직에 속한 일 이외의 새로운 일을 함으로써 개인은 물론 조직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을 겁니다. '투잡' 권하는 샤넬 대표적인 예로 세계 최고의 패션회사 중 하나인 ‘샤넬’을 한번 얘기해 보죠. 샤넬의 창업자 코코 샤넬은 관습을 깨는 옷을 만들어 세계 여성을 사로잡았죠. 새로운 관점과 사고방식을 의상으로 구현해낸 크리에이터이자 장인이었습니다.
최원석
2021-03-22
일본에서 대박난 IoT문구 '숙제의욕 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일본 니케이신문사가 발행하는 소비, 유통, 마케팅 특화 전문지 니케이MJ(Nikkei Marketing Journal)는 매년 ‘니케이MJ 히트제품순위’라는 일종의 트렌드 지표를 발표합니다. 시장에서 크게 유행한 트렌드를 매출, 신규성, 영향력 3가지 기준으로 선정하는데 지난 2020년 11월 3일 최신 연간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2019년 10월~2020년 9월) 흥미로운 부분은 스모 경기의 선수 등급(5등급)과 경기 매칭(동/서) 방식을 히트제품순위에 적용하여 1차 리스팅 후 최종적으로 톱30을 선정한다는 점입니다. 지난 1년간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제품들을 보면 주로 코로나 환경이 영향을 준 것들이 주를 이루었음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순위에 올라온 내용 중 독특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끄는 제품이 있어 함께 살펴보며 현지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숙제의욕 펜'의 특징 앞서 소개해 드렸던 니케이MJ 발표 순위 내용 중 ‘숙제의욕 펜(IoT 펜)’이라는 제품을 확인하셨나요? 이 제품은 1905년에 설립된 일본의 대표 문구 제조사 ‘고쿠요(KOKUYO)’가 2019년 7월 초등학생, 중학생을 타깃으로 출시한 첫 번째 IoT 문구입니다. 이 제품의 일본어 표현을 그대로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품명 : しゅくだいやる気ペン (슈쿠다이 야루키 펜) • 해석 : 숙제할 의욕이 생기는 펜 앞서 순위 리스트에서 보신 것처럼 일본어 표현을 짧게 쓰려다 보니 ‘숙제의욕 펜’이라고 표현했는데 더 나은 표현이 없을까 살짝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름만 보고 이 제품이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 인지하기 쉽게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구성은 비교적 심플합니다. 먼저, 4가지 주요 특징을 통해 어떤 제품인지 확인해 보도록 하죠.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1-03-08
재택근무에서 '워케이션'으로 진화 중인 일본의 텔레워크 문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일본 기업들은 사회구조 변화에 맞춰 ‘일하는 방식 개혁’을 통해 업무는 물론 경영 효율을 높여 지속성장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 영향으로 인해 우리들에게 이전과는 전혀 달라진 새로운 생활 방식이 요구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죠. 일하는 방식 개혁에 있어서 특히 두드러진 모습 중 하나가 바로 ‘텔레워크(원격근무)’ 인데요. 대표적인 텔레워크 형태로는 재택근무를 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재택근무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듯, 일본은 물론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정부 차원에서 외출 자체와 함께 재택근무를 권고하면서 이제는 일상화가 되었다고 할 수 있죠. 이러한 새로운 근로 방식이 일본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고 어떻게 진화해가고 있는지 함께 고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텔레워크의 확산과 현주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로 재택근무로 대변되는 텔레워크는 다양한 장소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효율성을 높인다는 개념인데요. 하지만 같은 건물, 같은 오피스에서 직장 동료들을 늘 대면할 때와 달리 혼자 근무하는 환경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는 물론 정체성의 혼란이 야기되기도 하죠. 실제 인재매칭기업 리크루트 커리어가 텔레워크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몇 가지 현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텔레워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을 확인해보면, 코로나 확산으로 경각심이 높아지던 2020년 3월까지 30.2% 수준에서 일본 정부가 첫 긴급사태를 선언한 4월에 약 80%(79.3%)로 급증하며 이때부터 텔레워크가 사회 전반에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언제부터 텔레워크를 시작했나? (N=2,272)] [코로나 일일확진자수 추이]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1-02-09
완벽하지 않아서 성공한 가수 '호시노 겐'
일본 연예계엔 흥미로운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이 사람인데요. 가수이자 배우, 문필가로 활동 중인 호시노 겐입니다. 그는 현재 일본 내에서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스타 중의 스타인데요. 음악, 연기, 집필 등 여러 분야에서 최정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죠. 우선 2019년 발매한 앨범 'POP VIRUS'는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과 '빌보드 재팬 핫 앨범'에서 4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요.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2016)'는 최고 시청률 20.8%를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2017년 발간한 에세이집 '생명의 차창에서'는 일본 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그런데 호시노 겐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인기가 많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얼핏 보면 인기가 없을 것 같은데 인기가 있다'는 점이 그가 흥미를 끄는 주된 이유죠. 보통 '톱스타'들을 떠올려 보면 뛰어난 외모에 나이도 젊고 노래도 춤도 훌륭한 경우가 많잖아요. 호시노 겐은 이 중에 해당되는 게 거의 없습니다. 우선 나이는 1981년생으로 한국 기준, 40대인데요.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으로 시계를 돌려 봐도 이미 30대 중반이었습니다. 또 평범한 외모에 프로필상 키는 168cm로 큰 편이 아니고요. 노래를 못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혼을 쏙 빼놓을 만한 가창력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호시노 겐은 일본 내에서도 연구 대상(?)인데요.
일본 공중파 아나운서가 유튜브에 BTS 댄스 영상을 올린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최원석님의 기고입니다. 일본의 한 아나운서가 BTS의 ‘다이너마이트’ 댄스를 커버한 유튜브 영상이 크게 히트했습니다. 민영 공중파 방송국인 후지TV의 나가시마 유미(永島優美) 아나운서가 2020년 12월 29일 후지TV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인 ‘메자마시TV’의 유튜브 공식 채널에 댄스 커버 영상을 올린 것이었죠. 2021년 1월 12일 현재, 보름 만에 조회수가 360만회를 넘었습니다. 일반 아나운서 실력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 높은 춤이 입소문을 탄 데다, 인터넷에 관련 기사까지 실리면서 조회수가 치솟았습니다. ‘메자마시TV’도 8개월쯤 전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출연진이 총출동해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지요. 유튜브 진출하는 일본 방송국들 2020년부터 일본 공중파 방송국도 프로그램마다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게 붐입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TV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유튜브 등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메자마시 TV’ 유튜브 구독자는 현재 11만명으로 꽤 분전하고 있지만, 매주 올라오는 동영상의 편당 평균 조회수는 10만건을 넘지 못하는 형편이죠. 나가시마 아나운서가 올린 ‘다이너마이트’ 댄스 커버 영상의 조회수는 이 프로그램의 모든 유튜브 동영상 가운데 비교 불가 수준입니다. 나가시마 아나운서는 올해 30세로, 입사 4년 만인 2016년에 후지TV 간판 프로그램인 ‘메자마시TV’의 7대(代) 메인 캐스터에 올랐습니다. 2020년 말 일본 오리콘에서 조사한 ‘좋아하는 여성 아나운서’ 순위에서 9위에 랭크되는 등 후지TV의 얼굴 중 한 명이지요.
