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복연님의 기고입니다. 스타트업에도 한때는 '중산층'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뒤집을 혁신기업은 아니지만 꾸준히 고객을 늘리고, 수십 명의 직원을 고용하며, 몇 차례 투자를 받아 성장하는 회사들이었습니다. 기업가치가 수백억 원 정도로 커지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거나, 적절한 시점에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 매각되기도 했습니다. 창업자는 회사를 매각해 다음 사업을 시작할 종잣돈을 마련했고, 투자자는 무리하지 않은 수익률로 자금을 회수했습니다. 크게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일정한 매출과 이익을 만들면서 하나의 전문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잡는 회사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쿠팡이나 토스가 될 수도 없고, 되려고 무리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극소수의 유니콘 아래에는 작지만 성장하는 회사, 특정 산업에서 기술과 고객을 쌓아가는 회사, 적당한 규모로 매각되는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간층을 형성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중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7조8000억원이 말해주지 않는 것 2026년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은 7조800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25년 연간 투자금 6조9358억원을 불과 반년 만에 넘어선 수치입니다. 숫자만 보면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완전히 살아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