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시대, 소프트웨어는 망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의될 것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복연님의 기고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크래프톤의 결합 2026년 3월, 재미있는 산업 뉴스가 하나 발표되었습니다. 방산 대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의 전략적 파트너십 및 조인트벤처 설립 소식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중후장대 산업인 방산과 전형적인 소프트웨어 서비스 산업인 게임의 만남은 언뜻 보기에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운 조합처럼 비치기도 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누리호 엔진 등 물리적 파괴력과 기계적 신뢰성을 기반으로 하는 기계 공학의 세계를 대변합니다. 반면 크래프톤은 현실의 물리 법칙을 코드를 통해 사이버 세계에서 구현하고, 수억 명의 동시 접속자가 만드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처리하는 순수 소프트웨어 역량의 집합체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결합은 현시대 가장 두드러지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정확히 관통하고 있습니다. 현대 전장은 더 이상 화력의 우위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드론 군집, 무인 지상 차량, 위성 통신망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중심전(NCW) 체계에서는 좋은 하드웨어만큼이나 구동하는 '지능'이 화력의 본질이 됩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대규모 전장 환경을 시뮬레이션하고, 그 안에서 수많은 개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고도화된 AI 캐릭터를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구현하는 데 있어 높은 수준의 노하우를 축적해 왔습니다. 이 두 회사의 협업은 아무래도 게임 회사보다는 방산 기업이 자신들의 하드웨어에 더 많은 '지능'을 부여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의 추진 맥락은 크게 세 가지 층위에서 분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