최원석
2021-01-12
"2030년엔 50%가 부업".. 노무라연구소가 예측한 2021년 이후의 미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리서치 기관인 노무라연구소(Nomura Research Institute)가 2020년 11월 말 향후 미래 사회를 예측한 ‘NRI 미래연표 2021~2100’ 리포트를 발행하였습니다. 이 리포트는 2021년부터 2100년까지 연도별로 예정되어 있거나 예측되는 미래 사회의 흐름을 요약해 놓은 자료입니다. (참조 - NRI 미래연표 2021~2100) ‘정치·사회’, ‘경제·산업’, ‘국제’ 및 노무라연구소에서 직접 전망한 ‘NRI 예측’ 등 총 4개 카테고리에 대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죠. 참고로 노무라연구소는 과거에도 ‘NRI 미래연표 2016~2065’ 등 유사한 내용의 리포트를 거의 매년 발행하며 우리들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요. 특히 이번에 발표된 최신 리포트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관통 중인 전 지구적 비상 상황과 급격한 기술 진화의 흐름 속에서, 향후 인류의 생활상에 다가올 변화를 이제 막 맞이하게 된 2021년부터 80년 후인 2100년까지 정리하였기에 그 의미가 특별하다고 할 수 있죠. 노무라연구소가 예측한 우리의 미래, 그 모습은 어떠할지 리포트 내용 중 주요 사항들을 함께 둘러봄으로써 올해는 물론 이후 세상의 흐름까지 이해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일본 사회의 변화가 중심이라 일본 비즈니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분들께 의미 있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먼저 ‘교통·운수’, ‘근로방식’, ‘디지털 경제’, 그리고 ‘바이오·의료’ 등 이번 리포트에서 선정한 4가지 핵심 테마에 대한 예측부터 순서대로 간략히 확인해 보겠습니다. 2030년 우리 곁에 자리하게 될 자율운전 해외 선진기술중심 도시들과 유사하게 일본에서도 자율주행 실험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안전성 검증과 법제도 정비,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도 함께 검토되고 있죠. 특히 일반적으로 길고 곧게 뻗어 있어 자율운전에 적합한 고속도로의 경우 레벨3와 레벨4 단계에 맞는 고도화된 실험이 자주 행해지고 있는데요.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1-01-11
뜨거워지는 편의점 원두커피 전쟁 '3라운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편의점 원두커피가 좀 팔리나요?”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손님이 계십니다. 편의점마다 커피머신이 있습니다. 그걸 가리키며 묻는 말씀입니다. 상권마다 다르겠지요. 그게 잘 팔리는 상권이 있고, 전혀 안 팔려 커피머신 자체가 아예 없는 편의점도 상당히 됩니다. 일단 평균으로 보자면, 지난해(2020년) GS25에서 커피머신으로 팔린 원두커피만 1억5600만 잔이라고 합니다. 편의점 메이저 3사 (GS25, CU, 세븐일레븐)를 모두 합치면 연간 4억 잔 정도 됩니다. GS25 가맹점 숫자가 1만5000개 정도 되니 계산이 쉽습니다. 점포당 연간 1만 잔이 팔렸다는 말이고, 이걸 365일로 나누면 하루 30잔 정도 팔린다는 추정치가 나옵니다. 성장세를 보면 가파릅니다. 2018년 GS25에서 판매된 원두커피가 9000만 잔이었습니다. 2019년 처음으로 1억 잔을 돌파했고, 지난해 1억5000만 잔이니 2~3년 사이 거의 곱절의 성장을 이룬 셈입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커피전문점이 테이크아웃만 되는 경우가 많아, ‘차라리 그럴 바에 가성비를 따진다’는 생각에 편의점 원두커피를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습니다. 편의점 원두커피는 한 잔에 1000원, 비싸봤자 2000원이 넘지 않으니까요. 1라운드 '다양화 전쟁'
봉달호
2021-01-08
2020년 일본 스타트업 상장사 총정리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8월 4일 포스팅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을 잘 극복하며 상반기에 상장한 기업들과 시장 흐름을 살펴보았는데요. (참조 - 코로나 와중에.. 상장에 성공한 일본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2020년 한해를 정리하며 하반기에 상장한 기업 및 시장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코로나 영향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했는지 살펴봄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를 가늠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1년간의 변화도 살펴볼 겸 “2019년 일본 스타트업 상장사 총정리” 포스팅도 부분적으로 비교하였는데 해당 내용도 참고해 보시면 일본 시장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조 - 2019년 일본 스타트업 상장사 총정리) 2020년 상장사는 총 109곳 세계 3대 거래소로 꼽히는 동경증권거래소(JPX)를 기준으로 올해 상장한 기업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동경증권거래소는 5개 시장으로 구성되는데, 2020년 한해 상장사는 연내 상장 확정 기업을 포함하여 총 109개社로 나타났습니다. * 동경증권거래소는 1부와 2부, 마더스, 자스닥(JASDAQ) 그리고 TOKYO PRO Market으로 구분됨. 동경증권거래소와 스타트업 전용 시장인 마더스 시장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 참고 (참조 - 일본 스타트업의 상장 루트 '마더스'에 대한 7문7답) 여기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1) 지속적으로 상장사가 증가 중이고 2) 스타트업·벤처기업 전용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더스 시장의 상장 비율이 여전히 동경증권거래소 시장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더스 시장 상장사는 전체의 약 8.9% 정도인데 각 시장별 상장기업수는 다음 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 내용은 JPX 공식 데이터로 특정 시장에 상장한 후 시장 이동이나 상장 폐지 등이 수시로 발생하기에 언제든 변경될 수 있고 기준일 시점에서 상장이 완료된 기업수를 의미합니다. 주목해야 하는 마더스 시장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12-15
'슈퍼앱' 전략으로 본 야후재팬-라인 경영통합 1주년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인 2019년 11월 18일 일본에서는 ‘야후재팬(Yahoo Japan)’과 ‘라인(LINE)’ 간 경영통합 발표가 있었습니다. 당시 해당 소식은 속보 형태로 전 세계로 빠르게 타전되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요. 한국경제는 당일 기사 제목에서 '아시아 최대 IT공룡 탄생'이라는 표현을 쓰며 두 기업 간 통합 행보가 향후 미칠 영향이 작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공식 발표가 있기 전인 11월 13일 두 기업 간 움직임을 최초 보도한 니케이신문은 경영통합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는데요.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인터넷 서비스의 지각변동 때문이다" "이커머스, SNS, 금융 등 영역별로 서비스가 분산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인터넷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중국에서는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기업이 등장하고 있는데, 대표 기업이 텐센트다” 이 기사가 나온 다음 날 BUSINESS INSIDER 일본판은 “야후재팬은 중국의 거대 IT기업 텐센트를 지향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니케이신문의 분석을 심도 있게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두 기업 간 경영통합은 국내외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고 그 이후 많은 이들이 이른바 일본發 슈퍼앱의 등장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다리고 있고 슈퍼앱이라는 표현 자체도 점차 미디어를 중심으로 일반화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온라인 서비스가 등장하지 못했고, 오히려 내수 시장은 점차 구글, 애플, 아마존 등 해외 기업들의 격전지가 되며 고립되어 간다는 인식이 깊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이 아닌 주로 아시아에서 기업가치나 유저 접점, 영향력 등 날로 급성장 중인 슈퍼앱을 보며 많은 일본인들은 자국 IT 기업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을 텐데요. 도대체 슈퍼앱이란 무엇이고 왜 주목받고 있는지, 그리고 슈퍼앱으로 인해 촉발된 새로운 앱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11-18
일본 열도를 감동에 빠뜨린 박진영 어록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자 프로듀서 겸 가수 박진영이 일본에서 마흔여덟 살에 한류스타가 됐습니다. 물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한 우리나라 가수들을 보면 이른 나이는 아닌데요. 그가 갑자기 일본에서 한류스타가 된 이유는 '니지(무지개)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언행 때문입니다. ‘니지 프로젝트’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이 합작해 제작된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2020년 3월부터 6월까지 일본의 니혼TV(NTV)를 통해 방송됐죠. 박진영은 유일한 심사위원이었습니다. 그는 지원한 연습생들에게 애정 어린 심사평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일본 사람들은 '전문적이면서 따뜻한 평가'라며 감동 받았다고 합니다. 그가 방송에서 했던 발언들은 어록이 되어 일본 SNS와 방송가에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인기에 힘 입어 이 어록은 박진영의 일본 첫 베스트앨범에 별책으로 들어갔습니다. (참조 - 니지 프로젝트로 '어록' 제조한 박진영, 일본서 베스트앨범)
