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전북.. 세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양경준님의 기고입니다. 지역에 맞는 창업생태계 전략을 세우려면 먼저 그 지역이 가진 자원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 자원은 대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지역이 가진 천혜의 자원이거나 과거 정부의 경제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산업 인프라입니다. 제주의 관광산업이 전자에 해당하고 박정희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개발된 울산, 구미, 거제, 창원, 여천 같은 지역이 후자에 해당합니다. 그런 면에서 전북은 눈에 띄는 게 없습니다. 타 지역에 비해 두드러진 천연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산업화의 혜택도 누리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전북이 가장 주목을 받았던 시기는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이유는 김제평야라는 천혜의 곡창지대 때문입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호남을 차지하려고 했던 이유도, 일제강점기에 군산항을 만든 이유도 모두 김제평야에서 생산된 풍부한 쌀을 수탈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쌀이 남아도는 지금 김제평야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그나마 전북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낸 산업은 익산의 보석 가공산업이었습니다. 정부가 수출 드라이브를 걸던 1970년대 중반, 마산과 함께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된 익산은 보석 가공산업을 수출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고 전국에서 보석 가공업체들이 몰리면서 1980년대 중후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다이아몬드 대용으로 사용되는 큐빅 지르코니아를 생산하면서 큰 호황을 누렸고 1980년대 말에는 대미 수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92년 정부가 보세 제한 규제를 풀면서 익산의 비교우위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이후 IMF를 겪으면서 급격하게 침체되어 버렸습니다. 전북 경제의 양대 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