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사업 의존은 스타트업을 어떻게 시들게 하는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복연님의 기고입니다. 자본시장의 쏠림과 정부 지원사업 의존 최근 자본시장을 바라보면 한 가지 분명한 변화가 보입니다. AI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자금의 흐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증시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인프라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와 같은 AI 밸류체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자본이 특정 산업으로 몰리는 현상 자체는 낯선 일이 아니지만, 이번 AI 열풍은 굉장히 극단적이고, 이는 직접적으로 스타트업 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코로나19 시기를 전후한 분위기는 지금과 달랐습니다. 그때도 비대면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 기술에 투자가 집중되기는 했지만, 커머스, 콘텐츠, 교육, 헬스케어, SaaS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성장 기회를 얻었습니다. 투자자들 역시 여러 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 했습니다. 당시에는 특정 기술의 유무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얼마나 큰 시장을 바꿀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스타트업이 비교적 자유롭게 투자 유치를 시도했고, 모험자본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고금리 기조와 함께 투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었고, 2023년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부상하면서 상황은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AI 관련 기업들이 압도적인 성장성을 증명하자 자금은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로만 몰려들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이 성장 기업 전체를 바라보기보다 특정 산업과 소수의 기술 기업에만 현금을 공급하는 양극화 구조로 재편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