2020년 일본 스타트업 기업가치 TOP20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2020년 상반기 일본 스타트업 투자유치 톱20을 살펴보았습니다. (참조 - 2020년 상반기 일본 스타트업 투자유치 TOP20) 이번에는 해당 내용에 이어서 일본 시장을 좀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일본 스타트업 기업가치 상위 20개社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본은 경제 규모나 인구수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속도가 더디고 갈라파고스처럼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있으며 무엇보다도 유니콘 불모지라는 이야기도 종종 듣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도 2018년 6월 미래 벤처 정책인 '미래 투자 전략 2018'을 발표하며, 2023년까지 유니콘 기업 20개社를 발굴하여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인데요. 하지만 일본 시장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에서 국내보다 더 건강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데요. • 관이 아닌 민간, 산학 중심의 성장 기반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의 자발적 인식 변화와 그로 인한 지속적인 자본투입확대) • CVC나 M&A, 오픈이노베이션 활동 증대 (대기업들의 혁신 니즈 확대와 활발한 시장 참여) • 활성화된 벤처기업전용 상장 시장 ‘마더스’ (스타트업의 자본 조달 및 EXIT 루트로서 핵심 역할 수행) 특히, 위에서 언급한 벤처기업전용 상장 시장의 활성화는 스타트업이 굳이 유니콘의 환상에 빠지지 않아도 성장의 발판이 되어 준다는 점에서 국내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부분이고,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는 물론 산업 구조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영역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9-24
2020년 상반기 일본 스타트업 투자유치 TOP20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여전히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행, 항공, 해운, 호텔 등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업계의 경우 비즈니스를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기도 하죠. 특히 아직 비즈니스 안정화에 이르지 못한 스타트업이라면 그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을 텐데요.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강점을 잘 살려 마더스 시장 상장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일본 스타트업이 적지 않음을 지난 8월 초 포스팅한 글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참조 - 코로나 와중에.. 상장에 성공한 일본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더불어 대면 활동의 위축에도 다행히 생각보다는 투자 업계의 활동에는 영향이 크지 않아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투자를 이끌어 낸 기업들을 살펴봄으로써 최근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해 보고자 합니다. 상반기 투자유치 1위~10위 먼저 상반기 투자유치 랭킹 톱20개社 중 10위까지 살펴보죠. - VPP Japan 1위는 태양광발전소 기반의 Off Grid 전력사업을 추진하며 100억엔(약 1126.9억원)을 조달한 ‘VPP Japan’입니다. 이곳은 송전선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Off Grid 전력회사로서 가상발전소인 VPP(Virtual Power Plant) 사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9-15
코로나 와중에.. 상장에 성공한 일본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연초부터 전 세계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경제 산업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역마다 중앙 정부와 은행에서는 경제 기반 붕괴를 막고 주가 지지 및 회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하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하고 여행, 숙박 산업 등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대면 기반 비즈니스는 바닥이 어딘지 모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렇게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상장 시장 또한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시장에서 신규 고객확보와 매출 창출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그 타격이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본 스타트업의 주요 EXIT 루트인 마더스 시장을 중심으로 상반기 주요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마더스(Mothers) : Market of the high-growth and emerging stocks의 약자로, 성장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동경증권거래소의 신흥시장. (참조 - 일본 스타트업의 상장 루트 '마더스'에 대한 7문7답) 작년과는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 일본 스타트업 업계는 지금까지 매년 양적, 질적으로 지속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에는 일본 내 스타트업 자금 조달 규모가 700억엔(약 7870억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에는 4500억엔(약 5.06조원)으로 크게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자금 조달 기업 수도 1000개社에서 2000개社 수준으로 2배나 증가했죠. 더불어 기업당 자금 조달 금액도 함께 증가하며 성장 발판이 되었고 마더스 시장 신규 상장 스타트업 수도 2010년 12개社에서 2019년 65개社로 크게 늘어난 상황입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8-04
업의 본질을 생각한다 ③ 지방 대학의 반전 ‘긴키대학’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이번 '업의 본질을 생각한다' 3편은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일반 기업이 아닌 대학교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국내에서도 인구감소와 해외로의 유학 등으로 인해, 국내 대학들 간 학생 유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지고 자연히 도태되어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아졌죠.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최고의 고등 교육기관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상실한 채, 그저 취업을 위한 ‘양성소’ 내지는 영리만을 취하는 ‘기업’으로 변질된 느낌마저 들기도 하는데요. 일본의 한 지방대학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인지도와 신입생을 확대하며 주요 수도권 대학들과 경쟁해왔는지, 함께 둘러보면서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업의 본질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바다의 로또' 참치 2019년 1월 5일 일본 도요스 수산 시장의 새해 첫 경매에 등장한 참치가 3.336억엔(약 35억원)에 낙찰되며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무게는 무려 278kg에 달했는데 일본 참치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낙찰 주인공은 스시 체인점 ‘스시잔마이’ 대표 기무라 기요시 씨였습니다. 그는 매년 최고의 참치가 들어오면 경쟁 입찰에 참여하는데요. 낙찰 직후 수산시장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스시집 본점에서 공개 참치 해체쇼를 진행한 후 바로 스시로 만들어 판매합니다. 이때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맛을 보여줄 수 있도록 손님 1인당 1간으로 제한되는데요.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7-17
업의 본질을 생각한다 ② 무경력자를 우대하는 ‘츄오택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1편에서는 두 가지 빵만 만들며 4대를 이어오는 동안 같은 맛을 유지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하는 ‘펠리칸’ 빵집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펠리칸’처럼 식빵과 롤빵의 본질인 그냥 먹든 무언가를 곁들이든 고객이 만족하는 맛만 낼 수 있다면 여러 종류의 빵을 만들 필요가 없겠죠. 다시 말해 그러한 맛을 내고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오로지 두 가지 빵에만 몰두해 왔음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업의 본질을 생각한다' 2편은 경영 마인드가 조금은 남다른 한 택시 회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국내 택시 업계를 보면 대표적인 서비스 업종이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죠. 이렇다 보니 오히려 가끔씩 친절한 택시 기사님을 만나게 되면 과분한 서비스를 받은 것 같은 기분마저 들기도 하는데요. 남다른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는 일본의 한 택시 회사 이야기를 통해, 고객과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미래가 암울한 일본 택시 업계 일본의 한 택시 관련 단체에서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법인 택시 사업자와 차량수 모두 지속적으로 감소세에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택시 사업자의 증가로 2008년 7106개사까지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6231개사로 감소했는데요. 1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875개 사업자가 사라졌고, 차량수는 약 1/3 규모로 크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비단 법인 택시 업계에만 국한된 흐름은 아닙니다. 개인 택시 또한 1989년 4만7221대에서 2016년 3만5100대로 매년 약 450대씩 줄고 있는 상황이라 정말 심각하다고 할 수 있죠. 근본적으로 자가 차량 소유율이 늘면서 택시 이용객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법인 및 개인 택시 매출이 서서히 감소하며 운전 기사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인데요. 자가 차량 소유율의 증가 외에도 택시 업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다른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운전자 고령화 (평균연령 59.4세 / 산업전체 42.4세) • 저임금, 불투명한 노동환경 (남성기준 연평균임금 333.29만엔(약 3730만원/ 산업전체 551.74만엔(약 6180만원) • 택시 운전 기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 (불안정, 젊은층 기피, 교대근무 등) 물론 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면허취득자격완화, 노동여건개선, 자율 운전 기술개발 및 여성 친화적 사업장 조성 등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이미 빠르게 진행 중인 택시 업계의 추락을 되돌리기에는 당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가노시의 MK를 꿈꾸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 택시 업계의 상황이 계속 어려워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직률이 20~30% 대로 높은 편인데요.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7-01
업의 본질을 생각한다 ① 단 두 가지 빵만 만드는 '펠리칸'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우리는 종종 일본을 이야기할 때 ‘전통 있는’, ‘몇 대를 이어온’ 등의 표현을 접하곤 합니다. 실제로 일본의 10대 도시 교토는 ‘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도시’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이는 비교적 일본 대도시 중 상대적으로 지진 등 자연 재해의 위험이 적고 약 1천년간 일본의 옛 수도로써 번성하며 영화를 누렸던 것도 한 요인이죠. 이렇다 보니 교토에는 1천년 넘게 대를 이어온 가게가 5곳이 넘고, 200년 이상인 곳은 3100여곳이나 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오래된 가게가 많습니다. 30번의 손길로 만드는 부채 ‘마이센도(1200년)’, 당일 30인분만 판매하는 고급두부 '오쿠단(370년)', 450종이 넘는 전문요리 칼 ‘아리츠쿠(460년)’ 최고의 쌀로 만드는 고등어초밥 '이요마타(400년)', 예술로 승화시킨 화과자 '토라야(800년)' 등. 많은 가게들이 한자리에서 전통을 이어오며 서로가 교토를 더욱 고풍스럽게 만들고 그래서 손님들이 더 자주, 오래 방문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교토의 이런 가게들은 어떻게 초고가의 상품을 만들면서도 수백 년간 꾸준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아 올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이 크게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인정신 • 고객제일주의 • 사업 본질에 집중 여기서 필자가 특히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사업 본질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즉, 외부 환경이나 경영 상황과 무관하게 다른 사업 아이템으로 눈 돌리지 않고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죠. 이런 곳들은 비단, 교토와 같은 고(古)도시가 아니더라도 일본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요. 규모는 작아도 사업 본질에 집중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일본 기업 3곳을 살펴봄으로써 여러모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요즘, 우리들이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빵집 ‘펠리칸’입니다. 펠리칸을 아시나요? 세계적인 선진 도시 중 한 곳인 동경의 아사쿠사 뒷길에는 이른 아침부터 줄이 늘어서는 허름하고 오래된 빵집이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1942년 문을 연 후 4대째 같은 빵만 같은 맛으로 고집스럽게 구워내는 ‘펠리칸(Pelican)’인데요. (참조 - https://www.bakerpelican.com/) 사실 창업한 지 이미 78년이나 된 곳이라 아사쿠사 주변 현지인들은 물론이고 동경을 자주 방문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오전 8시에 문을 여는 펠리칸은 30분 정도 이른 시간부터 식빵을 찾는 고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는데, 아침식사 용으로 구매하려는 인근 주민들, 아침 메뉴 재료로 사러 온 동네 카페 주인, 유명한 식빵 맛을 보러 온 여행객 등 평일 아침에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빵집 앞은 줄 선 사람들로 생기가 돌죠. 그런데 이렇게 줄을 서서 들어가는 가게라고 화려한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상상한다면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실망할 수도 있는데요. 펠리칸은 사이즈, 형태와 그에 따른 패키징만 다를 뿐 오직 식빵과 롤빵 두 가지만을 직접 구워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예쁜 테이블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려진 빵을 둘러보는 일반적인 빵집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한쪽 벽면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예약 고객을 기다리는 식빵과 갓 구워 나온 빵들이 놓인 커다란 건조대가 가게 안을 채우고 있는 한마디로 일반적인 빵 공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습이 연출되는 곳이죠. 일본 하면 화려한 색감과 다양한 식감의 빵들이 넘쳐 나는 빵의 천국이자 ‘스윗(sweet)산업’의 본고장이기에, 아침부터 줄을 서는 가게의 좁고 단조로운 이런 모습은 첫 방문객에게는 다소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죠. 두 가지 빵에 인생을 걸다 그런데 사실 펠리칸도 창업 초기에는 80여종의 다양한 빵을 파는 그저 그런 평범한(?) 빵집이었습니다. 그러다 전후(戦後) 아사쿠사 지역에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만들어 팔 수 있는 빵집이 급증하게 되었고, 펠리칸의 2대 사장은 남들처럼 빵 종류로 경쟁하기보다는 가장 기본이 되는 식빵과 롤빵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재가 되겠다고 굳게 결심하며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하죠. 밀가루의 종류와 제분 공정은 옛날 방식을 계속 고수하면서 소금, 버터, 설탕, 이스트와 물만 활용하되, 환경에 따라 섬세하게 변하는 식빵 맛을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배합을 달리하며 늘 동일하게 유지하는 데 주력했는데요. 이런 노력이 대를 이어오며 결국 기본이 되는 맛은 물론이고, 식빵 하면 펠리칸, 펠리칸 하면 식빵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빵 맛을 인정받은 후 토스트, 샌드위치 등을 취급하는 다양한 카페들로 공급하게 되었고 자연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죠. 많은 빵집들이 식문화 트렌드를 따라가며 새로운 빵을 개발하여 히트하는 듯 보여도 결국 트렌드는 계속 돌고 돌아 바뀌며 사람들의 입맛을 오래 잡아두기 힘든데요. 펠리칸은 상품의 종류보다는 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고객’을 보유한 동네 빵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페로 이어진 인기 펠리칸 식빵의 인기는 가게의 테이크아웃 수요를 넘어, ‘펠리칸 카페(Pelican CAFE)’의 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참조 - https://pelicancafe.jp/)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6-19
돈을 이렇게 많이 푸는데 왜 물가는 오르지 않을까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 국면에 접어드나 싶었는데 아직 방심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식이 들려오네요. 코로나 사태가 중국에서부터 본격화했던 것이 1월 중순 정도였는데요, 벌써 4개월이 지났습니다. 솔직히 지긋지긋하네요. 연휴 때 차가 엄청나게 막히는 것도, 그리고 다시 커지는 코로나 이슈도 어찌 보면 이런 지긋지긋함에 대한 사람들의 보복 심리(?), 그런 게 아닐까요? 애니웨이.. 빠르게 해결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정말 간절합니다. 최근에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죠. 이 질문의 의도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은 이른바 무제한 양적완화를 단행했습니다. 유럽은 기존 양적완화에 Pandemic Emergency 프로그램을 더하여 유로화 공급에 나섰죠. 일본 중앙은행 역시 4월 말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했습니다. 너도나도 앞다투어 화폐 공급을 늘린다고 말을 하는데.. 이렇게 돈이 많이 풀리게 되면 당연히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반대로 자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일단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단기적으로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봅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20-05-12
'온라인 회식부터 마스크 구독까지' 일본의 코로나 대응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25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 기본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 내용 중 핵심은 코로나 감염자와의 접촉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일반 기업에 발열이나 감기 증상이 있는 직원은 휴가를 권고하고 리모트워크나 시차출근제 추진을 요청한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밀폐된 오피스 공간과 밀집도가 높은 출퇴근 환경 등을 생각해보면,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로부터의 안전을 위해 기업들에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동참과 자발적인 실천을 호소한 것은 누구나 충분히 납득할 만한 부분일 텐데요.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초진 환자에 대한 원격 진료 규제를 해제하는 임시 특별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원격 진료와 관련해 초진은 반드시 대면 진료로 해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해 왔는데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특별 조치로 별도 공지 시점까지 초진 환자에 대해서도 전화나 영상통화 방식의 온라인 진료를 허용한 것입니다. 비록 일시적이긴 해도 이번 특별 조치로 초진 환자 원격 진료에 대한 실증적인 실험을 하게 됐으니 자연스럽게 향후 완전 허용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온라인 서비스 기업 ‘JX Press’는 초진을 포함해 온라인 진료가 가능한 약 1만여 병원을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빠르게 론칭했습니다. 현재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가 두드러지며 생산과 유통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5-04
LINE이 일본 '음식배달 시장'을 정조준한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3월 26일 LINE은 음식 딜리버리 전문기업인 '데마에칸(出前館)’ 인수 및 공동 사업 추진을 발표했습니다. 데마에칸은 일본 내 제휴 매장수 2만1000곳 이상, 연간 주문건수 3000만건 이상을 자랑하는 현재 일본 최대 규모의 서비스 사업자인데요. UberEats(우버이츠)의 꾸준한 글로벌 시장 확대와 독일 Delivery Hero의 배달의민족 인수 등 음식 딜리버리 업계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최근 가장 핫한 비즈니스 영역 중 하나입니다. 조리 음식이 아닌 완제품 등 취급 대상의 확장, 테이크아웃, 모바일오더 등 주문방식 선진화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기도 하죠. 일본 최대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인 LINE에도 음식 딜리버리 시장은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사업 영역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실제로 LINE은 음식 딜리버리 시장 공략을 위해 ‘LINE브로스(1년 만에 종료)’와 ‘LINE델리마’ 사업을, 음식 테이크아웃 시장 공략을 위해 ‘LINE포케오’ 사업을 전개해 왔습니다. LINE은 지금까지 전개해 온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이번 자본업무제휴를 통해 비전 실현을 빠르게 앞당기고자 할 텐데요. 관련하여 여러 관점에서 LINE의 행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LINE의 데마에칸 인수 발표 LINE IR실에서 공표한 내용을 보면 LINE과 NAVER의 자회사 NAVER J.Hub는 양사가 2018년 7월 30일 조성한 ‘미래 Fund’에 150억엔(약 1680억원)씩 총 300억엔(약 3360억원)을 추가 출자해 데마에칸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인수 후 데마에칸의 주식 보유 비율은 LINE 35.87%, 미래 Fund 25.05%로 이를 합치면 약 61%(60.92%)에 해당합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4-13
불황 속에서 32년 연속 이익증가를 기록한 '일본의 이케아' 니토리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본사를 둔, 홈퍼니싱 전문 기업 ‘니토리(Nitori)’를 아시나요? 잘 모르시는 분들도 여행이나 출장 등을 통해 일본 현지에서 니토리 간판을 한번쯤은 마주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니토리 아키오(Akio Nitori)’ 현 회장이 1967년 12월 ‘니타토리가구점(似鳥家具店)’을 창업, 1972년 3월 자본금 300만엔(약 3000만원) 규모의 주식회사로 변경 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니토리라는 사명은 사업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1978년 6월 ‘주식회사 니토리가구’를 거쳐 1986년 7월 지금의 ‘주식회사 니토리’로 변경되었죠. 이렇게 창업 후 50년이나 지난 니토리는 일본 산업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기업인데요. 이는 단순히 오래된 업력 때문만이 아니라, 지난 32년간 매년 매상과 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30년 동안 이어져 온 헤이세이(平成) 시대에 버블 붕괴로 인한 극심한 경제 불황이 닥쳐왔고, 그 긴 터널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며 많은 기업들이 사라졌거나 살아남았더라도 심각한 성장 정체를 겪는 모습이 일반적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니토리가 보여준 지속 성장은 단순한 우연 아니면 경이로움을 넘어, 하나의 교본으로서 모든 기업들이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격 그 이상’이라는 짧은 캐치프레이즈로 상품의 가치와 만족을 주겠다는 니토리. 그럼, 이제 니토리가 어떤 기업인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3-24
'일본의 펭수' 쿠마몬이 10년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한국은 펭수, 일본은 쿠마몬 2019년 4월 2일 ‘자이언트 펭TV’라는 타이틀로 시작, 일반적인 어린이 프로그램 캐릭터가 보여온 모범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깨방정을 떨거나 질투하는 등 솔직한 모습을 표출하며 국민적 스타로 성장 중인 펭귄 캐릭터. 위와 같은 짧은 소개글만으로도 누구를 지칭하는지 바로 눈치채셨을 텐데요. 바로 ‘펭수’ 입니다. MBC TV 예능 프로그램 ‘아육대(아이돌 스타 육상선수권 대회)’를 패러디한 ‘EBS 아이돌 육상 대회’에 다른 캐릭터와 함께 등장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EBS 사장님의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며 투덜대는 모습 등을 통해 이제는 수많은 직장인들이나 성인들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였죠. ‘자이언트 펭TV’ 첫 방송 이후 약 6개월 만에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가 25만명을 기록하더니, 급기야 1월 29일엔 200만명을 넘어섰는데요. 정말 핫한 라이징 스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일본에도 다소 엉뚱하지만 귀여운 이미지로, 그것도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 중인 유사한 느낌의 캐릭터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본 하면 워낙 전세계 캐릭터 시장을 견인하는 캐릭터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자체에서 만든 이 캐릭터의 성공은 여러모로 우리에게도 참고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쿠마모토 현의 명물 '쿠마몬'의 탄생 혹시 ‘쿠마몬(くまモン)’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쿠마몬은 쿠마모토(熊本) 현에서 2010년 3월 5일 자체 마스코트로 지정한 캐릭터인데요. 이 쿠마몬이라고 하는 캐릭터 이름은, 일본어로 곰을 의미하면서 지역명인 ‘쿠마(熊)’와 현지 사투리로 사람을 의미하는 ‘몬’이 합쳐진 합성어입니다. 즉 ‘곰의 모습을 한 쿠마모토 출신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캐릭터라고 이해할 수 있죠.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2-25
'머리감기부터 도서요약까지' 일본의 구독 서비스 총정리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소유’에서 ‘이용’으로 2020년 예상되는 일본 사회의 큰 변화 중 하나로, 정기구독(섭스크립션) 서비스의 확대를 들 수 있습니다. ‘일본의 신소비 트렌드 젊은층, 캐시리스, 구독, 버블티’ 포스팅에서도 2019년 섭스크립션 시장에 대한 흐름을 간략히 언급했는데요. (참조 – 일본의 신소비 트렌드 ‘젊은층, 캐시리스, 구독, 버블티’) ‘일본 섭스크립션 비즈니스 진흥회’라는 단체가 생기고, ‘일본 섭스크립션 비즈니스 대상 2019’이라는 행사가 처음으로 개최되었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을 느끼게 해주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며 당분간 섭스크립션 서비스는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경제산업성이 2017년 4월말에 발표한, ‘2016년 경제사회 정보화 및 서비스화에 대한 기반 정비(전자상거래에 관한 시장조사)’라는 조사 결과에서 이미 감지되었다고 할 수 있죠. (참조 – 2016년 전자상거래에 관한 시장조사) 조사 내용 중 일본 시장 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EC(전자상거래)의 시장규모가 해마다 성장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개인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B2C·EC 영역의 시장규모가 성장했다는 것은 EC 영역 내 소비(쇼핑)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는, 스마트폰 보급량 증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2-04
일본의 신소비 트렌드 '젊은층, 캐시리스, 구독, 버블티'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아웃스탠딩 독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2019년은 일본 국가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해입니다. 바로 2019년 5월 1일부터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뀌었는데요. 단순히 일본을 상징하는 특정 인물만 바뀐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실제로 많은 국민들은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세수 확대를 위해 소비세율을 2019년 10월 1일부터 기존 8%에서 10%로 인상하며 사회경제적으로 큰 변화가 촉발되었습니다. 이렇게 ‘레이와’ 시대로 바뀐 이후 일반인들 사이에 어떤 소비패턴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서 일본 사회의 변화를 예측해보고 비즈니스에 참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 ‘레이와’ 이전 ‘헤이세이’ 시대의 소비트렌드가 궁금하시면 ‘1만명 조사로 본 일본 소비트렌드 변화’ 포스팅도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참조 - 1만명 조사로 본 일본 소비트렌드 변화) 두드러진 젊은층 소비 증가 ‘T-POINT’로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 생활문화기업 CCC(Culture Convenience Club)가 전국 18~69세 남녀 1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레이와 시대 소비에 관한 조사’를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2019년 한 해 동안 예년에 비해서 소비를 더 했는지를 확인한 결과 ‘매우 그렇다’, ‘다소 그렇다’라는 응답이 전 연령대에서 70.4%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10~20대 79.2%, 30~40대 69.5%, 50~60대 65.9%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소비량이 더 많아지는 경향을 보여주었는데요. 전반적으로 조금씩 경기가 살아나고 젊은층의 취업률이 양호해지면서 소비량도 증가한 것이 아닌가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20-01-08
2019년 일본 '스타트업 상장사' 총정리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2019년을 마무리하며 올 한 해 동경증권거래소 상장 현황과 더불어 새롭게 상장한 기업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동경증권거래소는 제1부와 제2부, JASDAQ(자스닥), Mothers(마더스) 그리고 TOKYO PRO Market 등 5개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혹시 동경증권거래소의 전체적인 구조나 스타트업 전용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더스가 궁금하시다면 “일본 스타트업의 상장 루트 ‘마더스’에 대한 7문7답”을 먼저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참조 - 일본 스타트업의 상장 루트 ‘마더스’에 대한 7문7답) 개인적으로 한국과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교해 볼 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바로, 정부가 아닌 민간 중심의 생태계 확장과 IPO 또는 M&A 등 EXIT 환경의 조성 여부입니다. 이 두 가지 측면 모두 상대적으로 일본 시장이 확연하게 나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보다 지속적이며 건전한 성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올 한 해 어떤 기업들이 동경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상장사는 총 96곳 올해 동경증권거래소 1부와 2부, 자스닥 및 마더스, TOKYO PRO Market 5개 시장에 총 96개사가 상장에 성공하였습니다. 2015년부터는 매년 약 100개 기업 정도가 꾸준히 새롭게 상장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여기서 주목해서 봐야 할 2가지 포인트는, 1)마더스 시장 상장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마더스 시장 상장사 비율이 다른 시장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죠.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19-12-11
일본 세븐일레븐의 ‘24시간 운영 변경’이 의미하는 것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2019년 10월 10일 일본 최대 편의점 사업자인 세븐일레븐이 반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 일본은 회계상 당해 연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1년으로, 이번 발표는 2019년 3월~8월에 해당 사업 실적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 국내 편의점 사업 데이터만 기입) 구분 2019.08 (백만엔) 전년비 (%) 매출 그룹 전체 5,997,499 100.8 편의점(전매장) 2,532,679 101.9 편의점(가맹점) 2,489,416 102.3 영업수익 그룹 전체 3,313,224 99.1 편의점 488,063 100.4 영업이익 그룹 전체 205,127 102.8 편의점 133,397 104.4 일평균판매량 편의점(전매장) 659천엔 -7천엔 매장수 개점 416곳 141곳 폐점 275곳 (출처=세븐일레븐 결산자료) 발표된 실적을 통해 일본 편의점 사업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영업수익 4880억엔(약 4.9조원)에 영업이익 1333억엔(약 1.34조원) 수준에서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편의점은 일본 내 프렌차이즈 가맹사업 중 최대 규모이자 다른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죠. 그런데 세븐일레븐의 실적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결코 장밋빛으로만 볼 수는 없어 보입니다. 앞서 살펴본 반기 실적 데이터 중, 일본 국내 전체 세븐일레븐 매장의 일평균 판매량이 전년 대비 7천엔(약 7.1만원) 낮아진 상황이고, 일본 프렌차이즈 협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전체 편의점 내점객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점객 수 2019.08 (천명) 2018.08 (천명) 전년비 (%) 전매장 1,538,113 1,559,196 -1.4 기존매장 1,455,538 1,492,487 -2.5 (출처=일본 프렌차이즈 협회) 각 편의점 사업자들이 내점객 수를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지만, 편의점 출점 가능지역 대비 경쟁자들이 다양해지면서 세븐일레븐을 포함하여 모든 사업자들이 감소 추세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이 외에도 일손 부족에 따른 편의점 운영 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편의점 시장 포화로 인한 사업자 간 경쟁도 편의점 사업자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편의점 사업자들은 24시간 운영이라고 하는 44년 전에 도입한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데요. 2018년 말 기준 시장 점유율 44.4%로 압도적 1등 사업자인 세븐일레븐을 중심으로,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급성장의 원동력 ‘24시간’ 1974년 5월 세븐일레븐 1호점이 등장한 이후 1975년 6월 24시간 영업점이 처음 등장했는데 이를 세 곳으로 늘리며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1호점 개점 이후 2년 만인 1976년 5월 100호점을 개점했고 이 중 24시간 운영 매장의 점진적인 확대와 매출 증대를 입증해 보이면서 지금의 편의점 모델이 확실히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참고로 세븐일레븐의 첫 번째 24시간 영업점은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의 토라마루점입니다. 2018년 3월 5일 세븐일레븐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대중들을 위한 퀴즈로 나와 흥미를 유발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토라마루점을 왜 1호 24시간 운영점으로 선정하게 된 것인지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게 다소 아쉽기는 합니다. 세븐일레븐의 최초 TV CM은 1976년 11월 1일, “세븐일레븐, 좋은 기분, 열어서 다행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방영되었는데요. 아내로부터 퇴근길에 장보기를 요청받은 남편이 회식으로 깜빡 잊고 있다가 늦은 시간에 세븐일레븐을 기억하고 장을 본 후 기분 좋게 귀가하는 스토리로 지금까지도 종종 화제가 되죠.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되는 일반 매장 외에 24시간 운영되는 매장도 있음을 함께 어필했는데요. 세븐일레븐은 첫 번째 TV CM 방영 후 ‘시간(24시간)’, ‘거리(매장 수)’, ‘종류(상품)’라는 세 가지 편의성을 전략 키워드로 설정하게 됩니다. 이후 경쟁사들 또한 1970년대 말부터 24시간 운영 매장 도입을 통해 연중무휴 언제 어디서나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화하며 편의점 업계는 전체적으로 급성장하게 됩니다. 현재 2019년 6월 기준 일본 전국 편의점 매장 수는 5만6485개로 소매업 중 드럭스토어(1만6058개)나 슈퍼마켓(5000곳)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은 상황이죠. 상품 또한 편의점에서는 식료품, 일용품, 문구류에 신문·잡지 및 OA나 ATM 기기 활용까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데요. 수년 전부터 드럭스토어에서도 식료품을 판매하는 등 취급 상품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편의점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무엇보다 잦은 자연재해 속에서 전국적으로 촘촘하게 뻗어있는 편의점은 생활필수품을 쉽게 구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남다르게 인식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재해 시 각종 물자 공급이나 귀가가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와 제휴를 맺는 등 사회적 인프라로서 여러 기능을 담당해 왔고요. 성공 요인이 문제 원인으로 지금까지 24시간 영업은 매출증대 효과는 물론, 상품 납품이나 진열 등 매장 운영효율도 높여주며 편의점 사업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 되어 왔으나, 사회 구조와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인해 이제는 편의점이 24시간 매장을 운영하는 대표 사업장으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와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확대, 과중한 업무기피 현상 등이 심야 시간대 종업원의 생산성 저하와 업무과로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일본은행이 발표한 고용인원 과부족지수 추이를 보면 해가 거듭될수록 편의점을 포함한 소매업 및 숙박·음식업 인력부족이 심각함을 알 수 있죠. 인력 문제에 따른 심야영업 폐지나 재검토 움직임 외에 전력소비량과 온실효과 배출요소증대, 청소년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손 부족에 따른 매출 하락 등으로 수년 전부터 일부 가맹점주들과 24시간 매장 운영을 놓고 계약위반 및 위약금 관련 갈등을 겪은 세븐일레븐은, 2019년 3월 21일부터 직영 매장 10곳을 대상으로 1)7시~23시, 2)6시~24시, 3)5시~익일 1시 등 3가지 시간대로 운영해보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어쩌면 내점객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어 24시간 매장 운영 필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자사 내부 분석 내용도 기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1989년에는 방문객의 약 62%가 30세 미만이었으나 2017년에는 20%로 크게 줄어든 반면, 50세 이상은 약 9%에서 37%로 4배가량 증가했는데요. 고연령층은 편의점 심야 이용이 적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선택 일본에서는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고 정규직이라도 임금 수준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젊은 세대일수록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미래 사회보장도 불안한 측면이 있죠. 이에 반해 기술 고도화에 따라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 및 서비스가 넘쳐나다 보니, 이런 시대에 나고 자란 일본의 젊은이들은 가성비에 민감한데요. 정가 또는 조금 더 비싸게 판매되는 편의점보다는 할인매장이나 인터넷몰 등에서 충분히 비교해 본 후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결혼을 포기한 사람들과 핵가족화에 따른 고령 단신세대의 증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죠.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현재 일본 가구 전체의 30% 이상이 독신 세대이고, 이 독신 세대 중 1/3이 65세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고령 독신 세대들이 찾는 곳이 편의점이고 이는 앞서 살펴본 세븐일레븐의 내점객 연령대가 높아지는 경향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븐일레븐은 실적 발표 당일 그룹사 사업구조개혁에 대한 내용도 함께 발표했는데요. 그 내용 중 편의점 사업과 관련된 일부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l 수수료 정책 : 기존 24시간 운영 및 고정 수수료 제도를 운영시간과 매장별 이익에 따른 수수료 차등 부과로 변경 (2020년 3월부터) l 매장 정책 : 적자매장 폐점가속 (2019년 하반기 이후 약 1000개 매장 폐쇄/입지 이전 실시) l 인력 정책 : 본부 인원 효율화 (회계개혁실시/매장개발 및 비영업 부문 인력 감축) l 운영 정책 : 매장 신규 레이아웃 대응 (2019년 내 7000곳 적용) 이번 편의점 개혁 방안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편의점 사업주들의 수익을 높여주어 이탈을 막으면서 매장 및 운영인력을 줄이겠다는 의미인데요. 세븐일레븐 측 발표에 따르면 수수료 정책 변경으로 가맹점당 이익은 연평균 약 50만엔(약 510만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 등 일본의 주요 편의점 사업자들이 편의점 운영사업주들과의 진정성 있는 상생 마인드를 갖추지 않는다면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변화 일본에서 편의점이 과하게 보급될 수 있었던 배경엔 정부 규제도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 이전까지 일본의 소비시장은 제조사가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유통하여 소비자는 비싸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경직된 구조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대량 공급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상품을 제공한다는 컨셉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대형 슈퍼마켓 개념입니다. 하지만 ‘대규모 소매점포법’이라는 법으로 인해 대형 점포의 출점 자체가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시 대형 슈퍼마켓의 이러한 시도는 유통혁명이라 불리면서도 성공적이진 못했습니다. * 대규모 소매점포법 : 주변 중소소매업자 보호를 목적으로 출점규모, 영업시간 및 일수 등을 조정하기 위해 1973년 시행된 법률 이런 가운데 작은 매장을 다수 출점해 가까운 곳에서 소비자와 만나겠다는 것이 세븐일레븐의 선택지였고, 비록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지는 못했지만 편의성과 시스템으로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죠. 편의점은 매장 면적이 좁아 대형 슈퍼마켓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장 운영효율이 나쁠 수밖에 없고, 이런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 오히려 상품 가격이 높아져야 했는데요. 매장당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적절한 조건으로 본사 이익을 최대한 유지하는 가맹사업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는 모델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 사업이 급성장할 때는 양호한 경제 상황 속에 깔끔한 매장과 우수한 접근성으로 내점객 트래픽이 높았기에 가맹사업으로서 주목받을 수 있었죠. 이제는 사회적으로 성숙되고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도 다양해지면서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어 가맹사업주나 일반인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현재로서는 경제활동 인구 감소 등의 변화로 가맹사업의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이런 점에서 이미 세븐일레븐이 발표한 편의점 운영시간 실험과 사업구조개혁안은, 경쟁사는 물론 가맹사업주와 일반 소비자 모두에게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바로미터를 제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큰 흐름 속에서 과연 그들은 어떤 경영전략으로 응답할지 궁금해집니다. *[일본 IT 이야기]의 다른 글은 연재포스팅 코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링크)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19-10-28
한국 편의점의 기원을 찾아서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기고에서 편의점 최고 명절은 빼빼로데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올해 빼빼로데이는 예년만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 이유로 “빼빼로를 롯데제과에서 생산하는데,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참조 - 편의점 최대 명절이 ‘빼빼로데이’가 된 까닭) 물론 빼빼로데이는 빼빼로 말고도 온갖 길쭉한 것을 주고받는 날이지만 빼빼로 과자가 주력이기 때문에 유통업계로서는 어느 정도 매출 감소가 예상됩니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빼빼로라는 이름을 지우고 ‘하나 더 데이’로 명칭 자체를 바꾸려 노력하는 상황입니다. 과자는 일본, 데이는 한국 참고로 말씀드리면 빼빼로라는 상품은 일본의 ‘포키(POCKY)’라는 과자를 본떠서 만들었는데, 빼빼로데이는 일본에서 수입해 들어온 문화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일본에 전파한 문화입니다. 누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유래가 불분명한 각종 ‘데이’와 달리 빼빼로데이는 1990년대 초반 부산지역 여학교에서 시작한 것으로 시초가 분명합니다. 그것을 롯데제과 마케팅을 담당하던 직원이 목격하고 ‘빼빼로데이’라는 명칭으로 상업화한 것이지요. (당시 그 아이디어를 냈던 직원은 나중에 따로 광고회사를 차렸습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빼빼로데이가 성행하자 일본에서도 뒤늦게 ‘포키데이’ (정식명칭은 ‘포키&프리츠데이’)라는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일본에서는 그리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에서 포키를 만드는 회사는 일본의 ‘글리코’사입니다. 오사카에 여행하면 누구나 인증샷을 찍는 대형 전광판이 하나 있지요. 육상 선수가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의 그림 말입니다.
봉달호
2019-10-22
일본 핀테크 스타트업이 종합금융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택한 전략
*이 글은 외부 필자인 금동우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2019년 1월 말에 포스팅한, ‘2018년 일본 스타트업 투자유치 톱10’에서 소개했던 Origami를 기억하시나요? (참조 - 2018년 일본 스타트업 투자유치 톱10) Origami는 2018년 한 해 66.6억엔(약 688억원)을 투자받으며 지난해 투자유치 상위 7위에 랭크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타트업입니다. (참조 - Origami 홈페이지) 일본은 여전히 현금결제 이용비율(약 72%)이 높아 정부를 중심으로 QR결제 같은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캐시리스 사회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는데요. 라쿠텐(라쿠텐페이), LINE(LINE PAY), 소프트뱅크&야후재팬(PayPay), NTT도코모(d하라이) 등 대기업들이 일본 모바일 결제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상황입니다. 당연히 자본력은 물론이고 결제 사업의 특성상 국내외 제휴 커버리지와 유저수에 따라 시장 내 영향력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미 올해 초 유니온페이(UnionPay)를 필두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JCB, 다이너스클럽, 디스커버 등 주요 카드사는 물론 7개 은행과도 제휴를 체결했고 2019년 연말까지 가맹점 145만 곳을 바라보며, 당당히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Origami의 행보는 늘 많은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Origami가 지난 9월 27일 독자 컨퍼런스 ‘Origami Conference 2019’ 행사를 개최하고, 자신들이 꿈꾸는 종합 금융 플랫폼 전략을 공개했는데요. 국내에서도 핀테크 시장 활성화와 혁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환경인 일본의 핀테크 스타트업 Origami의 전략은 여러모로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금동우
한화생명 동경주재사무소장
2019-10-14
요즘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왜 유럽,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인데 국채를 사는 건가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오건영님의 기고입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 날씨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제대로 느끼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겨울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이제 또 겨울나기를 해야 하나요? T.T 이번 글에선 요즘 제일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해 답을 드리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그 질문은요, “왜 유럽이나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라는데 국채를 사려는 건가요?" 바로 요겁니다. 마이너스 금리란? 일단 개요부터 살펴보죠. 일본 국채는 10년 국채 기준으로 연 -0.2% 정도 되구요, 독일 국채는 10년 국채 금리 기준으로 연 -0.6% 정도 됩니다. 10년 국채라고.. 그리고 0.XX%의 숫자로 계산하면 조금 복잡해지니까 설명의 편의를 돕기 위해 1년 후에 만기가 되는 1년 국채라고 가정을 해보구요.. 1년 국채 금리가 -10%라고 생각해보죠. 이게 무슨 얘기냐면요, 일단 정상적인 플러스 금리, 즉 연 10%라고 하면 1억원을 독일 국채에 투자했을 때 1억원의 10%인 1000만원을 이자로 받게 됩니다. 즉 1년이 지나면 원금 1억원+이자 1000만원=1억1000만원 이렇게 돌려받게 되는 거죠. 그런데 마이너스 10%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럼 원금 1억원+이자 마이너스 1000만원이 되겠죠.. 네… 1년 후에 9000만원만큼만 돌려받게 되는 겁니다. 물론 -10%라는 숫자가 극단적인 것은 맞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이나 독일 금리는 현재 -0.2%, -0.6% 수준을 보이고 있죠. 결국 마이너스 금리 국채에 투자하면 긴 시간의 기다림 이후 그 기다림의 대가인 이자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 원금이 깎여버리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지게 됩니다. 그럼 국채 투자 안 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재미있는 것이 유럽이나 일본의 은행들은 계속해서 유럽과 일본의 국채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2019-10-01
"시장 포화"라는데 편의점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봉달호님의 기고입니다. “우리나라 편의점이 이렇게 많아진 이유는 뭐고, 해결 방법은 뭔가요?” 강연에서 종종 듣는 질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제대로 답변하려면 책 한 권 분량은 써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썰렁한 조크를 던지면서 답변을 시작합니다. 사실은 범위가 굉장히 넓은 질문이라 저 같은 사람이 감히 답변할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질문에 간단히 답해보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웃스탠딩이라는 매체에 답변을 올려놓았습니다”라고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회피하고, 일단은 ‘전제’부터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하신 분은 “지금 우리나라에는 편의점이 너무 많다”는 전제를 뚜렷이 깔고 계십니다.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계십니다. ‘과연’ 현재 우리나라 편의점은 과포화 상태일까요? 편의점이 너무 많을까요? “현재 편의점 숫자가 많지 않다면, 적당하다는 말입니까?”하고 반문하는 목소리가 들리는군요. 편의점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편의점 업계는 앞으로도 성장 동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편의점 빅데이터'가 말해 주는 것 잠깐 화제를 돌려 봅시다. 여러분이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편의점 알바생은 계산을 시작하기에 앞서 금전출납기 키보드에 있는 어떤 키(Key)를 하나 누르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편의점에서 일해본 분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것을 객층키라고 부릅니다. 객층(客層) ― 그러니까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간단히 입력하는 절차입니다.
봉달호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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